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연설에서 레이디 가가의 트윗, 자기 소개서, 인터넷 게시글, 대입 논술까지 분석
저자는 이 책에서 레이디 가가, 패리스 힐튼, 오프라 윈프리, 존 매케인 등의 트윗과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의 연설과 기자회견,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닉슨 대통령의 녹취록, 존 케리와 오사바 빈 라덴의 연설, 제인 오스틴과 셰익스피어, 찰스 디킨스 등의 작품, 「대부」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펄프 픽션」, 「델마와 루이스」 등의 영화, 비틀스의 노래 가사, 그 외에도 단어로 남겨진 수많은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특히 9/11 테러 두 달 전과 두 달 후에 올라온 7만 건 이상의 블로그 게시물을 비교 분석하고, 5만 건 이상의 대입 논술, 소개팅 사이트에 올라온 수천 건의 자기 소개글, 법정에서의 수많은 증언들, 1만 9천 건 이상의 인터넷 게시글, 실험을 통해 얻은 수많은 언어 포본들, 100여 쌍에 이르는 연인들의 메신저 대화, 또 저자 자신이 학생들을 위해 써준 2백여 편의 추천서와 자신이 직접 주고받은 개인적인 이메일까지 공개하면서 그것에 쓰인 다양한 단어들을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단어들의 존재감]을 발견했고 그 단어들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폭넓게 조사했다.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작고 사소한 단어들]이 가진 놀라운 힘!!
저자는 사람마다 단어 사용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즉 각자만의 [단어 사용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다. 단어 사용의 차이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단어를 통해 드러난다. 그 단어의 차이가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흔하게 쓰이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짧고 놓치기 쉬운 하찮은 단어들, 즉 [기능어function words]들이 우리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드러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반적인 우리의 예상과는 반대로, 실질적 의미를 담은 [내용어]보다 조용히 문장을 지원해 주는 보조적 역할을 하는 기능어가 우리에 대해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전체 어휘에서 0.1%도 안 되는 기능어가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60%를 차지한다.
결국 우리가 듣고, 읽고, 말하는 단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몇 개 되지도 않는 숨어 있는 단어, 즉 기능어다. [stealth words], 즉 [숨어 있는 단어], 또 [junk words] 즉 [쓸모없는 단어]로도 불리는 기능어에는 [인칭 대명사, 지시 대명사, 접속사, 조사] 등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문장 속에 숨어 있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단어들이 포함된다. 전 세계 언어 공통으로 대명사와 조사 역할을 하는 단어, 그리고 그 밖의 숨어 있는 단어들이 우리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가장 정확히 알려준다.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하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제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하찮은 단어들이 그 중요성을 인정받을 때가 왔다]고 말한다.
자신이 사용할 때는 통제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이 사용할 때는 감지하기 어려운 단어들
모든 언어에서 [소수의 기능어]는 어지러울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 반면, [방대한 내용어]는 의외로 매우 낮은 비율로 사용되고 있다. 기능어는 자신이 사용할 때는 통제하기 어렵고 다른 사람이 사용할 때는 감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기능어를 놓쳐 상대방이 전달하려고 의도한 [감정적 단서]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이 사용한 단어를 보고 그가 나중에 좋은 대통령이 될지, 좋은 배우자가 될지, 좋은 직원이나 학생이 될지 알 수 있을까? 우리는 결혼하거나, 투표하거나,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듣고 결정하지만 잘못 판단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럴 때 대명사를 비롯한 숨어 있는 기능어들이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 탐지기] 역할을 한다. 이런 단어들의 작동법을 안다면 우리는 단어를 잘못 해석해 엉뚱한 판단을 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단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세상과 타인을, 더 중요하게는 자신을 보다 더 잘 알아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단어를 [얼마나 다르게] 사용하는가?
각자의 [리더십, 지위와 권력, 정직성, 감정, 성격, 성별, 나이, 사회적 계층, 격식을 차리는 정도, 조직 내의 서열관계] 등에 따라서 사람들은 기능어를 매우 다르게 사용한다. 결국 사소하고 숨어 있는 하찮은 [기능어의 사용 스타일]을 통해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성격, 사고방식, 심리 상태, 사회적 관계, 권력과 지위 등이 그대로 드러낸다. 우리 뇌는 이런 단어들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 [미묘한 힘]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결국 우리가 매일 수없이 사용하면서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짧은 단어들이 어떻게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창]의 역할을 하는지 밝힌다.
[나]와 [우리]의 사용 : 지위를 알 수 있는 힌트는 [대명사]에 있다.
저자는 특히 기능어 중에서 [대명사]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자칭 [대명사 전문가]라고도 불리는 저자는, 사람들이 구어체에서 가장 많이 쓰는 1인칭 단수 대명사(I-words)와 3인칭 대명사(we-words)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비교하면서 대명사 사용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나]와 [우리]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말한다.
- [우리]라는 3인칭 단수 대명사를 사용하는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들, 자아 존중감을 즐기고, 거만하고, 감정적으로 거리가 있는 사람들,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경향이 있는 사람들, 집단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 그리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 그 외 긍정적 경험을 표현할 때 사람들은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 [나]라는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하는 사람: 지위가 낮은 사람들, 불안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괴로워하거나, 우울한 사람들, 자살한 시인들, 나이가 어린 젊은 사람들,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 감정적 및 신체적으로 크게 고통스러운 사람들, 여자들. 그 외 [나는]이라는 표현은 정직함을 나타내는 지표다.
- 자기성찰적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나], [우리], [너(당신, 너희들, 여러분)], [그녀], [그들]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인칭 대명사를 자주 사용한다.
[단어 작동법], 우리는 실제로 단어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가?
저자가 수많은 언어 표본들을 분석하면서 밝혀낸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특히 우리의 예상과는 반대되게 사용되는 경우도 많았다.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면 성격도 다르다.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은 명사 계열 단어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는 자신이 심리적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화가 났을 때는 2인칭과 3인칭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고 현재 시제로 말한다.
위협을 실현하려는 사람은 [나]라는 단어를 적게 사용한다.
[나]라는 단어는 은연중에 [복종]을 암시하며, 사회적 사다리의 아래쪽을 향한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나]라는 단어를 적게 쓰고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자살한 시인들]은 자살하지 않은 시인들에 비해 [나]라는 시에서 훨씬 많이 썼다.
내가 쓰는 단어를 통해 나의 [성취 욕구], [권력 욕구], [소속 욕구]를 알 수 있다.
무죄로 밝혀진 사람은 [나]라는 단어를, 유죄로 밝혀진 사람은 3인칭 대명사를 많이 쓴다.
젊은 사람들은 1인칭 단수 대명사, 짧은 단어, 현재형 동사, 인지적 단어를 많이 쓴다.
여자들은 [따뜻한 우리]를, 남자들은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우리]를 많이 사용한다.
오바마는 사람들의 짐작과 달리, 연설에서 [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거만함의 표시가 아니라 [자기 확신]을 나타내는 표시다.
행복할 때는 [구체적 명사]를, 슬픔과 분노에 차 있을 때는 [인지적 단어]를 많이 쓴다.
비슷하게 단어를 쓴다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지역마다 언어 사용 스타일이 같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는 [빈부격차]에 있다.
대입 논술에서 구상명사와 어려운 단어를 많이 쓰고 현재형 동사와 대명사를 적게 사용한
사람은 대학에 입학해 더 높은 성적을 받는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이후로 블로거들은 [우리]라는 단어를 급격히 많이 사용했다.
슬픔이 극에 달했을 때는 오히려 [나]라는 단어를 훨씬 적게 사용하고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또한 적게 사용한다.
대통령의 연설을 분석해 그가 자국을 전쟁의 위험으로 끌어들일지 아닐지 알 수 있다.
정치인이 연설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다.
[닉슨]을 보라. 지위의 몰락은, 사용하는 단어마저도 바꿔버린다.
단어는, 나를 보여주는 나의 [광고판]이다.
이처럼 단어 분석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들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능어는 우리가 세상을 조금 더 잘 알도록 도와줄 수 있다.] 범죄자나 역사 속 작가의 정체를 밝히고, 대통령이나 독재자의 생각을 파악하고,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는 것 등을 가능케 하는 기능어는 [인간의 마음을 알려주는 단서]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언어, 지도자의 언어 (본문 91-119쪽)
저자는 특히 [지도자의 언어]에 대해 따로 살펴보고 있는데 국가의 지도자인 대통령의 언어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등의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오사마 빈 라덴의 연설도 분석하면서 [지도자라는 역할]이 단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가 쓰는 단어로 [장래의 지도자적 자질]을 예측할 수 있을지, 지배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 지도자들은 단어 스타일을 바꿔 더 유능해 보일 수 있을지 등을 살펴본다.
대통령이 중요 결정을 내릴 때 [유대가 깊은 지인들에게 의존]하는 경우(본문 233-234쪽)
미시건 대학의 데이비드 G. 윈터(David G. Winter) 교수는 세계 지도자들의 연설을 분석하여 리더십의 유형과 전쟁을 선포할 가능성을 비롯한 여러 행동들을 정확히 예측했다. 예컨대 존 F. 케네디와 조지 W. 부시의 취임 연설을 분석한 결과, 둘 다 권력 욕구와 소속 욕구가 극도로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윈터의 관점에서 보면, 강력한 지도자가 주요 결정을 내릴 때 유대가 깊은 지인들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는 경우 [권력 욕구와 소속 욕구의 결합]은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예건대 2001년 초반, 윈터는 부시의 취임 연설을 분석한 뒤 부시의 언어가 반대의견을 배척하는 끈끈한 추종자 집단의 공격성과 그 양상이 일치한다고 경고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전후, 닉슨의 단어는 어떻게 변했을까 (본문 95-100쪽)
리처드 M. 닉슨은 1968년 미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2년 후 백악관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 비밀 녹음 장치를 설치했다. 재선을 위해 민주당 선거본부가 차려진 워터게이트 빌딩에 몰래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한 일명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했고 결국 1974년 여름,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알려진 마지막 녹취록이 공개되었을 때 닉슨은 탄핵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사건이 공개되기 전까지 지위가 높은 닉슨은 보좌관들에 비해 [나]라는 단어를 더 적게 사용했고 [우리]라는 단어는 더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지위가 손상되고 자신의 정체 세계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닉슨은 [나]라는 단어를 급격히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의 연설로 [이라크 전쟁] 여부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본문 105-109쪽)
부시의 [나]라는 단어 사용 비율이 현저히 낮아진 시기는 2002년 9월 중순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라크와 사담 후세인 때문에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2002년 여름 내내 비밀스럽게 이라크 침공 계획을 세웠고 9월 말이 되자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와의 전쟁에 돌입하기 위한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 즈음부터 부시는 [나]라는 말을 급격히 적게 사용했다. [나]라는 단어의 사용 감소는 [위협을 실행하려는 사람들이 보내는 강력한 신호]다. 이와 같은 언어의 양상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리기 전 트루먼 대통령의 언어에서도,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하기 전 히틀러의 언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지도자나 대통령들의 [나]라는 단어의 현저한 감소는 결국 그가 전쟁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의 총합]이다.
우리는 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단어를 사용한다. 우리가 말이나 글 속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은 나의 행동과 생각의 [잔여물]이다. 또한 나의 [개인 서명]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각자가 사용하는 단어를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