적정소비란 무엇인가요?
한정된 돈을 나의 우선순위에 맞게 쓰는 것입니다. 과거에 쓴 돈인 빚을 갚고, 미래에 쓸 돈인 저축도 하고, 현재의 일상을 건강하고 균형 있게 꾸려가는 것이 적정소비의 기술입니다.
내 소득 안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어디에 얼마를 쓰고 사는지 먼저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어디에 돈을 쓸 때 가장 만족도가 큰지, 나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춰 예산을 세웁니다. 예산에 따라 소비하고, 매월 결산하다보면 내 삶을 내 뜻대로 꾸려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버는 돈 내에서 쓰고 살면 삶이 놀랍도록 쾌적하고 홀가분해집니다.
적정소비노트를 만든 이유
그냥 가계부는 정말이지 못 쓰겠어!
전 정말이지 가계부 쓰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예를 들어 오늘 책을 사는 데 15,000원, 점심을 사 먹는 데 8,000원, 퇴근하면서 장 보는 데 54,000원을 써서 총 77,000원을 썼다고 합시다. 이 사실을 기록하고 나서 대체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왠지 하루에 7만원 넘게 썼다니 많이 쓴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덮어놓고 많이 썼다고 반성하기엔 꼭 필요한 지출만 한 것도 같고… 하나하나 들여다보노라니 ‘책은 괜히 샀나? 조금만 부지런하면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그러다가 다시 ‘에잇! 책 한 권도 못 사 본단 말야? 돈은 쓰고 살자고 버는 건데…’ 하며 괜히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하나마나한 반성하느라 정신 건강이 좋지 않을 바엔 차라리 가계부를 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기록한다고 씀씀이가 크게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반성한다고 썼던 돈이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니까요.
궁금한 것을 해결하는 가계부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어디에 얼마 쓰는지도 모르고 그냥 살자니 왠지 또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죠. 사실 전 하루에 얼마 썼는가보다 이런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난 먹는 덴 얼마 쓰고 살지?” “문화생활에는 얼마를 쓰지?”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각각 얼마가 들지?” “우리 강아지 키우는 데 월평균 얼마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 거지?”
적어도 가계부를 쓴다면 자신의 경제생활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에 답을 해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기존의 가계부로는 이런저런 궁금증에 대한 통계를 내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계산을 할 때마다 그 값이 달라지는 건 기본이고요.
또한 매일 돈 쓰고 나서 반성하고 후회하는 게 싫다 보니, 대체 난 얼마를 써도 되는 건지, 얼마 정도 쓰고 살면 마음이 편한 건지 그 기준도 궁금해졌습니다. 적절한 기준 안에서 마음 편히 소비생활을 할 수 있다면 돈에 대한 스트레스의 많은 부분이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씀씀이는 양적 평가 못지않게 질적 평가 역시 중요해!
돈 씀씀이는 단연코 이성의 영역이 아닙니다. 90%는 성격대로 습관대로 돈을 쓰고, 10% 정도만 관리의 영역일 뿐이죠. 그러다 보니 각종 재무계획은 이상과 선망일 뿐이고, 일상 속에서 나는 그저 성격대로 혹은 그때그때의 감정대로 소비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산을 정해놓고, 알뜰하게 계획적으로 합리적인 돈 관리를 해보려 해도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그렇다고 인정하고 그냥 자기 생겨 먹은 대로 만족하고 살면 그만일까요. 그러자니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은 미래도 불안하고, 남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고립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돈 관리는 어렵지만 꼭 필요한 거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90%의 돈 습관' '10%의 돈 관리'
10%의 돈 관리 능력으로 90%의 돈 쓰는 습관을 견인해 나가려면 우선 자기 자신의 돈 쓰는 습관부터 잘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막연히 아껴야 한다, 저축해야 한다는 당위만으로 내 소비 습관이 쉽게 변화되진 않거든요. 나의 돈 쓰는 습관은 ‘감정’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보호해야 할 때 돈을 쓰게 됩니다. 스트레스 받은 어느 날, 자존감이 구겨진 어느 날, 친구나 가족에게 위로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만약 그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당 섭취가 필요하거나, 영화나 뮤지컬을 보면서 기분 전환이 필요하거나, 예쁘고 멋진 것들을 내게 선물해주거나… 그렇습니다. 돈이 필요합니다.
나의 소비생활은 이제 단순한 생존의 필요를 넘어섰습니다. 이제 우리는 돈으로 인정을 받고, 위로를 받고, 교류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 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주로 어떤 쪽에 돈을 쓰는지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하는 돈 관리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돈 씀씀이를 보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감정이 솔직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돈 씀씀이에서 드러나는 나의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헤아리고 충분히 있는 그대로 인정을 받아야 비로소 자신의 우선순위에 맞는 돈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돈을 위한 돈 관리가 아닙니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의 목적에 맞게 돈을 쓰기 위한 돈 관리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자신의 소비를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적정소비노트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1. 일단 적어요
나는 어디에 얼마를 쓰고 사나, 빚을 뺀 진짜 자산은 얼마인가, 내 경제상황을 직면해요.
2. 패턴을 파악해요
월급도둑은 바로 00이었어, 나는 주로 00에 돈을 쓰면 행복하구나, 이렇게 쓰면 펑크가 나는구나
3. 우선순위를 정해요
자기 파악이 끝났으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선순위 선정
우선순위에 맞게 예산을 짜고, 예산에 맞춰 쓰고, 결산!
4. 미래에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을 생각해봐요
돈을 중심으로 미래에 닥칠 일들을 파악해보고, 얼마를 어떻게 벌고 저축할지 계획해봐요.
5. 1년간 적정소비노트를 써봐요
매월 예산대로 소비하고 결산하다보면 1년의 경제생활이 한눈에 보일 거예요.
불확실한 미래지만 경제생활을 스스로 관리해본다면 막연한 불안이 사라지고, 나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