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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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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우리 근대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최예선, 정구원 공저 | 모요사 | 2010년 05월 28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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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734g | 153*224*30mm
ISBN13 9788996253761
ISBN10 8996253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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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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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저자 : 최예선
부산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C3 KOREA』 『J. J. MAGAZINE』 등 건축전문지와 문화교양지에서 에디터로 일했다. 그 후 프랑스 리옹제2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유학 시절, 유럽 도처의 문화재와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옛 풍경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기억을 더듬으며 우리의 옛 풍경을 찾아 불쑥 길을 떠난다. 미술, 건축, 여행, 문화 등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분야에 ...
저자 : 정구원
성균관대와 프랑스 낭시건축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하이테크적인 디지털 건축언어로 따스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근대 시기를 유람하면서 옛 건물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꼈고, 그 속에서 옛 것과 미래의 것이 서로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도시와 환경 분야로 폭을 넓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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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80

출판사 리뷰

우리가 잊고 있던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존재해온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


20세기가 막 시작되려던 시절, 한반도에는 대륙과 대양을 건너온 낯설고 새로운 문물이 봇물처럼 밀려들었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차림새의 서양인들과 호시탐탐 침략의 기회를 엿보는 일본인, 중국인들이 뒤섞여 거리를 누볐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집을 짓고 조계지를 형성하며 이 땅 여기저기에 자신들의 문화를 심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 시대를 더듬어갈 집과 거리와 건축물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제강점기의 쓰라린 역사로 인해 우리 근대의 유산들은 망각 속에 묻혔다. 보고 싶지 않은 흉물이라도 되는 양 부수고 외면하고 방치했다. 그러는 사이 근현대사의 유구遺構들은 무수히 사라져갔고 우리의 역사 또한 그렇게 지워졌다.
청춘남녀, 건축잡지 에디터 출신의 여자와 건축디자인을 하는 남자. 부부가 청춘의 마음으로 언제 사라져버릴지 모를 우리의 근대 건축물들을 찾아 나섰다.
눈 내리는 어느 날, 둘은 군산에 도착했다. 파란 지붕에 붉은 벽돌로 우아하게 단장한 ‘군산해관’은 진즉 문화재로 선정되어 프랑스식도 러시아식도 아닌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며 여신처럼 서 있었다. 반면 한때 대단한 위용을 자랑했던 ‘조선은행’은 나이트클럽 간판을 매단 채 삭아서 바스라지고 있었고, 그 옛날 군산의 돈을 끌어 모으던 ‘일본제18은행’은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방치된 채 도시의 미아처럼 버려져 있었다.
부부는 이 둘 사이의 간극에서 적잖이 놀랐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되는 것과 방치되는 것, 지금도 사라질 위기에 있는 건축물들 속에서 어떤 것을 다시 알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군산은 앞으로 부부가 함께할 근대 유람의 첫 출발지가 되었다.

타임슬립을 한 듯 다른 시대의 삶에 걸어 들어간
청춘남녀의 우리 근대문화유산 답사기!


청춘남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선탄시설을 갖춘 철암탄광에서부터 일제의 침략전쟁을 증언하는 제주도 알뜨르 비행장까지 우리나라 도처에 흩어져 있는 근대문화유산들을 찾아 일 년간 백여 곳을 직접 답사했고, 그중 칠십여 곳을 책에 담았다.
건축가인 남자는 인상적인 건물을 3D 컴퓨터그래픽으로 아름답게 되살려냈고, 여자는 답사한 곳을 알뜰하게 챙겨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러시아인 왕궁건축가 사바틴이 설계한 제물포구락부, 국내 최초로 이전 복원한 문화재로 기록된 장밋빛 벽돌이 우아한 벨기에 영사관, 이화무늬가 선명한 용마루를 얹은 창경궁 대온실, 백두산에서 가져온 전나무와 삼나무로 골조를 삼은 삼대에 걸친 술도가, 테라코타 조각으로 우리 미술사의 한 장을 차지한 권진규의 동선동 아틀리에, 단발머리 여학생의 시대를 열었던 부산진 일신여학교와 광주의 수피아여학교, 빛 한 점 없는 벽촌의 밤을 밝히던 호미곶 등대, 일제 수탈의 역사를 그대로 증언하는 거대한 규모의 시마타니 금고와 은행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 오히려 옛 모습을 간직한 구룡포와 영산포의 적산가옥 거리…
이 중에는 한 번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겨버린 멋진 건축물도 있고, 여러 차례 답사해서야 그 속내를 들여다본 곳도 있다. 어떤 건축물이든 볼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의 문화가 쪼개지던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해주었다. 이들이 본 것은 시간이 멈춘 박제된 풍경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살아 있는 역사, 바로 그것이었다.

“적자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살아남은 것이 얼마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 가치와 중요성이 높아진다. 건축은 온몸으로 역사를 보여주고 시대를 증언한다.”(85쪽)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한 우리 근대사의 현장

이 책은 오래된 건축물과 거리를 다루고 있지만, 형태적인 특징이나 정보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저자는 집과 골목에서 뿜어 나오는 숱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인천항에 첫발을 내디딘 러시아인 왕궁건축가 사바틴은 과연 우리나라에 대한 첫인상을 어떻게 기록했을까. 저자는 그가 지은 제물포구락부의 바 테이블에서 당시 화려했던 술과 장미의 나날들을 되돌려본다. 오래된 우편엽서 속에서 지금은 사라진 인천의 존스턴 별장을 발견하고 당시 인천을 상징할 만큼 규모가 컸던 이 건물에 담긴 비운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또한 선교사들이 도시 외곽에 집을 짓고 대양을 건너온 피아노를 치며 즐기던 살림집에서는 당시 우리네 살림집과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풍취를 고스란히 만끽한다. 정동대성당에서는 처음으로 성공회 신부가 혼배성사를 했던 이십대 일본 여인과 오십대 유럽 남자의 이름을 발견하고 이들이 어떤 이유로 이국땅에서 결혼까지 이르렀는지 추적해간다.
이처럼 건물에 얽힌 역사와 삶의 흔적들은 건물의 특징과 디테일에 대한 묘사와 어우러져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들어 흥미를 더한다. 책을 읽다보면 한 편 한 편의 짧은 드라마가 주마등처럼 흘러가며 어느덧 백년 전 세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일본에서부터 사랑의 도피를 떠나온 것일까?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우연히 그들의 운명이 뒤얽힌 것일까? 그들의 삶은 제물포에서 계속되었지만 머지않아 이 땅을 떠났을 수도 있고 그예 병마와 사고에 목숨을 잃고 땅에 묻혔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불분명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이 푸르게 사랑했다는 것이다. 희뿌연 안개처럼 뒤숭숭하던 세상도 사랑이 있어 온화한 푸른빛이었다.”(212쪽)

옛 건축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는 시간여행
전문가의 시선으로 근대의 풍경을 재발견하다


저자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건축가의 전문적인 시선이 예리하게 반짝인다. 한창 일본인 사업가와 자본가들로 넘쳐나던 시절 벌교의 보성여관은 한눈에 그 규모를 볼 수 있도록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했다. 덕분에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구조적인 특징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일반인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던 옛 기무사 건물은 모더니스트 건축가 박길륭이 설계한 것이다. 시원섭섭할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는 외형으로 당대 모더니즘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지만 우리에게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 적이 없다. 이 역시 3D로 재현해 그 특징을 포착했다.
그러나 저자는 옛것에 대해 무조건 보존해야 한다는 식의 감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다. 그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남기고 보호해야 할 것인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그 목소리에서 건축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생명이 다해가는 건축물을 본다. 소리 없이 삭아가는 돌과 흙과 철의 집합체는 번듯하던 형체를 잃어버리고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그 위를 소리도 없이 담쟁이덩굴이 감싼다. 왜소한 건물은 식물에 먹혀버린 듯 온몸에 담쟁이를 입고 서 있다. 약간의 디딜 틈만 있으면 자신의 집을 짓기 시작하는 담쟁이야말로 건물의 무덤으로 적당할 터이다. 인간이 생명을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듯 건물의 마지막도 자연 속으로 사라져야 옳을 것이다.”(381쪽)

잊혀진 시간 속으로 떠나는 유람가의 희망과 바람

책의 주인공인 청춘남녀는 잊혀진 시간 속을 여행하는 유람가들이다. 그들은 찾아간 건물에서 때로는 희망을 발견하고 때로는 아쉬움을 느낀다. 시인 이상화 고택의 한 그루 석류나무와 그가 쓰던 책상이 남아 있는 작은 방에서는 시인의 절절한 삶을 아프게 껴안고, 서양식 스위트홈의 전형을 보여주는 홍난파 가옥에서는 음악과 함께한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못내 서운함을 느낀다.
목포의 동양척식주식회사가 근대역사관으로 쓰이고 있지만 정확한 사료에 기반한 자료들도 아니고 적절한 설명도 없는 불친절한 전시장에 안타까움이 터져 나온다. 근대 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결실을 보고 있지만 번듯한 유물을 제대로 갖추고 개관한 곳은 드물다. 한두 곳만 둘러보면 금방 식상해질 만큼 내용이 비슷하고 흥미로울 것도 없다. 그들은 생각한다. “왜 카페나 호텔은 안 되는 걸까?” 그러다 문득 18세기 주택을 생활사박물관으로 개조한 파리의 자크마르 앙드레 뮤지엄에서 근사한 티타임을 즐겼던 것을 떠올린다. 한번 보면 더 이상 찾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박물관이나 자료관보다는 자주 찾아가서 쉬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역사의 향기를 만끽하고 그 속에서 즐기고 배우고 싶은 유람가의 소박한 바람이 담겼다.

“나 역시 옛 건물을 찾아, 사라져가는 것들을 찾아 이 땅을 거니는 유람가다. 거닐면서 느끼게 되고 보면서 알게 되는 이 땅의 정취를 사랑한다. 정취란 것이 거창한 데 있는 것은 아니기에, 옛날 여관에서 차를 마시고 하룻밤 쉬어가는 것만으로 유람가의 가슴은 뭉클해진다.”(120쪽)

추천평

이 책으로 우리도 이제 근대사의 현장에서 스토리텔링이 시작되었다. 남겨야 하나, 부수어야 하나 논쟁하는 사이, 한국 근현대사의 유구遺構들이 무수히 사라져갔다. 가까운 역사를 지우는 작업이 계속된다면, 지난 한 세기의 유구는 다 사라지고 다음 세대는 사이버박물관의 이미지 자료나 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할머니의 낡은 지폐에서 시작된 지난 백 년에 대한 저자들의 호기심은 그 시대의 건물, 골목, 마을을 전국적으로 넘나들며 정보를 모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들이 직접 찍고 그린 사진과 도판은 현장을 더욱 잘 이해하게 해준다. 부부가 청춘의 마음으로 현장을 걸으며 쓴 이야기는 일반인을 향한 한국 근대건축 스토리텔링의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
윤인석(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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