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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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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부트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

손희정 | 나무연필 | 2017년 08월 01일 리뷰 총점6.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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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10g | 140*210*30mm
ISBN13 9791187890027
ISBN10 118789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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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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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 그땐 세계적인 도둑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은 제 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본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였다.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며 삼라만상을 수집하는 여성감독의 모습에 사로잡혀 ‘여성의 관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성영화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연구계획서를 써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이론과에 입학했다. 2000년, 그렇게 시네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다.

첫 영화 책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를 내놓는다. 『페미니즘 리부트』 『성평등』 『다시, 쓰는, 세계』 이후 네 번째 단독 저서이기도 하다. 공저에 『21세기 한국영화』 『대한민국 넷페미사史』 『을들의 당나귀 귀』 『원본 없는 판타지』 등이 있고, 역서에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다크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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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45

출판사 리뷰

‘페미니즘 리부트’를 중심으로 조망해본 한국 사회의 풍경

‘페미니즘 리부트’는 2015년을 전후로 한 ‘페미니즘 붐’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낸 개념이다. 손희정은 이 개념을 고안해낸 이유로 다음의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기존의 페미니즘 문화운동과 2015년에 일어난 운동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과 접속의 지점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이는 이전의 영페미니즘이나 여성주의 문화운동의 계보만으로 엮을 수 없는 새로운 운동을 가늠해보기 위한 방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들의 새로움을 설명하는 데 적절한 개념으로서의 지점이다. 기존 시리즈의 연속성을 버리고 몇몇 기본적인 설정을 유지한 채 작품 세계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는 영화 용어인 ‘리부트(reboot)’의 뜻을 생각해보자. 이 표현은 명백히 문화상품과 소비주체라는 자본주의적 수사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페미니즘 붐’의 정치적·경제적 조건과 성격을 설명하고 그것이 대중문화, 소비문화, 매스미디어 등과 맺고 있는 관계를 들여다보는 데 유용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페미니즘 리부트’는 무슨 이유로, 어떤 맥락에서 대두된 걸까. 이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여성 이슈’보다 좀더 폭넓은 한국 사회의 문제로 시선의 줌 렌즈를 바꿔 살펴야 한다. ‘여성 이슈’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혐오’라는 감정을 탐색하면서 필자는 ‘87년 체제’의 실패로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대안적 질서에 대한 비전의 부재와 그것을 추구해나가는 좌파운동의 에너지 및 상상력의 고갈, 그리고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매트릭스의 형성……. 이러한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의 ‘외부 없음’의 세계가 열리면서 개인은 폐소공포증에 시달리며 고립되고 파편화된다. 즉 정치와 경제의 실패 혹은 공백 속에서, ‘먹고사니즘’ 외에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가운데서, 혐오를 비롯한 동시대의 정동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경제학적 접근을 통해 ‘여성 혐오’를 들여다본다면, 87년 체제가 크게 흔들렸던 IMF를 전후해서 여성 노동력을 ‘후려치기’했던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모든 것을 사유화해서 공유지를 박탈하고, 그렇게 공동체와 내부의 사회적 관계를 박살내서 강도 높은 노동 착취가 가능해진 사회, 그 가운데서 가장 먼저 마녀사냥을 당한 여성들의 상황. 인터넷을 중심으로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점증하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동떨어진 섬처럼 되어버리는 단절의 상황. 이 새로운 ‘인클로저’의 상황을 뚫고 나와 서로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하고 격려하면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에 저항하고 마녀사냥의 시계를 되돌린 이들이 ‘페미니즘 리부트’의 주역들인지도 모른다. 성공을 장담할 순 없지만, 암흑을 뚫고 실낱같은 목소리로 등장한 바로 그들 말이다.

한편 필자는 우리 시대의 ‘정동’을 살피는 연구자로서 이 목소리들 주변으로 흐르는 ‘반지성주의’에도 눈길을 돌린다. 초창기의 반지성주의는 ‘진실을 말할 권한’을 승인받은 엘리트에 대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저항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이는 합리적인 비판 의식이 아닌 ‘나도 너만큼 똑똑해’라는 나르시시즘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나는 소수이지만 정의롭고 옳다”는 피해자 서사와 나르시시즘의 결합은 결국 ‘어용 시민’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이는 단지 ‘일베’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얼굴이 아니라 여전히 아버지가 되지 못해 서운한 ‘386 아재들’의 민낯이기도 하다는 것이 필자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운데에 어떤 희망이 자리하고 있을까? ‘페미니즘 리부트’의 주역들은 이 희망의 중심에 자리하며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 ‘헬조선’ 담론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으로 페미니즘의 언어가 깨쳐 나온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 시대의 정동으로 대두된 ‘혐오’라는 정동만 보더라도, 그것을 특정한 이들만의 것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터. 즉 새로이 깨치고 나온 페미니즘의 언어에서도 다시금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혐오’를 비롯한 배제의 논리들을 넘어서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낡은 습관을 넘어, 새로운 습관을 찾아나서는 페미니즘 비평에 대하여

이 책의 1부가 ‘페미니즘 리부트’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조망해본 글들이라면, 2부는 좀더 섬세하게 개별문화 텍스트를 들여다본 ‘페미니즘 비평’들이다. JTBC의 인기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현재의 한국 사회가 어떻게 ‘이방인’을 받아들이고 재현하는지를 들여다보기에 적절한 텍스트이다. 우리 시대는 이방인을 그저 타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포함하고 또 누군가는 배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민족’이나 ‘국적’을 토대로 이방인을 가려내는 게 아니라, 이 정체성을 초월해서 ‘외래적인 것’을 완전히 다르게 규정해가고 있는 것이다. [비정상회담]의 출연진이 모두 남성인 것에서 볼 수 있듯, ‘젠더’는 이 현상을 들여다보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이방인을 두고 벌어지는 환호와 배제의 정치학을 들여다보면, 우리 시대가 누구에게 귀 기울이고 있으며 누구의 얼굴을 삭제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한편 한국 사회의 또다른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주거공간’의 문제다. 자본주의의 가속화와 더불어서 특히 소수자라 지칭되는 이들은 주거권에 있어 위협을 느껴왔다. 이성애 핵가족 중심의 정책이 이들을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소수자의 시선으로 주거권 문제를 바라보는 작업은, 이들의 현실을 드러내면서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가 살피고 있는 또 하나의 텍스트는 ‘위안부’ 서사다. 폭력을 스펙터클로 만드는 것이 피해자의 고통을 묘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미하헬 하네케 감독의 말처럼, 폭력의 재현은 폭력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일본 식민지배의 과거이자 여전히 현재의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다뤄내야 할까.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과 [눈길]을 중심에 두고, 필자는 대중성과 재현의 윤리 사이의 문제를 벼려낸다.

이 모든 문화 텍스트를 경유하며 던질 수 있는 마지막 질문. ‘비평의 종말’이 선언된 이 반지성주의 시대에 페미니즘 문화 비평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습관은 우리가 기대고 있는 하나의 체제이며, 삶을 조직하고 유지하는 체제는 어느 공동체에나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습관의 해체는 무(無)가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지향이다.” 그렇다면 비평은 습관을 깨부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벼려내는 것이어야 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페미니즘 문화 비평의 방향이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이 만들고자 하는 길 또한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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