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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

아프리카의 슬픈 역사, 르완다 대학살

필립 고레비치 저 / 강미경 | 갈라파고스 | 2011년 07월 15일 | 원제 : We Wish to Inform You That Tomorrow We Will be Killed With Our Families: Stories from Rwanda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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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630g | 153*224*30mm
ISBN13 9788990809384
ISBN10 89908093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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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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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필립 고레비치
1964년 필라델피아 출생. 코넬 대학을 졸업하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뉴요커》의 필진이자《포워드》객원 편집자인 그는《그랜타》《뉴욕 북 리뷰》《하퍼스》등의 잡지사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취재 활동을 해왔고, 1994년 르완다에서 일어난 대학살을 다룬 자신의 이 첫 책으로 크게 이름을 알렸다. 이 책은 1998년 출간 즉시《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에...
역자 : 강미경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역사 잡학사전』『프로파간다―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치팅 컬처』『몽상과 매혹의 고고학』『고대 세계의 위대한 발명 70』『나침반, 항해와 탐험의 역사』『악마의 끈―철조망의 문화사』『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권력과 탐욕의 역사』『유혹의 기술』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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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409

출판사 리뷰

『“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아프리카의 슬픈 역사,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르완다에서 제노사이드가 일어난 이듬해부터 3년간 여러 차례 저자가 이 비극적 참사의 현장을 취재하고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인터뷰한 이야기를 통해 당시 일어난 제노사이드에 대한 기억을 생생하게 다시 불러온다. 저자는 100일 만에 80만~100만 명이 희생된, 상상하기 힘든 이 사건에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생존자들의 이야기에 세심히 귀 기울인다. 또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후의 상황과 진행 과정 등을 르완다 지도층, 학살 가담자, 투치족 생존자 등의 증언을 통해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학살을 기억하기 위해 시체를 거두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교회당, 학살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투치족 생존자 오데트, 투치족 학살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명을 위협받은 후투족, 르완다의 쉰들러로 불리는 폴 루세사바기나의 일화 그리고 투치족 반군 르완다 애국전선의 진격과 후투족 학살 주동자들이 숨어든 난민촌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들, 이들이 다시 르완다로 돌아와 희생자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후 상황들까지의 이야기에서 언론 등 우리가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르완다 대학살의 구체적인 전말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책임했던 유엔, 서구 열강, 언론과 사건에 침묵했던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의 태도를 포착해 이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이를 통해 우리는 20세기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의 식민 역사를 읽을 수 있다. 나아가 이 책이 묘사하는 참혹한 학살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먼저 이 책의「제1부 어둠의 심연 한가운데서」에서는 제노사이드가 일어난 배경과 르완다의 역사적 상황에서부터 1994년 4월~6월 동안 학살이 최절정에 이르는 시점을 중심으로 대학살 사건의 전개 과정을 전한다. 그 과정에서 제노사이드를 대하는 서구 사회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학살을 방관한 유엔의 책임을 묻는 등 르포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 다음「제2부 빛을 향해 가다」에서는 과거 후투족의 박해를 피해 달아난 투치족 난민이 결성한 반군 조직인 르완다 애국전선의 활약을 통해 학살이 종결되는 과정과 이후 난민촌에서 벌어지는 비극, 열강과 그들이 이끄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가 보여준 무관심과 편견, 비겁함 때문에 발생하는 부조리,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와 기억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르완다의 모습을 전한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들처럼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유럽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사회다. 차례로 르완다를 식민지로 삼은 독일과 벨기에 지배자들은 통치를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투치족과 후투족을 분열시켜 갈등하게 하는 정책을 폈다. 독립 후에도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들의 갈등은 계속되었고, 1994년 후투족 대통령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투치족에 대한 후투족의 대학살 사건은 이런 경험의 연장선에서 일어났다. 학살 당시 프랑스 미테랑 정부는 후투족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군대를 파견하는 등 사실상 학살 행위에 직접 가담했지만 이후 공식적으로 이 사건의 책임에 대해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르완다에서 자원 등 취할 것이 없었던 미국의 클린턴 정부 역시 학살을 제지하는 데 미온적으로 행동했고, 유엔에 압력을 행사하면서까지 국제 사회가 르완다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후 클린턴 정부는 이런 태도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그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20세기 서구 식민 통치의 모순과 부조리에서 비롯된 이 참극을 통해 우리는 서구 열강이 아프리카에 뿌려놓은 비극의 씨앗이 어떤 괴물로 현실화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 이 사건은 유엔이 홀로코스트 이후 처음으로 제노사이드로 규정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었다. 희생자의 수나 희생된 속도 면에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코소보 사태 등 그 어떤 학살 사건과도 비교할 수 없는 비극이었지만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는 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 100일 동안 르완다 인구의 10퍼센트가 살해된, 충격적인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국제 사회, 언론, 유엔 그리고 열강들의 책임이 크다. 사건 당시 그저 손 놓고 구경만 한 국제 사회,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제 역할을 망각한 유엔 그리고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방관하거나 심지어 무기를 공급한 열강이 이 사건에 가장 큰 가해자이면서 책임자들이다. 이 사건이 유럽에서 일어났다면 과연 모두가 침묵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우리의 바람과 다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보고 싶은 욕망’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된다. 저자가 르완다? 찾은 동기 역시 이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는 이 책의 서두에서 ‘얼마나 처참한지 보고 싶었다, 그리고 제대로 보았을 때 우리가 다시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본다는 것은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알게 된 이상 우리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안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을 져야 함을 뜻한다. 우리는 그 끔찍한 대학살이 왜 일어났는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궁금함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고, 사건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참혹한 학살을 자행한 우리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문제의식은 우리에게 그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부과한다. 인류라는 범주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그 사건을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할 책임 말이다. ‘인간 존재의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그리고 ‘인간 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라는 문제의식을 포함하는 이 책의 가치는 그래서 더욱 빛난다.

이 책은 1998년 출간 즉시《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에 선정되었으며 전미 도서 비평가상,《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서상, 논픽션 부문 펜 마르타 알브랜드상, 뉴욕공립도서관 헬렌 번스타인 도서상, 외국 취재 부문 조지 포크상, 외신 기자 클럽 코르넬리우스 라이언 최고 도서상을 받는 등 비평적으로도 크게 주목받았다. 출간 후 큰 화제가 되면서 영화 '호텔 르완다'의 원작이 되었고, 현재까지 르완다 내전을 조명한 최고의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1부 어둠의 심연 한가운데서

1. 참상의 현장을 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참혹한 학살 현장과 생존자들의 믿기지 않는 증언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1995년, 1년 전 일어난 학살 당시의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르완다의 어느 교회당에서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장면과 마주한다. 저자는 르완다 참상의 현장에 직접 찾아간 이유를 ‘그 사태를 무시하고 살아갈 경우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 안에 속한 자신의 위치가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말과 저자가 전하는 증언을 통해 범죄 행위를 정확히 기억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2. 혼돈의 시작
1994년 4월 학살은 갑자기 시작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투치족에 대한 후투족의 공격이 있었고, 본격적인 학살이 시작되기 전 후투족들의 공공연한 회합 등으로 불길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그러나 누구도 인구의 10퍼센트가 사리지는, 그렇게 참혹한 학살이 시작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가옥이 불타고 총성과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자 사람들은 병원이나 교회 같은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살인은 교회에서 목사의 주도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인간이 걸치고 있는 옷, 내면을 가린 얼굴이 얼마나 쉽게 탄로 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3. 살인을 주도한 목사
목사 은타키루티마나는 교회에 모인 투치족들에 대한 학살을 주도한 후 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 텍사스로 도주했다. 1996년 9월, FBI가 목사를 체포하기 전 저자가 그를 찾아 르완다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에 대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목사의 자녀들은 물론 목사 자신도 투치족 학살에 대한 혐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르완다 대학살에서 교회 목사, 시장, 지역의 명망가 등 사회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은 매우 컸다. 그들은 자신의 권위와 그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학살을 주도하고 추동하는 데 앞장섰는데, 이것은 르완다에서뿐만 아니라 어느 사회에서든지 적절한 견제나 비판 없이 권위를 맹목적으로 추종할 때의 위험성을 경고해준다.

4. 후투족과 투치족
농사를 짓는 후투족과 가축을 기르는 투치족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다른 영역에 종사하며 살아왔지만 그들이 심각한 갈등을 겪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 열강의 식민 통치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한 인종학은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했을 뿐만 아니라 부족들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도구가 되었다. 이때 차례로 르완다를 식민지로 삼은 독일과 벨기에는 소수족 투치족을 지배 계급으로 인정하고 두 부족 간의 대립을 식민 통치의 발판으로 삼았다. 후투족에 대한 차별로 인한 투치족과 후투족의 갈등은 크고 작은 폭력 사태로 계속되었고, 1962년 르완다 독립을 계기로 후투 독재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그 관계가 역전된다. 20세기 초 서구 열강이 아프리카에 뿌린 갈등의 씨앗은 100년 남짓의 시간이 흐른 뒤 인종 청소라는 무서운 괴물로 르완다에서 현실화되었다. 서구 열강이 아프리카에서 벌인 각축전이 얼마나 비극적인 사건을 몰고 올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5. 학살 쳀전, 오데트의 증언
저자는 르완다를 기록하기 위해 투치족 생존?와 후투족 가해자와 국제 구호 단체 직원 등 학살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했다. 그 가운데 우리의 인상을 끄는 사람은 르완다의 쉰들러로 불리는 폴 루세사바기나, 투치족 반군 단체인 르완다 애국전선의 지도자 폴 카가메 그리고 이 장에서 소개되는 투치족 생존자 오데트이다. 그녀는 격랑의 르완다 현대사를 지나오면서 수많은 죽음의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고통에 겨워하며 들려준다.

6. 프랑스를 등에 업은 독재자, 하비아리마나
하비아리마나 정권은 아프리카에 이해관계를 둔 프랑스와 벨기에 등 서구의 지원을 기반으로 세워진 정권이다. 이 정권 뒤에서 권력을 지탱하는 기반이자 동시에 그것을 바탕으로 정권의 실세 노릇을 하는 대통령의 측근들은 서구의 지원 덕분에 누리게 된 부를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 썼고, 이권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등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여기서 우리는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장기 집권하는 독재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서구의 밀월 관계, 식민 통치 이후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부조리한 관계의 이면을 확인할 수 있다.

7. 증오를 부추기는 언론
르완다 지식인들이 즐겨 읽는《캉구카》(깨어나라!)에 대항하려는 목적으로, 하비아라마나 정권의 은밀한 지원 아래 창간된《캉구라》(깨우라)는 후투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최전선에서 투치족에 대한 성전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앞장선다. 르완다 대학살이 진행되는 동안 라디오 방송 등 언론이 학살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언론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권의 시녀가 되어 학살의 조장자, 주동자가 된 르완다의 현실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경계해야 할 대상을 알려준다.

8. 서구 열강의 이중성
1994년 초부터 르완다에서는 위험을 경고하는 언론 기사들이 실렸고 후투족 젊은이로 구성된 민병대들이 활동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상황을 읽은 유엔 사령관 달레르는 유엔에 르완다의 상황을 전하며 ‘긴급 처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유엔은 이 사건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았고 르완다 대학살을 막을 수 있었던 기회는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우리는 평화의 수호자인양 하지만 실제로는 실리가 없는 싸움에는 끼어들지 않는 유엔, 학살이 정절에 이르렀을 때도 방관한 서구 열강의 이중성을 확인할 수 있다.

9. 시작된 대학살
1994년 4월 6일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비행기 피격으로 사망하자마자 언론들은 암살의 책임을 르완다 애국전선과 UNAMIR(유엔 평화 유지군의 르완다 지원군)에 돌렸지만, 대통령 주변의 극단주의자들이 투치족을 학살하기 위한 구실로 꾸민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투치족에 대한 전면적인 숙청이 시작되었고 유엔군은 학살자들을 저지하지 못했다. 외국 정부들은 자국민을 서둘러 철수시키고 대사관 문을 닫아버렸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투치족 학살을 독려했고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살인 행위에 가담했다. 어느 마을에서는 주민 모두가 희생되었고, 의사가 환자를 죽였고, 선생이 학생을 죽였으며, 평생 함께 살아오던 이웃을 죽였다. 이 파멸의 현장에서 르완다 인구의 10퍼센트가 사라져버렸다. 학살 현장을 직접 보고 생존자들의 증언을 직접 들은 저자의 생생한 묘사는 그 처참함으로 우리를 전율하게 할 것이며, 이 사건이 인류사에서 절대로 잊혀서는 안 되는 일임을 깨닫게 할 것이다.

10. 르완다판 ‘쉰들러 리스트’, '호텔 르완다'
국내에 개봉된 '호텔 르완다'는 이 책에 소개된 폴 루세바기나의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는 학살이 일어나던 당시 르완다의 최고급 호텔의 지배인으로 있었고 그 지위를 이용해 투치족, 후투족에 반대하다 위험에 처한 후투족의 생명을 구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이 당연한 행동이었으며, 다른 후투족들이 권위에 복종해 인간성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폴이 자신의 자유 의지를 믿고 그 신념에 따라 행동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처참한 비극의 현장에도 인간성이라는 희망이 숨 쉴 수 있음을 증명해준다.

11. 무력한 ‘푸른 헬멧’, 유엔과 클린턴 정부의 위선
푸른 헬멧의 유엔 지원군은 이 전쟁의 개입에 소극적이었다. 르완다 현지에서의 병력 요청에도 불구하고 유엔과 유엔에 강력한 힘을 미치는 미국의 소극적 태도로 유엔군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었다. 특히 유엔은 학살이 절정에 이르렀던 1994년 6월에도 이 사건을 ‘제노사이드의 가능성이 있는’이라고 표현하며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사이 르완다에 대한 우위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가 파견한 지원군은 학살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살 주동자들이 르완다 애국전선을 피해 도주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완다 애국전선이 후투 파워를 물리치고 르완다를 장악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인류애를 강조하지만 그것을 지켜낼 수 없는 유엔의 무능과 필요할 때만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위선을 확인할 수 있다.

제2부 빛을 향해 가다

12.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 책이 출간된 1998년에도 제노사이드에 대한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2011년 7월 현재에도 학살자들에 대한 재판이 완료되지 않았다(최근 기사로 유엔 산하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가 1994년 당시 르완다 대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전 가족여성부 장관인 폴린 니라마수후코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2011년 6월 25일 보도). 이것은 학살을 경험한 르완다인들에게도 그리고 그 사건을 방관한 우리에게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다.

13. 키베호 난민촌의 비극
르완다 새 정부는 난민뿐만 아니라 학살 주동자들이 숨어 있는 키베호 난민촌의 폐쇄를 시도했지만, 국제 사회나 구호 단체들은 난민촌 폐쇄에 소극적이었고, 학살 주동자들의 방해나 공격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난민들 역시 난민촌을 떠나는 것을 내켜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 정부는 국제 사회의 협조 없이 키베호 난민촌을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않은 비극으로 수천 명이 희생되었다. 난민들 서로 간의 공격, 이들에 대한 후투 파워의 공격 그리고 난민촌 전체에 대한 르완다 애국군(르완다 새 정부의 군대)의 총격으로 난민촌은 아비규환이 되었다. 당시 르완다는 사회 전체가 인간성 말살을 경험한 사회였고, 이 사건은 이러한 위협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14. 새로운 출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완다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었다. 거기에는 현재 르완다 대통령으로 있는 폴 카가메가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우간다에 피란해 있던 투치족이었고 후에 르완다 애국전선을 훌륭하게 이끌어 르완다에 새로운 정부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 이 새로운 지도자는 르완다를 재건하기 위한 개혁 조치들을 취하면서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통치자가 되기 위해 힘썼다. 이 장과 다른 장들에서 묘사되는 카가메는 매우 매력 있는 지도자이다. 그가 아픔의 땅 르완다에 새로 세우려고 한 르완다의 방향은 적어도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었다.

15.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새로운 정부가 세워지고 르완다가 정상의 궤적을 찾아가면서 1994년의 학살뿐만 아니라 그전부터 후투족의 박해를 피해 주변 국가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던 투치족들이 돌아와 르완다 재건에 참여했다. 대학살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오히려 르완다 사회에 빠르게 적응한 반면 학살에서 살아남은 투치족들은 오히려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해 무기력했고, 사회에 통합되지 못했다. 게다가 후투족과 투치족이라는 구분 외에도 다양한 파벌과 각각의 출신 배경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대립은 사회의 통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학살에 대한 기억의 고통과 자신만 살아남은 데서 오는 슬픔이었다.

16. 화해의 방식
르완다 정부는 거의 모든 사람이 학살과 관련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공정한 재판이란 불가능하며 정치적으로도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정의를 위한 최소한의 처벌은 필요했고 그래서 정부가 고안해낸 방식이 범죄 행위의 등급에 따라 공공 근로 또는 재교육을 부과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하게 하는 등 공포와 분노가 아니라 참회를 통한 용서라는 방식이었다. 이것은 재건과 화해를 위한 최선의 방식이었지만 르완다 내의 여의치 않은 상황과 국제 사회의 비협조로 재건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었다. 사회 구성원 전체가 가해자일 때 그래서 그들을 다 처벌하면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어갈 수 없을 때 그 해결 방법은 결국에는 화해밖에 없을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인간을 우리는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17. 거짓과 진실
저자는 르완다인들이 그들끼리 있을 때와 외부인들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것은 르완다인들이 정치에 능하다는 그의 평가와 연결된다. 즉 인종학의 영향을 받아 후투족과 투치족을 구분하는, 그들의 삶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논리가 그들이 거짓과 진실을 위장하게 하고 심지어 그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데까지 영향을 준 문제였다는 것이다.

18. 계속되는 학살
르완다에서 학살은 종료되었지만 1996년 초 르완다 국경 근처인 자이르 키부 북쪽에서 투치족 100여 명이 학살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것은 이런 문제들이 르완다 내분의 문제가 아니라 서구와 아프리카 독재자들이 맺고 있는 부조리한 관계, 서로를 비호하며 정권을 유지해가는 독재자들 그리고 이 문제를 방관하는 국제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 것을 증명한다. 또한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의 자의적 기준과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독재자들이 맺은 암묵적인 카르텔이 아프리카의 문제를 얼마나 복잡하고 풀 수 없는 문제로 만드는지도 보여준다.

19. 살인자들의 귀환
르완다 국경 밖 자이르에서는 1996년 말까지도 투치족에 대한 크고 작은 공격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르완다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정상의 삶을 되찾고자 하는 투치족들은 물론 학살에 가담한 후투족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살인자와 살아남은 자와 돌아온 자 들이 한데 모여 얼굴을 마주하고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절대 화해할 수 없는, 불편한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살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그 기억을 지워내는 것이다. 사회 전체로는 학살이 기억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 차원에서는 그 기억을 지워야 삶을 살아 낼 수 있다.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것이 르완다에 지워진 가장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20. “네 이웃을 죽여라”
귀환자들의 무리에는 당연히 학살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 바리케이드 책임자로 학살에 가담한 기무루핫세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고백하고 용서받고자 했다. 반면 후투족에게 가족들을 잃고 희망 없이 살아가는 투치족들은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었다. “네 아버지와 네 형제 일곱과 네 누이를 죽인 네 이웃을 죽여라”라는 말을 듣는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없는 그들은 마체테를 들고 그렇게 할 것이라는 어느 투치족의 말은 가해자 후투족과 생존자 투치족의 공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준다.

21. 다시 일어서는 르완다
르완다에서 여전히 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후투족에 대한 보복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국경 밖에서도 후투족들의 공격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르완다는 외부에 있는 후투족의 협박이나 국제 사회의 무관심과 방관 속에서도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학살 이후 르완다가 정상적인 사회로 돌아가는 데서도 국제 사회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르완다는 끝까지 우리의 머릿속에서 지워진 이름인 것이다.

22. 남겨진 희망
저자가 르완다를 찾은 후반 무렵인 1998년 초까지도 테러 행위가 계속되고 있었고 학살 가담자에 대한 처벌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호텔 지배인 폴 루세사바기나의 말처럼 제노사이드가 르완다에 좌절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르완다의 내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자신이 르완다인이라고 밝힌 후투족 여학생의 용기를 기리며 글을 맺고 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르완다 대학살 사건이 절대로 잊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동시에 우리가 그 사건을 기억함으로써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이 책이 받은 상들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
★ 전미 도서 비평가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서상
★ 논픽션 부문 펜 마르타 알브랜드상
★ 뉴욕공립도서관 헬렌 번스타인 도서상
★ 외국 취재 부문 조지 포크상
★ 외신 기자 클럽 코르넬리우스 라이언 최고 도서상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필립 고레비치의 르완다 제노사이드 보고서처럼 흥미진진한 책이나 소설이나 논픽션은 본 적이 없다. 그는 우리 모두의 눈높이를 올려놓았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의 월 소잉카

이처럼 눈길을 끄는 책은 처음이다. 그의 책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20세기 말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라는.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조지프 콘래드의『어둠의 심연』과 겨룰 만한 악의 연대기이자 외국 취재기의 이정표! -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르완다의 보통 사람들, 생존자들의 이야기에 최선을 다해 귀 기울인다.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목소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책! - 《네이션》

신랄하지만 품위와 도덕성이 돋보이는 보고서! - 《뉴요커》

고레비치는 가슴 찡한 감동과 정확한 사실은 물론 영혼의 상처까지 전달하는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다! - 《뉴퍼블릭》

경이로운 연대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이 책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널리 읽혀져야 할 책! - 《빌리지 보이스》

저널리즘 문학의 최고봉! - 《아메리칸 스펙테이터》

충격적이고 중요하며 명확하다. 인간적인 목소리를 지닌 책! -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이 책이야말로 도덕성을 갖춘 저널리즘의 가장 훌륭한 사례! - 《타임》

탁월한 르포르타주. 기절할 만큼 훌륭한 책! -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잊을 수 없는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사회가, 인간이, 그리고 우리 자신이 다시는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로널드 스틸

고레비치는 몇 안 되는 위대한 기자들의 뒤를 이어 아프리카의 킬링필드에서 취재해 온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지옥의 입구에서 ‘인간’의 깃발을, ‘상식’이라는 휘장을 들어 올리는 책! ―로버트 스톤

제노사이드라는 무자비한 공포를 통렬하게 분석한 보고서. 한마디로 열강과 인도주의 단체의 무관심과 편견, 비겁함에 대한 기소장! ―브라이언 어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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