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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9년 1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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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0쪽 | 331g | 140*210*20mm |
ISBN13 | 9788950920890 |
ISBN10 | 8950920891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황석영 『철도원 삼대』 최종 후보
1. 대상 도서 구매 시, 푸 볼펜/마우스패드 증정(택1/포인트차감) 2. 대상 도서 포함 국내도서 2만원 이상 구매 시, 프레임 양장노트 증정(택1/포인트 차감)
2024년 03월 12일 ~ 2024년 05월 31일
[세계 시의 날/예스24 X 난다] 가장 오래된 고백의 이름, 시
1. 이벤트 대상 도서 포함 국내도서 2만원 구매 시, 셰익스피어 소네트 양장노트 증정(택1/포인트 차감) 2. 시의적절 ‘시리즈 알림 신청’하면 포인트 증정(추첨 100분)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8월 16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국내도서/외국도서/직배송 GIFT 5/7만원 이상, eBook/크레마 5만원 이상 구매 시 선착순 택1 증정 (포인트 차감)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학창 시절 친구에게 받은 편지 속엔 우리가 나누는 지금의 소소한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자는 내용의 시가 담겨 있었다. 친구도 우연히 어딘가에서 보고는 베껴 나에게 건넸겠지만 그 '소소한 마음들'이라는 구절이 정말 딱 지금의 우리 마음 같아 오래도록 아련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때의 애잔함은 그 후로도 쭉 마음 한 켠에 남아 지금은 멀어진 친구를 아주 가끔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시란 아주 오래 전부터 아주 소중한 존재였는데 내가 그걸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 건 이 책을 보면서다. 나는 이 책의 저자 로저 하우스덴이 누군지도 모르고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접혀 있던 추억의 소소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있어 이토록 적합한 도구는 없다고 느낀다. 제목마저 사랑스럽다. 언제나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 이라니.
너무 길어서 괄호조차 치고 싶지 않은, 애잔한 동시에 아름다웠던 추억을 불러내기도 하는 어쩐지 한없이 침묵하게 하는 제목. 아마존 시 부문 베스트셀러라는 소개글이 무색하게 나는 이 책을 단연 에세이로 분류시켰다. 시를 모았다면 시집이지만 이 책은 '시'보다 '시'를 말하는 데 중점을 뒀는데 어떻게 '시'에 해당한단 말인가. 이 책은 '시'집이 아니라 '시'로 인도하는 에세이, 라고 나는 생각한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손길로 해석 아닌 해석을 곁들이는 현대시. 외국시는 어렵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그조차 선입견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시'를 읽으려면 시대상과 문화를 알아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렸던 날들의 무지가 이제 조금은 '시'를 그저 느낌으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말하는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시'를 보고 '언제나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으면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어린 마음엔 관념을 노래하는 애정시가 좋았는데, 좀 커서부터는 이미지가 상세히 그려지는 줄거리가 있는 시가 좋다. 이렇게 보는 것마다, 느끼는 것마다 달라지는 것이 시 세계인데, 어찌 오늘의 시와 내일의 시 아니,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가 다름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늘보다 내일 더 '발전' 하리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백석의 <여승>이란 시를 좋아한다. 그 뒤죽박죽 구성됨도 좋고, 뚜렷한 이미지를 지닌 줄거리도 좋고, 시에 스민 서글픔과 어느 정도의 체념도 좋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쓰인 관점도 맘에 든다. <여승>을 읽으며 시에 대한 생각을 새로이 다듬었다고 해도 과언 아닐만큼 진심으로 생각했을 정도다. 이 시,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그런데 이 책이 딱 그렇다. <여승>이 시의 맛을 알게 했다면, [언제나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의 저자가 시도한 자신만의 시 해독법은 나도 시를 해독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시를 음미할 줄 아는 기쁨을 주었다. 문득 한 가지 시 해석 훈련법이 생각났다. 시 한 편을 읽고나서 생각이 흐르는 대로 감상을 적어나가는 노트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나도 저자처럼 한 편의 책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내가 얼마만큼 좋은 시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지금으로선 시를 많이 접하고, 느끼는 시간에 최대한 노출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명한 시라야만 시를 읽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던 생각이 어리석다는 것을 알려준 책. 사소한 것이나 하찮은 것에서도 내가 느낄 수 있는 만큼은 내 것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책. 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시의 세계로 편입하고 싶은 이들에게 과감히 이 책을 추천한다. 스스로 시를 읽는 능력을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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