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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7년 05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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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73g | 127*188*15mm |
ISBN13 | 9788937434273 |
ISBN10 | 893743427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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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누가 나에게 인생의 책 한 권을 소개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여덟단어 (박웅현 지음)>을 고를 것이다. 원하지 않았던 대학, 원하지 않았던 전공을 선택하게 되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하고 좌절하고 있었을 때 나에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던 책이다. <여덟단어>를 읽고 완전히 박웅현의 팬이 된 나는 그 뒤로 박웅현 선생님의 책이라면 모두 사서 읽었다. <안녕 돈키호테>의 구매 동기도 작가가 박웅현이라는 것이었다.
책 겉면에 쓰여있는 '박웅현' 이라는 글자만 보고 <안녕 돈키호테>를 구입한 탓에 책을 다 읽을 때 즈음이 되어서야 이 책이 '창의력'에 관한 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대표 작가이자 내가 존경해마다 않는 어른인 '박웅현'의 직업은 광고 기획자이다. 광고같은 건 창의적인 사람이나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선입견 때문에 그는 오랫동안 '어떻게 하면 창의적일 수 있느냐?' 는 질문을 받아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는 즉답을 피한 채 창의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왔다고 한다. <안녕 돈키호테>는 그가 고민 끝에 창의성에 대해 질문했던 사람들에게 건네는 답이다.
나는 창의성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는가? 언감생심.
그런데도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내게 그 질문을 해왔다.
물론 내가 창의적이라 생각해서 하는 질문은 아니었다.
광고인이라는 나의 직업 때문이었다.
어쨌든 나는 대답해야 했고 곰곰이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
그 세월이 30년이다.
생각할수록 명확해지는 한 가지가 있었다.
창의력은 발상이 아니라 실행력이라는 사실.
생각하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정말 어려운 건 그 생각을 실행하는 힘이다.
그 힘에는 반대를 무릅쓸 용기, 고집, 무모함, 끈기 등이 포함된다.
말하자면 돈키호테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지 하나의 생각일 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안녕 돈키호테>인 것은 모든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풍차와 결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돈키호테가 박웅현이 주장하는 '실행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고전 속의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던 돈키호테를 소환하여 그에게 인사까지 건넸던 이유를 설명한 뒤에 박웅현은 오늘날의 돈키호테들을 조명한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현대판 돈키호테는 바로 소리꾼 '장사익' 이었다.
사진출처: chosun.com
장사익은 보험사, 가구점, 카센터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나는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니 앞으로는 노래를 하자'는 생각으로 마흔 다섯살이 되어서야 가수로 데뷔했다. 그런 그는 박웅현과의 인터뷰에서 '늦은 때는 없다. 모든 식물은 꽃을 피운다. 심지어 소나무까지도 꽃을 피운다. 꿈이 있다면 언젠가 꽃은 피기 마련이다.' 라는 말을 남긴다. <안녕 돈키호테>에 실린 소리꾼 장사익과의 대담을 읽고서 나는 완전히 장사익의 팬이 되었다. 박웅현에 대한 팬심으로 구입한 책을 읽고서 다른 사람의 팬이 되다니. 참 아이러니 하다. 그래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인생을 살 때 항상 직접적인 영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영향도 많습니다. 물론 옛날 저희 어머니가 살아계실 적에 시골에 가믄, "아이고 내가 젊었을 때 노래했으믄 팔자 고쳤을텐데." 그 말을 하도 하시니까 영향을 받은 것도 있어요. 근데 어렸을 때 노래를 해서 이렇게 직선으로 와야 하는데, 저는 오히려 한 25년의 세월을 빙 돌아서 왔거든요. 이 자체가 노래하는 데 자양분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이 인생의 굽이굽이가 제 노래의 소재가 되고, 인생의 맛, 어떤 질곡, 희노애락 같은 걸 제가 다 느꼈거든요.
<안녕 돈키호테>를 읽었을 때는 마지막 학기가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을 시점이었다. 그 때의 나는 하루빨리 앞으로 무엇을 해 먹고 살지 정해야 한다는 내부적, 외부적 압박에 시달렸었다. 하지만 생각을 재촉할수록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자신의 미래를 확고하게 정해서 그 길로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아 불안했다. 장사익 선생님은 그런 나에게 '빙 돌아가더라도 결국은 언젠가 나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고, 빙 돌아가는 것이 직선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고 위로해주셨다. 말로만 위로를 건넨 것이 아니라 그는 자신의 삶으로 자기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나는 장사익 선생님처럼 살아갈 것이다. 굽이굽이 높은 산들을 넘고, 물살 센 계곡 몇 개를 지나치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장사익 선생님이 그러셨듯 다른 이들에게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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