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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뒤통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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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뒤통수를 봤다

조문경 | 갈무리 | 2017년 06월 16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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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06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29*210*20mm
ISBN13 9788961951630
ISBN10 896195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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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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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조문경
경북 상주 출생 2002년 [삶글]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항상 난 머뭇거렸다』 (2003) 『노란 장미를 임신하다』 (2008) 『엄마 생각』 (2013)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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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해바라기의 뒤통수를 봤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문경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 49번째 ‘마이노리티시선 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엄마생각』에서 시인은 “생의 근육과 정신을 도드라지게”(오철수, 『엄마생각』 해설) 표현하였다. 문학평론가 오철수에 따르면 『엄마생각』은 “우리 시문학사에서 거의 최초라고 말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사랑의 경전”(앞의 글)이다. 『엄마생각』의 시들은 2014년 8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충남일보』 “시가 있는 목요일” 섹션에 연재되었고, 2014년 7월에는 EBS FM [시콘서트]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모든 것에는 뒤통수가 있다”(최희철, 발문)는 점에 착안한 듯하다. 해바라기의 뒤통수를 “팽팽하게 당겨 묶은 초록 근육”(「해바라기의 뒤통수를 봤다」)고 표현하며 “ ‘뒤통수’가 삶의 진짜 주인공이라면 ‘앞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뒤통수의 ‘의태’(擬態)가 아닐까 하는 생각”(최희철, 발문)을 불러일으킨다.

조그마한 섬 / 붉게 물들다가 순식간 // 어두워질 때 / 낮에 본 모든 것을 잊으시라 / 황홀하게 물든다는 것은 / 오늘에 눈멀어 내일로 가는 / 제의(祭儀) 같은 것 // 삶이 삶을 건너는 매듭 // 어둠에 덮여서도 거대한 짐승처럼 파도는 출렁이고 / 내일로 가고 있다 / 섬은 (「낮에 본 모든 것을 잊으시라」 전문)

시인은 겉으로 드러난 것 이면에서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쓴다. 흙이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는 겨울에게도 / 자신을 다 내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봄 흙」) 알고 겨우내 말랐다 봄이 되면 다시 촉촉해지는 것처럼, 어둠이 내린 섬은 “어둠에 덮여서도 거대한 짐승처럼 파도는 출렁이고 / 내일로 가고”(「낮에 본 모든 것을 잊으시라」) 있으며, “벚꽃이 진다고 말할 때 실은 피고 있는 것”(「벚꽃이 진다고 말할 때 실은 피고 있는 것이다」)이고, 「적막(寂寞)도 누군가는 밀고 있을 것이다」.

숟가락을 보다가 / 혼자 목덜미를 붉혔다 / 얼굴이 비치도록 반질반질 얇은 쇠붙이 / 생각해 보니 하루에 세 번씩 / 내 입 속을 드나든 것이다 … 그게 새삼 신기해 들여다보니 / 입술에 닳아버린 쇠의 표면에 / 내가 통째로 들어 있는 게 아닌가 / 오늘 처음으로 빈 숟가락을 입 속에 넣고 / 곡면에 입술을 밀착시켜 쓰윽 빼본다 / (부드럽지만 의식된다는 것의 이 불편함) / 매일 이리 관능적인 동작이 / 모두를 먹인 것이다 (「숟가락의 관능을 생각했다」 부분)

숟가락의 관능을 노래한 위 시처럼, 전작『엄마 생각』에서와 마찬가지로 동식물과 일상의 사물, 사건을 소재로 “생의 근육”의 작동을 역동적으로 담아내는 시들, “일상의 삶에서 낯선 풍경을 건져 올린”(이병승, 추천사) 시도 여러 편 담았다. 겨울 능선을 “온몸을 웅크린 거대한 생명체”(79쪽)라고 표현하고, 쓰레기통 속의 음식물이 “어쩌면 저것들은 언 채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를 / 생생하게 보는 것인지 모른다”(78쪽)고 상상한다. 서로의 똥배를 보며 깔깔대다 엉덩이 선발대회가 벌어진 목욕탕을 다녀와서는 “저 엉덩이들이 움직인 곳에 / 하나씩의 세상이 가득했을 것”(76쪽)이라고 말한다.

내 귀에 / 며칠 째 불편한 소리가 들린다 / 벌 소리 같기도 맥박 소리 같기도 / 어떤 때는 수돗물 소리 같기도 한데 / 신경이 쓰이다 고통스러웠다 … 귀 안의 소리 이를 테면 혈행(血行) 소리 등이 / 엉켜서 만들어내는 복합소리라고 한다 / 정상적인 몸이라면 듣지 말아야 할 / 소리를 듣게 되어서라고 / 귀가 있어야만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 귀가 귀 자체의 소리는 듣지 못해야 한다는 말- / 동백꽃도 가장 붉을 때 낙화하는 까닭을 / 결코 듣지 못할 것이다 (「동백꽃이 가장 붉을 때 지는 이유」 부분)

사람의 귀가 고통을 피하기 위해 귀 자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처럼, 동백꽃도 가장 붉을 때 지는 이유를 듣지 못할 것이다. 뒤통수는 분명히 거기에 있는데, 정면을 바라보고 가만히 서서는 절대 볼 수 없다. 뒤통수를 찾아 마음에 새기기 위해 시인은 자세도 바꿔보고 고개를 요리조리 꺾어 돌리며 상상을 해야 했을 것이다. 『해바라기 뒤통수를 봤다』에서는 시인의 이 호기심 가득한 움직임이 느껴져 읽는 이에게 설렘을 준다. 그리고 뒤통수를 찾는 시인의 눈길은 “우리가 뒤섞여 사는 세상이 동일한 것들의 나열이 아니라, 끝없이 창조되면서 반복된다는 것”(최희철)을 깨닫게 한다.

自序

고백컨대
혼자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면서도 시를 생각했다
천하의 나쁜 딸처럼
시를 낳았다
시는 원죄(原罪) 같다
슬프다는 말도 죄스러웠다
어머니 가신 그 길에 이 시집을 바친다

추천사

조문경 시인과는 가끔 지극한 안부를 묻곤 한다. 요즘은 뭘 배우러 다녀요? 넘겨짚은 질문이지만 그녀는 정말로 항상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거나 낯선 경험을 했다고 답한다. 그녀가 무얼 하든 그건 다 시를 위한 행동이다. 시만 있으면 혼자서도 잘 논다.
그녀의 시에 차고 넘치는 생의 긍정 이면에는 깊은 절망과 그림자가 있음을 나는 일찌감치 눈치 챘는데 그래서일까? 나보다 더 시니컬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고 놀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둠을 모르는 빛이 어디 있겠는가? 어찌 보면 조문경 시인은 하필이면 하수구를 화병으로 만드는 벚꽃처럼 절망의 세계를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를 과감하게 변형해 나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녀 스스로 시가 되려는 존재. 때로는 기생식물이기도 하고, 역할극을 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삶의 기교를 부리지 않는 굴 껍질 같기도 한 존재. 그러다 어느 날 끙 하고 힘을 주며 웅크렸던 몸을 일으키는 거대한 능선처럼 숲을 품고 살리는 거대한 생물이 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시집엔 그녀의 인생이 흑백영화처럼 흐르는 듯하다. 시집 한 권을 읽는 동안 깜빡 취했다 깨어나면 이미 반백 년이 흘러버린 것처럼, 거기엔 천진난만한 아이, 웃음 많은 소녀, 끊임없이 자기 변형을 시도하는 여성, 며느리이자 딸이고 아내이자 엄마인 그녀가 있다. 그녀는 노을빛 출렁이는 일상의 삶에서 낯선 풍경을 건져 올린다. 과거와 현재, 미래, 찰나와 영원, 미세와 거시의 세계를 그녀만의 눈으로 사진처럼 찍어낸다. 그녀가 내미는 장면들은 때로는 낚아채듯 그려낸 드로잉이며 언어로 채색한 공들인 회화다. 독자의 추억으로 변형되고 스며들어 울림을 주는 장면들이기도 하다. 그런 풍경들을 내밀고 그녀는 네 생각은 어떠냐고 묻는다. 때로는 그녀가 발견한 생각과 느낌들을 속삭이듯 들려주기도 한다. 그것도 다 부질없다 싶어지면 그냥 함께 풍경이 되어버리자 한다.
― 이병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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