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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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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민식 | 은행나무 | 2012년 03월 22일 리뷰 총점8.1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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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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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78g | 150*210*20mm
ISBN13 9788956606064
ISBN10 8956606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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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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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5년 겨울, 부산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자랐다. 서른을 앞둔 마지막 해에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6년 만에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오로지 글쓰기에만 매진했고, 20년 넘게 한길만 고집한 끝에 마흔일곱이라는 중년의 나이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꾸준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13월』, ... 1965년 겨울, 부산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자랐다. 서른을 앞둔 마지막 해에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6년 만에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오로지 글쓰기에만 매진했고, 20년 넘게 한길만 고집한 끝에 마흔일곱이라는 중년의 나이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꾸준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13월』, 『불의 기억』, 『알 수도 있는 사람』, 『9일의 묘』 등이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강의를 하며 파주에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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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산업스파이로 해고당한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원조회를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밖에 없었어. 불판도 정성스럽게 닦고, 개들도 컨설턴트의 실력을 발휘해 꼼꼼하게 산책을 시켰지. 언젠가 내 삶의 본궤도로 돌아갈 수 있기를 꿈꾸면서 말이야. 그런데 개들이 산책 나온 다른 애완견을 물어 죽여 버리고 만 거야. 설상가상으로 고시원에서도 쫓겨나고, 식당에서 어렵게 얻은 잠자리도 여자 때문에 잃고 말았지. 삶은 어디까지 곤두박질칠까?
그래도 나는 고꾸라지지 않아.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찾았거든. 역할 대행 사무실인데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면 죽은 사람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웃기는 소장이 있는 곳이야.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당장 일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역할대행자 노릇을 시작했어. 어떤 여자의 오빠가 되기도 했고, 어떤 녀석의 아빠가 되어주기도 했어. 애인 노릇도 마다하지 않았고 결혼식 하객으로도 참석했지. 과연 이런 생활로 내 인생의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까?
그런데 기회가 왔어.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사자견 ‘라마’를 산책시키게 된 거지. 나 아니면 아무도 그 개를 다룰 수 없었어. 게다가 그 개의 여주인은 돌싱이었거든. 그건 분명 기회였어. 나도 그에 걸맞은 남자가 되기 위해 개를 산책시키면서 명품 구두에 양복을 입기 시작했지. 그리고 비록 월세지만 오피스텔도 다시 얻고 최신 스마트폰도 장만했지. 그런데 그 개마저 결국 내 뒤통수를 치더군…….
하지만 말이야, 진짜 내 인생에 태양 같은 건 없는 걸까?

출판사 리뷰

1억원 고료 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오랜 잔상이 남는 양감(量感)이 살아 있는 ‘웰 메이드’ 소설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가 출간되었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한순간의 실수로 잘나가는 컨설턴트에서 직업을 잃고 추락한 주인공이 고급 애완견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내용이다.

심사위원단(박범신·방현석·서영채·은희경·김형경·김미현·김별아)은 이 작품에 대해 “상처 입은 존재들이 패배 속에서도 만들어내는 치유의 풍경을 훈훈하게 그린,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이라며,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소설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패배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파토스로 작용해 감동을 준다.”고 평했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는 언어나 플롯의 낭비 없이 경제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웰 메이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인 전민식 작가는 일용직 노동자와 대필 작가 생활을 하며 틈틈이 소설을 썼으며, 각종 문학상 최종심에서만 아홉 번을 떨어진 끝에 이번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작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다섯 마리의 개에게 끌려가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 「뉴욕 타임스」에 실린 사진을 보고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4대 보험 등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사회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현실에 발붙인 상상으로 가슴 찡한 울림을 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출구 없는 인생, 이대로 끝나고 마는 걸까?
“1%가 아닌 99%의 돌파구를 묻고 싶었다.”


한때 잘나가는 컨설팅 회사의 전도유망한 일등 사원이었던 ‘임도랑’. 그는 산업스파이였던 여자 친구에게 자료를 유출시킨 바람에 회사에서 잘린 후 개보다 못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일당 2만 5천 원짜리 불판 닦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누군가의 거짓 삶을 완성시켜 주는 역할 대행 일을 한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개―강남의 고급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맡게 된 것이다. 아르바이트비는 대기업 연봉과 맞먹고, 돌싱인 그 개의 여주인은 남몰래 그를 응시하고 있다. 만약 그녀와 이어질 수만 있다면…….

이렇게 이 작품은 현대인의 미덕이라 일컬어지는 우직함과 성실함만으로 도저히 벗어날 길 없는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헛된 욕망을 형상화한다. 그리고 욕망의 모래성 반대쪽 그늘에는 생의 폭력을 묵묵히 견뎌 내며 서로 위로하며 살아가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냄으로써,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1%가 아닌 99%에 대한 이야기”라며 “99% 사람의 삶이 이렇게 흘러가도 되는가, 돌파구는 무엇인가?”를 묻고 싶었다고 한다.

최근 사회적 패자, 이른바 루저(loser)를 주인공으로 하여 삶과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다룬 소설은 흔하다. 그 속에서 이 작품이 도드라지는 이유는 단순히 각박한 세태 반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진 한 남자의 가슴 따뜻한 저항이 인간적 공감과 훈훈한 감동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루저(loser)가 있을까요? 1%를 제외한 99%의 사람들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루저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지 않아도, 대다수 인간이 존엄과 품위를 지키고 살아갈 수 있는 통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소설을 썼습니다.”
- 작가 인터뷰 중

상처 입은 존재들이 패배 속에서 만들어내는
가슴 시린 치유의 풍경


이 작품의 미덕은 무엇보다 도시의 마천루의 그늘에 가려진 밑바닥 삶의 풍경을 좌절만이 아닌 치유의 진경까지 훈훈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출구 없는 날들.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를 그런 나날들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은 생겨난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상처 입은 존재들이 만들어 내는 치유의 풍경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려 낸다.
할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며 식당과 술집, 캐셔 일을 전전하는 ‘미향’은 뭇 남성들에게 유혹을 받지만 끝내 사랑만은 팔지 않는다. 아내와 두 자녀를 모두 잃은 ‘삼손’은 모든 차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4차원적 믿음으로 자살방지클럽―자살자가 많아 자살클럽으로 오인받지만―을 운영한다. 가짜 가족을 만들어 이상적인 결혼을 꿈꾸었던 ‘은주’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인도로 도망친 작은형은 홀로 사하라 사막 도보 횡단에 도전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고달프고 신산스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보루’를 가지고 자기 앞에 놓인 삶을 꿋꿋하게 감당해 가는 인간군상의 희비애락을 애정 어린 성찰로 녹여 내고 있으며, 한 남자의 지극히 인간적이며 비루하고 치사한 내면의 방황을 리얼하고도 진솔하게 그려내 폐부를 찌른다.
심사위원들의 ‘사람 냄새 나는 소설’이라는 평가는, 바로 이처럼 각기 다른 인생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생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게 하며, 더불어 인간사의 어두운 구석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포착함으로써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실 거예요?”
“너는?”
“난 미모가 있잖아요. 오라는 데 많아요.”
미향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입술 위로 아침노을이 스며들어 붉게 빛났다. 직장 잃고 잠자리 잃고 서럽지 않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
- 본문 중에서

모두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삶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 속에 주인에게 가장 충실한 티벳 사자견 ‘라마’가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티벳 사자견은 ‘인간의 불순한 의도를 알아차리는 개’이며 ‘인간의 기분을 알아채는’ 개인 것이다. ‘도랑’이 밑바닥으로 떨어져서도 진심을 다해 성실하게 개들을 돌보고, 불판을 닦을 때 그 까다로운 개는 그에게 마음을 열고 기꺼이 따른다. 그리고 ‘도랑’이 개의 여주인에게 흑심을 품고, 헛된 꿈으로 해이해져 갈 즈음 그 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도망치고 만다.

이기적 사랑 끝에는 어지러운 추락이 기다리고 있고, 허망한 욕망 끝에는 모래성 같은 허물어짐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 삶의 나락 끝에는 다시 들꽃 같은 희망이 자라난다. 모두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졌던 유능한 한 젊은이의 비행과 추락, 그리고 욕망과 좌절을 통해 “삶은 빛과 어둠의 연속”이라는 세계관을 리듬감 있게 변주하며,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그리고 지나친 욕망에 근거한 돌파구는 쉽게 무너질 수 있으며, 진짜 돌파구는 어쩌면 현재의 삶에 충실한 것임을, 죽도록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안에 있음을 서서히 양각해 나간다.

이 작품은 시니컬한 농담이나 파격적인 묘사로 일종의 충격 요법을 주는 현대문학 작품의 기교와는 거리가 멀다. 도시의 산책자처럼 느릿하지만 군더더기 없고, 잔잔하면서도 진솔하며 기품 있는 묘사는 오히려 그래서 더 드문 희소성으로 가만히 도드라진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랜 여운이 남는 고전문학처럼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안 타? 비 맞고 집에 갈 거야?”
“미향이도 당분간 우리 사무실 나오기로 했어. 전단지 효과가 있는지 전화가 제법 오네. 좀 바빠질 거 같아. 전에 말했던 개 산책시키는 회사도 차려 볼까 구상 중이야. 빨리 타. 비가 많이 와서 길 막힌단 말이야.”
나는 조수석 쪽으로 걸어갔다. 미향이 뒤로 넘어갔다. 내가 조수석에 타자마자 삼손은 차를 돌렸다. 나는 미향의 손을 찾아 쥐었다.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안정적인 ‘웰 메이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언어나 플롯의 낭비 없이 이야기를 경제적으로 형상화했다. 단단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집중력 있게 끌고 나가며 사이사이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어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인물들의 잔상이 남아 있는 등 ‘양감(量感)’이 있는 작품이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사전에 독자들에게 ‘미끼’를 충분히 던져 가독성도 살렸다. 사회적 패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삶과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다루고 있으며, 상처 입은 존재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 내는 치유의 풍경이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을 읽고 싶다.’는 바람을 충족시켰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정서를 지닌 소설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끊임없이 패배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파토스로 작용해 감동을 준다. 고단한 시대를 반영하듯 날로 사납고 강퍅해지는 소설과 등장인물들 속에서 당선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따뜻한 저항으로 가만히 도드라진다.
제8회 세계문학상 심사위원 박범신, 김형경, 은희경, 서영채, 방현석, 김미현, 김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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