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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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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법정 스님 법문집-2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一卽一切多卽一

법정 | 문학의숲 | 2009년 11월 15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9점
편집/디자인
4.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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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9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578g | 148*210*30mm
ISBN13 9788993838022
ISBN10 89938380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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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후 인간의 선의지를 고뇌하다가 대학 3학년 1학기 때 중퇴하고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섰다. 1956년 당대 고승인 효봉선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같은 해 7월 사미계를 받은 뒤, 1959년 3월 통도사에서 승려 자운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이어 1959년 4월 해인사 전문강원에서 승려 명봉을 강주로 대교과를 졸업했다. 그 뒤 지리산 쌍계사, 가...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후 인간의 선의지를 고뇌하다가 대학 3학년 1학기 때 중퇴하고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섰다. 1956년 당대 고승인 효봉선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같은 해 7월 사미계를 받은 뒤, 1959년 3월 통도사에서 승려 자운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이어 1959년 4월 해인사 전문강원에서 승려 명봉을 강주로 대교과를 졸업했다.

그 뒤 지리산 쌍계사, 가야산 해인사, 조계산 송광사 등 여러 선원에서 수선안거했고,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역경국장, 송광사 수련원장 및 보조사상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1975년 10월에는 송광사 뒷산에 직접 작은 암자인 불일암을 짓고 청빈한 삶을 실천하면서 홀로 살았다. 1994년부터는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이끄는 한편, 1995년에는 서울 도심의 대원각을 시주받아 길상사로 고치고 회주로 있다가, 2003년 12월 회주직에서 물러났다. 강원도 산골의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면서 무소유의 삶을 살았으며, 2010년 3월 11일(음력 1월 26일) 입적했다.
수필 창작에도 힘써 수십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였는데, 담담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정갈하고 맑은 글쓰기로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 작가로도 문명이 높다. 대표적인 수필집으로는 『무소유』, 『오두막 편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 소리』, 『산방한담』, 『텅 빈 충만』, 『스승을 찾아서』, 『서 있는 사람들』, 『인도기행』, 『홀로 사는 즐거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등이 있다. 그 밖에 『깨달음의 거울』, 『숫타니파타』, 『불타 석가모니』, 『진리의 말씀』, 『인연 이야기』, 『신역 화엄경』 등의 역서를 출간했다.

1975년 본래의 수행승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1976년 출간한 수필집 『무소유』가 입소문을 타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이후 펴낸 책들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수필가로서 명성이 널리 퍼졌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아무도 거처를 모르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조차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1994년부터 순수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이끌었으며, 1996년 서울 도심의 대중음식점 대원각을 시주받아 이듬해 길상사로 고치고 회주로 있었다. 2003년부터 강원도 산골의 오두막에서 문명을 멀리하고 살던 중 폐암이 발병했다. 2010년 3월 11일, 길상사에서 입적하였다.강원도 생활 17년째인 2008년 가을, 묵은 곳을 털고 남쪽 지방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였다. 삶의 기록과 순수한 정신을 담은 법정 스님의 산문집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를 영혼의 언어로 일깨우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출가 50년, 법정 스님의 잠언 모음집으로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에 달렸다는 가르침을 전해준다. 그의 법문들에서 130여 편의 대표적인 잠언들을 류시화 시인이 가려 뽑았다. 2006년, 법정 스님 출가 50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기획된 이 책은, 류시화 시인이 엮은 본문과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명상적인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소유, 자유, 단순과 간소, 홀로 있음, 침묵, 진리에 이르는 길과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로 채워져 있는 이 잠언집은 단순하되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가르침들이 행간마다에서 읽는 이를 일깨운다.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 스님이 직접 가려 뽑은 50편의 글이 담겨 있는 대표산문선집이다. 산중 생활에서 길어 올린 명상과 사색이 특유의 계절적인 감성과 어우러져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영혼의 피안처가 되어 준다. 세상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날카로운 현실 감각과, 절대 진리의 세계를 가리켜 보이는 초월적인 혜안이 그의 글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인도기행』은 1989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이루어진 인도 여행 기록을 적은 법정 스님의 유일한 여행 산문집이다. 이 책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영혼의 나라, 인도의 실체를 만나볼 수 있는 명상 기행집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 많이 나와 있는 인도 기행서들처럼 단순한 여행 기록이나 가이드북의 차원을 넘어서, 이 책에서는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에서 다시금 느끼는 불교 정신과 더 나아가 종교의 본질과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 담긴 법정 스님의 말씀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사(生死)와 관련된 인간의 삶 전체에 대한 통찰이 담긴 스님의 시선을 엿볼 수가 있다.

삶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진정한 사유의 기쁨과 포근한 마음의 안식을 제공한 『무소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작품으로 북적이는 도심이 싫어 자연으로 돌아가 새와 바람, 나무와 벗하며 살아가시는 스님은 평범한 모든 이들에게 맑고 깊은 영혼의 세계를 보여준다. 『무소유』의 원문이기도 한 『영혼의 모음(母音)』은 한 구도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맑고 진실된 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벗하며 어린왕자와의 대화를 통해 순수한 영혼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스님은 평범하고 무료하기까지한 일상을 감동의 언어로 바꾸어 놓는다. 특히 은사 스님이신 효봉선사의 삶을 담담하게 적어내려가는 대목은 법정 스님의 구도자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라는 청빈의 도를 실천하며 ‘무소유’의 참된 가치를 널리 알려온 법정 스님은 끝없이 정진하는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저서로는 『홀로 사는 즐거움』『말과 침묵』『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참 좋은 이야기』『화엄경』『인연 이야기』『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영혼의 모음(母音)』『버리고 떠나기』『물소리 바람소리』『진리의 말씀-법구경』등이 있다.

폐암으로 투병하던 중 2010년 3월 11일 병원에서 퇴원하여 법정스님이 1997년 12월 창건해 2003년까지 회주를 맡아왔던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입적하기 전날 밤 "내 것이라고 하슴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 겠다."고 말했다. 평소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주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말라'고 당부했다는 법정 스님은 가는 걸음까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남은 이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전해주었다.

저서로는 수필집 『산에는 꽃이 피네』, 『인연 이야기』, 『오두막 편지』, 『물소리 바람소리』, 『무소유』, 『홀로 사는 즐거움』,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등이 있고, 역서로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 『진리의 말씀(法句經)』, 『불타 석가모니』, 『숫타니파타』, 『因緣이야기』, 『신역 화엄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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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49

출판사 리뷰

“자기로부터 출발해 세상과 타인에게 도달하라.”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한 삶,
그것이 진정한 깨달음이자 진리의 세계이다.
법정 스님 법문집 완결편 출간


절에서는 높은 스님에게 법문을 청할 때 〈청법가請法歌〉를 부른다. 말 그대로 ‘법(진리)을 청하는 노래’로, ‘덕 높으신 스승님, 사자좌에 오르사 사자후를 합소서. 감로법을 주소서.’로 시작한다. 법정 스님은 이 노래에 대해 한 법회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청법가의 ‘거룩하고 덕 높은’이라는 가사를 들을 때마다 나는 낯이 간지럽다. 사자후는 부처님의 설법을 가리킨다. 사자가 온 짐승들을 제압하듯이 부처님의 설법이 중생들의 번뇌를 제거해 준다는 뜻이다. 또한 감로법은 불사와 영생에 이르는 진리이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덕이 높지 못한 내가 법문 시작 전 이 노래를 들을 때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p.260)
그렇다면 그 사자후와 감로법은 어디에서 들을 수 있을까? 역설적이게도 스님은 꽃에게서 들으라고 말한다. “귀 기울여 들으면 이 우주 만물 중에 법문을 설하지 않는 것은 없다. 꽃과 나무가, 바람과 풀벌레가, 무상 속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수많은 생명과 현상들이 매 순간 우리에게 진리를 설하고 있다. 귓속의 귀로 들으면 들린다.”(p.5) 스님은 가끔 법문 끝을 이렇게 마무리 짓곤 한다. “나머지 이야기는 피어나는 저 나무와 꽃들에게서 들으라.”
지난봄 출간된 첫 번째 법문집 『일기일회一期一會』에 이은 두 번째 법문집이자 법정 스님 법문집의 완결편인 이 책의 제목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는 모두이며 모두는 곧 하나라는 가르침이다. 저마다 피어나는 하나하나에는 전체가 담겨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를 이룬다. 홀로 오두막에 계신 스님은 우리가 비록 시간적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서로 기대고 받쳐 주고 있는 존재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세상에 단 한 사람으로서 초대받은 우리는 서로에게 복밭이자 선지식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큰 생명에서 나온 존재들이며, 남이란 타인이 아니라 또 다른 나이다.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한 삶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이고 진리의 세계이다.

우리는 서로 기대고 받쳐 주는 존재, 타인은 나의 복밭이자 선지식이다.
국가와 사회, 기업과 조직, 지역과 수행공동체, 그리고 하나의 자연인이자 전체의 일원인 각 개인에게 전하는 우리 시대의 영적 스승 법정 스님의 메시지


좋아하는 영어 문장에 ‘One for All, All for One’이란 말이 있다.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한다는 뜻이다. 같은 의미로 〈화엄경〉 법성게에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이란 말이 있다.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라는 가르침이다.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곧 진정한 깨달음이고 진리의 세계이다.(pp.153~154)

법정 스님은 “나 자신만을 위해 수행한다면 그것은 반쪽인 수행이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타인에 대한 보살핌이 동시에 따라야 한다.”(89쪽)고 2002년 12월 법문에서 이야기했다. “자기 자신이란 독립된 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 관계 속에 얽혀 있다.”며, 스님은 안팎으로 수행한 뒤에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은, “자비를 통해 지혜를 이웃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깨달음의 궁극은 자기로부터 시작해 세상과 타인에게 도달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우리의 본마음에는 지혜와 자비의 요소가 함께 갖추어져 있다. 깨달음은 여기 이 찻잔의 손잡이를 들어 올리는 것과 같다. 손잡이를 들어 올리면 찻잔도 들어 올려진다. 지혜라는 손잡이를 들어 올리면 자비의 마음 역시 세상에 드러난다. 어느 것이 손잡이이고 찻잔인가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자기완성과 형성을 위해 피나는 정진을 한 끝에 마침내 눈을 떴을 때 할 일이 무엇인가? 그 경지를 존재계 전체와 함께 나누는 일이다. 그것이 나눔이고 인간 존재에 대한 배려이다.(pp.89~90)

하나의 존재는 생명의 바다 위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처럼 다른 존재들과 얽히고설켜 있다. 나라는 존재는 남과 관계를 맺고 있기에 내가 행복해지고자 한다면 먼저 남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깨달았다고 해서 혼자 가만히 있다면 그것은 깨달은 자가 아니다. 그 향기가 바람에 날아가야 한다.”(p.90)
법정 스님은 자비행의 대상을 인간에만 한정짓지 않는다. 법정 스님은 만나는 이웃뿐 아니라 그것이 바위가 되었든, 새가 되었든, 짐승이 되었든, 우리가 만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법문집 1권 『일기일회』에서도 말했듯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뿐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뿐인 인연이기 때문이다.
“만남의 의미를 뜻있게 지니려면 보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처럼 비정하고 냉혹한 세태에 우리가 사람의 자리를 잃지 않고 지키려면, 만나는 대상마다 보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나는 새벽예불 끝에 늘 다짐을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보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겠습니다.’”(p.154)

각자가 머무는 자리가 곧 부처님이 앉았던 보리수나무 아래,
삶이라는 나무 아래서 나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법정 스님은 우리에게 “순간순간 물음을 지녀야 함”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과연 생을 후회 없이 보내고 있는지를.(p.88) 혹시 자기 몫의 생을 아무렇게나 소비해 버리고 있지 않은가를 되새겨 보라고 한다.
2000년 11월 뉴욕에서 있었던 초청법회에서, 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자리인 보리수나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나무 아래 많은 사람들이 앉았다. 마을 사람도 앉고, 힌두교 사두들도 앉고, 여행자도 앉았다. 걸인도 앉고 밤도둑도 앉았다. 그들은 그냥 그 나무 아래 앉았다가 사라졌다. 싯다르타만이 그 자리에서 궁극의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되었다.”(p.235)
스님은 평범했던 한 나무가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더없이 성스런 나무가 된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이 자리 역시 성스런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맑은 마음으로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고, 비본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본질을 회복하고 있다면 우리가 머무는 그 자리가 곧 성스런 자리라고. 그러나 스스로 지어낸 생각들에 사로잡혀 낡은 습관과 타성에 젖어 살고 있다면 그 자리는 고뇌에 찬 자리일 뿐이다.

여기 삶이라는 거대한 나무가 있다. 이 나무 아래 무수히 많은 존재들이 왔다가 떠난다. 때로는 미물의 몸으로, 때로는 동물의 몸으로, 인간의 몸으로, 여자와 남자의 몸으로, 그렇게 몸을 바꿔 가며 이 삶이라는 나무 아래 앉았다가 간다. 그대는 이 나무 아래에서 무엇을 깨닫고 가는가? 그대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업가든 스님이든 정치인이든 배우이든 택시 운전사든, 그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떤 깨달음을 이루는가이다. 단지 감옥에 갇혀 있다가 떠나는가, 아니면 궁극의 깨달음을 이루는가에 따라 삶은 감옥이 되기도 하고 성스런 보리수나무가 되기도 한다.(pp.235~236)

2009년 5월 부처님오신날 법문부터 1992년 약수암 초청법회 법문까지
17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35편의 맑은 법문


최초의 법문집 『일기일회』에 이어 새롭게 나온 법정 스님의 법문집 2권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에는 2009년 5월 성북동 길상사에서 부처님오신날에 행한 법문을 시작으로 2000년 뉴욕 불광사 초청법회와 1998년 원불교 서울 청운회 초청강연, 1992년 약수암 초청법회에 이르기까지 17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35편의 법문이 두툼한 분량으로 실렸다.
운수납자, 학인, 재가불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펼친 청량한 죽비 소리 같은 법문들이다. 법정 스님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찾아 읽는 진지한 독자들이 많아 첫 번째 법문집은 출간 석 달 만에 1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2009년 11월 10일 현재 13만부 판매) 그리고 두 번째 법문집의 출간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아 편집부가 일하는 데 지장을 받았을 정도였다.
“시공간의 제약으로 직접 법회에 참석해 법문을 들을 수 없었던 이들을 위해 이 법문집을 엮어 세상에 펴낸다.”고 엮은이들은 말한다. 하지만 매 계절 눈과 비바람 속에서도 어김없이 설해지던 법문은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 법문을 끝으로 중단되었다. 법문을 엮은 상좌스님들과 류시화 시인에 따르면 스님이 병중이기도 하지만, 한동안 강원도 오두막에 머물며 세상에 내려오지 않고 침묵하기로 하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은둔이 깊어져 가고 있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 누구에게나 출가가 필요하다.
“낡은 집착과 타성의 집에서 훨훨 떨치고 나오라.”


이번 법문집에 흐르는 또 하나의 가르침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모든 현상과 결과에 내재된 근본적인 인因과 연緣의 관계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내가 뿌린 원인의 거둠이며, 원인이 사라지면 결과도 사라진다. 따라서 슬퍼하거나 타인과 상황을 탓할 이유가 없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고 짐을 내려놓는 것이 곧 ‘출가 정신’이라고 법정 스님은 말한다. 이 법문집에서 꽤 긴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이 ‘출가’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2003년 10월의 법문은 ‘지금 출가를 꿈꾸는 그대에게’가 제목이다. 출가는 ‘집을 나온다’는 뜻이다. 종교적인 의미에서는 집착과 타성의 집에서 훨훨 떨치고 나오는 것을 출가라고 한다. 스님은 가출과 출가의 차이를 말한다.
“출가는 자기 의지와 선택에 따라서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삶의 궤도를 수정하기 위해 나오는 것이고, 가출은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아 마지못해 집을 떠나오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만족할 수 없어서 보다 자기다운, 보다 꽃다운, 보다 인간다운 삶은 없을까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출가 정신이다.”(p.47)
생과 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출가 정신이다. 출가란 모든 집착과 얽힘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법정 스님은 이것이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 누구에게나 출가 정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삶을 변화시켜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업을 지어야 한다고 그는 요구한다.
크게 버리는 자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전부를 버리지 않고서는 전체를 얻을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는가? 스님에 따르면 그것은 “비본질적인 자기를 벗어 버리고 본질적인 자기를 발견하는 것. 비본질적인 옷들을 벗어 던지고 그것에 가려져 있던 본질의 나를 되찾는 것.”(p.54)이다.

인간이라고 불리는 우리 존재만이 아니라 동물, 곤충, 새들도 늙음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아무리 간절히 원한다한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원하는 상태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에게는 그런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큰 괴로움과 불만족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이 불만족은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에게 자유를 주기도 한다. 존재의 한계를 알게 되면 진정한 추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p.53)

그렇다면 법정 스님 자신은 왜 출가를 했는가? 스님은 말한다.
“나 자신은 왜 출가했는가? 무슨 이유로 세속을 떠났는가? 부처님이 지금 이 자리에서 물으면 나는 이렇게 분명하게 대답할 것이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 내 식대로 살기 위해서 집을 떠났노라고. 솔직히 말해 나는 불교의 진리에 매혹되어서 집을 떠난 것이 아니다. 나의 출가는, 나의 존재의 절실한 요구였다. 때가 되었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나를 그 길로 이끈 것이다. 자기답게 살려는 사람이 자기답게 살고 있을 때는 환희심으로 충만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고통과 번뇌가 따른다. 자기 몫의 생을 아무렇게나 소비해 버릴 수는 없는 까닭에 나는 출가를 결심했다.”(pp.55~56)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 움직임 속에 항상 깨어 있으라.

법정 스님이 『무소유』, 『버리고 떠나기』, 『산에는 꽃이 피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그리고 지난해에 펴낸 『아름다운 마무리』 등의 산문집을 통해 무소유의 자유로움, 홀로 있음과 침묵의 세계를 말해 왔다면, 두 권의 법문집 『일기일회』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에서는 세상을 깨어 있는 구도자의 자세로 살아갈 것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한다. 스님은 “지구가 잠든 순간에도 깨어 있으라.”고 말한다.
마음에는 두 가지 마음이 있다고 스님은 지적한다. ‘맑은 마음’과 ‘물든 마음’이 그것이다. 맑은 마음은 우리 본래의 마음이고, 물든 마음은 번뇌로 가려진 마음, 분별로 얼룩진 마음이다. 깨어 있음은 ‘물든 마음’에서 ‘맑은 마음’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수행의 목표이다. 그 깨어 있음은 ‘나’라는 에고와 관념으로부터의 자유를 전제로 한다. 스님은 말한다. “과거로부터, ‘나’의 모든 생각으로부터 기꺼이 죽을 수 있어야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죽기 전에 죽어야 한다.”(p.25)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고통과 불만족을 느낀다.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는 사람들도 조금만 내면을 들추면 고통과 불만족에 찬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그들은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고 세상에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 어떤 것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란 사실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상함의 진리에 대한 자각은 자유를 가져다준다. 이제 어떤 짐도 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다.(p.27)

“우리가 이 몸을 버리고 가는 것만이 죽는 것은 아니다. 한 생각이 일어나면 살았다가 그 생각의 사라짐과 함께 죽고, 다음 생각으로 다시 살아난다.”(p.25) 이러한 깨달음은 무상함의 원리를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옷에 달린 단추에서부터 사랑이라는 숭고한 가치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는 무상함이라는 존재의 기반 위에 서 있기 때문에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
법정 스님은 2006년 12월에 설한 법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은 무상하며, 변화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불변의 진리이다. 현상들은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 존재의 본성이다.”(p.26) 스님은 순간순간 깨어 있어서, 다른 망상에 얽매이지 말라고 말한다.

덧없다는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한때라는 것이다. 이것이 우주의 실상이다.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은 죽음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한시도,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다. 모든 것은 움직임이다. 이것을 한편으로 보면 허망하고 덧없다고 말하는데,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변화 속에서, 무상함 속에서,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늘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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