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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성석제 | 문학동네 | 2017년 06월 15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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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16g | 145*210*20mm
ISBN13 9788954644952
ISBN10 895464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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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라고 전한다. 이런 평론가들의 말처럼 성석제는 미묘한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소풍』은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가 빛나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곧 일상을 떠나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은 곧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사람살이의 다양한 세목을 되살려온 성석제 소설세계와 상통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한다.

단편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포함하여, 한 친목계 모임에서 우연히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돈많은 과부와 결혼해 잘살아보려던 한 입주과외 대학생이 차례로 유복한 집안의 여성들을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욕탕의 여인들」, 세상의 경계선상을 떠도는 괴이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책」, 「천애윤락」,「천하제일 남가이」등 2년여 동안 발표한 일곱 편의 중 · 단편을 한 권으로 엮었다. 이번 작품집도 예외없이 세상의 통념과 질서를 향해 작가 특유의 유쾌한 펀치를 날리는데, 비극과 희극, 해학과 풍자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성석제가 3년간 발표한 단편들을 모았다. 혼기에 이른 맏딸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와 딸이 어머니에게 읽어드리는 옛이야기를 교차 시키며 유려하게 텍스트를 직조해낸 표제작을 비롯,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내 고운 벗님' 등 총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기성의 통념과 가치를 뒤집는 화려한 수사와 “웃음의 모든 차원을 자유자재로 열어놓는 말의 부림”으로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각양각색 인물들의 삶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표면에 드러나는 유쾌한 재미와 해학, 풍자 밑에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번뜩이기도 하고 그리움이나 인간을 향한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이 은근히 깔려 있다.

이외의 소설집으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새가 되었네』 『재미나는 인생』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호랑이를 봤다』 『홀림』 『지금 행복해』 『첫사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믜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등과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궁전의 새』 『순정』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왕은 안녕하시다』(전2권) 등, 산문집 『소풍』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등이 있으며,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묶은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이 있다.

1997년 단편 「유랑」으로 제3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2000년 「홀림」으로 제13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고, 2001년 단편「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제2회 이효석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2002년 제33회 동인문학상을 받았으며, 2004년 「내 고운 벗님」으로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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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그라믄 머하노”가 던지는 전복적 상상력
무위론자와 소수파들의 목소리로 건축된 놀라운 세계


성석제의 소설에는 언제나 지독하고 지겨운 현실 가운데에서도 전복과 반전을 꿈꾸는 인물들이 있다. 만사가 너무 진지해지고 무거워지려는 찰나 “그라믄 머하노”라는 말로 묵직한 돌직구를 던지는 친구가 있고, “무조건 반대는 나쁘고 무조건 찬성은 좋으냐”고 묻는 소수파가 있다. 화려한 외양을 중시하고 성공적이고 잘나가는 것을 과시하는 사람에게 삐딱한 자세로 발을 거는 과속방지턱 같은 이 인물들은, 현실에서는 아웃사이더이고 마이너일지 모르나 성석제 월드에서는 개성만점의 주연들이다.

「무위론자」에는 친구들끼리 모여 한잔하는 가운데 누군가가 한창 세속적인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단 두 마디로 그러한 자랑을 격파해주는 사이다 같은 인물이 등장한다. 마술 같고 주문 같은 그 말은 “그라믄 머하노”.

상대는 놀라고 당황해서 허둥지둥 그 사업에 관하여 화려하고 웅대한 청사진을 보여준다. 물론 그는 이야기를 다 들어준다. 그러고 다시 “그라믄 머하노” 하고 싱겁게 격파한다. 상대는 필사적으로 사업 이익이 얼마나 클 것인가, 결국 그 사업이 성공하면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약간씩은 덕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과장까지 한다. 소용없다. 그의 마지막 결정타가 터진다. “그라믄 머할 낀데, 날도 더븐데.”
_「무위론자」중에서

자아도취형 인간들의 장광설을 단박에 제압해주는 무위론자의 이 “그라믄 머하노”의 바통을 넘겨받는 것은 「소수파」이다. 이 소설은 땅부자인 할아버지가 평생토록 지켜온 소수파 지지 신념에 대해 그리고 있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할아버지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할아버지에게는 땅이 많았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소수파였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늘 소수파였다. 소수의 편을 들었다. 땅이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보다 소수다. 할아버지는 땅이 많은 사람의 편이 되기 위해 소수파가 되었을까. 그것만은 아닌 것이, 선거할 때 여당과 야당 후보가 있으면 야당에 표를 찍었다. 큰 야당과 작은 야당이 있으면 작은 쪽에 표를 찍었다. 그 당의 성향이나 정책이나 인물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_「소수파」중에서

언제나 소수파를 지지하겠다는 신념으로 할아버지는 ‘골수 야당분자’로 찍히고 서서히 땅을 잃어간다. 군부대에게 빼앗기고, 지방도로에 빼앗긴다. 이런저런 불이익에도 소수인 쪽을 지지하겠다는 신념을 굳건하게 지켜왔던 할아버지는 어느 권력자의 종신 독재를 가능케 하는 개헌안 투표를 두고 손자와 부딪친다. 학교에서 개헌안 찬성을 독려하도록 아이들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손자는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은 무조건 나쁜 일이며 반대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선생님이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만약 자신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무조건 찬성에 표를 찍겠다고도.
무조건 반대는 나쁘고 무조건 찬성은 좋으냐?
할아버지는 물었다.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은 나라가 발전하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이죠. 그런 사람은 나라 밖으로 나가야 해요.
무조건 찬성하는 사람은 나라가 발전하는 걸 원하는 사람이냐? 그런 사람은 나라 안에서 또 어디 안쪽으로 더 들어가느냐? _「소수파」중에서

“그런 사람은 나라 안에서 또 어디 안쪽으로 더 들어가느냐?”는 할아버지의 질문은 지방색 연작 중 첫번째 작품인 「지방색 1-모래밭」이라는 소설로 이어진다.

그 지방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출구가 없고 입구도 없다. 그 지방에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그 지방에서 죽는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변두리에서 태어나 차츰 안쪽으로 밀려들어가 최후에는 가장 안쪽에 서게 된다고 한다. 그들은 바깥세계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바깥세상에 대해 말하는 것도 금기다. _「지방색 1-모래밭」중에서

변두리에서 태어나 안으로, 안으로 밀려들어간 뒤 최후에는 가장 안쪽에 서게 되는 사람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어느 날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문제적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밖으로 가기로 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벗어나 바다로 가기로 결심한다.

그는 잠깐 자신이 태어난 곳을 돌아보았다. 커다란 주름이 잡히듯이 천천히 안으로 밀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는 다시는 그곳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돌아가지도 않겠다고 결심했다. _「지방색 1-모래밭」중에서

이 책의 말미에는 인상적인 영원한 ‘여행자’가 등장한다. 이 소설은 사과벌레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 나무를 떠나 다른 사과나무를 찾아나서고, 새로운 사과나무에 자손을 위한 벌레집을 짓는 여정을 그렸다.

왜 그는 떠나는가. 그저 누워 있다가 고향 근처의 다른 잎사귀를 찾으면 되지 않는가 물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답을 모른다. 그저 고향을 떠나 불확실하고 어려운 길을 재촉하는 작은 존재들을 땅 위에서 볼 때마다 자세히 보려고 고개를 숙일 뿐이다.
……누군가 떠났기에 한 그루 사과나무가 다른 사과나무에서 오는 새로운 여행자를 받아들이지 않는가. _「여행자」중에서

익숙하고 친밀한 장소를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자 하는 사과벌레의,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욕망에는 한마디로 똑 떨어지는 명백한 이유 같은 것은 없다. 마땅히, 당연히 그렇다고 여겨지는 명제에 반론과 의문을 제기하고자 하는 이야기꾼 성석제의 욕망에도 이유와 한계는 없어 보인다.

이 책은 “수석·양돈·분재와 같은 실용적인 분야에서 역사·전기의 기록, 백과사전에서 자연과학·철학·문학·정치학·경영학 각론 분야, 야담·박제·사냥·괴기물 수집·분류학” 등 온갖 장르와 분야의 이야기들이 닥치는 대로 꽂혀 있는 수집가의 서재 그 자체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말고당대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차려낸 이 풍성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의 향연을 즐겨보자. 이 책의 어딘가에는 분명 우리의 상상과 한계를 뛰어넘는 ‘어처구니’들이 살고 있을 테니까.

나는 그곳에 내 첫사랑이 살고 있기를 바란다. (…) 나는 그곳에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와 있기를 바란다. (…) 그들이 오지 못한다면 그곳에 어처구니라도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어처구니는 나와 몇 해 전에 어느 책에서 만났는데 ‘상상보다 큰 물건, 사람’이라고 풀이되어 있었다. 나는 상상보다 큰 물건이나 사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어처구니가 그 방에 살아준다면 적당할 것 같다. 그 방은 이제 나의 상상보다 충분히 크고 아름답고 오래되었으리라.
나는 거기서 첫사랑을 만나기를 바란다.
나는 거기서 죽도록 책을 좋아하는 벗을 만나기를 바란다.
그곳에서 나는 어처구니들을 다시 만날 것이다. _「수집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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