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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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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6

산책자의 행복

조해진, 권여선, 김사과, 김숨, 김유진 저 외 3명 정보 더 보기/감추기 | 생각정거장 | 2016년 09월 20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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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6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670g | 152*215*30mm
ISBN13 9791155425206
ISBN10 11554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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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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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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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8명)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환한 숨』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환한 숨』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를 장면으로 기억하는 내게는 인생 영화가 딱 한 편 있지 않고, 대신 끊임없이 재생해보는 ‘장면들’이 있다. 지금까지 잊은 적 없고 앞으로도 잊고 싶지 않은 두 장면이 있는데, 슬픔이 차오를 때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하게 일렁이는 차이밍량 감독의 [애정만세] 엔딩 신과 언제라도 나를 웃게 해줄 수 있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허공에의 질주] 속 생일 파티 장면이다.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 1965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하여 호평을 얻었다. 저서로는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비자나무 숲』, 『안녕 주정뱅이』, 『아직 멀었다는 말』, 장편소설 『레가토』, 『토우의 집』, 『레몬』, 산문집 『오늘 뭐 먹지?』가 있다. 오영수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단편 「영이」로 제8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02』 『더 나쁜 쪽으로』, 장편소설 『미나』 『풀이 눕는다』 『나b책』 『풀이 눕는다』 『테러의 시』 『천국에서』 『NEW』, 산문집 『설탕의 맛』 『0 이하의 날들』 등이 있다.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단편 「영이」로 제8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02』 『더 나쁜 쪽으로』, 장편소설 『미나』 『풀이 눕는다』 『나b책』 『풀이 눕는다』 『테러의 시』 『천국에서』 『NEW』, 산문집 『설탕의 맛』 『0 이하의 날들』 등이 있다.
소설가 김숨은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백치들』, 『철』,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 버리러』,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 소설가 김숨은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백치들』, 『철』,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 버리러』,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소설집 『투견』,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중편소설 『듣기 시간』 등이 있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단편소설 「늑대의 문장」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2015년 아이오와 국제창작프로그램에 참가했다. 201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3년 황순원 신진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늑대의 문장』, 『여름』, 장편소설 『숨은 밤』, 산문집 『받아쓰기』가 있으며, 옮긴 책 『음악 혐오』가 있다. ...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단편소설 「늑대의 문장」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2015년 아이오와 국제창작프로그램에 참가했다. 201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3년 황순원 신진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늑대의 문장』, 『여름』, 장편소설 『숨은 밤』, 산문집 『받아쓰기』가 있으며, 옮긴 책 『음악 혐오』가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김용익문학상을 수상했다.
1972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지은 책으로 소설집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자정의 픽션』 『핸드메이드 픽션』 『끄라비』 『낭만주의』, 장편소설 『새벽의 나나』 『당신의 노후』가 있다. 대산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2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지은 책으로 소설집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자정의 픽션』 『핸드메이드 픽션』 『끄라비』 『낭만주의』, 장편소설 『새벽의 나나』 『당신의 노후』가 있다. 대산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2005년 제3회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였다.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평론집 『혁명과 모더니즘』,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천국보다 낯선』, 그리고 『캐럴』과 소설집 『고백의 제왕』, 『기린이 아닌 모든 것』, 『에이프릴 마치...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2005년 제3회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였다.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평론집 『혁명과 모더니즘』,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천국보다 낯선』, 그리고 『캐럴』과 소설집 『고백의 제왕』, 『기린이 아닌 모든 것』,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등을 펴냈다.

단편소설 「곡란」으로 2011년 제1회 웹진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문지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제1회, 제2회, 제4회, 제6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2008~2014)를 거쳐 현재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2014~)로 재직 중이다.
'남들은 절대 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소설을 쓴다는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여성작가다. 서사 구조의 고전적 안정성, 미묘한 정서를 전하는 섬세한 문체, 존재와 삶을 응시하는 강렬한 시선으로 우리 문단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1960년 마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폭설」이,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 '남들은 절대 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소설을 쓴다는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여성작가다. 서사 구조의 고전적 안정성, 미묘한 정서를 전하는 섬세한 문체, 존재와 삶을 응시하는 강렬한 시선으로 우리 문단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1960년 마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폭설」이,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소 여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감성과 지성, 내면과 서사의 반목을 훌륭하게 통합해 낸 『장밋빛 인생』으로 획일화된 문단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을 받으며 2002년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빛과 어둠의 미학을 바탕으로, 백야의 북구, 뭉크의 그림 등 이국정취로 이끌어가는 이향적인 공간의 시학과 더불어 아이러닉한 반전 구조로 와해되어가는 천재적 우상의 초상을 제시한 「밤이여, 나뉘어라」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밤이여, 나뉘어라」는 인간 존재의 허무, 그 황량함에 대한 고백을 담고 있다. 천재의 몰락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통해 선망과 경쟁의 대상으로서 자아의 욕망이 대리 투사된 자신의 거울상인 대상의 해체로 인한 자기 환멸의 허망한 반응과 내적 붕괴감을 뛰어난 서사기법을 바탕으로 그려낸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은밀한 성찰의 기획을 여로의 구조를 통해 뛰어나게 서사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프랑스식 세탁소』 『새벽까지 희미하게』,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아프리카의 별』 『가수는 입을 다무네』 『당신의 아주 먼 섬』 등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7년 1월 18일 향년 57세, 암으로 투병 중이던 그는 병세가 악화되면서 급성 폐렴에 따른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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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여성성, 변화, 그리고 선택과 집중

대학의 철학과 강사인 홍미영은 가르치던 철학과 과목이 인문학과로 편입되며 실직한다. 엄마의 병원비와 은행 이자를 내다 결국 개인파산을 신청한다. 실존을 가르치던 대학 강사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전락한다. 생계를 국가에 의탁하는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리는 것을 경험한다. 미영을 라오슈(老師, 스승)로 따르던 중국 유학생 메이린은 가끔 편지를 보내온다. 하지만 그녀는 답장은 쓰지 않는다. 메이린은 한결같이 미영을 추앙하지만 라오슈를 벗고 미영을 입은 지 오래다.

이처럼 [산책자의 행복]에는 함부로 가늠하기 어려운 삶의 방향성과 존재와 부재, 그리고 원죄의식 등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계산대에서 담배를 주문하다가 교수님의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는 남학생의 뒷모습에 주인공은 철렁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 또 다른 손님이 “홍미영 교수님 아니세요?”라고 묻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본인을 부정하는 상황도 생긴다. 밤중의 편의점이 주는 분위기마냥 삶은 불안함으로 가득하지만 살아야 한다. 살아내야 한다. 대학 강단에서의 라오슈가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 있다는 감각에 집중하면 좋겠구나”라던 조언은 자신에게 하는 독백으로 돌아온다.

“사는 게 이토록 무서운 거니, 메이린?”

결국 죽음을 두고 라오슈는 “죽음은 존재를 완성하고 성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추상적인 과정”이라 말하고, 제자인 메이린은 “죽음은 채워지지 않는 식탁의 빈자리”라고 각자가 서로에게, 그리고 다시 자신에게 되뇌인다. 인간의 최소한의 품위조차 지키지 못하는 세계에서,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부재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지켜내는 수작이다. 이지훈 평론가 역시 “행복은 완수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 행복은 우리의 삶을 따라 끊임없이 유예된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삶의 감각을 일깨우는 것, 다시 말해 산책뿐이다”라고 논한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산책이다. 산책할 준비가 되었는가. 낯선 세계를 발견하고, 우리 안의 부재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가를 소설은 질문한다.

2016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작

대상작 외에도 총 7편의 우수작품상 수상작이 함께 실려 있다. 여고생 살인사건에서 인생이라는 비극을 탐구한 권여선의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는 여고생 사망이란 범속한 소재를 신의 무지(無知)란 주제로 격상시킨다.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저들이 하는 짓을 알지 못하나이다”란 신약성경(누가복음 23장 34절)을 제목으로 비틀었다.

김사과 작가의 [카레가 있는 책상]은 ‘골방’에서 ‘1인칭’으로 ‘자기고백’을 하는 한 여성혐오자의 심리를 담은 소설이다. 어두운 고시원에서 인스턴트 카레만 먹고 사는 그는 의지, 욕망, 관심, 두려움이란 단어를 자신의 심연에서 제거해버린 상태이다. 그는 고시원의 이웃에게 “카레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집단 린치를 당한다. 타자를 향한 타자의 혐오는 다른 타자에게 전염된다. 격자 같은 고시원 쪽방에 숨어 살며 ‘인간혐오자’인 주인공은 버블티 카페에서 만난 미모의 아르바이트생을 스토킹하고 (성)범죄 욕구를 느낀다. 고시원의 한 남성을 통해 ‘악의 본질을 살펴본다. 또한 작가는 혐오의 전이, 악의 평범함, 우연과 필연의 관계 등을 이 단편에 담아 소개한다.

행정고시에 여러 차례 낙방한 뒤 42세가 되도록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장남을 만나러 혜숙은 남편과 함께 차남이 운전하는 영천 행(行) 차에 오른다. 둘째는 7년 전 성당에서 벌어진 혜숙의 낯 뜨거운 자리싸움을 기억해내며 엄마를 자극한다. 차에 타기 직전 한 초등학생에게 휴대폰을 잠시 빌려줬던 혜숙은 “아들이 사라졌다”는 한 여자의 전화에 시달린다. 며느리에게 엄마의 자리를, 남편의 무심함에 아내의 자리를 잃어버린 혜숙의 공허함은 우리네 엄마들이 잃어버린 존재의 이유로 읽힌다. 한때 자녀들에게 태양이었으며 남편에게는 달(月)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실점처럼’ 사라지고 마는 여자의 삶을 작가는 혜숙에게서 발견한다. 김숨 소설가는 〈선량한 어머니의 아들들은 어떻게 자라나〉에서 모성(母性)의 자리라는 화두로 소설적 심연을 또 한 번 확장했다.

〈비극 이후〉는 이별 혹은 죽음을 겪은 당사자에게 상실과 몰락의 심경을 생생하게 묻고 비극을 겪은 뒤 우리들이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또 삶을 지탱하기 위한 심리적 기반이 무엇인지를 고민케 한다. 멀지 않은 휴양지로 떠난 비행기에 오른 수인의 이야기로 소설은 출발한다. 남태평양 태풍에 내심 결항을 기대했지만 비행기는 예정대로 이륙한다. 수인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무감각하다. 친구 B와의 이별을 겪은 지 오래되지 않은 탓이다. 〈비극 이후〉는 흔한 해프닝도 당사자에게 재난일 수 있음을 말한다.

〈개기일식〉은 이 세상의 모든 서사들이 품고 있는지도 모를 어떤 음모론을 겨냥한 우화이다. 박형서 소설가는 두 교수의 상이한 작법 강의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비유해낸다. 소설, 연극, 드라마, 영화 등의 공통분모는 서사, 즉 이야기다. 형식이 달라졌어도 서사는 인간과 동행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잘 짜인 서사는 인간에게 감동이나 교훈 또는 흥분을 안기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확신보다 질문하기 위해 쓰였다. 마구잡이인 현실을 정돈하고 배열하는 게 서사의 본질이어야 할지, 현실 그대로를 거울처럼 반영해 그대로를 보여주는 서사가 바람직한지 소설은 묻는다. 무겁고 굵직한 주제 이면에 깔린 소설가 특유의 유머는 단편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이어진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읽을 수 있다.

편의점 알바생의 죽음 이면에 존재하는 거부하고 싶은 진실을 탐구한 이장욱 소설가의 [최저임금의 결정]. 새벽 4시, 권총을 든 한 남자가 편의점 문을 연다. 야멸찬 분노의 눈빛이다. 남자는 총구를 들이밀며 편의점 사장에게 복수를 하려 한다. 사장이 저지른 잘못은 간명하다. 한 여학생 알바생을 성추행했다. 도망치던 알바생은 마을버스에 치여 즉사했다. 총을 든 남자는 고인이 된 아르바이트생의 애인이다. 그런데 그 순간, 사장이 털어놓은 사실은 소설의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는다. 누가 악인지, 또 누가 평범한지 알 수 없는 뒤틀린 세상을 이장욱 소설가는 소설로 비유해냈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하는 최저임금은, “존재의 최저 수준, 존재의 밑바닥”을 확인하게 한다.

정미경 소설가는 시간의 균열이, 감정의 균열이 일어나는 자리에 [못] 하나를 쾅 박아두고는 여태껏 발견되지 못한 이별의 의미를 추적한다. 누구나 말해왔지만 늘 새롭고, 늘 비참했던 ‘사랑과 이별’이란 주제는 이번에도 묵직하다. 잘나가는 금융회사 직원이던 ‘공’은 회사에서 잘린 뒤 마트 가전제품 직원 ‘금희’와 밀회를 즐긴다. 영화를 보고, 길고양이를 주워다 키운다. 어느 날 남자는 약속을 어기더니 다른 회사로 출근한다는 전화 한 통을 남긴다. 다시 오겠다는 말은 없다. 두 사람의 밀회 공간이 한 사람만의 폐허로 변하는 순간이다.

2016 이효석문학상 심사평
2016년 제17회 이효석문학상 심사를 위해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포함한 정홍수, 신수정, 정지아, 백지연, 이수형, 이기호 심사위원은 7월 11일 1차 심사(예심)에서 권여선, 김사과, 김숨, 김유진, 박형서, 이장욱, 정미경, 조해진의 소설을 본심 후보작으로 선정하였다. 이들 작품은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포착하는 문학의 다채로운 시선을 두루 확인하게 하였다. 8월 2일 진행된 2차 심사(본심)에서는 권여선, 김숨, 정미경, 조해진의 작품을 두고 집중적인 토론과 논의를 진행하였다.

김유진의 〈비극 이후〉는 상실과 애도의 서사를 치밀하고 세련되게 서술한 우아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한껏 팽창되는 이미지와 감각의 글쓰기는 김사과의 〈카레가 있는 책상〉과도 맞닿는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폭력과 혐오의 사건을 향해 의식의 예민한 날을 세우는 이 소설은 차별과 소외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있는가를 실감하게 한다. 이장욱의 〈최저임금의 결정〉은 망상과 현실의 숨 가쁜 교차를 통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현상 뒤에 숨겨진 부조리한 진실을 서늘하게 주시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날렵하고 매끄러운 구성을 통해 문학적 상상력의 존재 의미를 뒤집어보는 박형서의 〈개기일식〉 역시 독자와 소통하는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주는 시도로 반갑게 다가왔다.

과거의 기억을 현재화하는 소설의 끈질긴 두드림으로 권여선의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가 남기는 물음의 파장은 상당하다. 오해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내쳐진 삶이 제기하는 윤리적 주제를 추적하는 소설의 에너지가 중편의 형식으로 묵직하게 와 닿았다. 김숨의 〈선량한 어머니의 아들들은 어떻게 자라나〉는 개인의 내면에 갇힌 합리성과 윤리가 현실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미끄러지는지를 그로테스크한 부조리극으로 포착해보인다. 정미경의 〈못〉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집요한 통찰을 멈추지 않는 작가의 미덕과 솜씨를 새삼 확인시킨 작품이다. 속물적 삶을 다각적으로 살피는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었다. 조해진의 〈산책자의 행복〉은 경제적 위기와 맞물린 소외와 불안의 문제를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섬세하게 포착함으로써 지금 이 시대에 호응할 수 있는 문학의 상상력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환기하였다.

작품들 각각의 빛나는 일면을 새기면서 오랜 시간 뜨거운 토론과 논의를 거친 끝에 심사위원들은 조해진의 〈산책자의 행복〉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대학 강단에서 편의점 공간으로 이동한 지식인의 좌절과 고통을 세심하게 그려낸 이 작품에서 우리가 거듭 묻게 되는 것은 ‘살아 있다는 감각’의 구체성일 것이다. 눈앞에서 한 세계가 문을 닫아버리는 듯한 불안의 삶은 소통되지 않는 편지와 고백의 은유를 통해 더욱 절실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꿈꾸고 사유하는 관념의 자리와 내일을 도모하는 생계의 자리 사이에 힘겹게 다리를 놓으려는 이 소설의 고독한 분투에 깊이 공감하며 그 노력이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 조해진 작가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함께 후보작에 오른 다른 7분의 작가들과 관심을 보내주신 여러 독자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오정희, 정홍수, 신수정, 정지아, 백지연, 이수형, 이기호

◆ 심사서평 중에서

산책자의 행복 _ 조해진
소외와 불안의 문제를 개인의 삶을 통해 포착했다. 이 시대에 호응할 수 있는 문학적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환기한 작품이다. 지식인의 좌절과 고통을 세심하게 그려낸 이 작품에서 우리가 거듭 묻게 되는 것은 ‘살아 있다는 감각’의 구체성일 것이다. 눈앞에서 한 세계가 문을 닫아버리는 듯한 불안의 삶은 소통되지 않는 편지와 고백의 은유를 통해 더욱 절실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_이효석문학상 심사평에서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_ 권여선
한순간의 포착이 아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 소설에 담아냈다. 울컥하게 만드는 변화가 느껴진다. _이기호(소설가)

카레가 있는 책상 _ 김사과
우리 사회를 불안으로 몰고 가는 혐오 범죄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조금은 짐작 가능해졌다. 우리의 편견과 배제는 혐오를 낳고, 혐오는 다시 우리를 거대한 야만과 공포 속으로 몰고 간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선량한 어머니의 아들들은 어떻게 자라나 _ 김숨
그동안 문학에서 잘 다루지 않던 부분을 김숨만의 신선한 발상과 독특한 제목으로 쓴 소설이다. _정지아(소설가)

비극 이후 _ 김유진
비극을 겪은 당사자의 시선에서 통념을 벗어나 핵심만을 싹 뽑아낸 작품이다.
_오정희(소설가)

개기일식 _ 박형서
서사의 존재론에 관한 우화적인 소설이다. 다종다양한 음모론들을 비롯해 사회에 횡행하는 많은 서사 사이에서 사실을 폭로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_이수형(문학평론가)

최저임금의 결정 _ 이장욱
소설의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 지점이 감지된다. 주인공인 나와 편의점 사장의 관계를 통해 다 같이 얽혀 있는 뒤틀린 사회의 단상을 보여준다. _백지연(문학평론가)

못 _ 정미경
해체하고 변형하고, 디테일을 생략하고 넣었다 빼는 고수의 솜씨가 느껴지는 단편이다. _정홍수(문학평론가)

◆ 이효석문학상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 한국 단편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우리가 지금 가장 뜨겁게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의 보고(寶庫)이다.

제17회 이효석문학상은 이효석문학재단과 매일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이효석문학재단과 이효석문학선양회가 주관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평창군이 후원을 담당했다. 시상식은 9월 10일 강원도 평창군 효석문화마을에서 개최된다.

역대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

제16회 수상작 전성태 _ 두 번의 자화상
제15회 수상작 황정은 _ 누가
제14회 수상작 윤성희 _ 이틀
제13회 수상작 김중혁 _ 요요
제12회 수상작 윤고은 _ 해마, 날다
제11회 수상작 이기호 _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제10회 수상작 편혜영 _ 토끼의 묘
제9회 수상작 김애란 _ 칼자국
제8회 수상작 박민규 _ 누런 강 배 한 척
제7회 수상작 정지아 _ 풍경
제6회 수상작 구효서 _ 소금가마니
제5회 수상작 정이현 _ 타인의 고독
제4회 수상작 윤대녕 _ 찔레꽃 기념관
제3회 수상작 이혜경 _ 꽃그늘 아래
제2회 수상작 성석제 _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제1회 수상작 이순원 _ 아비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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