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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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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길 위에서 만나는 소수자의 철학

신승철 | 사계절 | 2017년 03월 27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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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06g | 145*220*15mm
ISBN13 9791160940473
ISBN10 1160940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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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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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문래동예술촌에서 아내와 함께 《철학공방 별난》을 운영하면서 공동체운동과 사회적 경제, 생태철학 등을 친구들과 더불어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의 『세 가지 생태학』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줄곧 생태철학을 연구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ecosophialab.com)을 연구자, 활동가들과 함께 만들어서 기후변화와 생명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전환사회를 ... 문래동예술촌에서 아내와 함께 《철학공방 별난》을 운영하면서 공동체운동과 사회적 경제, 생태철학 등을 친구들과 더불어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의 『세 가지 생태학』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줄곧 생태철학을 연구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ecosophialab.com)을 연구자, 활동가들과 함께 만들어서 기후변화와 생명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전환사회를 만드는 지혜를 탐색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생태계의 도표』(2020, 신생), 『모두의 혁명법』(2019, 알렙), 『탄소자본주의』(2019, 도서출판한살림), 『구성주의와 자율성』(2017, 알렙), 『마트가 우리에게 빼앗은 것들』(2016, 위즈덤하우스), 『갈라파고스로 간 철학자』(2014, 서해문집), 『욕망자본론』(2014, 알렙), 『식탁 위의 철학』(2013, 동녘), 『눈물 닦고 스피노자』(2012, 동녘)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10대와 통하는 기후 정의 이야기』, 『우리의 욕망을 공유합니다』(2020, 도서출판한살림), 『체게바라와 여행하는 법』(2014, 사계절) 등이 있다.
공저자 : 이윤경
문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철학 공부에 재미를 붙인 후로, 책 읽고 토론하고 공부하며 365일 고3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인문학 오타쿠이다. 좋은 생각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철학의 메시지를 스토리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쓴 책으로 『철학의 참견』, 『달려라 청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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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45

줄거리

왕따를 당하던 열일곱 살 소년 민영은 학교를 뛰쳐나와 형의 신분증을 가지고 인천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 취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공장 측에 구타를 당하던 불법 체류자 최씨 아저씨를 우연히 구해 주었다가 함께 쫓기는 신세가 된다.
두 사람은 안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미스터 샤를 만나 공장의 환경범죄 관련 증거를 포착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곧 공장 사람들의 추격을 받고, 남쪽으로 목적지 없는 스쿠터 여행을 떠나게 된다. 민영은 청양에서 혼자 배낭여행 중인 소녀 귤을 만나 설렘을 느끼고, 개 사육장에서 학대받는 개 황구를 구출해 주며 최씨 아저씨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한편, 최씨 아저씨의 사정이 드러나며 본격적인 도피가 시작된다. 민영은 대전역에서 지내다가 거리의 철학자 용계 아재를 만나고, 귤 엄마의 도움으로 옥천 감자수제비북클럽과 함께 귤네 집에 머무른다. 그러나 최씨 아저씨를 추적하는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들이닥치면서 아저씨는 부상을 입고, 두 사람은 속리산 기슭에 있는 마을로 달아난다. 그곳에서 민영은 장애인 소년 매미를 만나 억압된 감정의 폭발을 경험하고, 울산에서 일하는 형이 고공 농성 중이라는 전화를 받는다. 매미의 도움으로 위기를 피해 혼자 울산에 온 민영은 의사로 변장한 최씨 아저씨와 재회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형의 문제가 극적으로 잘 해결되자 최씨 아저씨는 다시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후, 청양에서 형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 민영은 일본 도쿄와 후쿠시마, 네팔 등지에서 찍힌 최씨 아저씨의 사진을 발견한다.

출판사 리뷰

불안과 혐오의 시대를 건너는 법

한 조사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는 건물주이다.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 전문직,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공무원·교사를 말하던 아이들은 이제 건물주를 꿈꾼다. 부의 양극화와 세습 강화, 만성화된 청년실업, 차별과 배제, 인생 경로에서 한 번 실패로도 재기가 어려운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순응과 체념, 두려움과 분노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제대로 이름 붙여지지 않는 감정들은 혐오라는 외피를 입는다. 여성 혐오부터 이주민 혐오, 장애인 혐오, 성 소수자 혐오, 노인 혐오, 자기혐오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혐오가 만연한다. 혐오는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곳을 향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에서 탈출구는 존재할 수 있을까?
여기, 아이들이 질문을 하는 존재임을 일깨우며, 한 가지 지름길만을 강요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기를 바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그 자리에 있기를 두려워하는 곳, 혐오라는 감정이 고이는 곳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곳에서 희생자나 피해자로 언급되기 일쑤인 소수자들을 불러낸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느끼고 사유하며 출구를 찾아보자고 권한다.
철학공방 별난의 공동 대표 신승철과 이윤경이 함께 쓴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은 눈앞의 현실이 두려워 움츠러들다가 ‘생각 없는 녀석’이라고 불리던 소년 민영이 생각을 시작하고, 사랑을 표현하며, 자기의 삶을 바꾸어 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민영은 체 게바라를 닮은 이주 노동자 최씨 아저씨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소수자들을 만나고 여러 사건을 겪는다. 그리고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정해진 길 바깥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 그 바깥에서도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얻는다. 이 책은 그렇게 생각, 즉 ‘철학’에서 출발해 두려움과 혐오가 지배하는 세계를 찢고, 두려움의 자리를 자유로, 혐오의 자리를 사랑으로 채운다.

유쾌한 소수자들을 만나는 여행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은 소수자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민영은 최씨 아저씨와 여행하며 이주민, 아이, 노숙인,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 이 책에서 ‘소수자’라고 부르는 이들을 만난다. 흔히 소수자는 힘없는 약자나 피해자, 또는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여기서는 소수자를 오히려 특이한 사람, 즉 자신의 특이성으로 사회의 배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들로 본다.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활력소이자 감초이며 촉매제가 되어 공동체를 풍부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수자들은 우울하거나 전투적인 분위기로 그려지지 않으며, 마냥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들은 긍정적이고 발랄하며 능동적이고 유쾌하다.
안산에서 게스트하우스 ‘지구마을 여인숙’을 운영하는 미스터 샤는 이주 노동자 출신이다. 20년 전 한국인으로 귀화한 자칭 ‘안산 샤씨’의 시조로, 능숙한 한국말을 구사한다. 지구마을 여인숙에는 도움이 필요한 이주 노동자와 여행 중인 외국인들이 모이는데, 그들은 차별 때문에 위축된 모습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고향과 가족과 일상이 있고, 활력과 용기가 느껴진다. 대전역에서 만난 노숙자 용계 아재 또한 전형적인 노숙자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그는 노숙자들이 이 시대의 혁명가라고 이야기하는 거리의 철학자이다. 속리산에서 함께한 소년 매미 또한 팔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지만, 웬만한 일들은 발로 척척 해내는 낙천적이고 영리한 수다쟁이다.
물론 이 책은 소수자들에 대한 기존 재현 방식을 탈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거나 낭만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뺏는다는 말, 장애인은 남들의 도움이 없으면 무능한 존재라는 말, 여성은 약자가 아니라는 말 등 소수자를 둘러싼 편견들을 제시하며, 이를 유려하게 반박하고, 새로운 사유와 관계 맺기의 방식을 열어젖힌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소수자 되기’의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처럼 철학하기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의 철학적 배경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하는 소수자 되기의 철학이 있다. 이 책은 ‘되기’ 개념에서 출발해 ‘이주민 되기’, ‘아이 되기’, ‘동물 되기’, ‘여성 되기’, ‘장애인 되기’, ‘투명 인간 되기’라는 흐름을 따라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들뢰즈와 가타리가 이야기하는 철학적 개념과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들뢰즈와 가타리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데 집중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을 구체적인 사건과 매력적인 캐릭터,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그러한 개념이 나오게 된 맥락을 설명하고 이와 유사한 생각을 한 철학자와 작가들 사이를 가로지른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와 심리 치료사 펠릭스 가타리는 『천 개의 고원』에서 ‘되기’(becoming)라는 개념을 이야기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68혁명을 겪으며 기존에 우리가 혁명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혁명, 즉 분자 혁명의 지평을 발견한다. 분자 혁명은 작은 변화가 일어나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공동체와 사회, 생태계에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준다는 사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적대적인 세력에 물리적으로 대항하고 정치 체제를 전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질서와 체제에서 끊임없이 탈주하여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개척하는 것 또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혁명은 ‘나는 누구이다’라고 자신을 고정시키거나 사회로부터 주어진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벗어나는 것, 즉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달라짐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바꾸고 결국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들뢰즈와 가타리는 소수자 되기를 강조한다. 이것은 약자에 대한 관용이나 배려의 윤리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특이한 소수자들을 통해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들을 발견하며 우리 자신이 더욱 풍부해지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나아가, 들뢰즈와 가타리는 이러한 ‘되기’가 바로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연인들 사이에 오가는 감정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이웃, 처음 보는 사람, 동물이나 물건과의 교감, 민주주의와 생명?평화?세상에 대한 염원을 포함한다. 우리는 사랑의 순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며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처럼, 아니 누군가가 되어 간다. 그러므로 이처럼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으키는 ‘되기’는 ‘사랑’이며 곧 ‘혁명’이기도 하다.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 우리 모두는 미세한 변화의 힘을 지닌 혁명가이며, 각자의 삶에서 수많은 혁명들이 시작된다.

지금 여기서 ‘체 게바라들’과 함께하는 법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가 지금 여기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저자들에 따르면,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처럼 스쿠터를 타고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체 게바라를 출현시키자는 다소 소재주의적인 발상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진정한 혁명가를 이끄는 것은 위대한 사랑의 감정이다. 이런 자질이 없는 혁명가는 생각할 수 없다.”라는 체 게바라의 메시지를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이 잘 설명해 준다고 여겨, 그들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최씨 아저씨라는 인물을 등장시켰다.
최씨 아저씨는 공장에서 ‘최씨’라고 불리는 이주 노동자로, 몇 년 전 인천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넋이 나간 채 헤매고 있는 것을 인부들이 발견했다. 그의 진짜 이름은 ‘체’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주 노동자들을 많이 도와서 신망이 높다. 몇몇은 너무 비현실적인 일임에도 그가 체 게바라라고 생각하지만, 최씨 아저씨조차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민영은 이러한 최씨 아저씨를 도와주다가 사건에 휘말려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최씨 아저씨를 뒤쫓는 추격전이 뒤얽히며 이야기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최씨 아저씨의 정체를 둘러싸고 이 책에서는 판타지적인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인천, 안산, 청양, 대전, 옥천, 울산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들을 지나고 그곳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때, 묘한 리얼리즘이 발생한다. 이 책은 체 게바라, 그리고 들뢰즈와 가타리의 눈으로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 소수자들에게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특히,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철학자들의 추상화된 이야기를 벗어나, 어떻게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고 새롭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풍부한 영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민영은 체 게바라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저자들은 저자 후기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이미 한국 사회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체 게바라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촛불은 일상에서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거리에서도 빛을 뿜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최씨 아저씨가 정말로 체 게바라인지 아닌지 하는 문제가 아니다. 최씨 아저씨의 정체는 끝까지 의문부호로 남는다. 체 게바라 사후 50주기인 2017년, 이 책은 체 게바라를 손쉽게 영웅화하거나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재조명하는 대신, 판타지가 가미된 여행 서사의 형식을 빌려서 우리에게 ‘체 게바라 되기’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통해 지금 여기의 체 게바라들을 위한 열정과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이것이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에서 가장 빛나는 지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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