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이라는 말에 가슴 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푹 빠져 본 영화 한 편쯤은 있다.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마치 자신의 일인 양 감정을 이입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냉혹하고 잔인한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 낸 영화에 몸서리를 치기도 하며, 놀라운 상상력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 낸 영상에 환희와 흥분을 느끼기도 한다. 영화가 가져다주는 경험이 너무나 가슴 뛰는 까닭에 그저 영화를 광적으로 보는 마니아를 넘어 아예 영화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도 많다.
부키 전문직 리포트 스물두 번째 책인 『영화인이 말하는 영화인』은 바로 영화를 사랑하기에 영화를 둘러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물한 명의 직업인들이 경험해 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는 마당이다. 영화제작사 대표에서부터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특수 분장사, 배급팀장, 영화평론가에 이르기까지 직종도 다양하다. 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은 '영화인'이라는 말에 가슴 뛰지만, 어떻게 하면 영화인이 될 수 있는지, 영화 산업 현장에서는 대체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알기 어려웠던 예비 영화인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영화인'이라는 말에
가슴 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푹 빠져 본 영화 한 편쯤은 있다.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마치 자신의 일인 양 감정을 이입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냉혹하고 잔인한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 낸 영화에 몸서리를 치기도 하며, 놀라운 상상력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 낸 영상에 환희와 흥분을 느끼기도 한다. 영화가 가져다주는 경험이 너무나 가슴 뛰는 까닭에 그저 영화를 광적으로 보는 마니아를 넘어 아예 영화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영화인이 된다는 게 무얼 의미하는지, 어떤 직업들이 존재하는지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대개는 영화 시사회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배우와 감독, 그리고 여러 시상식에서 들어봤을 법한 조명·미술·음악감독 등을 떠올릴 법한데, 현장을 들어가 보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영화 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란 사실상 인간이 만들어 낸 거의 모든 예술 및 기술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영화와 관련된 직업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부키 전문직 리포트 스물두 번째 책인 『영화인이 말하는 영화인』은 바로 영화를 사랑하기에 영화를 둘러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물한 명의 직업인들이 경험해 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는 마당이다. 영화제작사 대표에서부터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특수 분장사, 배급팀장, 영화평론가에 이르기까지 직종도 다양하다. 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은 '영화인'이라는 말에 가슴 뛰지만, 어떻게 하면 영화인이 될 수 있는지, 영화 산업 현장에서는 대체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알기 어려웠던 예비 영화인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영화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멋진 주인공, 아름다운 배경과 소품, 가슴 절절한 음악, 이 모든 게 나의 현실과는 너무나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영화'판'은 어떨까? 그렇듯 멋진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세상 그 어떤 곳보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분투한다. 출근 시간은 있되 퇴근 시간은 따로 없고, 촬영 현장에서는 밤을 꼴딱 새우기 일쑤다.
어디 한 군데 힘들지 않은 일이 있으랴만 영화판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영화인들은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일들에 푹 빠져 있다. 그래서 다들 '직업으로서 영화인의 비전'을 물으면 입을 모아 '힘든 점이 분명 있지만,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말한다. 그런 까닭에 무작정 용기를 내어 바닥에서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영화인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이른바 '도제 시스템'으로 일을 배워 나간다.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수년간 경험을 쌓고 기술을 전수받으며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배우기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영화판의 모든 사람들은 일상의 매 순간마다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촉수를 곤두세운다.
시네마 천국은 아니지만…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들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뉴욕 예술대학 졸업식 축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졸업생 여러분, 해냈습니다. 그리고 엿 됐습니다(you're fucked)." 예술 분야에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험난한 일인지 우스갯소리로 말한 것이다. 분명 영화판은 결코 '시네마 천국'이 아니다. 그럼에도 영화인들이 그토록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분야가 자신의 열정을 가장 창조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게 해 주며 매번 새로운 도전 욕구와 성취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영화인들을 추동하는 힘은 바로 몰입과 희열이다. 의무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느끼기보다 완전히 그 일과 하나가 되어 춤을 추는 것이다. 어쩌면 '미쳤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듯 완전히 미친 경지에 이르는 까닭은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일과 그 일을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를 만들어 내는 일의 성취감이, 그 일을 둘러싼 희열과 책임감이 영화인들을 추동해 가지만 결국 그 아래에 흐르고 있는 것은 하나다. 바로 영화에 대한 사랑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영화를 사랑한다면 영화에 뛰어들라고 주문한다.
프리프로덕션부터 포스트프로덕션까지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영화인이 세계
보통 '영화' 하면 어떤 직업들을 떠올릴까? 영화 엔딩 크레디트를 유심히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영화를 둘러싼 직업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 배우와 감독 등을 떠올릴 테지만, 실상 하나의 영화를 만들 때는 크랭크인 이전부터 크랭크업 이후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계획하고 제작하고 판매하기 위해 애쓴다. 바로 프리프로덕션에서부터 포스트프로덕션에 이르는 영화인의 세계다. 프리프로덕션의 중심에는 바로 시나리오가 있다.
좋은 시나리오와 훌륭한 감독, 최고의 배우만 있다고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영화도 '산업'이기에 그에 걸맞은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바로 '투자'다.
영화 제작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제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들어간다. 바로 프로덕션 단계이고, 이때 촬영, 조명, 의상, 미술, 의상, 특수분장 등 다양한 영역의 영화인들이 참여한다. 그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또 특별히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모든 요소들이 자기 자리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도 높은 한 편의 영화가 탄생하게 된다.
크랭크업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실제 관객과 만날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바로 포스트프로덕션 작업이다. 바로 편집, 특수효과, 사운드, 음악 등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들이다. 같은 장면, 같은 연기라 하더라도 포스트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완성된 영화는 이제 시장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또 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화평론가와 영화기자, 그리고 배급, 마케팅, 해외 세일즈, 영화제 프로그램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영화 시장의 소비자들은 이들을 통해 비로소 영화를 접하고, 또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끔 해 주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영화인들 가운데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 서 있기에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한 편의 영화와 제작되고 관객과 만나기까지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고, 그만큼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기획자인 영화평론가 최은진이 말했듯이 영화인 대부분은 어느 회사 소속이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한다. 영화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작업 의뢰가 줄을 선 영화인도 있지만, 매번 고용불안에 대한 스트레스를 떨칠 수 없는 영화인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실력을 인정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영화계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영화라는 말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이라면, 로버트 드니로의 뉴욕 예술대 졸업식 축사에서 다음 대목을 마음에 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 "저는 여러분의 마음속에 신뢰를 심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지만, 만약 제가 손주들에게 충고를 한다면 예술을 전공하라고 하진 않을 겁니다. 아마도 회계나 다른 실용적인 것을 전공하라고 하겠지요. 그런 다음 저는 저 자신이 한 말에 반박할 것입니다.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요. 마음을 열고 새로운 경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들은 결코 알 수 없게 됩니다. 용감하게 나서서 기회를 잡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