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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 사계절 | 2010년 02월 2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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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199g | 153*224*20mm
ISBN13 9788958284529
ISBN10 895828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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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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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삶이 구차하고 남루할수록 농담은 힘이 세다고 믿는다. 줄곧 글 쓰는 삶을 살아왔고 계속 쓸 것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오래된 캐치프레이즈를 증명이라도 하듯 '88만 원 세대'이자 비주류인 자신의 계급과 사회구조적 모순과의 관계를 '특유의 삐딱한 건강함'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평가받으며 이십 대에서 칠십 대까지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에세이스트. 스스로를 도시빈민이라 부르는 그녀는 ... “삶이 구차하고 남루할수록 농담은 힘이 세다고 믿는다. 줄곧 글 쓰는 삶을 살아왔고 계속 쓸 것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오래된 캐치프레이즈를 증명이라도 하듯 '88만 원 세대'이자 비주류인 자신의 계급과 사회구조적 모순과의 관계를 '특유의 삐딱한 건강함'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평가받으며 이십 대에서 칠십 대까지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에세이스트. 스스로를 도시빈민이라 부르는 그녀는 대구 출생에 목회자인 부친의 모든 희망에 어긋나게 성장하였고 기어코 말 안 듣다가 고등학교를 두 달 만에 퇴학에 준하는 자퇴를 감행하였다.

냉소와 분노와 우울을 블랙 유머로 승화시키는 연금술을 몸 속에 장착한 그녀가 숨 막히는 고등학교를 용감히 박차고 나온 '불량소녀'로 세상에 알려진 지 이제 10년이 넘어간다. 그녀는 단편영화 [셧 앤 시 Shut And See](97년) 감독, 웹진 [네가넷](97년)의 최연소편집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최연소 합격 등의 화려한 타이틀을 가졌다. 그래서 한 시사주간지는 성공한 10대라는 제목으로 그를 표지인물로 내세웠다. 그가 고등학교 1학년 자퇴생이라는 사실이 언론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텔레비전의 관심도 남달랐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직시하면서 자기만의 삶을 꾸준히 살아왔다.

학교를 7년 만에 졸업, 간신히 영화 [언니가 간다]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으나 전국 18만 8000명으로 종결 후 좌절하였다. 먹고 살기위 해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 등 애써봤으나 여전히 도시빈민 겸 철거민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통합과정 전문사에 진학했으나, 등록금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달마다 '신불자'가 될 위기에 처한 상태로 휴학 중인 그녀는 이러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다.

MB 정권과 격렬히 불화했다. 기륭전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싸움터에서 그 어떤 학교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 한다. '최상의 연대는 입금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앞으로도 구체적 연대를 꿈꾸는 그녀는 강자에겐 얼음처럼 차갑게, 약자에겐 불처럼 뜨겁게 반응하며 거창하게 무슨 무슨 '주의자'로 불리기보다는 항상 지는 편에 붙는 '내 감정주의자'로 살아가겠노라고 강단 있게 말한다.

그녀를 주목받게 한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1999년)는 십대에 쓴 글들을 엮은 것으로, 글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소위 일류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책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은 공교육 공간에서 부대끼는 아이들 중 한 사람으로 아프게 혹은 당차게 살아낸 저자의 경험이 그대로 담겨 있다.

교복을 입고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무심코 "참 좋은 때야" 라고 말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좋은 시절만이 아닌, 제도와 체벌 혹은 또래 아이들에게 치이는 생활로 인해 아파하고 견디어내야 하는 따갑고 아픈 시절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남대문 시장의 미싱을 돌리는 외국인 노동자와 여인숙에서 일하는 여성을 자연스레 볼 수 있던 생활환경으로 일찍 '진실'에 노출된 아이가 십대 초반부터 사회문제와 '나'에 관하여 고민했던 생각을 담은 글들은 문화비평적인 성격을 띄기도 한다. 결국 자퇴를 선택했던 자신과 학교에 남은 아이들, 때로는 분노에 찬 음성으로, 때로는 깊은 슬픔을 간직한 눈으로 바라본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자신과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는 그런 그녀가 A급 연애는 못 하고 늘 B급 연애만 하는, 늘 지는 연애의 홍수에서 허우적대는 이십 대 여성 동지들의 영혼에 바치는 위로와 동감의 노래이다. 유기견 네 마리를 데려다 기르는 그녀의 성품에서 잘 드러나듯 버림받고 약하고, 작고, 아픈 것들에 대한 애정과 연대 의식은 이 책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청소년 계간지 [풋] 편집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매거진T] [씨네21] [독서평설] [시사IN] 등에 기고했다. 지은 책으로 『뜨겁게 안녕』, 『육체탐구생활』, 『우리는 예쁨 받으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등의 에세이집이 있고, 장편소설 『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이』, 김나리 작가와 공동 집필한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가 있다. 그 외 저서로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네 멋대로 해라』, 『불량소녀백서』, 『질투하라 행동하라』, 『당신의 스무 살을 사랑하라』, 『그래도 언니는 간다』, 『동물애정생활』, 『새벽의 방문자들』(공저) 등이 있다. 다수의 일간지와 월간지 등에 에세이를 기고했다. 독자에게 직접 글을 보내는 에세이 메일링 서비스 『월간 살려줘요 김현진』을 발행 중이다.
저자 : 고병권
수유너머 R 연구원. 저서로 『니체, 천개의 눈, 천개의 길』,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화폐, 마법의 사중주』,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추방과 탈주』 등이 있다. 현재 ‘코뮤넷 수유너머’의 일원인 ‘수유너머 R’에서 공부하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 : 천정환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저서로 『근대의 책 읽기』, 『끝나지 않는 신드롬』, 『대중지성의 시대』, 『혁명과 웃음』(공저), 『근대를 다시 읽는다』(공저) 등이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소설 및 문화론 담당)로 재직 중이며 한국 근대 문화사와 현실의 문화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저자 : 김동춘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저서로 『1960년대의 사회운동』, 『한국사회 노동자 연구』, 『한국 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분단과 한국 사회』, 『근대의 그늘』, 『전쟁과 사회』, 『독립된 지성은 존재하는가』,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1997년 이후 한국사회의 성찰』 등이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http://dckim.skhu.ac.kr
저자 : 이찬수
종교문화연구원 원장. 저서로 『종교로 세계 읽기』, 『일본정신』, 『한국 그리스도교 비평』,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생각나야 생각하지』 등이 있다. 강남대 교수를 지내다가 불상 앞에 절했다는 이유로 해직되었고, 현재 서강대, 이화여대, 한신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자 : 오길영
충남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저서로는 『이론과 이론기계 - 들뢰즈에서 진중권까지』, 『지구화 시대의 영문학』(공저), 『에드워드 사이드 다시 읽기』(공저) 등이 있다. 탈근대 문예론, 문화이론, 현대영미소설에 관심을 갖고 가르치고 연구 중이고, 비평공동체 ‘크리티카’의 동인이다.
저자 :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저서로 『북한 군부는 왜 쿠데타를 하지 않나』,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위하여』 등이 있다. 『경향신문』에서 꼬박 25년을 기자로 살았고, 격주로 '이대근 칼럼'을 쓰고 있다. 전공인 북한과 남북 관계를 비롯하여 외교 정책과 정당 정치 등 한국 정치 전반을 포괄하는 글을 쓰고 있다.
저자 : 안수찬
『한겨레 21』 사회팀장. 저서로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스트레이트를 넘어 내러티브로』, 『희망으로 가는 길 - 한겨레 20년의 역사』(대표집필), 『1인 미디어, 기획에서 제작까지』(공저) 등이 있다. 1997년 11월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정치부, 문화부, 사회부 등에서 일했고, 한국언론재단 저널리즘스쿨 강사를 거쳐 현재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강의교수를 맡고 있다.
저자 :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저서로 『IMF 위기』, 『비정규직과 한국노사관계 시스템 변화 1, 2』, 『산별교섭, 실현 가능한 미래인가』 등이 있다. 1980년대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하다 제적된 뒤 14년 동안 인천, 안양, 서울에서 노동 운동을 했고, 1992년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되어 약 6년의 수감 생활을 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산별 노사 관계와 비정규 문제 등이며, 『경향신문』에 정기 칼럼을 기고했다.
저자 : 한윤형
대학생 · 자유기고가. 저서로 자전적 에세이인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 2000~2009』, 뉴라이트 역사논쟁에 대한 비평서 『뉴라이트 사용후기』가 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안티조선 운동에 참여했으며, 민주노동당원을 거쳐 현재는 진보신당원. 인터넷에서 정치/문화 평론을 하다가 『씨네21』, 『경향신문』 등에 글을 기고했다. http://yhhan.tistory.com
저자 : 김현진
에세이스트. 저서로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그래도 언니는 간다』, 『네 멋대로 해라』, 『불량소녀백서』, 『질투하라 행동하라』, 『당신의 스무 살을 사랑하라』 등이 있다. 고등학교를 박차고 나온 ‘불량소녀’로 세상에 알려졌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운 좋게 들어가 간신히 졸업하고 어쨌거나 빡세게 살고 있다. 『시사IN』, 『한겨레』 등에 고정 칼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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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책은 리영희에게 바치는 책이 아니다. 리영희에게 바치는 책은 그 누구보다도 리영희가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그것을 모른다면 그를 ‘사상의 스승’으로 부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인데, 어떻게 헌사 따위가 바쳐지는 자리에 스스로 서겠는가.
- 홍세화의 「서문 : 리영희를 다시 불러내는 이유」 중에서

1. 사상의 은사, 리영희를 다시 불러낸다
프랑스의 『르 몽드』가 “사상의 은사”라 불렀던 리영희의 책 『전환시대의 논리』는 “사회과학 서적으로는 처음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해방 이후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저작”이다. 시대를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리영희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고 “머릿속에서 지진을 일으키”고 “몽롱한 의식에 끼얹은 찬물 한 바가지”였다. 리영희로 말미암아 눈을 뜨고 세계를 인식하고, 이전과 다른 존재로서 생을 만들고 바꾸어간 청년들은 시대의 한 가운데로 투신했다. 민주주의를 꿈꾸고 고민하고 싸웠던 이 땅의 젊은 지성들에게 리영희는 뿌리이자 토대이고 출발점이었다. 그렇게 한국 현대사의 비판적 지성의 상징, 리영희는 우리 시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의 출발점이다. 이 책은 고민하는 청춘들의 영원한 스승, 리영희를 다시 불러낸다.

2. 리영희라는 이름의 교양, 우리 시대 교양의 기초를 다진다
리영희는 깨어 있고자 한 청춘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였고, 알아야 할 교양의 첫 번째 목록이었다. 여기서 교양이란 속류화된 호사 취미나 잡다한 지식을 지시하지 않는다. 일찍이 플라톤은 교양이란 “영혼의 건강과 같은 것, 혹은 아름다움이나 반듯하게 배우고 알아야 할 최대의 덕”을 의미하고, 교양을 구현해낸 이상적인 인간상인 철학자는 “폴리스에 대한 사랑, 즉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봉사할 줄 아는 덕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이광주, 『교양의 탄생』(한길사) 중에서) 또 재일 디아스포라 학자 서경식은 신자유주의 전체주의가 지배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시대에 교양의 자리를 묻는다.(서경식 외, 『교양, 모든 것의 시작』(노마드) 중에서)
무지몽매한 우상이 지배하던 시대에 이성의 힘으로 맞서 싸운 리영희는 교양의 의미를 올곧게 보여주었다. 리영희라는 이름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일깨우는 고민의 바탕이었고, 수많은 청춘들이 스스로 서게 하는 교양의 힘이었다. 7,80년대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물결은 바로 ‘세미나’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자발적인 ‘교양’ 공부의 토대 위에 있었다. 이 책은 리영희를 프리즘으로 삼아 우리 시대를 이해하고, 다른 세상, 다른 삶을 위한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고자 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부터(고병권), 책 읽기(천정환), 전쟁(김동춘), 종교(이찬수), 영어 공부(오길영), 지식인(이대근), 기자(안수찬), 청년 세대(한윤형)에 이르기까지 리영희를 매개로 우리 시대 교양의 기초를 다지고자 한다.

3. 리영희를 불러내는 또 하나의 방법
이 책은 리영희의 팔순(2009년 12월 2일)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그러나 어떤 금기도 허용치 않고 우상에 맞섰던 리영희에게 헌사는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 책은 일방적인 존경과 흠모를 보내는 보통의 헌정 도서와 다르게 구성되었다. 리영희의 의미와 영향력을 되새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리영희를 통해서, 리영희가 지녔던 교양의 힘을 매개로 새로운 교양 목록을 제시한다. 리영희는 새로운 교양을 촉발하는 원재료이고, 다양한 교양의 목록을 묶어주는 고리의 역할을 한다. 또 서문을 쓴 홍세화를 필두로, 리영희를 사상의 스승으로 모시는 70,80년대 학번부터 리영희의 제자가 아니었다고 밝히는 90년대 학번, 20대 논객으로 주목받는 2000년대 학번까지 세대를 넘어선 다양한 필자군으로 구성되어, 리영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읽을 수 있다.

주요 내용

리영희와 생각하기 :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_ 고병권
리영희가 ‘사상의 은사’라 불리는 점에 착안하여, 생각을 낳아준 스승이란 무엇인가,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탐색한다. 리영희를 ‘사상의 은사’, ‘생각의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그가 정보나 견해, 지식을 전달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기 즉 각성을 전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승이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에게 부여되는 이름이다. 리영희는 생각 없음의 상태/체제에 도전하여 생각할 것을 일깨웠고, 생각한다는 것은 기존의 굳은 관념, 견해에 의한 조건반사의 반응을 넘어서는 것이다. 바로 생각의 전제, 토대조차 무너뜨리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것이 계몽이고 각성이고 다른 사람이 되는 주체 변형의 의식화다.

리영희를 ‘사상의 은사’, ‘생각의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것은 그가 훌륭한 ‘정보’나 ‘?해’를 들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우리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스승이란 우리에게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우리를 각성케 하는 모든 존재에게 부여될 수 있는 이름이다. _ 16쪽, 고병권의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중에서

리영희와 책 읽기 : 책 읽기와 청년, 그리고 자유 _ 천정환
독서의 문화사라는 관점에서 책 읽기를 통해 형성되고 발현되는 정신사의 풍경을 서술한다. 리영희의 독서 이력과 리영희를 읽고 또 읽지 않던 70,80년대 책 읽기의 문화사를 살펴보며, 책 읽기와 자유의 관계에 질문을 던진다. 식민지 시대 일본어로 된 문학 책으로 시작하여, 국제관계 저널리스트이자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사회과학 서적의 탐독으로 이어진 리영희의 책 읽기는 당대의 문화-정치의 맥락과 맞물려 한국 지성사의 서술로 이어진다. 수많은 청년들이 책 읽기를 통해 존재를 건 모험에 나섰던 70,80년대 리영희가 ‘필독서’에서 ‘선택 교양’으로 전환되는 맥락 속에서 책 읽기와 자유, 책 읽기와 정치의 관계를 짚어본다.

어떤 책들은 그냥 종이 뭉치이거나 문장의 집합체가 아니게 된다. 그것은 마치 살아 있는 어떤 인간과 같다. 우리는 그 시절에 어떤 이들과 조우함으로써 우리 생을 만들고 또 바꿔 왔다. ‘그/책’은 젊은 날이 성마른 열정과 숭고한 영성을 상징한다. ‘그/책’은 한 시대를 표상하는 이름이며 존재다. _ 34쪽, 천정환의 「책 읽기와 청년, 그리고 자유」 중에서

리영희와 전쟁 : 전쟁의 세기_ 김동춘
리영희라는 지식인이 전쟁이라는 최고의 현실을 어떻게 마주했는지를 살펴보며, 20세기 한반도와 주변에서 벌어진 전쟁의 역사와 경험을 되짚는다. 전쟁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관계들도 파괴하고 새로운 관계들을 만들어낸다. 전쟁은 모든 것을 뒤집어버리는 일종의 혁명이다. ‘제국’의 프로젝트인 전쟁은 국제 질서를 뒤흔들 뿐 아니라 국내의 정치 질서도 지배하는 정치사회적 사건이자 현상이다. 『전쟁과 사회』의 저자이자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문제를 천착한 김동춘 교수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냉전 체제의 속살을 파헤친다.

전쟁은 처음부터 끝까지 특정한 역사적 국면에서, 특정한 정치경제 상황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인간적 ? 인문학적 현실임과 동시에 적나라한 정치적 ? 사회적 현상이다. 따라서 전쟁은 언제나 동일한 방식으로 나타나지도 않고 또 그것을 겪은 군인들이나 민간인들에게 동일하게 체험되지도 않는다. _ 66쪽, 김동춘의 「전쟁의 세기」 중에서

리영희와 종교 : 무신론적인, 그러나 유신론적인 _ 이찬수
일관된 종교 비판자였지만 종교의 가치를 좇았던 리영희를 통해, 제도와 교리에 갇힌 기성 종교를 비판하고 진정한 종교 정신을 되새긴다. 종교 간 갈등은 교리의 차이가 아니라 교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예수는 유대교 율법의 ‘정신’을 살리려 했지만, 율법의 ‘문자’ 자체에 매달린 유대교 지도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기독교의 우상숭배 금지, 유일신 사상도 이와 같이 교리를 문자 자체로 해석하여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제도와 교리 속에 담겨진 정신은 뒷전으로 밀리고, 정신이 형상화된 제도와 교리에 치우친 기성 종교를 비판하며, 보편적인 종교 정신을 강조한다.

율법의 ‘문자’가 아닌 ‘정신’을 실현하고자 한 예수가 율법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율법가들에 의해 희생되었는데, 예수를 따른다는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다시 예수를 죽인 율법가의 편에 선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예수의 정신을 여전히 반대로 알아듣는다. 사람들을 문자와 제도 안에 가두어 두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며 강권한다. _ 88쪽, 이찬수의 「무신론적인, 그러나 유신론적인」

리영희와 영어 공부 : 영어라는 우상 _ 오길영
영어 실력이 사회적 성공의 보증수표로 여겨지는 시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따져보고, 일찍이 외국어 공부에 매진한 리영희의 사례를 통해 올바른 영어 공부와 방법에 대해 논한다. 실용주의와 시장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영어 실력은 실용성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 실용의 수준이 텍스트 독해력과 사고의 조직력 등을 배제한 ‘관광 영어’ 수준으로 이해되고, 영어 공부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강요된다. 서투른 발음에도 영어 원어민들을 압도하는 지젝과 영어 공부하는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하고 영어를 익힌 리영희를 통해 영어 공부의 본령을 제시한다.

당시 강연장을 가득 메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원어민’들도 그의 발음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이 관심을 기울인 것은 지젝의 어색한 발음이 아니라 강연에서 그가 주장했던 독창적인 사유의 내용이었다. 원어민 발음과 거리가 먼 영어를 구사하는 지젝은 원어민을 능가쿇는 유려한 글쓰기 능력으로 자신의 저서를 대부분 영어로 쓴다. 그런 능력은 500단어의 유창한 영어 발음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_ 109쪽, 오길영의 「영어라는 우상」 중에서

리영희와 지식인 : 다시, 지식인의 책무를 묻다 _ 이대근
저항적 지식인의 전형인 리영희의 퇴장을 곱씹으며, 민주화 이후 변화된 지식인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따져본다. 민주화가 진행되고 분노와 저항의 시대를 헤쳐온 지식인 리영희가 물러났지만, 한국사회는 인간다운 사회와 가까워지지 못했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하고 시장에 휘둘리는 정글 사회로 변모하고, 불평등과 억압은 세련되게 변형되고 교묘해졌다. 탈근대적 현상들로 탈근대 지식인론이 논의되지만, 근대적 과제와 탈근대적 과제가 중첩되어 있는 한국사회에서 탈근대적 지식인론이 근대적 지식인론을 대체할 수는 없다. 삶의 질이 악화되고 더욱 뿌리 깊은 억압과 불평등이 만연한 이 시대에 지식인의 책무에 대해 다시 묻는다.

리영희는 사르트르를 인용해 자유의 의미를 절절하게 전했다. 사르트르는 독일 점령하에 있을 때처럼 자유로웠던 때가 없었다고 한다. 일체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매일 정면으로 모욕을 당할 때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자유라고 했다. 막다른 골목에 쫓겨 있었던 까닭에 거동 하나하나가 앙가주망의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고 했다. _ 144쪽, 이대근의 「다시, 지식인의 책무를 묻다」 중에서

리영희와 기자 : 진짜 기자의 멸종 _ 안수찬
IMF 이후 시장에 노출되어 생존 경쟁에 돌입한 언론사의 현실 아래서, 기자들은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갔다. 단독자 기자는 사라지고 매체마다 정형화된 기사가 넘쳐났다. 『시사저널』 사태는 시장 압력에 굴복한 대표적 사례다. 또 기업 이윤이라는 논리로 진행되는 언론 탄압은 민주 정부 시절의 언-권 유착에서 영감을 얻었고, 역시 시장주의와 관련된다. 기자 사회의 낭만에 빠지지 않고 기자라는 명함에도 연연하지 않으며 권력과 긴장했던 진짜 기자 리영희를 되새기며, 기자의 존재 조건과 기자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

기가 막힌 노릇이지만, 이는 국소 마취의 수법이다. 시장주의의 모르핀으로 언론의 발을 마비시켰다. 방송 시장이 개방된다는데, 방송이 신문 광고를 다 빼앗아 간다는데, 이 언론사가 망하면 너는 어디 가서 잘난 기자 노릇을 할 것이냐고 겁박하는 방식이다. 기자들이 겁먹었다는 증거는 허다하다. _ 157~158쪽, 안수찬의 「진짜 기자의 멸종」 중에서

리영희와 사회과학 : 사회과학의 고민 _ 은수미
비정규직 문제를 천착하는 사회과학 연구자로서 사회과학의 입장과 역할, 딜레마 등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사회과학이 비정규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사회과학의 고전적 주제인 개인과 사회의 관계의 맥락에서 뒤르켐과 리프킨, 스티글리츠를 참조한다. 사회과학이 비정규직을 말하고 대변하는 것의 의미를 아렌트의 공론장에서 자리 확보의 논의와 만하임의 지식사회학 논의를 연관 지어 고민한다. 또 사회과학이 연구대상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공공성이란 무엇인지, 사회과학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고 진솔하게 풀어낸다.

학문의 역사는 가설의 역사일지도 모른다. 연구자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자신의 논리, 예를 들어 “파업권 보장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그것을 입증하려 한다. 학문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가설을 통해 재구성된다. 하지만 가설을 주장하고 입증하는 것이 학문 외부의 강제에 의해 불가능하여 가설이 가설로만 남는다면 그것은 학문 세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바뀐다. _ 184~185쪽, 은수미의 「사회과학의 고민」 중에서

리영희와 청년 세대 : 냉소주의 시대의 우상과 이성 _ 한윤형
1980년대생의 젊은 필자가 ‘아버지 세대의 선생님’ 리영희를 매개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청년 문화의 양태, 속내를 정리한다. 70년대 통기타 문화와 리영희의 긴장 관계부터 민중문화가 주도하던 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이론이 유행하던 90년대를 개괄하면서, 우상과 이성의 분별이 가능한지를 질문한다. 또 청년 문화가 상실되고 상품화된 대중문화로 대체되어 버린 지금 청년들의 삶의 조건과 정서, 욕망을 설명한다. 노동자마저 자본가의 사유를 내면화해, 우리 삶 자체가 우상화되어버린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스스로의 삶 자체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요구한다.

예비 노동자인 대학생들은 자신을 착취해주기를 간절하게 바랄 수밖에 없다. 오늘날의 대학생들이 바라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편입’이다. 자본주의로부터의 자유, 노동할 의무로부터의 자유를 꿈꾸지 못하고 자본주의 사회로 편입하기를, 정규직으로 편입하기를, 그러기 위해 좋은 대학으로 편입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 하지만 하루하루 편입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선, 우상은 바로 우리의 삶 그 자체다. _ 204쪽, 한윤형의 「냉소주의 시대의 우상과 이성」 중에서

리영희 인터뷰 : 가혹하게 정직하고, 칼날처럼 순결하게 _ 김현진
일찍이 고등학교를 박차고 나온 ‘불량소녀’로 알려졌고, 20대 필자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김현진이 거인 리영희를 만났다. 패거리를 만들지 않고 올곧게 독립적으로 진실만을 추구했던 리영희의 삶을 ‘리영희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하고 지식인과 변혁, 혁명, 역사, 자본주의, 자유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리영희는 엄격하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솜씨로 질문에 답하는 한편, 어린 손녀의 물음에 응해주는 따뜻하고 지혜로운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날렵한 몸으로 채찍을 휘두르며 ‘포티 파이브’ 권총으로 백발백중의 사격 솜씨를 자랑하는 탐험복 차림의 고고학자 리영희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캐릭터로 본다면, 절대 인디아나 존스는 아니다. 아무리 적이라 해도 타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함정에 빠뜨리거나 자동차에서 떨어뜨리거나 하는 건 도저히 ‘리영희 스타일’이 아니다. _ 232~233쪽, 김현진의 「가혹하게 정직하고, 칼날처럼 순결하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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