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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옥타비아

2059 만들어진 세계

유진목 저/백두리 그림 | 알마 | 2017년 11월 03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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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90g | 160*221*20mm
ISBN13 9791159921278
ISBN10 11599212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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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하였고, 1인 프로덕션 ‘목년사’에서 단편 극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2016년 시집『연애와 책』이 출간된 뒤로는 글 쓰는 일로 원고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산문집『디스옥타비아』, 2018년 시집『식물원』을 썼다. 부산 영도에서 서점 ‘손목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하였고, 1인 프로덕션 ‘목년사’에서 단편 극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2016년 시집『연애와 책』이 출간된 뒤로는 글 쓰는 일로 원고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산문집『디스옥타비아』, 2018년 시집『식물원』을 썼다. 부산 영도에서 서점 ‘손목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는 게 좋아서 어디든 그림으로 채워 넣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여백을 찾아다니며 책의 면지에 이르러 그림을 가득 그려 넣고 있으면 책을 더럽히지 말라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책은 고맙게도 내게 면지 대신 표지와 내지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아무도 지지 않았어』, 『까칠한 아이』, 『데굴데굴 콩콩콩』, 『햇빛초 대나무 ... 그리는 게 좋아서 어디든 그림으로 채워 넣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여백을 찾아다니며 책의 면지에 이르러 그림을 가득 그려 넣고 있으면 책을 더럽히지 말라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책은 고맙게도 내게 면지 대신 표지와 내지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아무도 지지 않았어』, 『까칠한 아이』, 『데굴데굴 콩콩콩』,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먹고 보니 과학이네?』,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클레오파트라의 미 교실』, 『울퉁불퉁 뿔레용과 유령 소동』, 『우리 소리 태교동화』, 『요즘 엄마들』, 『말하자면 좋은 사람』,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등 90여 권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솔직함의 적정선』, 『혼자 사는 여자』, 『나는 안녕한가요?』, 『그리고 먹고살려고요』, 『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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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41

출판사 리뷰

옥타비아 버틀러의 자장 안에서
『디스옥타비아』는 미국의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영향 속에서 탄생한 책이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1947년 태어나 2006년 작고한 미국의 SF 작가로, 흑인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였다. 작가가 되기까지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여러 난관에 부딪혀야만 했다. 우선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사회적 약자에 속했으며, 가난했기에 학비를 벌기 위해 육체 노동에 매달려야 했다. 약자이며 소수자인 그녀의 경험을 반영하듯, 그녀의 작품들은 사회적 문제들과 과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것들이 많다. 가령 그녀의 대표작인 『킨』은 시간 여행물로, 시대를 오가는 주인공이 가난한 흑인 여성으로서 받는 폭력에 고통받고 좌절하는 이야기이다.
그러한 옥타비아 버틀러의 삶과 작품이, 여성 혐오가 만연한 한국에서 여성 작가로 살아가는 유진목 시인에게 큰 영향력을 가지고 다가왔음은 어쩌면 필연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진목 시인은 “옥타비아 버틀러의 문장이 불현듯 나를 움직이고 있”다면서 “옥타비아 버틀러와 함께 나에게서 생겨나는 것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음미하면서” “변화하는 내 자신을 쓰고 또 썼다”라고 작가의 말에 밝혀두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디스옥타비아』는 옥타비아 버틀러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디스옥타비아』에는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에서 빌려온 문장과 이미지의 변주, 패러디 들이 퍼즐 조각처럼 펼쳐져 있다. 가령 『디스옥타비아』의 모와 율리의 관계는 [블러드 차일드]의 트가토이와 간의 관계를 떠오르게 하며, [저녁과 아침과 밤]에서 등장하는 ‘표류’라는 증상은 『디스옥타비아』에서 모두가 두려워하는 아웃사이더의 이미지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이미 옥타비아 버틀러를 읽은 독자라면 버틀러가 만들었던 세계를 유진목 시인이 어떻게 인용하고 변형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면 언젠가 버틀러를 읽을 때 『디스옥타비아』의 이야기들이 단편적인 꿈처럼 떠오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과 유진목의 이 ‘미래 일기’는 독자들을 통해 또 다른 ‘만들어진 세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성 중심의 세계에 질문을 던지다
『디스옥타비아』에서 그리는 2059년은 마침내 성차별이 없는 세상이다. 78세의 ‘모’는 “남자 답지 않은 것과 여자 답지 않은 것은 반드시 문제되던 시절”이 정말로 있었다고 회상한다. 고작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사회적 문젯거리로 보도되고, 출산 장려를 위해 낙태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부부 사이에서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행위가 가정을 돌보는 일이라며 묵인되었다고. 여성은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부양할 능력이 없으므로 강자인 남성은 여성을 부양할 의무가 있고 때문에 대접받을 자격도 있다고. 이런 일들이 불과 사십 년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들이었다며 ‘모’는 “나의 설명을 따라올 수 있겠는가? 그 시절의 삶이 어땠는지를 짐작이나 해볼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물론 우리는 ‘모’의 설명을 따라갈 수 있으며 그 시절의 삶이 어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모’가 당신들은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그 세상은 바로 지금 여기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2059년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점에서 볼 때 우리들은 이해할 수 없는 과거에서 사는 사람들인 셈이다. 우리 사회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고정 관념과 가치들이 미래에는 상상력을 동원해야 떠올릴 수 있는 부조리한 것이 될 수 있음을 『디스옥타비아』는 아이러니하게 드러낸다.
몇 년 사이 페미니즘의 물결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 또한 여러 사건과 이슈 들을 거치며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확대되었다. 최근 페미니즘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문학 독자들은 묻는다. 왜 한국 문학에는 남성 중심적인 가치와 미학이 담긴 서사만 가득한가? 『디스옥타비아』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응답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리적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이야기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혐오와 차별 앞에서 한국 문학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이다.

미래에서 조우하는 글과 그림들, 미래로부터 지금-여기로

미래의 78세 노인이 남긴 한 권의 아름다운 일기, 『디스옥타비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18여 컷에 달하는 백두리 작가의 일러스트들이다. 초현실적이면서도 리얼하고, 명상적이면서도 관능적인 백두리 작가의 그림들은 유진목 시인의 글과 마찬가지로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옥타비아 버틀러라는 하나의 어머니를 두고, 유진목 시인의 글과 백두리 작가의 일러스트는 서로 다른 장르로서 교차하고 교감한다. 글과 그림은 서로 충돌하고 화합하며 리드미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통해 『디스옥타비아』는 훨씬 풍성해질 수 있게 되었다.
구성상의 특이점 또한『디스옥타비아』를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스옥타비아』의 이야기는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모’가 남긴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시작하여 일기장의 첫 페이지로 흘러간다. 독자들은 가장 먼 미래에서 시작해 책을 덮고난 뒤 지금 여기, 현재로 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의 중간중간 조우하게 될, 수심 깊은 바다처럼 검게 물든 페이지에서 가만히 떠오르는 문장들을 차례대로 이어 나가다 보면 잠깐 시를 읽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먼 훗날 내가 사무치게 그리워할 인생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중이다. 살아오는 동안에는 태어날 때 내 몫으로 주어진 불행을 감당하고, 인내하고,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 그런 뒤에는 없어도 좋을 나쁜 일들이 나를 찾아왔다. 불행은 행복이 마련해둔 빈 자리에서 살아간다. 그뿐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글을 쓰다 말고 고개를 들어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내 앞에 살아 있고, 그는 그대로 내 곁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만든 세계에서 나는 혼자였다가 우리가 둘인 때로 돌아온다. 그는 죽은 사람이었다가 죽는 사람이었다가 살아 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거슬러 이 세상에서 나를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
_I 중에서

추천평

어둡고 찬란한 그의 디스옥타비아
옥타비아 버틀러는 어두운 시대를 살며 SF문학의 찬란한 한 세계를 구축한 미국의 흑인 여성 작가다. ‘디스옥타비아’는 옥타비아가 견딘 고초와 차별, 억압의 디스토피아를 가리키는 조어일 테다. 나는 유진목 시인이 옥타비아 문학에 감응한 맥락을 어렴풋이 짐작한다. 그를 에워싼 세계는 옥타비아의 세계로부터 그리 멀리 벗어나지 못했고, 옥타비아가 그랬듯 그도 문학과 더불어 ‘디스옥타비아’의 세계를 견디며 조금씩 밀고 왔을 것이다.

1981년~2059년
이 책은 저 두 숫자 사이 시간을 살다 간 한 여성의 이야기다. 삶이 곧 끝나리라 생각하며 가까스로 버티던 40년 전의 나. 당장이라도 삶을 끝내고 싶던 60년 전의 나. 그리고 가만히 살아온 날들을 회고하며 “살아도 좋고 죽어도 좋은” 때를 맞이한 지금의 나…. 그런 나를 짓누르던 어제의 세상, 그리고 사뭇 달라졌지만 결코 달가워할 수 없는 오늘의 세상. 지금 ‘내’가 있는 곳은 2059년 여름, 어느 한적한 바닷가다. 이 이야기 안에는 ‘1963~2041’의 숫자로 기록된 ‘그’와 함께한 시간이 있다. 그와 더불어 온전한 ‘우리’로 살 수 있었던 벅찬 24년의 시간. ‘디스옥타비아’는 부러울 만큼 깊고 뜨거운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디스옥타비아’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나는, 이야기 속의 어떤 시간과 풍경 안에서 지금 나의 시간과 세계, 훗날 마주할 어떤 바다를 그려보느라 자주 눈을 감아야 했다. 그리고 아득한 그리움처럼 행간에 스민, 지금 ‘내’가 누리고 있을 사무치는 사랑과 너른 마당이 있는 그들의 바닷가 외딴집을 상상하며 이야기로 돌아오곤 했다. 다른 시간과 세계가 난류와 한류처럼 따로 흐르다 경계에서 격렬히 섞이듯, 2059년 그의 바다가 알몸으로 뛰어들어도 소름 돋지 않을 만큼의 온기는 품고 있기를 바랐다. 존 버거는 “우리가 어떤 이야기에 감응하면 그 이야기가 우리의 일부가 된다”고 했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어떤 이야기가 유진목의 것이 되었듯, 내게 스미는 유진목의 문장들을 느끼며 버거의 저 말을 떠올렸다. 이제 각자 디스옥타비아의 세계를 새롭게 견디며 조금씩, 조금은 더 나은 자리로 밀고 나가야 할 시간이다.
최윤필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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