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YES24 카테고리 리스트

YES24 유틸메뉴

Global YES24안내보기

Global YES24는?

K-POP/K-Drama 관련상품(음반,도서,DVD)을
영문/중문 으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Korean wave shopping mall, sell the
K-POP/K-Drama (CD,DVD,Blu-ray,Book) We aceept PayPal/UnionPay/Alipay
and support English/Chinese Language service

English

作为出售正规 K-POP/K-Drama 相关(CD,图书,DVD) 韩流商品的网站, 支持 中文/英文 等海外结账方式

中文

Exclusive ticket sales for domestic and international pop artists

Global yesticket

검색

어깨배너

2월 혜택 모음
슈퍼특가
1/6

빠른분야찾기


신용카드 (54x86mm)
신용카드 (54x86mm)
A4용지 (210x297mm)
A4용지 (210x297mm)
dummy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미리보기 사이즈비교 파트너샵가기 공유하기
수상내역
소득공제 강력추천 오늘의책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처드 플래너건 저/김승욱 | 문학동네 | 2018년 01월 05일 | 원서 : The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 리뷰 총점9.3 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85건)
  •  eBook 리뷰 (0건)
  •  종이책 한줄평 (56건)
  •  eBook 한줄평 (1건)
회원리뷰(142건) | 판매지수 390 판매지수란?
구매혜택

캘리 갱 포스트잇 증정

상품 가격정보
정가 15,500원
판매가 13,950 (10% 할인)
YES포인트
배송안내
배송안내 바로가기

구매 시 참고사항
구매 시 참고사항

판매중

수량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1/4
광고 AD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92g | 140*210*35mm
ISBN13 9788954649919
ISBN10 8954649912

관련분류

이 상품의 태그

  •  검색 페이지에서 선택된 태그에 등록된 더 많은 상품을 확인해 보세요. 전체보기

이 상품의 이벤트 (10개)

책소개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2명)

1961년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주 출생. 영국 옥스퍼드 대학 우스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그의 작품세계의 큰 테마는 자신의 고향과 역사에 대한 기억으로, 그는 42개국 이상에 소개된 동시대 최고의 호주 작가로 손꼽힌다. 한 뱃길잡이의 삶과 가족사 이야기를 다룬 첫 소설 『어떤 강 안내인의 죽음Death of a River Guide』(1994)과 자국에서만 15만 부 이상이 나간 슬로베니아 이민자들... 1961년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주 출생. 영국 옥스퍼드 대학 우스터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그의 작품세계의 큰 테마는 자신의 고향과 역사에 대한 기억으로, 그는 42개국 이상에 소개된 동시대 최고의 호주 작가로 손꼽힌다. 한 뱃길잡이의 삶과 가족사 이야기를 다룬 첫 소설 『어떤 강 안내인의 죽음Death of a River Guide』(1994)과 자국에서만 15만 부 이상이 나간 슬로베니아 이민자들 이야기 『한 손으로 치는 손뼉 소리The Sound of One Hand Clapping』(1997)를 발표해,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수작들이 나왔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 두 초기작에, 앨리스 먼로와 이언 매큐언을 제치고 2002년 영연방 작가상을 수상한 『굴드의 물고기 책Gould’s Book of Fish』(2001)을 보태어, 작가는 ‘영혼의 역사’ 이야기로 요약한다. 이후 9.11 테러와 그 이후를 다룬 『미지의 테러리스트The Unknown Terrorist』(2006), 영국 탐험가 존 프랭클린 집안에 입양된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 소녀 이야기와 소설가 찰스 디킨스 이야기가 나란히 펼쳐지는 『원하다Wanting』(2008) 등의 장편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는 한편, 배즈 루어먼 감독의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제작에 참여하며 각본가로도 활약했다. 2013년 이 책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로 다시 한번 비평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플래너건은 2014년 맨부커상과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논픽션 『탈출 노트Notes on an Exodus』(2015)와 장편소설 『퍼스트 퍼슨First Person』(2017) 등이 있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17세기 바쇼의 하이쿠 기행문 『오쿠로 가는 좁은 길』의 영문판 제목을 딴 것으로, 작가는 실제로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전쟁포로였던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쳤다.
사진 (c) Joel Saget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스트 원티드 맨』 『살인자들의 섬』 『나보코프 문학 강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스토너』 『분노의 포도』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신은 위대하지 않다』 『푸줏간 소년』 『대담한 작전』 『노년에 대하여』 『사형집행인의 딸』 『우...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스트 원티드 맨』 『살인자들의 섬』 『나보코프 문학 강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스토너』 『분노의 포도』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신은 위대하지 않다』 『푸줏간 소년』 『대담한 작전』 『노년에 대하여』 『사형집행인의 딸』 『우아한 연인』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19호실로 가다』 『사랑하는 습관』 『듄』 『제1구역』 『샤프롱』 등이 있다.

만든 이 코멘트

저자, 역자, 편집자를 위한 공간입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남겨주세요. 코멘트 쓰기
접수된 글은 확인을 거쳐 이 곳에 게재됩니다.
독자 분들의 리뷰는 리뷰 쓰기를, 책에 대한 문의는 1:1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

책 속으로

--- p.528~529

출판사 리뷰

추천평

몇 해간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맨부커 상을 받았지만, 올해 수상작은 걸작이다. 이 책은 전쟁소설이라기보다는 사람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격조 높고 강렬한 문장으로 써내려간 최고의 소설.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책을 쓰려고 태어난 게 아닐까. 이제 이 책은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A. C. 그레일링(2014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리처드 플래너건은 오스트레일리아판 『전쟁과 평화』를 썼다! ―앨런 츄스(미국공영방송라디오 해설가, 작가)

애정과 사랑이 어우러진 한 편의 교향악이자, 깊이 있고 폭넓은 삶을 포착해낸 감동적이고 강렬한 이 작품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가디언

이 책의 주인공 도리고 에번스는 현대판 율리시스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제 꿈을 좇는. ―위마니테

기억, 트라우마, 공감에 관해 유연한 숙고로 이끄는, 수정같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서사시이자 진정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 ―퍼블리셔스 위클리

다시 읽어봐도 이 소설은 더없이 신중하고 아름답게 축조된 눈부신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매혹적인 이 소설은 세계 최정상의 작가가 쓴 전쟁소설의 고전이다. 코맥 매카시 『더 로드』 이후로 이처럼 날 뒤흔들어놓은 작품은 없다. ―론 찰스(워싱턴 포스트)

정교하고 치밀하게 멜로드라마 같지 않은 어조로 격조 있게 그려낸 작품, 플래너건의 소설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휴머니티와 그 의의를 지켜내는 데 있어 빠지면 안 될 감동적인 소설. ―시애틀 타임스

수려한 서사로 엄청난 감정을 뒤흔드는, 비상한 작품성을 지닌 소설. 이제 고전의 반열에 들어섰다. ―옵서버

그 누구도 감히 이런 결실을 내놓지 못할, 비교 불가의 작품. ―오스트레일리안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아름다운 소설. ―선데이 타임스(런던)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책을 쓰기 위해 태어났다. ―이코노미스트

호메로스 같다고 해야 할까. 플래너건의 언어감각, 역사의 밑바닥을 흐르는 끝없는 불온성, 섬세한 묘사력은 그의 소설을 따로 떼놓고 보게 한다. 이 책에서 잘못 친 음이라곤 없다. ―아이리시 타임스

이 책에 반했다. 그저 훌륭한 소설이라서가 아니라, 끔찍한 것을 바라볼 줄 아는 힘과 거기서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창조해낼 줄 아는 힘을 지닌 귀한 책이란 점에서. 모두 꼭 읽어보기를! ―에비 와일드(영국 소설가)

잊지 못할 전쟁시의 인간을 그린 소설. ―타임스(런던)

압도적이다. 플래너건이 이 책을 다 쓴 날 그의 아버지는 죽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써낸 것을 분명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인디펜던트

올해의 책 추천평 (1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명작
w**********2 | 2021.10.25

회원리뷰 (85건)

매주 10건의 우수리뷰를 선정하여 YES포인트 3만원을 드립니다.
3,000원 이상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일반회원 300원, 마니아회원 600원의 YES포인트를 드립니다.
eBook은 다운로드 후 작성한 리뷰만 YES포인트 지급됩니다.
클래스, CD/LP, DVD/Blu-ray, 패션 및 판매금지 상품, 예스24 앱스토어 상품 제외됩니다. 리뷰/한줄평 정책 자세히 보기
리뷰쓰기

8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리뷰 총점9.2/ 10.0
연령대별 평균 점수는?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9.0
  • 50대 9.0
예스24에서 우수작으로 선정한 리뷰가 (2건) 있습니다.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으랴
평점10점 | a*****7 | 2018-02-17 | 신고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어이하나, 안타까운 마음 부여잡고 도리고를 따라 정글 라인을 헤매고 태즈메이니아 산불지역에 갇힌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달리다보니 어느새 18세기 하이쿠 시인 시스이의 임종 시에 닿고 말았다. 원 하나만 오롯이 그려진 불가사의한 게송. 그건 젠체하는 장식물이 아니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붙박인 북극성처럼 거역할 수 없는 엄정한 이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별빛을 좇아 좁은 길을 돌고 돌아 마침내 먼 북에 도달한 자만이 끄덕일 수 있는 비의였다.

 

 

먼 북은 어딜까

 

모두들 바라보는 북극성, 우린 뭘 좇으며 살아갈까? 무엇이 일상에 침잠해있는 우리를 일으켜 생의 의지로 달뜨게 할까? 안온한 삶의 조건이 보장돼 있던 도리고에게 모든 일은 식상하고 의미 없었다. 그를 일깨운 빛은 무엇이었을까

 

밤에는 엘라에게 편지를 쓰면서, 문학작품에서 배운 사랑의 구절들과 표현에 푹 빠지려고 애썼다. 편지는 길고 따분하고 거짓이었다. 책에서 읽은 적이 없는 생각들과 감정들이 그를 괴롭혔다. 그래서 이것이 사랑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키스의 아내를 향해 소용돌이치는 증오와 욕망을 느꼈다. (115)

 

아이를 갖게 한 죄책감 때문에 자신을 아내로 맞은 남편, 무미건조하게 의무감으로 대하기만 하는 그와 가식적인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에이미에게 반짝 다가온 별은 또 무엇이었을까

 

에이미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말을 그 키 큰 의사에게 했음을 깨달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클럽에서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린 이유도, 그가 방을 나가려고 할 때 자신이 그를 붙잡은 이유도,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다시는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다질 뿐이었다. (155)

 

그건, 사랑이었다. 간절히 닿고 싶은 욕망이었다. 본능적 이끌림이었다. 그 지향점이 있었기에 태국 밀림 속 흙구덩이,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견딜 수 있었다. 복귀한 다음에도 권태로운 일상을 버텨내며 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구역질나는 남편과의 관계를 인내하고 조롱도 참아내며 가난을 이길 수 있었던 힘도 거기서 비롯되었다.

 

 

사랑은...

 

사랑을, 당의정을 입힌 기호품으로 여기곤 한다. 달콤하고 따스한 이미지만 선망하고 소비한다. 그런 환상에 휘둘려 있으니 실망하게 마련이다. 사랑은, 독이 든 사과다. 다만 독이 한쪽 면에만 퍼져있고 나머지 부분까진 아직 이르지 않았다는 사실. 덥석 베어물다보면 독이 잔뜩 오른 부분일 수 있다. 알아챘다면 뱉어내거나 참고 다른 델 맛보면 되는데, 그 당연한 이치를 놓치곤 한다. 그게 인간이다. 그런데 독은 때론 치명적이기도 하다. 그러니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벼랑 끝에서 한 걸음 내딛듯 생을 던져야 한다. 에이미는 사랑의 양면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파괴하기도 한다는 것을 머리론 분명 헤아렸다. 그런데도 묘한 떨림 앞에 이치와 계산은 까무룩 사라져버렸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알면서도 삶을 소진할 수밖에 없는 것, 사랑은 비극이었다.

 

등 뒤에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그의 몸을 느끼며 사랑은 선도 행복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키스와 함께 있을 때 반드시 항상 불행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도리고에 대한 감정이 항상 딱히 행복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에이미에게 사랑은 우주에 닿는 것, 한 사람 안에서 폭발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우주 안으로 폭발해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세상을 파괴하는 멸절이었다. 그녀는 누워서 등 뒤에서 조용히 흐느끼는 키스를 느끼며, 사랑은 기쁨과 즐거움만큼이나 불행과 잔인함과 망각에 힘을 소진한 뒤에야 비로소 끝난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녀는 밤마다 그렇게 누워 뱃속에서 깨진 유리 파편들이 굴러다니며 베고, 베고 또 베는 것을 느꼈다. (202)

 

 

그 길은 왜 그리 좁을까

 

아무리 애써도 결국 한 점, 예정된 비극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별짓 다하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길길이 날뛴 후 언뜻 돌아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만 못한 경우도 있다. 왜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 걸까, 사랑은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물고기들은 모두 파면을 따라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으며, 부서지는 파도의 손에서 탈출하려고 미친 듯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래도 파도는 항상 그들을 힘으로 붙들고 제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갔다. 물에 젖어 번들거리는 그 물고기들이 예정된 운명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에이미는 부풀어 오르는 파도를 따라 자신 또한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기대와 흥분으로 긴장했다. 자신의 파도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만약 잡아낸다면 자신과 물고기들이 어디로 실려 갈지 알 수 없었다. (157)

 

그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리고의 눈에 에이미가 반짝 들어온 것, 에이미의 남편이 도리고의 고모부였던 것, 도리고가 돌본 가디너가 형 톰의 사생아였던 것, 고타 대령과 나카무라 소령이 하이쿠를 좋아하는 미적 감수성을 지녔다는 것은 본질이나 필연이 아니다. 우연이고 실존이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인간의 지성과 의지로 넓힐 수 있는 길이 결코 아니었다. 예측 불허의 바람에 휩쓸리고 통제할 수 없는 격랑 가운데 내던져진 존재로선 어이할 수 없는 숙명이었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지적 설계에 따라 예정된 결말로 이어지는 한 길, 좁디좁은 길 외에 다른 노선이란 주어지지 않는다. 거센 풍향을 거스를 수 없는 작은 새처럼, 운명을 거역할 수 있는 인간이란 없는 것이다.

    

도리고와 에이미의 길은 엇갈리게 세팅돼 있었다. 아무리 애써도 합류 지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간절히 원하고 견결하게 노력하면 파도를 되돌리고 길을 열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실낱같은 끈을 놓지 않았다. 도리고는 전장으로 떠나면서 에이미에게 기다리라고, 돌아와서 결혼하자고 고백한다약혼녀 엘라가 엄연히 있었지만 뇌구조의 작은 점도 차지하지 못했다. 에이미도 약속을 믿고 질곡을 견딘다. 그러나 도리고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남편 키스 멀베이니, 에이미가 폭발사고로 숨졌다는 신문기사를 보낸 아내 엘라 랜즈베리의 거짓은 일말의 가능성마저 앗아가 버렸다. 그 순간 이들은 죽어버렸다. 의미가 사라진 후 남은 삶은 구차하게 연명하는 셈이니.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으랴

 

파도에 떠밀려 결혼이란 형식을 수용한 도리고는 겉돌기만 했다. 잦은 스캔들은 엘라를 나락으로 몰아넣었다. 도리고의 무신경과 무책임에 절망했다. 에이미와의 관계에 넌덜머리가 났었는데 늙수그레한 즈음까지 불륜을 거듭하는 남편이 못마땅해 죽을 지경이었다. 아이들도 아빠를 데면데면 없는 사람 취급했다.

 

그때 도리고를 향한 손가락질은 얼마나 따가웠을까? 그는 지탄받아 마땅한 존재였을까? 가족도 모르는 냉혈한이었을까? 도리고의 심경은 어땠을까? 섹스를 탐닉하며 희희낙락 즐겁기만 했을까아마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에이미와의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고 세속적인 셈법에 따른 정략적인 결혼을 했다는 자책이 그를 늘 억눌렀다. 괴로움을 반항과 일탈로 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미움의 대상이 엘라나 가족은 결코 아니었다. 바로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무기력했던 자신이 한심해서 못 견딜 지경이었던 것이다. 전쟁의 트라우마도 그를 괴롭혔다. 전쟁 중에나 전후 기념사업 때에도 그는 사랑과 인술의 화신으로 칭송받았다. 스스로도 그렇게 믿었고. 그런 도리고의 뇌리에 맴도는 것이 다키 가디너를 체벌할 때 암묵적으로 동조했던 일이다. 사랑하며 지켜줘야 할 어린 양의 처참한 고통을 끝내 모른 체 해버렸던 것이다. 엘라는 그런 도리고를 이해하지 못했고 안아주지 않았다.

 

삼백 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사람을 세 명이 망가뜨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중략) 그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동의했고, 저 진동에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도리고는 가장 먼저 박자를 맞췄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한 일이 거의 없으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동의한 것이다. (중략) 순간적으로 그는 무서운 세상의 진실을 본 것 같았다. (365)

 

에이미를 잃고 전장에서 자존감도 상실한 그는 엇나갔고 엘라는 도리고를 미워했다. 사랑 없는 결혼생활에 진저리치며 스스로를 갉아먹어 나갔다.

 

그를 향해 칼날을 벼리던 엘라, 그녀도 결국 사랑을 확인한다. 도리고의 진심을 읽었던 것이다. 태즈메이니아 거센 산불을 뚫고 기어이 찾아온 도리고 에번스, 그는 엘라와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사지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에이미를 사랑한 방식과는 달랐지만 나름의 사랑의 끈을 꼭 쥐고 있었다. 결코 놓지 않았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으며 함께 살아온 두 사람의 고통과 절망, 함께 살면서도 함께 하지 못하는 삶, 애정과 질병과 비극과 농담과 수고로 이루어진 음모, 결혼생활, 기묘하고 무서운 인간 존재의 한없음. (523)

 

그러니 어찌 도리고를 탓할 수만 있으랴. 그를 단죄할 수 있는, 그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자 어디 있겠는가. 그도 운명의 격랑에 휩쓸린 한낱 여린 인간이었으니. 사랑 앞에 스러지고 사랑 없음에 아파하며 좁은 길 걸어온 이였으니.

 

 

그래서 먼 북은 결국 사랑이었다. 운명적 끌림이기도 하고, 경험을 공유한 자들의 의무감 같기도 한, 바로 사랑이었다. 모든 지남철이 가리키는 한 곳, 중심에 정확히 가닿으면 바늘이 한없이 떨린다는 그 지점, 좁은 길을 거쳐야 비로소 닿을 수 있는 생의 비의, 그 먼 북이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 사랑이 이들을 구원했다. 이 죄인들을 용서한 것이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6 댓글 2 접어보기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 리처드 플래너건
평점10점 | t******e | 2018-01-29 | 신고

이 책은 기억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잊을 수 없도록 선명했던 현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져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각색되어지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기억이 윤색되어져야 살 수 있는 세상이었다. 고통의 순간이 매번 현실처럼 생생하게 회상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일본에는 죽음을 앞둔 시인이 마지막으로 시를 짓는 모습을 공개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 시들을 모아 임종시로 묶어낸 뒤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읽는다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전통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이 18세기 하이쿠 시인인 시스이가 임종시로 남겼다는 동그라미 하나를 의미 깊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 동그라미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으로 끝났다. 삶이 시작되어야 비로소 죽음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에는 일본의 하이쿠와 영국 시인 테니슨의 시들이 중요한 모티브 역할을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외진 섬에서 나고 자란 도리고 에번스는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좀 더 성공하고 싶은 욕망에 떠밀려가고 있었다. 뛰어난 재능과 성실한 노력으로 남들 앞에 서게 됐을 때 그는 자신의 삶에 조금은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사는 더 어두운 구석으로 그를 몰고 갔다. 평생 그를 힘겹게 만들 기억이 될 일본군 포로가 된 것이다. 세계 2차대전 때의 일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일본군 포로의 삶은 죽음과 똑같은 무게였다. 버마의 정글에서 별다른 장비도 없이 철도를 만드는 노역에 투입된 포로의 삶은 비참이라는 말보다 훨씬 더 비참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 비참이  정직하게 그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제사(題詞)는 파울 첼란의 "어머니,그들은 시를 써요."다.  일본인들의 이중성과 저열함을 고발하는데 이 구절만큼 적합한 것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공감했다.

 

일본군은 포로들을 하나의 도구로 보았다. 망가지면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되는 부속품이었다. 그래서 포로들이 끊임없이 죽어야 했다. 맨손으로 만든 선로 곁에는 죽은 포로들의 뼈와 가죽이 함께 있었다. 의사며 장교였던 도리고 에번스는 원하지 않았지만 천 명 포로의 리더가 되었다. 아침마다 일터로 나가야 하는 사람의 숫자를 맞추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었다. 그가 의사로서 애써 살려놓았던 환자들은 일터로 나가면서 죽었다. 자신이 저승의 뱃사공 카론이었다는 사실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가장 힘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그 시간을 밟고 그보다 조금 강한 사람들이 조금 더 살았다.

 

철도건설현장은 일본군의 저열함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사람 목숨을 그 어떤 사물보다 더 하찮게 여겼던 나까무라 소령과 고타 대령이 전후까지 살아남아서 삶에 아첨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딱했다. 자결하지 않고 포로가 된 이들을 그토록 멸시했던 일본군인들이 이름을 바꿔가며 숨어살다가 세월이 지나자 전쟁의 향수에 빠져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인간 속에서 괴물을 봐야하는 고통이었다.

 

우리의 삶은 시작과 끝이 맞물려 있는 동그라미다. 그 동그라미의 크기를 만드는 것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발걸음 일 것이다. 그 걸음을 옮기는 동안 우리는 친구와 연인을 만나고 사랑의 의미를 찾으며 희로애락의 시간을 보낸다. 마침내 희로애락의 시간이 잠 속에서 걸러지고 잊혀지면서 마지막 발자국을 뗄 때가 돼야 이 땅에 온 것이 어차피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자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제 대부분 자신이 온 곳으로 떠났다. 그들이 잊은 이야기를 기억하기 위해 작가는 책을 쓰고, 독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붙잡는다.

 

모임 자리에서 남자들은 군대이야기, 여자들은 산통을 즐겨 주제로 삼는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고통은 무뎌지고 조금씩 떨어져나가 마침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가장 단단한 청춘의 기억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남았다.  아이들은 계속 태어나고, 전쟁도 끝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자라서 군대에 가야하고, 모든 사람은 죽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버마의 정글에서 철로를 만들기 위해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던 그런 군대는 사라져야하지 않을까. 이것이 이 아픈 기억을 여러 갈래로 끌고 와서 마침내 세상에 내놓은 작가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잊기 힘든 기억을 가지게 된 나는 1940년대 버마 정글에서 벌어진 고통에 대해 한동안 떠들고 다닐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이 이야기는 잊게 되겠지만 기억의 어느 곳에는 이미 각인되어져,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때때로 삶이 아프다는 것을 느낄 것 같아 마음 무겁게 읽은 책이다.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16 댓글 20 접어보기

한줄평 (57건)

1,000원 이상 구매 후 한줄평 작성 시 일반회원 50원, 마니아회원 100원의 YES포인트를 드립니다.
eBook은 다운로드 후 작성한 리뷰만 YES포인트 지급됩니다.
클래스, CD/LP, DVD/Blu-ray, 패션 및 판매금지 상품, 예스24 앱스토어 상품 제외됩니다. 리뷰/한줄평 정책 자세히 보기
0/5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배송 안내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반품/교환 방법
  •  마이페이지 > 반품/교환 신청 및 조회, 1:1 문의,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맨위로
예스이십사(주)
대표 : 김석환, 최세라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 11, 5층~6층(여의도동,일신빌딩) 사업자등록번호 : 229-81-37000   통신판매업신고 : 제 2005-02682호 사업자 정보확인 이메일 : yes24help@yes24.com   호스팅 서비스사업자 : 예스이십사(주)
YES24 수상내역 정보보호 관리체계 ISMS인증획득 개인정보보호 우수사이트
소비자피해보상보험 서울보증보험
고객님은 안전거래를 위해 현금 등으로 결제 시 저희 쇼핑몰에서 가입한 구매안전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가입사실 확인
EQUUS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