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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12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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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82g | 140*220*30mm |
ISBN13 | 9791186372166 |
ISBN10 | 1186372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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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누군가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친다기보다 만지는 소리였다. 무심결에 발걸음을 멈추고 스산함에 잠긴 주위를 둘러봤다. 마침 달빛이 가늘고 긴 피아노 건반을 넌지시 비추고 있었다. 명아주 수풀 속 그 피아노를.ㅡ그러나 사람의 그림자는 어디도 없었다. 딱 한 음이었다. 하지만 피아노가 분명했다. 나는 조금 으스스 해져서 다시 걸음을 재촉하려 했다. 그때 내 뒤에 잇던 피아노가 분명히 또 희미한 소리를 냈다. 난 물론 뒤돌아보지 않고 재빨리 걸어갔다, 습기를 머금은 세찬 바람이 내 등을 떠미는 걸 느끼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피아노」중에서, 38쪽)
좋은 산문, 좋은 수필은 어떨 것일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군더더기 없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은 아닐까. 평범한 일상 가운데 느닷없이 찾아오는 명징하면서도 이상한 기류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것 말이다. 일기처럼 보이지만 일기는 아닌 글, 한 발 떨어져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힘. 26명의 작가가 쓴 41편의 산문을 수록한 『슬픈 인간』을 읽으면서 산문이란 이렇게 아름답고 강렬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나쓰메 소세키, 미야자와 겐지, 다자이 오사무를 제외하면 내게는 이름조차 낯선 작가들의 글이었다. 어떤 산문을 읽게 될지 알지 못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할까. 나쓰메 소세키의 경우 『긴 봄날의 소품』에서 만난 산문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담백한 유머라고 말하고 싶다.
26명의 작가의 산문은 각각 많게는 세 편, 적게는 한 편을 읽을 수 있는데 작가의 이력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산문의 배경이나 시대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전쟁의 상흔이나 생활고, 우울증에 대한 것들이 그러하다. 글을 통해 그 시대를 상상하고 작가의 불안을 읽는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인지 짐작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글이라는 매개체가 있어 조금이나마 그 장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산문은 그 안에 담긴 고통을 상쇄시킬 정도로 아름다웠고 작가의 심리를 고스란히 묘사한 글은 걱정을 불러왔다.
나는 길을 걸으며 내 발소리가 고요하고 차분하다고 느낀다. 전찻길을 가로질러 폭 일 미터의 골목길로 들어서면, 양쪽 높은 건물 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선명하게 아름답다. 정말 이렇게 예쁘고 파란 하늘이 거리에 존재하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거의 굶어 죽을 지경으로 불판 폐허를 비틀비틀 걸아 다녔을 때, 그때도 저 높은 하늘에서 살짝 새나온 이상하리만치 맑고 깨끗한 빛이 있었다. 내가 살아남았다는 것,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어떤 힘이 내게 그 사실을 격렬하게 상기시켰다. 나는 나의 발소리를 나의 숨소리마냥 하나둘 세고 있다. (하라 다미키 「불의 아이」중에서, 318쪽)
분명 보통의 일상인데 감탄을 자아내는 산문이 많았다. 그것은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일까. 아니면 쓰고 또 쓰면 가능한 것일까. 똑같은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다자이 오사무 「온천溫泉」과 같은 짧은 글은 온천이 아니더라도 욕조에서의 기분을 써 보거나 마사무네 하쿠초의「꽃보다 경단」처럼 꽃 피는 풍경이나 추억을 묘사해도 좋을 듯하다. 26명의 작가의 글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기쁨, 치열한 아름다움과 함께 슬픈 인간의 초상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물이다, 그래, 흡사 수정을 녹인 듯 아름답다, 나의 몸을 담그기에 어쩐지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탕으로 들어간다, 졸졸 물이 넘쳤다, 아까운 짓을 했구나, 탕 안에 찰랑찰랑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기분 좋다, 햇살이 불투명 유리 너머로 쏟아져 물 밑까지 비추었다. 물은 다시 잠잠해져 나의 몸을 감쌌다. 정말로 밝다, 밖에서 참새가 짹짹 울었다. 무심코 밝은 창문 쪽을 바라본다, 뜰에서 드리운 나뭇잎 그림자가 불투명 유리에 검은 그림을 그렸다. 바슬바슬 미미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뭇잎 한 장이 팔랑팔랑 떨어졌다…… 괜스레 쓸쓸했다. 야릇하게 몸이 나른해졌다. 물에서 하얀 수증기가 느릿느릿 올라온다, 손으로 앞으로 쭉 뻗다 문득 손톱을 봤다, 많이 길었네, 잘라야겠어. 정말이지 고요하다, 나의 몸도 영혼도 수증기와 함께 천상으로 피어오를 듯한 기분이 들었다……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다자이 오사무 「온천溫泉」전문,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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