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요리사가 제안하는 건강한 재료, 지속 가능한 식단
‘로컬 푸드local food’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어디에나 ‘글로벌 바람’이 불면서 전 세계의 식품 문화는 획일화되어가고 있는데, 이 가운데 토양과 수질은 오염되고 생물종 다양성은 줄어들며 농촌 경제는 더욱 빈곤해진다. 많은 사람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아 ‘친환경’ ‘유기농’이 붙은 재료를 고르지만, 유전자 변형 식품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기 어렵다.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로컬 푸드 운동이다. 이미 199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로컬 푸드는 그 자체로 즉시 효과를 바라는 조급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소외되는 듯한 자본 논리가 지배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많다.
이 책의 저자 댄 바버는 여러 단체와 매체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위대한 요리사’ ‘미국 최고의 요리사’로 선정된 바 있고, 요리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운영하는 블루 힐 엣 스톤 반스 레스토랑은 이미 오래전 저명한 요리 잡지 『구르메Gourmet』의 수석 비평가에 의해 ‘팜 투 테이블farm-to-table’ 레스토랑이라 명명되었다. 전통적인 알 라 카르트 메뉴(자유로이 음식을 주문할 수 있음)로 로컬 푸드 운동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레스토랑으로 꼽힌 스톤 반스에서, 도리어 댄 바버는 그다음 패러다임을 주장한다.
물론 댄 바버는 팜 투 테이블 운동이 기존의 식품 체계에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음식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에, 또한 지역의 다양한 요리 문화를 훼손하는 전 지구적 식량 경제에 대항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오늘날 팜 투 테이블 요리사들은 기존의 식습관이 얼마나 위험한지 강조하고 그러한 식습관이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팜 투 테이블 운동의 성공과 대중의 인식 변화에도, 대부분의 식재료가 재배되는 방식을 규정하는 정치적?경제적 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음을 지적한다.
‘토양’ ‘대지’ ‘바다’ ‘종자’ 등 4부로 구성된 『제3의 식탁』에서 저자는 최고의 맛을 찾는 여정에서 어떻게 매번 재료의 이상을 바라보게 되었는지, 그 지역의 더 폭넓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는지 들려준다. 댄 바버가 발견한 기존 식문화의 문제는 무엇이었으며, 그는 왜 제3의 식탁을 생각하게 된 것인가? 그가 건강한 식재료와 지속 가능한 식단을 통해 주장하는 ‘제3의 식탁’은 무엇을 가리킬까?
당근이 재배되는 토양이 건강하지 않다면, 우리도 건강할 수 없다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식재료를 찾아다니는 베테랑 요리사의 여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음식의 맛은 재료에서 나오고, 재료의 맛은 그 배경이 되는 자연에서 나온다는 당연한 논리를 재확인한다. 당근이 심겨진 토양에 무기질이 부족할 때 형편없는 당근이 재배되고, 플랑크톤이 넉넉하지 못한 바다에서 자란 숭어는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 그의 생각은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에 나오는 유명한 말로 응축할 수 있다. “우리의 식재료가 먹는 것이, 곧 우리가 먹는 것이다.” 나아가 댄 바버는 지속 가능한 먹을거리에 집중한다. 그는 식문화와 음식 역사, 그 토대가 되는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자신이 느끼고 맛보았던 맛을 미래에도 이어갈 수 있을 방편을 고민한다.
댄 바버는 블루 힐이 있는 뉴욕과 그 근교는 물론 스페인에서도 여정을 이어간다. 그 키워드는 바로 식재료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것이 특히 서양 요리에서 널리 쓰이는 밀가루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백밀가루는 가장 맛있거나 영양 높은 밀이 아니라,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현대의 롤러 제분 기술은 밀 알갱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배아와 밀겨를 내배유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와 함께 밀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영양소가 파괴된다. 1960년대 이후 퍼진 카운터 퀴진 운동은 통밀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말하자면 흰 음식을 악마로 만들며 산업화되기 이전의 식품 체계를 되살리고자 했다.(흰 음식은 과도한 가공과 살균, 재료의 감소뿐만 아니라 현대 미국 문화의 초라함을 상징했다.) 하지만 맛이 없었다. 댄 바버는 제분 방식과 함께 토양에서 답을 찾으면서 맛있고 건강한 밀가루를 찾아 나선다.
생각해보면 맛있는 당근을 재배하기 위해 영양이 풍부한 토양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도 높은 당근에는 건강한 지방과 아미노산, 단백질, 무엇보다 중요한 무기질이 다량으로 포함돼 있다. 저자는 최고의 당근을 수확하기 위해 비옥한 배양토를 가져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당도 0’의 당근을 산출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토양학자 윌리엄 알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한다. 알브레히트의 말에 따르면, 토양 미생물이 가장 먼저 영양을 섭취하고 나서 식물에 흡수된다고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식물은 건강할 수 없고, 이는 그 식물을 먹는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에 집중해야 한다. 토양의 무기질이 줄어들면서 식습관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식단을 지속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정세가 안정되면서, 토양에 관한 연구도 이어졌다. 끝없는 전쟁과 무분별한 개발로 토양이 점차 훼손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토양의 생식력과 건강을 되찾기 위해 국가가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지만, 우리는 농업을 산업화시키면서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당연히 여러 식재료의 질도 함께 떨어졌다.
그렇다면 세계 3대 진미로 불리는 푸아그라는 어떠할까? 프랑스어로 ‘살찐 간’이라는 뜻의 푸아그라는, 도계 직전 거위의 식도에 강제로 엄청난 양의 곡물을 먹이고서 평소보다 열 배는 부풀어오른 간을 가리킨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거위에 고통을 주는 방식에 반대하고 있으며 곳곳에서 푸아그라를 금지하는 법령이 제정되었다. 반면에 저자가 찾은 최고의 푸아그라는 강제 배식하지 않는 거위에서 얻은 간이었다.
스페인 서부의 데에사는 하몬 이베리코Jamon Iberico라 불리는 맛있는 햄의 재료가 되는 돼지를 방목시키는 대초원이다. 데에사의 거위들은 자유로이 거닐며 풀을 뜯고 있었다. 강제 급식만이 ‘진짜 푸아그라’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거위를 편안하게 행복하게 해주면 통통한 간을 선물받는다”는 데에사의 철학을 비웃을지 모르지만, 댄 바버는 최고의 푸아그라를 맛본 소감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서술해나간다. “우리는 해양 생물을 없애거나 관리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자신을 확장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사고방식, 즉 새로운 ‘자기’에 대한 인식만으로도 ‘대지 윤리’와 함께 시작되는 지구에서의 삶에 온전히 접근할 수 있다.”
사실 숭어 맛은 진흙탕처럼 기름지고 형편없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실제로 숭어는 바닥에 머리를 박고 헤엄치며 가끔 진흙을 한입 먹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쉽게 숭어를 판단하는지 모른다. 숭어는 대서양에서 헤엄쳐서, 스페인의 베타 라 팔마로 다시 돌어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플라크톤이다. 깨끗한 환경에 살며 숭어는 물론 다른 물고기도 쉽게 찾기 힘든 다양한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바다의 왕자’라는 참치는 여전히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식재료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참치는 풍요롭다고 알려졌지만 냉장 항공 운송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해산물의 국제 무역과 함께 이야기는 달라졌다. 일본인들이 (비약적인 경제 성장의 덕에) 참치에 대한 탐욕스러운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 세계에 손을 뻗칠 수 있게 되자 엄청난 양이 어획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스시 열풍 또한 더 큰 수요 창출에 한몫했고 조업 기술의 발전과 유통망 확장으로 이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결국 참치는 90퍼센트까지 개체 수가 감소하고야 말았다. 이 책은 알도 레오폴드가 주창한 ‘대지 윤리’를 변용한, 칼 사피나의 ‘해양 윤리’를 확장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기술 발전에 따른 일본식 참치잡이 말고도, 스페인에서 3000년을 이어온 전통적인 베타 라 팔마의 방식도 함께 고민한다.
함께 바꿔나갈 이웃, 행동을 이어갈 공동체
이 책에 등장하는 현명한 농부와 어부들은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우리의 대지가 어떻게 힘을 잃었는지, 바다는 어떻게 오염되고 있는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어떤 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끔찍한 파괴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더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요리 문화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말이다. 그것부터 시작해보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식과 그 인식에서 비롯된 행동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혼자서는 토양을 살릴 수도 없고, 맛있고 건강한 유기농 품종을 개발하여 재배하기란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함께할 이웃이 필요하고, 이를 이어갈 수 있는 공동체가 꾸려져야 하며, 그 안에서 한 명 한 명의 손길로 지속해나가야 한다. 각자 자기가 있는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책은 독자 나름의 ‘제3의 식탁’을 그려낼 수 있는 고민을 던져준다.
건강한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있어왔다. 문제는 그것이 지속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요리사에게 주어진 재료를 조화롭게 활용하여 식탁에 올리는 일, 저자 댄 바버는 이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했다. 부수적인 것을 활용하기 위해 그가 생각한 것은 ‘농장 전체를 활용한 요리’다. 그리고 그 모델을 수천 년 전부터 만들어진 요리에서 찾아 구현한다.
권말에는 지속 가능한 식탁을 위한 제안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2050년의 ‘제3의 식탁’을 메뉴를 그려낸다. ‘부드러운 귀리 차와 부들 스낵’을 시작으로, ‘통밀 블루 브리오슈와 블루 힐 농장의 소젖 버터’ ‘로테이션 리소토와 898 호박’ ‘돼지 뼈 숯으로 그릴에 구운 크로사보 돼지고기와 돼지 피 소시지’ ‘식물 플랑크톤을 곁들인 송어’ ‘파스닙 스테이크와 풀 먹인 소고기’ 로 이어져 ‘쌀 푸딩과 맥주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코스. 비록 맛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독자들은 생생한 글만으로도 그가 제안하는 ‘제3의 식탁’에 앉아 미래의 먹을거리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댄 바버의 『제3의 식탁』은 현재 미국의 식품 체계와 그 체계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친절하고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바버는 이 시급한 문제에 대해 부엌 안팎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_앨 고어
“댄 바버가 요리에서 보여준 재능을 글쓰기에서도 발휘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은 틀렸다.” _말콤 글래드웰
“댄 바버는 훌륭한 요리사이자 뛰어난 작가다. 바버는 다양성과 복잡성, 자연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한 새로운 식품 체계를 꿈꾼다. 이는 꿈을 넘어 우리가 반드시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다.” _에릭 슐로서, 『패스트푸드의 제국』 저자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 이후 우리의 식습관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책이 나타났다. 댄 바버의 『제3의 식탁』은 지속 가능한 식품 체계에 대해 전 세계를 넘나들며 배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수 세기를 내다보는 획기적인 저서다. _『피츠버그 포스트가젯』
식품 체계와 지속 가능성에 관한 책은 보통 우울한 내용 때문에 끝까지 읽기 힘들지만 『제3의 식탁』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이제 독자들은 접시 위에 무엇을 올려놓고 싶은지, 더 나아가 어떻게 올려놓아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_『사브어』
더 늦기 전에 바다와 대기, 그리고 대지를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확실한 메시지! _『시카고 트리뷴』
『제3의 식탁』은 지속 가능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위한 레시피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세계의 음식 문화를 개혁하는 데 큰 공을 세운다. _『워싱턴포스트』
저자가 개발한 ‘2050년을 위한 메뉴’는 지속 가능한 식품 공급 사슬의 미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_『퍼블리셔스위클리』
요리의 역사와 환경에 대한 철학,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를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게 될 책이다. _『월스트리트저널』
댄 바버가 개발하는 매뉴는 음식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바버는 요리계를 선도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_『뉴욕타임스』
『제3의 식탁』은 오늘날의 진화된 음식 풍경에 혁신을 적용하며 마이클 폴란이 촉발시킨 움직임의 기본 전제를 다시 살펴본다. 생태를 중심으로 재료를 찾아 요리하고 식습관을 꾸려갈 때, 대지, 공동체, 그리고 요리의 맛 또한 얼마나 더 좋아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_『애틀랜틱』
지금 우리의 저녁 식탁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제3의 식탁』을 읽어라. _『에더블매거진』
우리를 둘러싼 환경, 식품의 수요와 공급, 음식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를 폭넓게 고려하며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먹게 될지 질문한다. _『플레이버와이어』
블루 힐에서 식사를 해보니 댄 바버는 최고의 농부였다. 그는 농부가 수확한 직후보다 더 싱싱하게 채소를 요리했다. _앨리엇 콜먼, 『새로운 유기 농부』 저자
이 책은 우리가 음식에 대해 갖고 있는 모든 상식을 뒤엎는다. 요리사에 대한 단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바로 이 책이다. _루스 라이실, 『마늘과 사파이어』 저자
여기 모든 도서관에 당연히 추가해야 할 책이 있다. 누구나 인정할 만큼 뛰어난 요리사 댄 바버는 요리 솜씨만큼 글 솜씨도 뛰어나다. _매리언 네슬, 『식품정치』 저자
그의 요리가 ‘팜 투 테이블’이라면, 생생하고 열정 넘치는 이 책은 ‘팜 투 하트’라고 하겠다. _앤드루 솔로몬, 『부모와 다른 아이들』 저자
댄 바버의 글은 그의 요리만큼 탁월하다. 깊이가 있다. 『제3의 식탁』은 전 세계 최고 농부들의 지혜를 빌려 미래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레시피를 창조한다. _빌 매키븐, 『우주의 오아시스 지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