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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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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7

다섯째 아이

도리스 레싱 | 민음사 | 1999년 06월 30일 | 원제 : : The Fifth Child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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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1999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1쪽 | 340g | 132*224*20mm
ISBN13 9788937460272
ISBN10 893746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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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작가 도리스 레싱은 현대의 사상·제도·관습·이념 속에 담긴 편견과 위선을 냉철한 비판 정신과 지적인 문체로 파헤쳐 문명의 부조리성을 규명함으로써 사회성 짙은 작품세계를 보여준 영국의 여성 소설가이자 산문 작가이다. 본명은 도리스 메이 테일러(Doris May Tayler)이다. 1919년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에서 영국인 이민자 부모의 장녀로 태어났다. 1925년에 가족이 영국령 남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 작가 도리스 레싱은 현대의 사상·제도·관습·이념 속에 담긴 편견과 위선을 냉철한 비판 정신과 지적인 문체로 파헤쳐 문명의 부조리성을 규명함으로써 사회성 짙은 작품세계를 보여준 영국의 여성 소설가이자 산문 작가이다.

본명은 도리스 메이 테일러(Doris May Tayler)이다. 1919년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에서 영국인 이민자 부모의 장녀로 태어났다. 1925년에 가족이 영국령 남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로 이주해 농장을 운영하면서 식민지의 흑백 분리와 인종주의를 목격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가족이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으나, 레싱은 로마 가톨릭의 여학교를 다녔다. 쏠즈베리 여학교에서 수학했으나 열네살에 학교를 떠나 독학했고, 열다섯살에 집을 떠나 베이비시터, 전화교환원, 타이피스트 등으로 일했다. 이런 어렵고 고된 유년기에도 불구하고, 레싱의 작품에서 그려진 영국령 아프리카의 삶은 식민지 영국인의 메마른 삶과 원주민의 어려운 삶에 대한 연민으로 채워져 있다. 열네 살 이후부터 어떤 제도 교육도 거부한 독특한 이력은 기성의 가치 체계 비판이라는 그녀의 작가 정신과 태도의 일관성을 잘 보여준다.

영국인으로서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 로디지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특히 인종차별 문제, 여성의 권리 회복 문제, 이념 간의 갈등 문제 등에 깊이 천착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정치 의식과 사회비판 의식은 전통과 권위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어리석음, 반가치 등의 집단 폭력으로부터 인간 개인의 개성적인 삶과 사상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두번의 이혼을 겪고 1949년 런던으로 이주해 정착한 뒤 1950년 첫 장편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했다. 그후 ‘폭력의 아이들’ 5부작(1952~69) 『금색 공책』(1962) 『생존자의 회고록』(1974) ‘아르고스의 카노푸스’ 5부작(1979~83) 등 굵직한 장편소설뿐 아니라 『사랑하는 습관』(1957) 『한 남자와 두 여자』(1963) 『런던 스케치』(1992) 등의 단편집, 희곡, 시집, 에세이, 자서전 등을 펴내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사회 참여도 활발하여 1952년 영국 공산당에 입당해 반핵 시위에 앞장섰고, 1956년 소련의 헝가리 침공을 비판하며 탈당한 뒤로도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반인종주의운동을 이어갔다.

그녀는 수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11번째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었으며, 당시 88세로 역대 수상자 중 최고령의 기록을 세웠다. 이 외에도 써머싯몸상(1954), 메디치상(1976), 유럽 문학상(1981), 셰익스피어상(1982), W.H.스미스 문학상(1986), 제임스테이트블랙 기념상(1995), 데이비드코언 문학상(2001) 등 각종 문학상을 받았다.

그녀는 두 차례 결혼하고 두 차례 이혼했으며, 세 명의 자녀를 두었다. 찰스 위즈덤(Chales Wisdom)과의 첫 결혼 생활은 1939년부터 1943년까지 이어졌다. 후에 동독의 우간다 대사를 지내기도 한 고트프리트 레싱(Gottfried Lessing)과의 결혼 생활은 1945년부터 1949년까지 이어졌다. 1999년 영국 정부로부터 CH훈장을 받았으나 DBE 작위는 고사하였다. 2013년 11월 17일 향년 94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인종주의, 반전(反戰), 성(性) 대결, 결혼제도와 모성 신화, 계급사회,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등 20세기 사회, 정치, 문화의 광범위하고 첨예한 주제들을 문학적으로 가장 잘 형상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역자: 정덕애
이화여대 영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뉴욕주립대 박사학위 취득.역서로 <그래도 나는 쐐기풀 같은 고통을 뽑지 않을 것인가>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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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67
--- 작품해설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p.159

출판사 리뷰

국내에 소개되는 도리스 레싱의 최신작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작가인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의 『다섯째 아이』가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다섯째 아이』는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레싱의 1988년작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고전Classic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어낸 바 있다. 이 작품을 발표한 후 가진 《New York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레싱은 『다섯째 아이』를 착안하게 된 두 편의 글을 소개했다. 빙하시대의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전해져 영향을 미친다는 고고학자의 글과 정상적인 세 아이를 낳은 뒤 태어난 사악한 네번째 딸 때문에 행복한 가정이 파괴되었다고 하소연하는 한 어머니의 사연을 담은 잡지의 글이 그것이었다. 이 두 편의 글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다섯째 아이』의 줄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가 ― 사회생물학 논쟁을 바라보는 레싱의 시선
1960년대 런던, 아주 정상적인 두 남녀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민다. 그들은 주위 사람들이 놀리듯이 오늘날에는 보기 드문 경우이다. 문란한 혼전 성관계, 이혼, 또는 혼외정사, 산아 제한, 마약 같은 것들을 거부하며 그들은 전통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건설해 나간다. 그런 행복한 가정의 요소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핵가족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커다란 빅토리아식 집을 포함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모성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자식들이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도움을 주는 부모로서의 의무가 포함된다. 그러나 <다섯째 아이> 벤은 해리엇과 데이비드의 통제 밖에 있는 이상한 유전자의 지배를 받고 있어 그들의 삶을 계획했던 행로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벤은 그들의 <이상적인> 가정을 파괴해 간다. 비정상적인 한 아이가 그들의 가정과 그 가정의 기초가 되었던 모든 이상들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벤 같은 아이가 태어났을까 생각하면서 해리엇은 행복하게 살려는 자신들에 대한 신의 형벌일까 아니면 태고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주적 진화의 소산일까 질문해 본다.

그러나 레싱은 그 문제의 정답을 내놓으려고 시도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벤과 그 무리들을 대도시 지하 어느 곳에 풀어놓음으로써 해리엇과 데이비드, 그리고 우리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미래의 어떤 모습을 예언하고 있다. 유전공학으로 인간까지도 복제되는 세기말,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이 시대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는 우리에게 <인간>의 근원과 가치에 대해 도전적이고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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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다섯째 아이_ 행복이라는 이름의 무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2****a | 2022-05-18


 

 

 

사랑스러운 존재가 가족을 해체시키는 끔찍한 존재로 돌변하는 순간에의 공포!

여성에게 부여된 임신에의 공포와 의무감 혹은 모성애와 책임감이 어떠한 방식으로 왜곡될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보여준 소설!

 

 

 

  1960년대 런던, 한 남녀가 직장 파티에서 만나게 된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끌린다. 그들은 당시로서도 꽤나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문란한 혼전 성관계나 이혼 또는 혼외정사, 산아 제한 같은 것들을 거부하는 전통적 의미의 가정을 이루기를 원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가정은 행복을 결정짓는 인생의 중대한 목표였으며, 그 속에서 아이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자식을 많이 낳기로 결정한다. 가족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6명 이상의 자녀 계획에 걸맞은 큰 저택을 구입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왕국에서 6년간 4명의 아이들을 낳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부부는 매년 크리스마스나 휴가 기간마다 흩어져 있던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들고, 아이들의 음성으로 가득한 집안 풍경이 주는 만족감에 젖어 자신들의 선택이 최선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행복. 행복한 가정. 로바트 가는 행복한 가족이었다. 이것은 그들이 선택한 것이었고 누릴 자격이 있었다. 데이비드와 해리엇은 얼굴을 맞대고 누워 있으면 때로는 그들의 가슴속 대문이 활짝 열리면서 아직도 자신들을 놀라게 할 만큼 엄청나게 강렬한 안도감과 감사의 정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아주 오랜 기간처럼 보이는 그 시간 동안 인내하기란 사실 쉽지 않았다.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60년대의 시대 정신이 그들을 비난하고 고립시키고 자신들의 가장 좋은 면을 축소시키던 때에,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기가 어려웠었다. 이제 보아라, 자신들의 완고한 개성을 방어하려고 사력을 다한 것이 옳았다. 그 개성은 너무나도 고집스럽게 가장 최상을 선택했다-바로 이 삶. / 30p

 

 

 

허황된 꿈이 낳은 비극

 

 

  비극은 다섯째 아이가 뱃속에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아니, 부부가 애써 외면하고 있었을 뿐 고단한 현실은 이미 이전부터 야금야금 그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었다. 건강하고 매력적인 젊은 여인이 네 명의 아이를 낳으면서 잃게 되는 상실감,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오는 아이들로 인해 헤어 나올 길이 없는 피로감, 자신의 벌이로는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지출을 나이든 아버지로부터 충당해야 했던 무모함, 거의 모든 육아를 어머니에게 전담해야 했던 미숙함까지. 그 모든 것들은 이미 충분히 그들에게 위협적이었음에도 이들은 결국 다섯째 아이까지 갖게 된다.

 

 

 

  그런데 이 아이가 심상치 않다. 믿을 수 없게도 임신 3개월째가 될 즈음, 해리엇의 뱃속의 아이에게서 상당히 강한 태동을 느낀다. 그녀는 수시로 고통을 느끼다 못해 어떤 발굽이, 어떤 때는 갈고리 발톱이 그녀의 연약한 내장을 자르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따금 고통을 잊기 위해 시골길을 활보하거나 질주를 하고, 커다란 부엌칼로 자기 배를 갈라서 아이를 꺼내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진정제를 먹어야만 잠잠해지는 아이 때문에 약을 먹을 지경이 될 때까지, 임신 기간 내내 해리엇의 시간은 고통과 인내, 환영과 망상들로 채워진다. 끔찍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 듯 그렇게 태어난 다섯째 아이, 벤은 부부가 보기에 이상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벤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난폭한 구석이 있는 데다 아이의 눈빛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차갑다. 천성적으로 활기차고 친근하던 넷째 폴이 유독 불안해하며 화를 내기 시작하고, 테리어 개가 죽거나 늙은 회색 고양이가 목 졸려 죽는 일이 발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 모임은 해체되고, 벤은 부부가 꿈꾸는 행복한 가정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가족을 파괴시킨다.

 

 

 

난 너희들의 하인이야. 이 집에서 하인 일은 내가 다 하고 있지또는 너희는 둘 다 정말 이기적이로구나. 너희들은 무책임한 사람들이야이런 말들이 감돌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그녀가 시작만 한다면 이 정도로 그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았다. / 46p

 

 

반쯤 어두운 방 안에서 그 애는 정말 그곳에 웅크리고 있는 도깨비나 작은 귀신 같았다. 낮 동안 그 애를 가둬놓으면 그 애는 비명을 지르고 소리쳐서 온 집안이 시끄러웠고 식구들은 경찰이 올까봐 두려워했다. 그 애는 갑자기 이유도 없이 정원으로 달려 내려가 문 밖의 길로 뛰어나가곤 했다. 어느 날 그녀는 그 애를 잡으려고, 빵빵대는 차들이나 경고하는 사람들의 비명을 무시하고 신호등을 건너는 뭉퉁하게 웅크린 작은 모습만 보면서 1마일 이상 뛰었다. 그녀는 울면서 숨을 헐떡였고 반쯤 정신이 나가서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애를 잡으려고 결사적이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오, 그애를 치어요, 제발, 그래요……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 85p

 

 

 



 


 

 

 

  이처럼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이상적인 가정, 즉 전통적인 가족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는 작품이다. 비정상적인 아이 하나가 태어남으로써 일어나는 가족의 붕괴를 매우 사실적이면서 충격적으로 묘사한다. 벤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스럽지만, 자기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가정의 내밀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의사의 얼굴에서 그녀는 자신이 기대했던 것을 보았다. 그 여인이 느끼고 있는 것이 투영된, 어둡고 고정된 시선이었다. 그것은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정상인의 거부, 이질성에 대한 공포, 또한 벤을 낳은 해리엇에 대한 공포였다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여성에게 부여된 임신에의 공포와 의무감 혹은 모성애와 책임감이 어떠한 방식으로 왜곡될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보여준다. 또한 벤과 같이 사회적으로 제거된 아이들을 가둔 요양소의 충격적인 장면을 통해, 우리 사회가 비정상을 소거하는 일에 얼마나 몰두해있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집안은 옛날 같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긴장감과 경계심이 깃들였다. 해리엇은 벤이 자아내는 무시무시하고 불안한 호기심 때문에 사람들이 자기가 없을 때 그 애를 보려고 가끔씩 위층에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길로 그녀는 그들이 벤을 보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내가 죄인인 것처럼! 그녀는 분노했다. 그녀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마음을 끓이며 보냈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데이비드도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그에게 말했다. 이게 바로 옛날 원시시대에 변종을 낳은 여자를 어떻게 취급했는지 보여주는 거야. 마치 그 여자만이 잘못한 것처럼. 하지만 우린 문명시대에 살잖아!/ 82p

 

 

왜 그녀는 그런 말을 하는가? 벤이 태어난 이후 권위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벤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녀가 텔레비전의 군중 속에서 그를 보았을 때 그는 칼라를 세운 윗도리를 입고 스카프를 하고 있었고, 마치 데릭의 동생처럼 보였다. 그는 건장한 학생 같아 보였다. 그는 변장하려고 이런 옷을 입었던 것일까? 그 말은 그가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안다는 말인가? 그는 자신을 어떻게 보는 것일까? 사람들은 항상 그를 제대로 보는 일을, 그의 본질을 인식하는 일을 거부할 것인가? / 177p

 

 

 

  이 외에도 소설은 새로운 가정을 준비하는 커플이나 임신한 여성,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사랑과 행복으로만 가득할 것 같던 결혼 생활이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어떤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지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부부가 육아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신념과 가치관을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때때로 자신의 신념이 다른 가족의 희생으로 이루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도 있다. 벤에게 관심을 쏟느라 온전히 엄마의 시선을 받지 못한 폴에게 일어난 부정적인 변화를 통해, 부모의 정신적·육체적 환경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생명을 가진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책임감을 따르게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덕분에 우리는 이러한 질문에서 피할 수 없다. 내가 벤의 부모라면? 나라면 벤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게 바로 피임법이 발견되기 전에 여인들이 느끼던 감정일거야해리엇이 말했다. 공포 그 자체. 매번 그들은 월경을 기다리다가 그것이 오면 한달간 처형 연기를 받는 거야. 하지만 그 여자들은 괴물을 낳을까봐 겁내지는 않았겠지/ 88p

 

 

그래요, 로바트 부인.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시겠어요? 우선 저는 이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드려야겠군요. 그리고 또한 이런 일이 희귀한 일도 아니라는 사실도요. 우리가 복권 추첨에서 무엇이 나올지를 선택할 수 없듯이 아기를 갖는 일도 마찬가지랍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간에 우리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자신을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139p

 

 

 

  소설을 갈무리하며 또 하나 드는 생각은 이 가족을 파괴한 건이 정말 벤이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부부의 허황된 이상이,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끝끝내 외면한 것이 진정한 비극은 아니었을까. 짤막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어 도리스 레싱이라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읽은 작품이었다. 2000년에 발표한 후속작 세상 속의 벤도 읽어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번역되지 않은 것 같다. 언젠가 이 책도 내어주십사 출판사 측에 부탁을 드리며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얼른 주행해봐야겠다.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14 댓글 18 접어보기
주간우수작 【 다섯째 아이 】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파*뉨 | 2017-07-24

여기 이상적인 가정을 꿈꾸는 두 젊은이가 있다. 그들은 결혼 후 전통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위해 노력한다. 비록 그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중산층이었고, 직장이 있었으며, 그들의 가족들은 그들을 위해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육아에도 도움을 주었으며,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그리고 모든 즐거운 일들에 함께 참여하며 떠들썩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인생이 계획대로만 되지는 않듯이 행복한 그들의 일상에 차츰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들의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고 사람들은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사랑스럽지 않을뿐더러 아이가 행하는 폭력성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그들 가족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다섯째 아이 벤은 동물을 죽이는 짓까지 저지르고, 벤이 어떻게든 다른 아이들과 같아지도록 노력하던 엄마 헤리엇은 결국 자신이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가족들의 안녕을 위해 벤을 요양원에 보내게 된다. 가정은 평화를 되찾았지만 헤리엇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어느 날 어느 누구와의 상의도 없이 벤을 집으로 데리고 오고 그로 인해 그들의 평화는 깨져 버린다. 때문에 아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일찍 자신의 삶을 찾아서 친척집으로 떠나게 되고 아직 어린 폴만이 그들과 남는다. 하지만 폴은 폭력적인 벤과 벤을 신경 쓰느라고 미처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부모로 인해 점점 예민한 아이가 되고 고립되어 간다. 벤은 나이가 들면서 동네 건달들과 밖으로 나다니고 청소년기의 껄렁함을 드러내며 문제를 일으키고 헤리엇과 데이비드의 소중한 집으로 몰려와 자고 먹고 떠들어댄다. 참다 못한 헤리엇은 집을 팔기로 결정하고 TV를 통해 보게 될, 곳곳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의 한복판에 방관자처럼 서 있을 벤을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답답함이었다. 이 부부가 가지고 있는 결혼생활의 허상에 대한 답답함, 엄마인 헤리엇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에 대한 상황이 주는 답답함, 헤리엇과 함께 하지 않고 방관자처럼 행동하는 남편 데이비드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결국은 우울하게 끝나버리는 네버엔딩 같은 남은 이야기에 대한 답답함들이 고구마를 미어져라 먹은 것 같은 불편함을 가져다 주었다. 결국은 헤리엇도 감당할 수 없어 건달과 함께 다니는 아이를 밖으로 내돌리게 되는데 이후의 책에서는 장애아인 벤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핍박당하고 이용당하는지 나온다고 하니 더더욱 마음이 무거워지고 말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을 가지고 있다. 자발적이든 아니든 아웃사이더인 이 젊은 두 남녀는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그들은 아이들을 많이 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룰 것을 희망했고 열심히 노력도 했다. 그리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모두 사랑스러웠고 비록 몸이 힘들고 양육이나 경제적인 문제들을 부모에게 의지해야 했지만 최선의 노력으로 단란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삶은 그에 응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반전은 항상 있는 법.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 이들에게는 다섯째 아이가 그랬고 결국 그들이 믿었던 것은 허상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소설이기에 갈등구조를 그려내기 위해서 그들의 행복을 끝까지 보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모성애, 가장의 책임감, 자식들이 원하는 것에 부응하고자 하는 부모의 의무 등에 대해서 그들은 보답받지 못했던 것이다.

 

책날개에 있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읽어보면 이 작가의 소설이기에 불편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일반적이지 않았던 작가의 삶이 그러했고 이 소설의 모티브로 삼은 이야기들이 그러했다.(빙하시대의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전해져 영향을 미친다는 고고학자의 글과, 정상적인 아이를 낳은 태어난 사악한 네번째 때문에 행복한 가정이 파괴되었다고 하소연하는 어머니의 사연을 담은 잡지의 ). 사회성 짙은 글은 항상 마음을 불편하게 하니 말이다.


레싱의 작품 세계는 페미니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인종 차별, 생명과학, 신비주의 등 20세기의 갖가지 정치, 사회, 문화, 종교, 사상 문제를 포괄한다책날개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원칙인 다수결의 원칙. 다수의 사람들을 우위에 두고 소수의 의견은 양보를 강요받는 것. 모든 가족들이 아이의 부재를 원했고 엄마도 어쩔 수 없이 그 선택을 하게 되지만 결국은 아이를 데리고 옴으로써 다른 가족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다. 더 이상 단란하지 않은 가정은 벽난로의 온기마저도 느껴지지 않게 되고 오로지 엄마의 희생만이 가정이라는 이름을 유지시키고 있다. 내가 이전에 읽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관점에서도 생각하게 된다. 다른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벤을 데려오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을까? 비록 엄마인 헤리엇이 평생 그것에 대한 마음의 짐을 지더라도 말이다. 아니면 도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봤을 때 그래도 벤을 데려오는 것이 좋았던 것일까? ‘좋았을까의 문제가 아니라 옳은 것일까의 문제일까? 역시 어렵다.

 

P158 벤이 살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은 여자, 그녀는 입 밖에는 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이렇게 격렬하게 자신을 옹호했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신봉하고 지지하는 가치관으로 판단해 볼 때 그녀는 벤을 그 장소에서 데려오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으로부터 그 애를 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의 가족을 파괴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쳤다…. 데이비드의 인생…. 루크와 헬렌과 제인, 그리고 폴의 인생에도. 특히 폴의 경우가 가장 나빴다.

P140 “전 제 자신을 비난하지 않아요해리엇이 말했다. ‘당신이 그 말을 믿기를 기대하지 않지만요. 하지만 이건 정말 불쾌한 농담이에요. 난 벤이 태어난 이후 줄곧 벤 때문에 비난을 받아온 것 같아요. 난 죄인처럼 느껴요. 사람들이 내가 죄인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중략-  하지만 벤에 대해서는 전 그저 죄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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