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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18년 04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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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78쪽 | 638g | 145*210*30mm |
ISBN13 | 9788901222578 |
ISBN10 | 89012225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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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내가 바라는 건 그거예요. 나의 칼이 되어주세요. 그럼 맹세코 나도 당신의 칼이 되어줄게요. 예리하지만 연민이 깃든, 내 것이 아닌 당신의 단어들로요.(p. 19 ~ 20)
다비드 그로스만이 98년에 발표한 '나의 칼이 되어줘'는 편지로만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이다.
그러고 보니 같은 이스라엘 작가인 아모스 오즈가 쓴 '여자를 안다는 것'이 생각난다. 이 소설 역시 서간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밌게도 이 '아모스'란 이름이 '나의 칼이 되어줘'에서도 나온다. 남자 야이르에게 편지를 받는 미리엄의 남편 이름이 바로 '아모스'인 것이다. 오즈의 소설은 89년에 나왔는데, 그렇다면 '나의 칼이 되어줘'는 '여자를 안다는 것'의 오마쥬일까? 그냥 재미로 떠오른 생각만은 아니다. '나의 칼이 되어줘'의 야이르 역시 파티에서 우연히 한 번 보았을 뿐, 일면식도 없었던 여자에게 장장 6개월에 걸쳐 편지를 보내는 이유가 다름아닌 미리엄을 알기 위해서이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을 단순히 연애 소설로 보면 곤란하다.
비록 야이르와 미리엄이 사랑의 밀어를 속삭인다고 해도 그건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소설이 정말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고정된 정체성'이란 덫에 갇혀버린 자의 비애 혹은 절규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칼이다. 미리엄 보고 칼이 되어 끊어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미리엄에게 편지를 쓰는 것 자체가 칼인 것이다. 인용한 문장에서 우리가 '칼'말고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단어들'이란 말이다. 바로 이 말에서 우리는 편지 자체가 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당신의 단어, 그건 곧 나를 벗어나 타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이니까. 그렇게 이 소설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정체성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야이르가 벌거벗은 몸이 되는 것도 이와 연관 있을 것이다.
다시 아모스 오즈의 '여자를 안다는 것'을 가져오고자 한다.
여기서 '여자'란 단순히 성별의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남자에게 있어 '절대적 타자로서의 여자'이다. 다시 말해, 아모스 오즈의 '여자를 안다는 것'은 그 타자성을 받아들이고 헤아리는 것을 뜻한다. 다비드 그로스만의 '나의 칼이 되어줘'도 마찬가지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이미 신체로 육화되어 도저히 자신의 힘으론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정체성에서 타자의 도움으로 벗어나고자 한다. 바로 타자에게 글을 쓰는 것으로 말이다.
야이르도, 미리엄도 상대에게 주는 편지에 자신의 곤경을 지속적으로 기입한다.(이 소설은 3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야이르가 미리엄에게 보낸 편지로만 채워져 있고 2부는 미리엄이 야이르에게 보내는 편지로만 채워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 3부는 둘이 직접 만나는 과정을 그린다.) 그런데 그 곤경의 원인을 알고보면 대부분 내부에 확정된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특히 야이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싫어한다. 그는 어떻게든 거기서 탈피하려고 하는데, 그런 그를 좌절시키는 존재가 있다. 바로 자신의 아들이다. 그는 평생 부모와 다른 사람이 되고자 했건만 아들에겐 부모와 똑같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들 앞에서, 아들에게 행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사회화를 통해 형성된 그 정체성이 얼마나 완강하게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지 발견한다. 그토록 벗어나고자 하였지만 여전히 그림자처럼 들러붙어 있는 정체성을. 이로 인한 그의 절망이 일면식도 없는 미리엄에게 편지를 쓰게 했던 것이다.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정체성에서 달아나 타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의 칼이 되어줘'는 글쓰기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그대로 '사랑 항목을 참조하라'가 문학의 의미를 물었던 것과 이어진다. 문학이 글쓰기의 한 형태인 것을 감안하면 다비드 그로스만이 포착하고자 하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다비드 그로스만이 글쓰기의 의미 가운데 중시해서 불러내는 것은 바로 '타자- 되기'로써의 글쓰기다.
사실 어떤 대상에 대해 글을 쓰면 글을 쓰는 자신은 쓰면서 늘 그 대상에 대해 생각해야 하므로 바로 그 대상, 타자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건 내 말이 아니라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의 말이다. 그는 단적으로 말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타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그렇게 들뢰즈는 동물에 대해 글을 쓰면 '동물 되기'이고 여성에 대해 글을 쓰면 '여성 되기'라 말했다. 글쓰기에는 그러한 탈주의 힘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매혹적이고 지금도 지속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편지란 '타자 - 되기'의 가장 대표적인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다른 어떤 글보다 편지를 쓸 때 가장 많이 상대인 타자를 생각하는 까닭이다. 누구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만 고려하여 편지를 쓰는 사람은 없다. 늘 이 편지를 받은 상대의 기분과 반응을 염두에 두고 쓰게 된다. 편지는 지극히 타자 중심적인 글쓰기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편지의 성격 때문에 다비드 그로스만은 '나의 칼이 되어줘'를 서간체 소설로 만든 것이라 본다.
사실 정체성 탈피에 관해선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은 것이 다비드 그로스만이다.
그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태도를 비판하는 작가이니까 말이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는 근본적으로 정체성 때문이다. 종교로 더욱 강화된 그들의 고정된 정체성이 타자를 전혀 인정 안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확고한 정체성 앞에서 타자란 공존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그저 제거해야 할 적에 지나지 않는다. 바로 그런 마음이 얼마전 전 세계에 보도되어 충격을 주었던, 비무장 민간인 팔레스타인을 웃으며 저격하는 이스라엘 병사를 낳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이스라엘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다비드 그로스만이 고정된 정체성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그 문제 의식이 바로 '나의 칼이 되어줘'로 만개한 것이다.
비단 이스라엘만이 아니다.
특정한 사회 속에서 형성된 정체성을 절대시하는 바람에 빚어지는 갈등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갈등과 대립 속에서 무고하게 희생되는 목숨들을 보노라면 하루빨리 이러한 정체성의 중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는 정체성은 선험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삶면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그게 바로 수행적 정체성이다. '나의 칼이 되어줘'는 이제 우리도 정체성을 너무 무거운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기분에 따라 옷을 바꿔 입듯, 가볍게 여길 때가 되었다는 걸 생각하게 만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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