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사실에서 울림 깊은 진실을 찾아내는 묘미”
옮긴이가 직접 밝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인기 비결
이 책은 말하자면 ‘홍승수’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요약판 같은 책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홍승수 교수님의 빅 히스토리의 첫 장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코스모스』와 함께 임계 국면을 넘어섰던 홍승수 교수님의 자전적 스토리텔링입니다. 속일 수 없는 그의 진솔함이 넘쳐흐르는 책입니다. 그를 그리워하게 만들 책입니다. 홍승수의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런 그를 만나러 이 책 속으로 들어갑시다.
-이명현(천문학자)
평생을 천문학에 헌신하고 제자들을 양성했을 뿐만 아니라, 『코스모스』라는 명저를 번역하며 과학과 세상과 인간에 대해 성찰하고 그것을 청중들과 깊고도 실감나게 나누고자 하는 끝 모를 열정을 보여 주셨다. 그간 수십 번의 공개 강연을 진행해 왔지만 그저 차원이 달랐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 모두가 홍승수 교수님의 삶과 생각을 들으며 함께 울고 웃고, 또 감탄하고 숙연해졌다. 그가 천문학을 통해서 얻은 것이 단순히 우주에 대한 지식을 넘어 모든 존재하는 것에 대한, 또 살아가고 죽어 가는 것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종우(과학 팟캐스트 운영자)
1978년 서울 대학교에 임용되어 2009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서울 대학교 천문학과를 지키며 연구를 하고 교육을 한 홍승수 교수는 태양계의 형성, 더 나아가 생명의 탄생과 직, 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성간 물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동시에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 물리학 센터 방문 교수, 일본 우주 항공 연구 개발 기구(JAXA) 초빙 교수, 한국천문학회 회장, 소남천문학사연구소 소장, 한국천문올림피아드위원회 위원장,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원장을 역임하며 한국 천문학계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한국 대표 원로 천문학자이기도 하다.
홍승수 교수는 국내외 학술지 등에 연구 논문 78편을 발표했고, A Practical Approach to Astrophysics 같은 영문 학술서를 비롯, 『수치 천체 물리학 I』, 『은하계의 형성과 화학적 진화』, 『성간 매질에서의 물리 현상』 같은 책들을 집필했고, 『天文學綱要(Outline of Astronomy I & II)』, 『대폭발(The Big Bang)』, 『기본 천문학(Fundamental Astronomy)』,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서론(Introductory Astronomy and Astrophysics)』, 『우주(Universe)』, 『지구 바깥세상 우주에는(Out of This World)』 같은 천문학 학술서와 교과서, 그리고 교양서를 다수 번역했다. 이중에서 특히 『코스모스(Cosmos)』의 번역자로 유명하다. #나의 코스모스##는 이런 홍승수 교수의 첫 번째, 단독 저술의 대중 과학서이다.
(주)과학과 사람들이 기획하고 (주)사이언스북스가 후원한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 있네’ 3주년 기념 강연에 연사로 초빙되어 한 “세이건의 코스모스: 칼에게서 듣는 ‘하늘, 땅, 그리고 사람’ 이야기” 제목의 강연과 질의응답을 완전 수록해 펴낸 이 책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한국 독자들에게 오기까지의 역사와, #코스모스##의 핵심 내용, #코스모스##의 성공 비결 등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여섯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한창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50대 후반의 서울대 교수가 #코스모스##라는 대중 과학서, 그것도 한때는 ‘과학 전도사’로 살짝 낮춰 봤던 칼 세이건의 책을 번역하게 된 “저간의 사정”이 흥미진진하게 설명되어 있다. 둘째, 모두 13개 장으로 이뤄진 #코스모스##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며 칼 세이건의 자신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스토리텔링의 전략”이 “뻔한 사실에서 울림 깊은 진실을 찾아내는” 것임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셋째, #코스모스##가 국내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홍승수 교수에 따르면, 칼 세이건은 이 책에서 “지구 생명의 출현과 진화, 그리고 인류 문명의 현재와 미래를 빅뱅(big bang, 대폭발)에서 비롯한 우주 진화의 거대한 시공간적 틀에서 조망”한다는 것이다. ‘우주에서의 인간의 위치’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건들임으로써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특히 “자기 조상의 시원을 빅뱅의 순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가슴이 설레지 않을 한국인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는 홍승수 교수의 반문은 칼 세이건의 성공 비결을 명확하게 보여 준다.
넷째, 이러한 비판적 책읽기를 통해 홍승수 교수는 칼 세이건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한국 지식 사회의 한계, 그리고 그러한 지식 사회를 잉태한 한국 교육의 문제를 비판한다. 문과, 이과 분리 교육이 낳은 “해묵은 병폐”를 극복할 방법을 “융합의 전범”을 보여 준 칼 세이건의 글쓰기에서, 그의 해박한 지식과 깊은 통찰에서 찾아보자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은 한국 근대 교육의 당사자인 홍승수 교수 자신의 경험과 반성을 토대로 한 것이라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다섯째, 이번 강연을 기획한 과학과 사람들, 사이언스북스의 스태프들과 홍승수 교수의 제자들로 현재 학계와 문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성철 서울대 교수,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박순창 메타스페이스(주) 대표 등이 무대에 올라 함께 좌담을 나누며 청중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꼭지가 있다. 홍승수 교수의 인간적인 면모와 강연에서 미처 다 말하지 못한 그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여섯째, 앞에서 언급한 좌담에 출연한 제자들과 과학과 사람들 원종우 대표, 천문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명현 박사가 추천사가 있다.
천지인(天地人)을 하나로 엮은 ‘기적’의 강연
천문학적 사실 너머의 감동적인 진실
휴전 회담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53년, 선생님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 권의 천문학 교양서를 발견하고 꿈을 키웠다. 그 미약했던 한줄기 빛은 60여 년이 지난 오늘 큰 지성의 빛이 되어 2016년 여전히 일그러져 있는 한국 사회를 비추고 있다. 어른이 부재한 사회에서 치열한 삶과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젊은 후학에게 모범이 되어 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독자들은 『나의 코스모스』에서 아팠던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용기를 얻으리라 믿는다.
-윤성철(서울대학교 천문학과 교수)
선생님께 ‘기적과도 같은 대단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강연 기회를 드렸기 때문에 오히려 선생님이 저에게 신세를 지셨다고 주장합니다. 선생님이 인정하실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인정하실 거라고 믿지만) 이 책이 나오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사실을 오래오래 자랑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이강환(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홍승수 교수는 칼 세이건을 “비저너리(visionary, 선견자)”라고, 그리고 그의 #코스모스##를 “결국 인간과 우주, 그리고 인문과 자연의 이야기”이며 “인류 문명의 뿌리와 미래의 희망을 인간 이성(理性)에서 찾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인류 문명의 미래가 어둡지만 지구인은 이 어두움을 극복할 충분한 지성적, 기술적, 재정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 칼 세이건의 핵심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칼 세이건의 지성적 낙관주의를 20년이라는 시간적 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승수 교수는 공유한다. 한국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1953년 여름 도서관에서 화성에 대한 아동용 과학책을 읽으며 과학 기술이라고는 “쌕쌕이” 전투기밖에 몰랐던 가난한 나라의 소년이 천문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꿨기에 지금의 한국 대표 천문학자가 있다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코스모스##에 열광하며 칼 세이건의 열정과 순수를 자식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코스모스 세대’가 있기에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수많은 과학 기술 혁명이 일어나며 학문적으로, 산업적으로 거대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시간과 공간을 넘어 교감을 나눈 칼 세이건과 홍승수의 공동 창작물이라 할 이 #나의 코스모스##는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코스모스로 진화할 갈림길에서 읽어야 할 필독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언스북스가 낸 『코스모스』가 한국에서 특별한 사랑을 받게 된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기원을 따지기 좋아하는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이 그 첫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족보를 따지는 민족입니다. 저기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걸, 구구절절이 이렇게 쭉 내려오는 걸, 이걸 좋아합니다. 환하잖아요, 그렇지요? 그런데 『코스모스』는 어떻게 했어요? 우주의 기원부터 시작해서 생명의 출현, 그리고 진화, 그 다음에는 문명, 그렇지요? 그리고 이 문명의 암담한 미래, 이걸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정말 일관된 관점으로 저 빅뱅에서부터 오늘의 문제까지 쭉 구구절절 내려오니까 한국인의 흥미를 끌 수밖에 없어요. 오늘을 사는 한국 지성인에게, 인류 문명의 기원을 빅뱅부터 써 내려온 이 책은, 그래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