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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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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

지역×크리에이티브×일자리

하토리 시게키 저 / 김홍기 | 미세움 | 2017년 02월 10일 리뷰 총점6.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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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30쪽 | 152*225*20mm
ISBN13 9788985493116
ISBN10 898549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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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일자리를 창출하는 플랫폼을 어떻게 디자인했는지 이 프로젝트를 지탱한 수퍼바이저, 지역 어드바이저, 사업추진원, 실천지원원들의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대도시에서 건축, 기획,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일을 하던 사람들이 언뜻 무모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행정의 벽을 넘고 밥벌이를 넘어선 나다운 일자리를 원하는 이들과 강의라기보다는 아이디어 회의 같은 만남을 지속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쓸모없던 천 조각들이 한 땀 한 땀 이어진 바느질로 근사한 조각보가 되어가는 듯 흥미롭다.

상품개발과 광고계획을 하다가 이 프로젝트의 수퍼바이저가 된 에조에는 지역을 건강하게 하려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독창성을 추구해야 한단다. 강의, 연구회, 상품개발, 이벤트는 결국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길잡이라며, 프로젝트는 끝나더라도 이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는 것이기에 새로운 삶의 형태, 행복의 형태를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자극 없는 섬 생활이 싫어 나고 자란 섬을 떠나 대도시에서 공부하고 일하다가 지역 어드바이저가 되어 다시 섬으로 귀향한 야마구치. 그는 기후나 풍부한 식재료 등 살기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섬에서 살지 않는 개운치 못한 현실에 질문을 한다. 답은 바로 일자리. 섬에 잠들어 있는 무수한 가치가 탄생시킬 일자리라는 답에 이르는 순간, ‘지긋지긋한’ 섬으로 미련 없이 돌아와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람과 사람을 잇고 스스로 자신다운 일자리를 찾도록 돕고 있다.

대도시도 아닌 지역, 게다가 섬에서 취직할 기회는 제한적이다. ‘하고 싶은 생각’을 상품이나 서비스로 만들고 판매하는 창업기술을 지원한 오니모토는 지역 공무원이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에 필요한 연수회를 만들어 실제로 수많은 참가자들이 농업의 6차산업화와 관광과 관련한 비즈니스 기술을 익혀 사업을 키우거나 창업을 해 고용을 창출하였다. 대도시에서 건축설계를 하던 후지사와는 우연히 이 섬에 왔다가 ‘바다가 보이는 비닐하우스 레스토랑’이라는 이벤트에 참가했다. 동네사람들이 지역에서 수확한 음식재료를 내고 초대한 요리사가 요리를 만들어 지역 도예가가 만든 그릇에 담아내어 맛보고 즐기는 모습에 반해 무작정 사표를 던지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섬 구석구석을 누비며 마을 사람들을 만나 관광투어 상품개발을 맡았던 그는 새로운 고민과 과제를 풀기 위해 여전히 섬을 탐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독특했던 이유는 섬을 브랜딩하고 일자리를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이라는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던 때부터 디자인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데 한 몫을 한 이는 가구디자인, 그래픽디자인 등 창의적인 예술활동을 하던 하토리였다. 디자인이 의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고, 지역다움이 그 지역의 미래의 씨앗이라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강사들이 ‘일하는 형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 고령화 과소화하는 지역에서 설레는 일자리, 보람을 찾는 일자리, 돈벌이가 되는 일자리를 만들고 싶은 열의가 생긴 시점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적기라고 강사들은 입을 모은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희망자들을 모아 연수를 마치기까지 4년.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섬이 안고 있던 과제를 찾아 섬 특유의 상품과 관광투어를 개발했다. 독특한 부가가치 상품과 관광투어 상품이 섬의 매력을 전하며 널리 퍼지고 있다. 가축의 분뇨와 채소쓰레기를 처리해서 만든 유기비료인 ‘섬의 흙’은 다시 농장의 흙을 기름지게 만들어 섬 안에서 선순환을 이룬다. 특산물이지만 생산자의 고령화로 생산량이 감소하던 밀감은 유기농으로 재배해 에센셜 오일로 만들어 과실 출하 외에 판로를 넓혀 놀리던 농지를 되살리고 일자리를 만든다. 그 밖에도 조미료 세트, 벌꿀, 빗자루 키트 등 다양한 부가가치 상품들이 만들어진 배경, 진행과정, 만들어낸 일자리를 자세히 소개하였다. 또 그곳에서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체험상품을 만들어 외지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이주를 결심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 상품들은 처음부터 제조자와 사용자가 그 지역의 상황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상품명 포장 판로 등은 디자이너나 마케팅 전문가의 손을 거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에 소개한 부가가치 상품과 관광투어 상품은 단편적이고 구매욕을 자극하지 못하는 우리의 지역상품이 무엇이 문제인지 되돌아보게 할 기회가 될 것이다.

끝으로 연수에 참가하여 상품을 개발하고 일자리를 만든 주민들의 체험을 생생하게 담았다. 4대째 내려오던 포목점을 물려받아 40년간 운영해 온 니미 히사시는 늦은 나이지만 자신의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맞춤양복을 만들어 브랜드를 시작했다. 웹숍 등 어렵고 창업하기 두렵기도 했지만 준비하는 내내 주위사람들에게 들었던 ‘즐거워 보여요’라는 말이 큰 힘이 되었단다.

양계장을 하는 기타사카는 희귀종 닭을 키우는 자부심이 달걀 푸딩이라는 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직판장이나 이벤트에 참가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양계장에서 나온 분뇨를 유기비료로 만들어 지역 농지를 기름지게 하는 등 지산지소를 넓혀가고 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을 ‘놀이’라고 여기는 그는 자연스럽게 휴일이 없어졌지만, 365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젊은 인력이 부족한 시골에서 체력적으로 노인들이 하기에는 어려운 카렌듈라 관상용 절화를 재배하던 히로타는 농약 치는 일도 없어지고 출하작업도 쉬운 무농약 재배로 전환하였다. 그는 망설이던 끝에 지역 농업개량보급센터 지도원의 도움을 받아 생산부터 식용 약용으로 가공까지 하는 6차 산업에 도전하고 있다. 도시에서 자동차정비회사에서 일하던 시오타는 동일본대지진을 겪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끝에 우연히 채소에 매료되어 농사로 전업한 젊은이다. 젊은 층 농가가 줄어들어 버려진 농지와 빈집이 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젊어서부터 채소를 재배하자’고 마음먹고 섬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출퇴근하는 동안 시간적 체력적 낭비에 지쳤던 도시생활과는 달리, 아침에는 산책을 즐기고 일하고 돌아오면 가족과 느긋하게 저녁을 먹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단순하게 사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유기농 재배를 배우고 시행착오도 즐기며 자신이 노력한 만큼 주어지는 것이 농사의 매력이라고 한다. 나중에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며 농사는 젊었을 때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그 외에도 손재주가 좋은 아주머니들을 모아 공방을 운영하는 도쿠시게, 섬에 어울리는 크고 작은 일자리와 이벤트를 구상하는 도미타, 나카야마 등 섬 사람들이 그들만의 일자리를 만드는 이야기에는 하나같이 설렘이 가득하다.

여전히 동네에는 치킨가게, 피자가게, 슈퍼마켓 등이 연신 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한다. 쉬운 창업만큼 폐업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도 일자리가 줄어 창업자들이 넘치는 마당에 인구도 줄고 노동연령도 높아진 시골은 마을의 존폐가 걸린 심각한 현실이다. 우리가 지금껏 창업을 바라보았던 시각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이 책은 일자리 만드는 방법을 따라하는 책이 아니다. 그 지역에 맞고 지역민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자리, 대를 이을 일자리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옛날부터 그곳에 있던 삶의 방식, 일하는 방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중요해질, 도시에는 없는 ‘일하는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책에는 그 힌트와 증거가 무수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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