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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쟁까지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카토 요코 저/양지연 | 사계절 | 2018년 09월 14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7점
편집/디자인
4.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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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612g | 144*220*30mm
ISBN13 9791160943955
ISBN10 116094395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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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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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카토 요코 (Yoko Kato,かとう ようこ,加藤 陽子)
1960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징병제와 근대 일본徵兵制と近代日本」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야마나시대학 조교수,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 방문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일본 근현대사이다. 대학원에서 보수적 역사학자인 이토 다카시伊藤隆의 지도를 받았으나 지도교수와는 정반대로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인식, 집단자위권 등에 반대하는 진보적 연구 활동을... 1960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징병제와 근대 일본徵兵制と近代日本」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야마나시대학 조교수,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 방문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일본 근현대사이다. 대학원에서 보수적 역사학자인 이토 다카시伊藤隆의 지도를 받았으나 지도교수와는 정반대로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인식, 집단자위권 등에 반대하는 진보적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それでも, 日本人は‘戰爭’を選んだ』로 고바야시히데오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1930년대의 모색摸索する1930年代』 『징병제와 근대 일본徵兵制と近代日本』『전쟁의 논리戰爭の論理』 『만주사변에서 중일전쟁으로滿州事變から日中戰爭へ』 『NHK 거슬러 올라가는 일본사 2 쇼와―멈출 수 없었던 전쟁NHKさかのぼり日本史 2 昭和―とめられなかった戰爭』 『쇼와 천황과 전쟁의 세기昭和天皇と戰爭の世紀』등이 있다.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북한대학원에서 문화언론학을 전공했다. 공공 기관에서 홍보와 출판 업무를 담당했다. 하루 중 잠자기 전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엄마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는 『이게 정말 마음일까?』, 『만약의 세계』, 『보통이 아닌 날들』, 『어이없는 진화』,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왜 전쟁까지』, 『아빠는 육아휴직 중』, 『의외로...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북한대학원에서 문화언론학을 전공했다. 공공 기관에서 홍보와 출판 업무를 담당했다. 하루 중 잠자기 전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엄마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는 『이게 정말 마음일까?』, 『만약의 세계』, 『보통이 아닌 날들』, 『어이없는 진화』,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왜 전쟁까지』, 『아빠는 육아휴직 중』, 『의외로 친해지고 싶은 곤충 도감』, 『추억 수리 공장』, 『정원 잡초와 사귀는 법』, 『더우면 벗으면 되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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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만약 그때 일본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이 가정과 다른 선택지를 살펴보는 것은 미래의 길을 묻는 일이다

1932년 국제연맹 조사단, 1940년 삼국동맹, 1941년 미일교섭
태평양전쟁으로 나아가기까지 일본에 주어진 세 번의 기회와 결정

그들은 무엇을 보고 있었고,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E. H. 카가 그 유명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는 교훈을 남긴 이래로, 많은 이들에게 역사란 응당 그래야 하는 것이 되었다. 대학에 입학하면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신입생은 저 유명한 책을 읽으라고 강요받아 딱 저 한 문장만 기억에 남을 독서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또한 많은 이들에게 ‘역사’란 1884년 갑신정변, 1894년 동학농민운동, 1904년 러일전쟁, 1910년 한일병합 등 앞서 일어난 사건의 순서를 외우는 일이다. 학창시절, 연도뿐 아니라 날짜까지 외우라는 요구를 받고 역사에 흥미를 잃은 이들을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우리에게 ‘역사’란 교훈과 재미(있는 혹은 없는) 사이에 갇힌 채 덕후들의 놀이터가 되거나 정치가들의 싸움터가 되는 것으로 그 역할이 쪼그라들었다. 그런데 일본 도쿄대학의 가토 요코 교수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사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이미 정해진 과거에 ‘만약’을 가정하고 실제 결과와는 다른 선택지를 살핌으로써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이다.

게임의 규칙이 불공정하거나 심판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인이 국가와 맺은 사회계약이 깨졌다고 절망하지 말고, 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바꾸거나 심판을 공평한 사람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 방법을 역사에서 배우는 일, 그 일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합니다. … 때로는 사소한 우연이 세상을 크게 바꾸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그런 거대한 변화 앞에 서 있습니다. 일본이 전쟁의 길로 나아가며 경험한 세 번의 교섭을 돌아보며 ‘선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_8~11쪽

낱낱의 장면을 들추어라
전작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에서 청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까지 이어진 일본의 근현대 50년을 탁월한 시각으로 분석해 “관념적이지 않고 현실적인 역사를 구축했다”고 평가받은 그가, 이번에는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기까지 10년간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검토하고 결국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를 면밀하게 추적한다. 『왜 전쟁까지』는 저자가 일본의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되었다. 강의에서 가토 요코 교수는 전전戰前 일본이 직면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풀어내고, 학생들은 질문을 통해 강단의 연구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역사의 가정’을 확장시킨다. 책 안에서 학생과 선생이 서로의 나침반이 되어 역사의 장면 장면을 재현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대단하다. 그 문답의 리듬을 따라가며 일본과 세계가 나누었던 대화를, 그들이 검토했던 계획을, 그리고 최종 결정의 순간을 들추어 보는 사이에 군사대국화를 추진하는 지금 일본의 모습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만주사변(1931)과 리튼 조사단(1932)

“일본에게 만주가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세계 평화의 길로 돌아올 수는 없는가?”
1931 9.21 중국이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을 국제연맹에 제소
1932 1.28 상하이사변
2.29 리튼 조사단 방일. 9월까지 중국, 만주 시찰 후 10월 1일 보고서 발표
3.1 만주국 건국
9.15 일본, 만주국을 승인(일만의정서 조인)
11.21 국제연맹이사회, 리튼 보고서를 바탕으로 만주사변 심의 개시
1933 3.12 일본, 국제연맹 탈퇴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미국은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본토를 공격받았고, 유럽에는 아시아-태평양 일대에서도 전쟁을 견뎌내야 하는 부담이 더해졌다. 이 사건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과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가토 요코는 이보다 앞서 일본제국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선택할 수 있었던 세 번의 기회에 주목한다. 그 첫째가 만주사변-리튼 조사단-일본의 국제연맹 탈퇴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중국 장제스 정권의 제소로 만주사변을 조사하게 된 국제연맹 조사단(단장인 빅터 불워 리튼의 이름을 따 ‘리튼 조사단’이라 칭한다)은 만주에서 벌어진 일본 관동군의 군사행위는 자위권의 발동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타국에 대한 침략행위도 아니라는 중립적인 결론을 내린 후, 중일 양국은 교섭을 통해 만주의 자치를 보장하는 신질서를 구축하라고 제안한다. 만주에 얽힌 중국, 일본, 러시아의 갈등을 전쟁 없이 봉합하고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리튼 조사단은 만주에 관동군을 주둔시키는 것보다 만주를 자유로운 시장으로 개방하고 그 안에서 경제적 이익을 구하는 것이 일본과 세계에 유익하고 안전하다는 논리로 일본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 소식은 일본 내부에 ‘보고서는 중국의 이익만을 우선한다’라고 왜곡된 채 전달되었고, 그 결과 일본은 괴뢰정부인 만주국 건국과 국제연맹 탈퇴를 선택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 발발(1939)과 삼국군사동맹(1940)

“일본은 정말로 독일이 세계를 제압할 것이라고 믿는가?”
1939 9.1 독일, 폴란드 침공. 2차 세계대전 발발
1940 6.14 독일, 파리에 무혈입성
7.12 일본, ‘일·독·이 제휴강화에 관한 육군·해군·외무 3성 실무회의’ 개최
9.7 독일, 영국 본토에 폭격 개시. 독일 특사 스타머 도쿄 도착
9.27 베를린에서 삼국군사동맹 조인
11.5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3선 당선

일본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는 일본이 추축 동맹에 가담을 모색하고 있을 때 제시되었다. 삼국군사동맹은 유럽에서 시작된 2차 세계대전과 1937년 7월에 극동에서 시작된 중일전쟁에 미국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일본, 독일, 이탈리아가 체결한 조약으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1년이 지난 1940년 9월 27일 베를린에서 조인되었다. 일반적으로 나치 독일이 유럽의 전쟁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는 것을 저지하고 신속하게 영국을 제압하기 위해 극동의 일본을 포섭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동맹의 이면에는 독일의 승리를 예상한 일본이 전후 구 독일의 식민지였던 남양군도를 비롯한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계획은 천황과 내무 각부의 결정권자들이 아니라, 육군성·해군성·외무성의 과장급 실무자들에 의해 입안되었음을 밝힌다. 당시 일본 내부에서 ‘이 동맹을 맺으면 미·영 등의 세계와 적대관계가 되고 결국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중일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일본은 확전은 버틸 수 없다’라는 반론이 제기되었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독일의 승세는 다시 한 번 일본을 오판으로 이끌었다.

미일교섭과 진주만 공습(1941)

“미국은 미일 양국의 상호 존경에 기반한 신뢰와 협력의 신시대 개척을 희망한다”
1941 3.8 노무라 주미대사, 코델 헐 미국 국무장관 회담
4.16 미일, 미일양해안을 바탕으로 교섭 개시
7.28 일본군, 남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로 진주
8.1 미국, 일본에 석유 전면 금수 조치 실시
8.9 영국 처칠과 미국 루스벨트, 대서양회담 개최
11.26 미국, 일본에 ‘헐 노트’(미일교섭 최종 제안) 제시
12.8 일본, 미국에 협상 결렬을 통고하는 동시에 진주만 공습

1941년 12월 8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시작된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관해 70년이 더 지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는 미국 국내의 반전 여론을 꺾기 위해 루스벨트와 미군이 일본군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설명도 존재한다. 가토 요코는 일본군 제로센 전투기가 진주만을 덮치기 전까지 약 9개월간 진행된 미일교섭의 과정을 차근차근 뒤따라가며 긴박했던 순간을 재구성한다.
1941년 3월 8일 교섭이 시작된 이래로 양국은 수차례 대사를 파견하고 회담을 열고 외교문서를 교환하며 전쟁으로 치닫던 상황을 되돌리려 했다. 유럽에서 독일을 상대하던 영국 전시내각의 처칠 총리 또한 일본의 마쓰오카 요스케 외무상에게 친서를 보내 독일과의 동맹을 파기하고 영미와 제휴하자고 권고하기도 했다. 저자는 놀랍게도 당시 미일교섭이 양국의 정상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만나는 것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교섭이 진행되고 있던 그해 7월 일본군이 남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지역을 기습 점령하자 미국은 일본에 대한 석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그 사이에서 양국의 주전파와 주화파의 내분이 심화된다. 마지막까지 평화의 끈을 놓지 않았던 루스벨트는 12월 6일 오후 9시에 쇼와 천황에게 타협을 제안하는 전보를 보냈지만, 불과 30분 뒤 워싱턴에 일본의 선전포고가 도착한다.

역사의 ‘만약’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
18세기의 철학자 루소는 전쟁을 ‘상대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질서, 즉 헌법원리를 파헤쳐 헌법을 바꿔놓는 행위’로 정의했다.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은 그렇게 새로 만들어진 헌법의 세계에서 전후 70년을 보내며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일본이라는 국가와 사회가 ‘세계의 길’이 내거는 이념에 패배한 구체적 형태가 바로 태평양전쟁입니다. … 일본은 전쟁에서 패배한 결과 헌법이 바뀌었습니다. 평화헌법이라고 말하는데, 교전권(국가가 전쟁을 수행하는 권리)까지 부인하는 데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흔히 연합국최고사령부의 군인이 겨우 8일 만에 영문 초안을 정리해 만든 헌법을 70년 동안이나 애지중지 껴안고 있어도 괜찮은가라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누가 만들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점령군으로 들어온 국가가 미국이 아니었어도, 소련이었어도 영국이었어도 중국이었어도 그들 역시 헌법을 바꿔 썼을 것입니다. _388쪽

2015년 8월 15일, 아키히토 천황은 전국전몰자추모식에서 “과거의 전쟁을 깊이 반성함과 동시에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불과 한 달 후인 9월 19일, 일본 참의원이 안보법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일본 자위대는 ‘자위’의 개념을 넘어 해외에서 군사활동을 벌일 수 있는 군대로 성격이 바뀌었다. 아베 내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라고 적힌 이른바 ‘평화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새겨 넣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며, 이 책은 일본과 세계에 질문을 던진다. 지난 세기의 오판을 벌써 잊어버렸느냐고.

추천평

“키워드는 ‘선택’이다. 주어진 선택 문항 속에 문제의 본질이 반영되어 있는가를 당시 국내외의 정황과 사료를 바탕으로 면밀히 해설하며 ‘전쟁으로’ 치닫는 길을 꼼꼼히 추적한다.”
- 나리타 류이치 | 역사학자, 『다이쇼 데모크라시』 저자

“일본의 근대가 보편적 이념의 구체화가 결여된 시대였다는 결론에 독자들도 도달하게 될 것이다.”
- 호사카 마사야스 | 저널리스트, 『쇼와 육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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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왜 전쟁까지] 일본은 왜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M* | 2018-10-28

 

일본은 왜 전쟁을 선택했을까

1941년 겨울, 일본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면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관망하고 있던 미국이 참전하게 되었고 결국 일본은 1945년 8월 15일 패망했지요. 동시에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했고 한국 현대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게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던 걸까요? 잘못된 판단으로 치른 희생은 너무 컸습니다.

 

일본은 막바지에 제해권, 제공권을 빼앗기고도 항복하지 않아 결국 전쟁은 원자폭탄 투하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일본으로 인해 한국인이 겪은 고통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도대체 왜 일본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시작했을까요? 2차 대전 중 미국이 일본에게 석유금수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시작한 것이라 배우긴 했습니다만, 전쟁을 일으키던 당시 일본이 구상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사계절의 신간 <왜 전쟁까지>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기 전 일본이 다른 나라들과 벌인 정치‧ 외교 교섭 3건을 살펴보고, 일본이 왜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설명합니다. 저자 가토 요코는 대학에서 30년 가까이 일본 근대사를 가르쳐 온 사학자입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당시 일본에게 전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교과서도 20세기 초 제국주의 국가들 간 정치경제적 패권다툼 속에서 일본이 어쩔 수 없이 격랑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기록을 다시 살피며 “일본이라는 국가는 전쟁과 무력행사가 필요할 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처럼 보이(p.321)”게 한다고 비판합니다. 일본은 전쟁에 끌려 들어간게 아니라 이런 저런 선택지들 사이에서 전쟁을 선택한 것이라고요. 

 

세 번의 선택 - 리튼보고서, 삼국동맹, 미일교섭

전쟁은 외교 교섭의 실패로 일어납니다. 즉 정치‧외교‧전쟁은 같은 목적을 가진 연장선상의 활동이고, 전쟁 이전의 교섭과정을 살펴보면 전쟁은 분명 일본이 선택한 길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중일전쟁 중, 국제연맹 이사회는 만주국이라는 괴뢰국을 세운 일본에게 중국의 주권 및 영토를 존중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1932년 영국인 리튼을 중심으로 하는 조사단을 일본으로 보내 중일전쟁의 진상을 조사하고,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재고해 보라고 제안한 것이 ‘리튼 보고서’였습니다. 이어 1941년 미일교섭 때도 영국과 미국은 일본에게 태평양의 열린 자유주의 경제 속에서 살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이들 모두를 거절했습니다.

 

미일교섭 한 해 전, 일본은 독일과 교섭을 시작한지 20일 만에 일본‧독일‧이탈리아 삼국 동맹을 바람같이 진행했습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왜 일본과 삼국동맹을 맺었을까요? 미국이 영국을 원조하지 못하게 하려면, 태평양 쪽 일본이 미국을 견제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천황은 만약 일본이 독일과 이탈리아 편에 설 경우 미국이 경제 제재에 나설 거라 예상했고 미국과의 전쟁을 불안해 했습니다. 그러나 외무상(마쓰오카)이나 총리(고노에)는 당시 일본 군용자원 부족 실태를 잘 몰라서 중일전쟁에 더해 미일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일본이 승승장구했던 독일이라는 버스에 올라타 승전국의 지위를 누리고자 삼국동맹에 가입했다고 생각합니다. 가토 교수는 이에 덧붙여 일본은 독일을 견제하고 이용하려는 의도가 컸다고 설명합니다. 독일의 승리를 확신한 일본은 어떻게 해서든 독일에게 약속을 받고 싶었던 것이라고요. '삼국동맹을 맺어 강경한 모습을 보이자. 그러면 미국은 전쟁에 불참할 것이다. 그러면 독일과 이탈리아가 승리할 테고 독일에 진 국가가 소유했던 식민지를 나눠가질 것이다. 우리도 여기 붙어서 네덜란드령, 프랑스령 아시아 식민지를 달라고 하자'는 의도로 삼국동맹을 결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개전 초기의 유럽> p.194 

 

저자는 독일이 이길 것이라는 오판에 더해, 일본 해군 내 의견 차이와 육‧해군 간의 갈등도 잘못된 결정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합니다. 당시 해군은 영‧미와 대립하면 패배할 것이라는 쪽과, 영‧미와 맞붙어도 전력에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나뉘어 충돌했다고 합니다. 싸워 봤자 해군은 승산이 없고 육군까지 개죽음을 당할 것이라는 육군의 주장은 무시되었고요. 일본 해군은 독일이 일본과 소련의 관계를 개선해 주길 바랐고, 그러면 소련 쪽을 방어하는 육군 군비가 줄어들 것이며, 그 돈을 해군이 끌어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삼국동맹을 찬성한 배경에는 육군과 해군의 오랜 대립과 군사 예산을 둘러싼 돈 문제도 있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이념을 다시 생각해 볼 때

일본이 패전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일본의 이념이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일본의 이념이 영‧미가 내건 "세계의 길" 이념에 진 것이라고요. 급히 작성된 삼국동맹 조약에는 ‘일본이 대동아의 신질서’를 건설한다고 씌여졌지만 대동아가 어디고 신질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일본은 자국만의 이익, 즉 일본의 식민제국 건설만을 목표로 했고 원칙도 통찰도 없이 이길 것 같은 쪽에 붙었던 것이죠.

 

당시 영‧미가 추구한 세계질서는 자유항행과 자유무역 권리의 확보였습니다. 만주 사변 이후 대륙 침공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국가체제는 이에 크게 반하는 것이었지요. 영‧미는 일본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손을 뻗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고, 일본의 패전 이후 그들이 그리는 바람직한 세계질서를 추구하는 쪽으로 일본의 헌법을 바꾸었습니다. 평화헌법에 영국과 미국의 이념에 봉사하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다른 국가도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배려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일본이 추구했던 국가체제보다는 바람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토 요코는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과 집단자위권에 반대하는 진보적 시각의 사학자입니다. 2014년 아베 내각은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고 2015년에는 안전보장관련법도 통과시켰습니다. 즉 이제 일본은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고 경우에 따라 무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이에 관해 우려를 표하며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를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대의는 정당하지 않았고, 엄청난 희생을 감수할 만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전후 70년이 지났지만 일본이 제대로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였는지는 의문입니다. '국민과 세계인에게 '선'을 호소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국가가 세계를 이끌어가(p.415)'는 법인데, 지금의 일본은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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