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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 문학수첩 | 2018년 03월 26일 리뷰 총점9.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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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03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380g | 127*188*30mm
ISBN13 9788983926920
ISBN10 8983926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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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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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81년 대전에서 태어나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음악을 만들고 소설을 쓰다가 얼떨결에 언론계로 발을 들였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산업부 등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음악 기자 시절이 제일 즐거웠다. 2008년 장편소설 『발렌타인데이』로 한양대 학보 문예상 대상,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 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 세 번째 장편소설 『침묵주의보』를 펴냈다. 오래전에 작... 1981년 대전에서 태어나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음악을 만들고 소설을 쓰다가 얼떨결에 언론계로 발을 들였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산업부 등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음악 기자 시절이 제일 즐거웠다. 2008년 장편소설 『발렌타인데이』로 한양대 학보 문예상 대상,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 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 세 번째 장편소설 『침묵주의보』를 펴냈다. 오래전에 작곡한 연주곡을 모아 2014년 ‘육지거북’이라는 이름으로 앨범 [오래된 소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문화일보] 기자, 소설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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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유능한 인턴기자가 한밤중 5층 편집국에서 몸을 던졌다.
그날 이후 침묵을 강요하는 자와 침묵에서 벗어나려는 자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시작됐다.


‘메이저 언론사의 말석’으로 통하는 [매일한국]의 디지털뉴스부에서 일하는 기자 박대혁은 국장의 노골적인 학연 편애와 불합리한 정기인사도 별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말단 기자다. 문화부의 ‘대중문화 취재팀’에서 디지털뉴스부로 발령이 난 후 회사 홈페이지 트래픽 증가를 위해 온갖 낚시기사들을 쏟아내느라 자괴감에 젖어 있다. 그런 그에게 국장이 ‘인턴기자 교육’을 맡으라는 지시를 내린다. 남자 셋과 여자 셋인 인턴기자들 중 대혁은 김수연이라는 기자의 고충을 들어주고 조언을 주면서 친분을 쌓게 된다. 알고 보니 수연은 서울 소재 명문대 출신의 동료 인턴기자들과 달리 지방 사립대 출신으로 나이 또한 스물아홉이나 되었다. 대혁은 나이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는, 스스로가 생각해봐도 위로되지 않을 위로를 건네며 그녀를 독려하지만, 안쓰러운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행히 수연은 동료들 사이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매일한국] 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어느 날, 대혁은 국장에게 이끌려 점심을 먹으러 간 음식점에서 수연을 비롯한 인턴기자들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인턴기자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 사이, 대혁과 국장이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됐다. 하지만 대혁과 달리 인턴기자들을 등지고 앉은 국장은 그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수연의 학벌과 나이를 문제 삼으며 정규직 기자 선발에서 떨어트릴 것을 대혁에게 암시한다.
그날 밤, 기자의 당직을 대신 맡았던 수연은 유서를 회사의 온라인기사로 유포하고 5층에서 투신하고 만다.

소시민이자 평범한 기자 박대혁에게 찾아온 고통스러운 딜레마.
그를 괴롭히는 것은 타인의 이중성이 아니라 자신의 위선과 무기력이었다!


수연의 죽음 이후 직장생활에 소극적이었던 대혁은 내면에서 큰 갈등을 겪게 된다. 회사는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는 오너의 이미지에 손상이 갈까봐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밝히기보다 조용하고 신속한 처리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내막을 알고 있는 구성원들은 행여 이 일로 불이익을 받을까 진실을 알면서도 입을 닫는다. 대혁은 이들의 모습에 낙담한다.

“선배, 저희가 정말 비겁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 잘 알아요.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 잡아보겠다며 기자를 지망했는데 가까운 곳의 부조리를 보고도 어쩌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선 언론사에 취직을 해야 기자로서 뭐든 시도해볼 수 있는 거잖아요? 사실 저는 선배가 홀로 나서서 수연이 누나의 죽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바라지 않아요. 혹시라도 저희한테 불똥이 튈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_본문 131쪽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더욱 괴롭히는 건 타인의 이중적 행동이 아니라 위선적인 자신의 태도다. “선배는 수연이 언니를 위해 자리를 걸고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실 수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대혁은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한다. 수연을 힐난하는 상사에게도 반론을 펴지 못하고, 되레 사건을 수습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대혁은 진실을 알고도 ‘밥벌이’ 때문에 회피하고, 때론 자기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를 찾는 한편, 죄책감과 무기력을 느낀다. 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작가는 돋보기를 들이대듯 대혁의 심리와 변모하는 모습을 심도 있게 그려낸다. 마치 다른 직장에서 또 다른 ‘박대혁’이 될 수 있는 우리에게 “당신이라면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하고 묻는 듯하다.

대혁은 사회부 사건취재팀에서 근무하다가 친분을 쌓게 된 경찰에게서 제보 받은 사소한 사건에서 석연찮게 진행되었던 인턴기자 제도의 비밀에 대한 단서를 확인한다. 그리고 기자 채용 과정에서 모종의 사전작업이 있었고, 수연의 죽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어떤 음모가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진실을 밝히느냐, 끝까지 침묵하느냐 두 갈래의 길에서 그의 내적 갈등은 더욱 극한으로 치닫는다.

우리 사회를 한층 명징하게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선사하는 소설
부당한 권력이 판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일은 무엇일까?


부정의와 불공정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올바른 시민의식을 갖춘 시민이라면 부당함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올 법한 뻔한 상식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 쉽게 통용되지 못한다. 부정의와 불공정이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내 올곧은 주장으로 현재의 ‘밥벌이’를 잃게 된다면 그럼에도 계속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까?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게 인간사야.”_본문 104쪽

연륜 있는 베테랑 선배 기자가 대혁에게 건네는 말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속성을 짚어낸 말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의 틀을 벗어난다. 회사 측 입장에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인물들에게는 ‘악인’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유약함이 있고, 수연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선인’이라 할 수 없는 영악함이 엿보인다. 작가는 현실인지 허구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끝까지 몰고 간다. 이상적인 해피엔딩으로 독자에게 섣부른 교훈을 주입하지도, 그와 반대로 주인공을 더욱 절망에 빠트리고 염세적 현실 비판에 머물지도 않는다. 다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부당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의무에 대해 화두를 던져준다. 그것은 때에 따라서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정의롭고, 적당히 나쁘고, 적당히 비겁한 우리가 조금만 더 착하고, 조금만 더 정의로워지면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다.
‘미투운동’을 통해 권력에서 비롯된 거짓과 폭력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파헤쳐지고 있는 지금, 독자들은 실화와도 같은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우리 사회를 명징하게 바라보는 혜안을 얻게 될 것이다.

추천평

일상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익숙한 탓에 건너뛰고, 반복되는 바람에 틀에 갇힌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쓸 이야기 같지만, 마음을 제대로 먹기까지 오래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침묵주의보』를 지은 이가 기자이면서 소설가인 것은 득일까 독일까. 기자라는 업(業)의 속사정을 풍부하게 아는 것은 득일 테지만, 그 틀의 안락함과 비정함을 뼛속까지 접한 것은 독에 가깝다. 『침묵주의보』는 밥벌이의 일상을 부수고 내부 고발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힘겹고 지난한가를 보여준다. 폭발음의 속 시원한 낭만 대신, 틀 앞에서 주저하고 선을 넘고자 버둥거리는 신음(呻吟)이 담겼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침묵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고 흘러나오는 이 잡음이야말로, 정진영 작가가 공들여 만든 소설의 육체이자 기자들의 세계를 정면으로 다룬 윤리 감각일 것이다.

김탁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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