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이 민폐 커플은 밥을 시켜도 1인분, 아이스크림을 사도 1개, 음료수를 사도 꼭 1개였다. 그러고는 먹던 걸 상대편 입에 물려주거나, 입 안에 쑤셔 넣었던 수저를 맞부딪혀 가며 나눠 먹는 걸 즐겼다.
추잡스러워도 보통 추잡스러운 게 아니며, 변태스러워도 보통 변태스러운 게 아니었다.
진정 보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연애를, 둘이서 그렇게 요란뻑적지근하게 해댔다.
류지훈 앤드 이연아.
지랄견 플러스 이년아.
둘은 세현 고등학교에서 알아주는 닭살, 민폐 커플이었다.
그리고 7개월 뒤, 그 자식은.
죽었다.
***
미친 듯이 설레고, 미친 듯이 떨렸던 18살의 사랑.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아기새처럼 내 세상엔 네가 전부였다. 함께한 모든 것들이 환희와 경이로움으로 다가왔었다.
너와 함께라면 신호등을 건너는 순간도, 같이 우산을 쓰며 길을 걸어가는 순간도, 세상 어느 것보다 특별한 색으로 채색되곤 했었다.
넌 내 우주였고, 내 세상의 중심이자 전부였어.
가슴 한 곳이 찌릿하게 아팠다. 먹먹함이 가슴 전체를 뒤덮으며 심장이 조여왔다.
안 돼. 이러면 안 돼.
널 만나면서부터 내 인생은 꼬였어.
그리고 너도.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너와 날 망가뜨린 그날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몰라.
무게 추가 현실 쪽으로 기울고는 있지만 지금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아직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면…… 정말 과거 속으로 뛰어든 것이라면, 그토록 원했던 일을 할 것이다.
너와 엮이지 않는 것.
널 피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