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리질리언스인가?
리질리언스는 흔히 ‘회복탄력성’, 혹은 ‘탄력성’이라고도 부른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회복탄력성이라는 말 대신 리질리언스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다. ‘회복’은 사전적으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옴’을 뜻한다. 그래서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에는 ‘회복’만 있고, ‘성장’의 의미를 담지 못하고 있다.
긍정심리에서는 역경이나 시련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는 힘을 리질리언스라고 말한다. 이는 많은 학자가 ‘상실과 역경을 통한 성장(Growth Through Loss and Adversity)’,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역경 후 성장(Adversarial Growth)’이라는 말을 쓴 것과 통한다. 이처럼 역경과 시련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단지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회복’뿐만이 아니라 그를 통한 ‘성장’의 의미를 담고자 ‘회복탄력성’ 대신에 리질리언스라는 말을 썼다.
아이들이 평생 행복하게 살아갈 원동력, 리질리언스
학교에는 역경을 헤쳐 나가는 아이가 많다. 편부·편모 가정 혹은 조손가정의 아이들, 기초생활수급 아동부터 차상위 계층 아이들, 혹은 가정불화로 고통받거나, 방임 방치 혹은 지나친 통제 중심의 부모들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그 모든 아이에게 각자가 겪고 있는 역경이나 시련을 딛고 설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 힘은 아이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 수 없다. 아이 자신은 물론이지만 부모와 교사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 한 명 한 명이 훌륭한 개인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셀 수 없이 실패하고 좌절해도 다시 일어설 것을 믿고 기다려주는 학교, 마음껏 뛰고 마음껏 소리치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주어야 한며, 아이들이 밤늦은 시간에 어디를 가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런 학교와 사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리질리언스를 키우는 일이다.
아이들의 리질리언스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아이들의 리질리언스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매스텐과 리드(Masten & Reed)가 말하는 아동·청소년의 리질리언스 보호 요인을 얼개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교사가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일, 부모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1장에서는 리질리언스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공자와 예수 석존, 베토벤, 이승복 교수 등의 삶을 리질리언스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2장에서는 리질리언스 보호 요인 3가지 중에서 첫 번째로 ‘개인 요인’을 살펴본다. 이 개인 요인을 다시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먼저 ‘인지적 자기조절’ 측면에서 조기교육과 지능의 관계, 무기력과 동기의 관계, 인지적 자기조절과 학습능력의 관계, 교실에서 인지적 자기조절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다음으로 ‘정서적 자기조절’에서는 주의집중력과 수면, 스트레스 해소법, 급식지도, 학교환경에서의 빛과 소리, 교실에서 정서적 자기조절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본다.
3장에서는 두 번째 요인으로 ‘가족 요인’을 설명한다. 아빠가 외롭지 않아야 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 사춘기와 부모의 역할, 부모의 사회성과 아이의 사회성, 체벌이 훈육이 아닌 과학적 근거, 포옹과 스킨십이 중요한 이유, 가족의 지지를 높이는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세 번째 요인인 ‘사회 요인’을 살펴본다. 사회경제적 지위와 리질리언스의 관계, 맞벌이 부모와 여가활동, 피그말리온이 주는 두 가지 의미, 떠드는 아이와 지적하는 교사의 악순환의 고리 끊기, 학교폭력보다 우정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 감사와 거울뉴런, 욕망이 아니라 희망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 등을 알 수 있다.
5장에서는 행복한 삶, 성장하는 삶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학업 탄력성과 성인독서 그리고 삶의 만족, 자기가치 확인 이론과 삶의 의미 등을 설명한다.
리질리언스는 누구에게나 있다
리질리언스를 ‘일상의 마술(Ordinary magic)’이라고도 부른다. 리질리언스는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편부·편모 가정, 조손가정, 부모의 알코올 의존, 가정폭력 등 주변 환경이 열악한 아이가 많다. 하지만 그런 시련과 역경을 경험한 모든 아이가 범죄자가 되거나 학교를 그만두거나 자기 삶을 망가뜨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역경이나 시련이 없이 자라난 아이들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한 경우도 많다. 왜일까? 그 이유는 ‘아이들 주변에 아이들을 믿고 지지해준 한 사람 이상의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질리언스를 키우는 방법은 ‘서로서로 믿고 지지해주는 것’에서 출발한다. 미성숙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평생을 함께할 벗을 사귀는 기회를 얻도록 해야 한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도록 친구와 교사가 함께 손잡아주어야 한다. 학교라는 공교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서로 손잡아주고 일으켜 세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