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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같은 나라, 영국 이야기

김진형 | 기파랑 | 2011년 05월 01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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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언 잭 The Onion Jack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1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98g | 150*200*30mm
ISBN13 9788965239727
ISBN10 8965239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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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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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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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김진형
1960년 서울에서 출생.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1984년 연합뉴스(당시 연합통신)에 입사. 과학부 문화생활부 국제뉴스부 기자, 특신부장, 논설위원, 해외국 부국장을 거쳐 현재 한민족센터 부본부장 겸 다문화부장으로 있다. 2006년 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런던 특파원을 지냈다. blog.naver.com/onion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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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3년차(2006 부임 당시) 기자, 동시에 두 딸의 엄마, 그리고 며느리 ― 런던 특파원으로 3년간 근무하고 돌아온 베테랑 여기자가 영국 사회의 속살을 양파 벗기듯 한 껍질, 한 껍질 벗겨 나가는 책. 영국에 관한 오해와 진실 사이사이, 한국과 영국 시차를 다 챙기며 일과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 특파원의 고충도 드러난다. 영국 영화배우 데보라 커의 사망 기사를 쓰느라 거리에서 기다리는 딸과 시어머니를 픽업하지 못한 일,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엄마가 싫어서 기자는 안 되겠다고 고개를 젓는 딸의 사연, 모처럼 콘서트를 예약했다가 특집기사를 쓰라는 회사의 지시로 가슴을 치며 도중 귀가한 이야기……. 일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영국은 그러나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알 수 없더라는 뜻에서, 영국 국기 유니언 잭Union Jack을 비틀어 어니언 잭The Onion Jack을 책 제목으로 삼았다.

“나도 마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영국을 양파 같은 나라라고 말했다. 영국과 영국인은 쉽게 친해지기 어렵고, 속 깊이까지 알게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파처럼 한 껍질을 벗기고 나면 또 다른 껍질이 나오고, 그 아래 또 다른 껍질이 숨어 있는 그런 나라다. 3년간의 특파원 생활은 이 다층의 양파 껍질 속에 숨어 있는 영국을 알고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여행 안내서나 소개서는 아니다. 특파원으로, 여성으로 3년 동안 영국에서 보고 겪은 일들을 토대로 우리 사회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주제들을 다뤘다. 학자가 아닌 기자의 시각으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현상과 관찰 위주로, 무겁지 않게 쓰려고 했고 필치도 사적인 기록에 가깝다.”
_책머리에(6~8쪽)

지은이는 1984년 대학을 갓 졸업하면서 연합뉴스(당시 연합통신)에 입사, 23년차이던 2006년 3월에 런던 특파원으로 부임해 만 3년 동안 일하고 2009년 3월 귀임했다. 남성이 대부분인 해외 주재 특파원은 아내와 자녀 등 온가족이 임지로 이주해 생활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여성 특파원은 기혼이더라도 남편 없이 자녀만 데리고 부임하는 경우가 많다. 가사와 육아를 위해 친정어머니가 동행하기도 하는데, 지은이는 두 딸과 함께 특이하게 시어머니가 동행해 여자만 3대 네 식구가 함께 생활하게 됐다.

언론사 특파원의 생활은 녹록치 않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역시 시차와 휴일. 현지시각 낮에는 당연히 일하고, 한국 본사의 회의와 마감시각 맞춰 밤과 새벽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영국 공휴일에도 일하고, 한국 공휴일이라도 신문이 쉬지 않는 날이면 쉬지 못한다. 일주일에 한 번 쉬는 주말이라도 긴급 취재지시가 내리면 다시 근무 모드로. 그래서 지은이는 푸념한다. “나도 남자 특파원처럼 옆에서 다 챙겨 주는 마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부분 손수 찍거나 스캔한 140여 장의 사진들은 관광객이나 단기 체류자는 좀체 겪어 보기 어려운 영국, 영국인, 영국살이의 ‘속살’을 들춰 보여준다. 책에는 지은이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3년 임기중 2년을 함께한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 일흔 넘어 낯선 땅에 따라와 살림을 도맡아야 했던 시어머니, 그리고 일터가 있는 서울과 가족이 있는 런던을 수시로 오가고 임기중 1년은 혼자서 딸들을 키워야 했던 기러기 남편의 시각과 애환도 적당히 녹아 있다. 일간지 기자와 출판사 편집자 출신으로 현재 대학에서 미학을 가르치는 남편이 손수 책의 편집을 맡았다.

살아 보고 말하는 영국, 영국인

영국, 오해?와 진실!
영국인은 쌀쌀맞다? 수줍다!
영국은 산유국이라 기름이 싸다? 한국보다 비싸다!
영국 신문은 점잖다? 파파라치의 온상!
영국인은 오타쿠? 클럽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난다!
영국은 다문화 국가의 모범? 마음의 빗장은 여전!
영국 도시 주택엔 마당이 없다? 뒤뜰은 넓다!
영국인은 준법 의식이 높다? 벌금이 세다!
영국 음식은 형편없다? 아침 세 번 먹어 봐!
유학 가면 영어가 는다? 가정은 금이 간다!

처음 겪는 사람들은 영국인이 쌀쌀맞다고들 하지만, 곁에서 부대껴 보면 쌀쌀한 게 아니라 수줍다 싶을 정도로 내성적인 거다.
_영국 영어 ‘퀸스 잉글리시’(44쪽)

영국인 두 명이 무인도에 표류하면, 구조될 때까지 서로 한 마디 얘기도 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중간에 소개해 줄 사람이 없어서라나.
_유학, 아이들도 힘들다(300쪽)

‘7일 안에 무료로 배달해 드립니다.’
이걸 광고라고! 소파 사면 당연히 무료로, 당일이나 늦어도 이튿날까진 배달해 주는 게 한국에선 기본인데. 평소 가구를 사면 배달까지 몇 달씩 걸리는 게 다반사기 때문이다.
자유로나 한강다리 같은 데서 흔히 보는 ‘찌그러진 차 즉석에서 펴드립니다―만 원’ 같은 광고는, 유럽에선 상상을 불허한다. 살아 본 사람이라면 견적이 척 나올 거다. 차 한 군데 펴려면 몇 주가 걸리고, 몇십만 원이 들지.
_슬로 소사이어티(141~145쪽)

영국 도로의 과속 단속용 무인 카메라는 5,562대(2008년)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과속 범칙금은 기본 60파운드, 10만 원이 넘는다. 여기에 벌점 3점이 붙는데, 3년 안에 누계 12점이면 자동으로 6개월 면허 정지다.
2010년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한국이 12명인 데 반해 영국은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8명에 불과했다. 영국인들이 질서와 안전 의식이 높고 양보를 잘해서일까? 살아 본 입장에선 천만의 말씀이다. 가혹한 처벌과 엄청난 벌금에 대한 두려움이 큰몫한다는 게 내 경험이다._엄벌로 잡은 교통질서(141~144쪽)

유라시아 대륙 동쪽과 서쪽 끝이라는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심리적으로도 머나먼 나라, 그래서 오해와 잘못된 속설도 많은 영국. 원조 영어, 여왕과 귀족과 신사, 공영방송과 정론지, 모범적인 다문화 국가, 반면에 날씨와 음식은 형편없는 나라…. 기자로서, 생활인으로서 살아 본 경험은 이런 속설들이 나름대로 이유 있다고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님비NIMBY는 왜 앞마당이 아니고 뒤뜰인지, 왜 스코틀랜드인은 ‘잉글리시’라고 부르면 화를 내는지, 읽고 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영국과 영국인 이야기! 윌리엄과 해리 왕자 대신 ‘왕손’, 웨일스 ‘대군부인’(고 다이애나) 등, 한국 실정에 맞춘 고집스런 표기도 인상적이다.

지금도 그리운 ‘뉴몰동洞

뉴몰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 같은, 영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유일하게 한국인들이 집단으로 몰려 사는 동네다. 오죽하면 ‘서울시 뉴몰동洞이라고까지 할까. 뉴몰든 기차역을 빠져나와 대로인 하이스트리트를 따라 걷다 보면 ‘여기가 영국이야, 한국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초창기 한 한국식당 주인이 ‘노 잉글리시No English’라는 표지판을 내걸었다가 인종차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영국인들이 ‘잉글랜드인 사절’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나._우리 동네 ‘뉴몰동’(213~221쪽)

영국에 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한 집에 살면서도 아이들과 나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학교 생활에 대해 뭐라도 좀 물을라치면 딸들은 “엄마는 얘기해도 몰라” 하며 말을 끊기 일쑤였다.
같이 와있어도 이런데, 하물며 부모는 한국에 있고 아이만 유학 와 현지 가디언의 보호를 받는 경우는 가족의 해체나 다름없다. 아이들은 점점 한국에 있는 부모와 소통할 거리가 없는 외국인으로 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_유학, 아이들도 힘들다(304~305쪽)

한국에서도 해마다 텃밭을 분양받아 열심히 가꾸던 시어머니는 영국 집 뒤뜰 가꾸기에도 영국인들 못잖게 정성을 쏟으셨다. 한국에서 가져온 씨앗을 뒤뜰에 뿌려 근대, 깻잎, 상추 등도 길러 먹었다.
시어머니와 나는 서로 기질이 판이하게 달랐지만 굉장히 잘 지냈다. 내가 특파원 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시어머니 덕이다. 단언컨대, 남편이 없다면 시어머니와 살아도 괜찮다._남편 없이 시어머니와(235~238쪽)

지은이의 가족(두 딸과 시어머니)은 런던 근교 뉴몰든New Malden에 살았다. 한국어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고, 한국 비디오 대여점에다 노인정까지 있는부동산 전화번호도 ‘팔구사구 이사빨리(8949 2482)’에다, 연말이면 ‘음주운전 금지’라고 한글 경고판까지 나붙는 ‘유럽 속의 작은 한국’이다. 너른 집뒤뜰에 텃밭을 가꿔 채소를 길러 먹고, 딸들을 영국 학교에 보내면서 일가족은 다문화 사회의 빛과 그늘을 몸으로 겪어 낸다. 남들은 부러워할지 모를 ‘영어권 조기유학’이지만, 한 집에 살면서도 점점 외국인처럼 변하는 딸들을 보며 지은이는 조기유학 열풍이 불러올 가족 소외를 걱정한다.
시어머니와의 동거 대목은 놀랍다. “남편이 없으면 시어머니와 살아도 괜찮다”니! 그래도 일 년에 몇 달 남편이 영국에 머무르는 동안은 여지없이 긴장감이 감돌더라는 고백은 이 땅의 ‘일하는 며느리’들의 공감을 자아내고도 남을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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