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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저/김난주 | 문학동네 | 2003년 01월 31일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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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152*224*30mm
ISBN13 9788982811838
ISBN10 89828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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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명)

저 : 마루야마 겐지 (Kenji Maruyama,まるやま けんじ,丸山 健二)
작가 한마디 강함 이외의 모든 것은 임기응변이고 거짓이며 착각이고 도피가 아니겠는가 1943년 나가노 현 이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4년부터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신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1968년에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으며,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집필 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최근 소설 《원숭이의 시집》 《잠들라, 나쁜 아이여》를 냈고, 산문집으로는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 1943년 나가노 현 이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4년부터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신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1968년에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으며,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집필 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최근 소설 《원숭이의 시집》 《잠들라, 나쁜 아이여》를 냈고, 산문집으로는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가 있다. 사진문집 《초정화전草情花傳》과 동일본대지진 피해지 르포 《목걸이를 풀 때》도 있다. 트위터와 블로그에 쓴 글을 재구성한 《분노하라, 일본》 등이 있다.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무코다 이발소』, 『목숨을 팝니다』, 『바다의 뚜껑』, 『겐지 이야기』,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100만 번 산 고양이』, 『우리 누나』, 『창가의 토토』, 『먼 북소리』, 『내 남자』, 『인어가 잠든 집』, 『살인의 문』, 『백야행』, 『기린의 날개』, 『다잉 아이』, 『오 해피 데이』,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2,3』, 『서커스 나이트』, 『모래의 여자』, 『키친』, 『몬테로소의 분홍 벽』, 『다시, 만나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 『아주 긴 변명』,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분신』, 『환야 1, 2』, 『독소 소설』, 『흑소 소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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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고(孤)의 자세
평점9점 | 0*****m | 2009-10-23 | 신고
 

산은 높을수록 외롭다. 사람이 많이 찾지 못하니 그러하리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고산이 사람을 좋아할리 만무하다. 수 만년 동안 쌓인 눈에 짓눌린 산의 드높이 솟은 봉우리에는 산짐승조차 살아갈 수가 없다. 눈 쌓인 산봉우리에 뿌리를 내릴 나무도 풀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둘러싼 공기조차 희박하리라. 눈보라가 할퀴고 삭풍이 뼈를 흔든다. 산이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아무리 외로워도 울지 않는다. 그 길고 아픈 고독을 더 깊은 내면, 그 속으로 무던히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험준한 산맥으로, 눈덩이를 털어내는 몸짓으로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며 아찔한 자태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던 마루야마 겐지는 근무 시간 틈틈이 써내려간 단편소설<여름의 흐름>으로 문학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이듬해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다. 그는 자신이 소설가가 되리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을뿐더러 어리둥절한 나머지 소설을 계속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소설가의 고뇌의 원천은 일상생활의 태도에 있지 않을까. 그렇게 무질서한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인간이든 기존 소설가와 비슷한 타입이 되지 않을까.)결국 도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산골 오지로 내려가 문단과 언론 모든 인간과의 단절을 통해 오직 글쓰기에만 전념하는 소설가로 살아간다. 이 책은 그가 문단에 던지는 호통이자 비판이다. 그는 자신의 이상(理想) 그 이상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온전한 자신으로 돌아갔다. 그의 눈에는 문단도 세상도 퇴폐적이고 유치할 뿐이다.


그는 문학을 산과 같은 것이라 말한다. 그가 꿈꾸는 소설은 많이 팔리지 않는게 당연하다‘가까이 다가오면 베어버릴 테다.’ 하는 식으로 자신의 영역을 쉽게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허나 한번만 문장이라는 로프를 잡고 마의 봉우리에 올라서면 힘든 진리를 터득한 사람에게 산은 은근한 부름을 한다. ‘이번에는 자네의 두 다리로 산에 올라보지 않으려나. 가끔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날들을 보내도 좋지 않은가.’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결을 느끼며 정상을 밟았을 때 비로소 격정에 몸서리 칠만치 더 높은 산의 웅장한 자태와 끝없이 펼쳐지는 발 밑에 세상을 만끽 할 수 있는 것이다. 산이 쉽사리 자신을 허하지 않는 것처럼 순수문학의 산맥은 험준하다. 그는 문학의 산맥 언저리에서 맴도는 여타 소설가와 문단 관계자들에게 냉엄하게 꾸짖는다.


 

문학을 하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시시하고 우스꽝스럽다. 한심하리 만큼 수준이 낮다. 게으르다. 어린아이나 여자와 같이 나약하다. 게이같다. 교활하다. 문학을 도피처로 삼는다. 유치하다. 심지어는 천박한 꿈에 팔린 독자들 이라고 까지...


 마루야마 겐지는 마치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산을 오르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순수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그러니 무릇 소설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다짐하며 스스로 머리를 빡빡 깎고 산중에 틀어박혀 절제와 금욕으로 자신을 비우는 데에 몰두하는 작가, 그는 홀로 깊은 고독 속에서 정신의 처절한 투쟁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당당히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그가 던지는 독설에 가까운 호통에도 눈살이 찌푸려지기 보다는 ‘아... 이토록 처절하게 글을 쓰는 작가가 있구나.’ 하며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독자인 나조차도 가슴이 뜨끔함을 느꼈다. 이런 몰입의 자세가 비단 문학에 있어서만 요구되어지는 자세는 아니기 때문이다. 안일한 자세로 일관해온 무질서한 내 삶에도 진정 고(孤)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는 꾸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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