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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정판매
발행일 | 2008년 04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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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4쪽 | 516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74271916 |
ISBN10 | 8974271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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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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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결혼을 하면 당연히 남편이 된다. 그러나 남편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남편 노릇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보통 아무런 생각도 없이 남들도 하니까 결혼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의 역할이나 아내에 대한 배려나 대화에 대해 우리는 배운 바가 없다. 이런 상태이기에 부부사이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을 한다. 연애할 때는 아주 좋았던 둘 사이의 관계가 생각지 못했던 문제로 삐걱거리기 시작함을 느낀다. 연애기간동안 보았던 아내의 모습과 집안에서 매일 마주치는 아내의 얼굴이 다르다는 것을 결혼한 사람들은 모두 느낄 것이다. 마치 결혼 전과 후가 아주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남자와 여자는 아주 다른 존재하는 것을 가슴속 깊이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결혼해서 느낀 것들이다.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다른 여자를 사귈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여자에게 있어서 사랑은 하나에 집중된다. 여자는 현재의 사랑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사랑에 있어서 남녀는 이렇게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남자에게 있어서 외도는 당연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책 <남편이라는 것>(열음사.2008년)의 저자인 와타나베 준이치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의사 출신의 작가로 의학적인 시각으로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추적하는 소설을 쓴 사람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얘기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다. 겉으로 드러내 이야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남자의 외도와 여자의 외도에 대한 차이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들어보자. 아주 원초적이고 직설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남편의 외도는 밖에서 배출하고 오는 것인데 비해 아내의 외도는 밖에서 받아오는 것이다.....특히 외도를 한 상대편 남자의 정자가 혹시 아내의 몸(질) 내에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 남편은 주체할 수 없는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생물학적으로 이야기할 때 남자가 여자의 외도를 용서하지 않는 이유를 ‘부계 확실성’ 때문이라고 한다. 즉 아내가 낳은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닐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남자는 외도한 여자를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훨씬 더 노골적이다.
책 속의 시어머니와의 갈등과 처가 식구들에 대한 남편의 생각과 행동은 분명 일본의 경우이다. 그러나 어쩌면 한국 사회와 이리도 닮아 있는지에 대해 놀랍다. 이렇게 닮아 있는 부분은 두 나라가 문화적으로 비슷한 면도 있겠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서 저자는 남자의 이중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다루고 있다. 아내와 맛 벌이를 하고 있기에 혼자서 벌 때보다 재정적으로는 훨씬 더 좋으나, 남자들은 아내가 항상 전업주부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집에 돌아와서 편하게 지내고 싶고 가사에서 해방되고 싶은 귀차니스트이가 바로 남편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도 고개가 끄덕여 졌다.
또 이 책의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는 섹스에 대해서 아주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저자가 마초가 아닌가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삽입’이란 단어를 아주 쉽게 사용하고 있다. ‘삽입’이라는 단어는 대화에서 쉽게 사용하지 않는 단어인데, 저자는 아주 편안하게 이 단어를 말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남자의 입장을 두둔하는 말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기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저울추가 남성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부일처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아주 도발적이다. 저자의 의견은 일부일처제란 ‘인기 없고 약한 남성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로 보고 있다. 이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21세기 중반이 되면 21세기 초반까지 있었던 일부일처제라는 제도가 옛이야기에서 나오는 말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방문혼이나 주말부부, 별거 부부, 미혼모 등 다양한 결혼의 모습이 나타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일부일처제가 여자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남성들을 위한 제도였기에, 앞으로는 여자의 권한이 강해지면서 이런 다양한 결혼제도가 발생하리라고 보는 저자의 논지는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수천 년 이상이나 내려온 일부일처제가 그리 쉽게 무너질 수 있을까? 일부일처제는 생물학적으로 바라보았을 때에 문제의 소지가 많은 제도 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렇게 빨리 변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튼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이 든다.
책을 덮으면서 정말 남편이란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게다가 앞으로는 더욱 많은 어려움들이 남편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살아간다는 것이 첩첩산중에 빠져있는 느낌이다. 혹시나 이 책을 다 읽으면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읽기는 했지만 다 읽고난 기분은 좋은 남편이 되기는 결코 쉽지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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