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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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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

한국프랑스사학회 기획 | 홍문각 | 2017년 10월 23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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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83쪽 | 600g | 153*225*30mm
ISBN13 9791188515011
ISBN10 118851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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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본 저서는 “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제5회 한국프랑스사학회 전국학술대회(2015.8.21~22)의 성과물을 모은 것이다.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전쟁’과 ‘사회변동’은 여전히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반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학계 뿐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한 집단의 의지를 다른 무리에게 강요하고 인간들 간의 분쟁을 힘으로 해결하려는 욕망이 분출되는 순간부터 인류는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류 문명사는 전쟁의 연속이었으며 역사상의 모든 전쟁은 엄청난 파괴와 고통을 가져왔다. 전쟁이 남긴 깊은 상처 속에서 생기는 비극적 정서는 어느 시대의 사회에게나 공통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나 그 비극적인 속성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또 다른 한편으로 인류의 생존양식이자 문제해결방식이기도 했다. 전쟁은 역사전개의 중요한 동인으로, 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했던 것이다. 전쟁을 하나의 비극적인 무력 동원을 넘어 인류 역사의 한 과정으로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쟁을 통해 역사를 조망하는 것은 인간과 사회를 보다 잘 이해하는 길이며, 전쟁에 대한 역사적 성찰만이 평화를 향한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본 저서에서는 특히 프랑스 역사를 형성하는데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백년전쟁과 종교전쟁, 절대왕정기의 전쟁과 나폴레옹 전쟁, 보불전쟁, 양차 세계대전, 그리고 알제리 전쟁을 중심으로 ‘전쟁과 사회’의 연관성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각 시기를 구분한 편성으로 시대적인 균형을 꾀하고 있는 본 저서는 공간적으로는 프랑스에 한정하여 프랑스 역사와 사회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우리가 던지는 문제제기는 ‘전쟁’과 ‘종교’라는 ‘정치문화사’를 통해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을 살펴보는 것이다. 프랑스 왕위계승문제와 민족감정, 그리고 ‘국가’?, ‘주권’?, ‘영토’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두고 벌어진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의 백년전쟁은 116년에 걸쳐 진행된 장대한 전쟁이었다. 봉건 귀족세력의 약화를 통한 중세 봉건시대의 몰락과 왕권의 신장을 통한 중앙집권화의 시작을 알린 이 전쟁은 “이전까지 잠재된 민족의식의 맹아들을 싹틔우고 그에 관한 정치적 담론과 선전을 양산하는 거름”이 되기도 했다. 프랑스의 경우 전쟁을 통해 이른바 ‘국가 체제’라고 부를 수 있는 ‘정치 공동체’가 형성되고, ‘정치체’에 대한 그 구성원들의 권리 요구가 커져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1346년 잉글랜드의 프랑스 원정과 1347년 잉글랜드에 패배한 후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소집된 신분회의는 프랑스를 ‘봉건사회’에서 ‘정치사회’로 이행케 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고, 근대 국가의 발생과 관련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프랑스의 경우 백년전쟁의 결과로 흔히 지적되는 것이 왕권 강화이다. 더불어 이 기간에 발생한 중요한 현상이 왕권과 귀족 관계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 왕권 강화는 백년전쟁과 직접 연관시켜 설명되어 왔으나 프랑스 귀족의 변화를 설명할 때는 주로 ‘14세기 위기’, 그 중에서도 사회경제적 위기와 연관시키고 전쟁 자체는 부수적 요소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본 저서에서는 중세 말 프랑스 귀족사회의 변화를 설명할 때 부차적으로 제시되던 백년전쟁을 주역으로 부상시켜 그 전쟁이 귀족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아울러 중세 말에 “귀족이 기사신분에서 특권신분으로 바뀌는 측면”이나 “전쟁 기간 동안 군사적 동원이라는 측면”?, “귀족사회가 재편되는 과정” 등을 통해 백년전쟁은 귀족들에 닥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다는 결론을 이끌어내 보고자 한다.

16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종교개혁의 불길이 프랑스에 옮겨 붙은 이후, 가톨릭 진영과 ‘위그노’라 불렸던 신교도 진영으로 분열된 프랑스는 40여년에 걸친 ‘종교전쟁(guerres de Religion)’을 경험하게 되었다. 근본적으로 ‘내전’이라는 국지적, 개별적 전투의 중첩으로 구성된 사건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종교전쟁은 유럽문명권 중 상대적으로 빨리 하나의 국가로서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었던 프랑스 공동체의 역사적 기억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전쟁’은 16세기 후반 프랑스사 서술의 가장 핵심적인 테마로 부상하게 되었고, 당시 프랑스에서 진행되었던 종교적 개혁과 정치적 변동은 대부분 전쟁과정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군사적 갈등을 매개로 삼아 해석되어 왔다. 최근의 연구를 통해 종교전쟁의 발생원인과 전개방식을 군사적 역동 아래 분석한 이러한 고전적 방법론이 비판되고 있긴 하지만, 프랑스의 종교전쟁이 정치, 문화적 변화를 촉발시킨 중요한 매개였으며, 그런 만큼 치밀한 학문적 분석의 대상이 되어왔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오토 힌체(Otto Hintze),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 이래로 ‘근대와 전쟁’은 20세기 근대사 서술을 이끈 중요한 화두였다. 근대적 화기의 등장, 군사적 전술·전략과 근대국가의 광범한 정치 제도적 혁신과 사회적 변혁을 결부시키는 설명 방식, 즉 전쟁-정치-사회를 하나의 맥락으로 아우르는 접근 방식은 유럽근대사를 설명하는 하나의 큰 틀이었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재정-군사 국가’ 모델은 위의 군사혁명론을 새롭게 제기한 것으로서, 유럽국가간 체제가 초래하는 막대한 규모의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각국이 자국의 사정에 어울리는 효율적인 재정-금융 체제와 행정기구를 창출해 내고, 이를 위해 각국의 국왕과 엘리트 집단은 독자적인 협력과 동거체제를 조성했다는 이론이다. 이처럼 전쟁은 근대 국가의 발전과 사회적 변혁을 설명하는 주요어로 지속적으로 제시되어왔다. 한국 서양사학계는 이러한 군사혁명론과 재정-군사국가론을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체적으로 소개하고 적용하고 비판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나가기에는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아우구스부르크 동맹 전쟁에 관한 이영림의 논문은 이러한 공백을 채우려는 하나의 시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입장에서 볼 때, 혁명의 원리를 수호하고 그것을 유럽 전역에 전파하고자 한 ‘방어전쟁’이자 ‘해방전쟁’으로서의 ‘프랑스혁명 전쟁(guerres de la Revolution, 1792-1802)’은 대불동맹군에 맞서 프랑스의 영광을 드높이고 제국의 패권을 추구하는 ‘공격전쟁’이자 ‘정복전쟁’으로서의 면모를 거침없이 드러낸 ‘나폴레옹 전쟁(guerres napoleoniennes, 1803-1815)’으로 이어졌다. 나폴레옹은 15년 치세 동안 국가 통수권자이자 군대 최고사령관이었다. 그의 치세는 군사행위와 외교정책이 혼용된 시기였으며 전쟁이 정치를 압도한 시기였다. 요컨대 나폴레옹의 통치는 전쟁의 양상을 결정하는 관건이 되는 ‘국민’, ‘군대’, ‘정부’라는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결합되어 최상의 효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제국의 중앙집권화된 통치체제는 국가의 물질적 자원과 정신적 활력을 전쟁노력과 정복사업에 총동원해낼 수 있었다. 국민들은 전쟁의 참상과 징병의 공포에 떨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승리의 기쁨과 제국의 영광을 노래하고 전쟁영웅을 찬양했다. 프랑스군의 승리가 계속되는 한, 언제든 황제의 전쟁노력을 뒷받침할 채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1805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1809년 와그람 전투에 이르기까지 연전연승을 거둔 나폴레옹은 전 유럽을 호령했으나, 1808년부터 시작된 에스파냐 전역과 1812년 러시아 원정 이후 몰락의 길을 걸었다.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전쟁 시대는 막을 내렸다. 전쟁은 결국 나폴레옹 제국의 건설을 가능케 한 초석이자 몰락을 재촉한 원인이기도 했다.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역사의 한 장으로 남아있는 보불전쟁과 그것이 야기한 프랑스 사회의 변화는 주로 군사사와 외교사, 그리고 정치사의 측면에서 조망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동향은 “패전한 나라의 사람들은 실제로 어떻게 전쟁을 치르고 있었는가?”라는 문제의식 하에 ‘전쟁의 내부사’ 혹은 ‘패전의 현장’을 보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프랑스 공화정 뿐 아니라 19세기 후반 서유럽 자유주의와 뭇 전쟁이 어떻게 깊이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그 정치사와 사회사를 좀 더 실감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패전의 경험은 여러 시대 동안 보지 못했던 어떤 것을 경험하게 했던 바, 그 ‘어떤 것’이란 눈앞에서 심연을 보면서 현재의 위험에 대면하기 위해 자신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그 의미에 이르고, 그 힘을 키우고, 경악과 무기력을 극복하는 ‘민중’이었다. 요컨대 보불전쟁의 패배의 경험이 프랑스인들에게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민중을 발견케, 아니 되찾게 했고, 그런 민중을 위한 그리고 그런 민중에 의한 정치체제가 프랑스 제3공화국이었다면 제3공화국의 정치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출발점은 의당 보불전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보불전쟁을 통해 새로운 “민과 군의 관계”가 성립되었던 바, “정부와 시민, 군과 민 사이에 신뢰와 소통을 당연시하는 정부, 민중을 내치지 않는 정부, 민중을 내려다보지 않고 주요한 결정 사항을 공개하는 투명한 정부, 봉쇄당했지만 고립되지 않고 민중과 소통하는 정부”가 장차 세워질 제3공화국의 정부였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이후에 전개될 프랑스 제3공화국의 성격과 그것의 70년간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시각 또는 잣대를 보불전쟁을 통해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역사상의 전쟁들은 늘 파괴적이었지만 양차 세계대전만큼 많은 나라가 두 개의 진영으로 갈라져 단기간에 막대한 사상자를 낸 전쟁은 없었다.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은 처음으로 ‘총력전(total war)’이라는 전혀 새로운 성격의 전쟁을 등장시켰다. 승리를 위해 군사력과 함께 국가의 모든 힘이 투입되었으며, 대량동원과 대량파괴가 수반되었고, 군인 사상자수를 훨씬 웃도는 일반시민 사상자수가 속출함에 따라 전쟁이 남긴 상흔도 과거의 그 어떤 전쟁보다 컸던 전쟁이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이 같은 현상이 보다 심화된 제2차 세계대전 역시 전 국민을 소집 대상으로 삼고, 국민경제가 가동할 수 있는 전 물자를 투입하였으며, 첨단의 현대 무기를 통한 ‘조직화된 대량살상’과 그에 따른 적의 완전한 무력화를 꾀하였다.
전체 사망자수와 참전군인 대비 사망자 비율, 총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이 다른 어느 참전국보다도 높았던 프랑스에게 20세기의 가장 참혹한 경험이었던 제1차 세계대전의 의미는 각별했다. 전쟁 발발 10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14년 프랑스는 이후 4년 동안을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주기로 선포했다. 전쟁을 회상하고 기억하고 기념하는 작업이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연구논문과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술영역에서 전통적인 전쟁사 서술을 뛰어넘어 전쟁의 역사적 연원과 성격, 군인 개개인의 전쟁 경험과 인식, 기술 변화가 전쟁에 미치는 영향, 전쟁이 프랑스 사회와 프랑스인들의 사유방식과 일상생활 및 문화예술의 영역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제1차 세계대전이 야기한 수많은 프랑스 사회의 변화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본 저서에서는 프랑스인들의 민족정체성의 변화와 내용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제1차 세계대전이 프랑스 사회에 초래한 사회변동을 민족주의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다. 또한 전쟁의 폐해와 여성동원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통해 여성 중등교육의 확산과 이로 인한 남녀공학의 필요성에 대해 고찰해볼 것이다.

전쟁의 규모와 강도, 범위, 그리고 물적·인적 손실의 측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살육전으로 평가되는 제2차 세계대전은 이전에 벌어진, 그리고 이후에 벌어질 그 어떤 전쟁과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전쟁의 산물인 잿더미만 남은 유럽의 모습과 인류를 파멸에 이르게 하기에 충분한 화생방 병기와 핵무기 등으로 대표되는 ‘최종병기(ultimate weapon)’의 위력은 인류가 전쟁이라는 해결 수단에 대해 처음으로 집단적인 깊은 후회를 하게끔 만들었다. 그 어떤 기준으로든 역사상 인간이 일으킨 최대의 재앙이었던 이 전쟁은 인간의 기술과 문화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정치적 지형도마저 바꿔버린 대사건이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점령당한 프랑스의 주요 기간 산업체들은 인적, 물적 자원의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압박과 고통을 경험했다. 그러나 장기적 측면으로 본다면 전쟁은 이들을 보다 현대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프랑스에 있어 한편으로는 끔찍한 고통이었고 상실감의 시기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의 생산성을 배태하는 준비 기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저서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국가의 간섭주의 속에서 변화하는 노동총연맹(CGT)의 개혁주의 노선도 검토하고자 한다. 그것이 제도화된 기구를 관리, 운영하려는 노동조합의 ‘새로운 실천’을 낳은 측면을 고찰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노동운동에 야기한 변화를 조망하고자 한다.

극단적 폭력은 어느 시대건 이후 역사와 기억을 지배하지만, 전쟁, 제노사이드, 국가폭력으로 점철된 20세기 역사의 트라우마는 20세기 후반을 기억과 증언의 시대로 만들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1980년대 이후 그 동안 침묵되었던 각종 기억들이 공론장에서 재등장하면서 ‘기억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격렬한 기억의 정치가 대두했다. 여기서 기억들 간의 전쟁의 주요 결집점으로 부각된 것이 제2차 세계대전(독일강점기)과 알제리 전쟁이다. 프랑스인들을 끊임없이 짓누르고, 경악시키고, 분열시키고, 때로는 반성케 하고, 때로는 격렬한 논쟁을 벌이게 한 이 양대 과거사는 프랑스 역사가 앙리 루소(Henry Rousso)에 따르면 네 가지 국면(종결, 기억상실, 상기, 기억과잉)으로 구성된 같은 기억의 주기를 경험한다.

애도와 망각, 은폐, 기억 진술의 단계를 거쳐 이제는 온갖 종류의 기억들이 고개를 들고 저마다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기억의 과잉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프랑스 역사에서 비시(Vichy) 문제와 알제리 문제는 망령처럼 끊임없이 되살아나면서 사회 문제가 터질 때마다 프랑스 사회를 둘로 양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수년간 프랑스는 알제리 전쟁을 소재로 보기 드문 뜨거운 열기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기억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알제리 문제와 관련하여 보이는 정치적 회피나 미온적 반응은 알제리 전쟁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프랑스 국가의 태도는 별개의 것이라는 국가의 인식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년간 논의는 무성했지만 이 논의의 결말에 이르러 일반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정치적인 결과는 거의 없는 것이다. 이는 설명되어야 할 일이고, (탈)식민주의 문제와 관련하여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프랑스가 경험한 전쟁들이 이후 프랑스 사회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본 저서는 시대순에 따라 Chapter 1 「중세의 전쟁과 개혁의 시도」, Chapter 2 「근대의 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 Chapter 3 「양차 대전이 가져다 준 변화들」, Chapter 4 「결론을 대신하여」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1장의 주제들이 ‘정치문화사’를 통해, 그 중에서도 ‘전쟁’이라는 새로운 틀을 통해 프랑스 역사의 ‘진화’하는 모습을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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