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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백탑파(김탁환 역사 추리 소설)

열하광인 (상)

백탑파, 그 세 번째 이야기

[ 양장 ]
김탁환 | 민음사 | 2007년 09월 28일 리뷰 총점8.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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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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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광인 (상)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7년 09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0g | 135*195*30mm
ISBN13 9788937481314
ISBN10 893748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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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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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문학과에 진학하여 박사과정을 수료할 때까지, 신화 전설 민담 소설을 즐겼다. 고향 진해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에서 해양문학을 가르치며, 첫 장편『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 이야기』와 『불멸의 이순신』으로 장편작가가 되었다. 1989년에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길안에서의 겹쳐보기-장정일론』으로 당선되었다. 학부 시절 '문학예술연구회(약칭 문예연)'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였고...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문학과에 진학하여 박사과정을 수료할 때까지, 신화 전설 민담 소설을 즐겼다. 고향 진해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에서 해양문학을 가르치며, 첫 장편『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 이야기』와 『불멸의 이순신』으로 장편작가가 되었다.

1989년에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길안에서의 겹쳐보기-장정일론』으로 당선되었다. 학부 시절 '문학예술연구회(약칭 문예연)'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였고, 1991년 대학원에 진학하여 고전소설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시와 소설을 습작하였으며, 1992년부터 1993년까지 노동문학회 '건설'에서 활동하였다. 1994년 『상상』 여름호에 [동아시아 소설의 힘]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 1995년부터 3년간 진해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국어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건양대학교 문학영상정보학부 전임강사, 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의 조교수로 재직했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역사추리소설 '백탑파' 시리즈를 시작했고,『나, 황진이』, 『리심』 등을 완성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끝으로, 2009년 여름 대학을 떠났다. 이후 전업 작가로 사회파 소설『거짓말이다』『살아야겠다』등을 잇달아 발표하였다. 장편소설『이토록 고고한 연예』를 쓰며 판소리에 매혹되었고, 소리꾼 최용석과 ‘창작집단 싸목싸목’을 결성하였다.

단정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기억과 자료를 가로지르며 작품들을 발표해 온 소설가 김탁환. 방대한 자료 조사, 치밀하고 정확한 고증, 거기에 독창적이고 탁월한 상상력을 더하며 우리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소설가 김탁환은 발자크처럼 방대한 소설 세계를 꿈꾸는 ‘소설 노동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일종의 강박처럼 매일매일 50매 분량의 소설원고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메워왔다. 그렇게 지난 10년 간 40여 권의 소설을 써왔다. 대략 지금까지 4만 매가 넘는 원고를 써온 셈이다. 소설 쓰기에 대한 성실함 때문에 소설가 김탁환을 세상사에 어두운 백면서생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끊임없이 변신하는 소설가다.

그래서 황진이, 이순신, 혜초 등의 역사적인 인물들을 풍부한 고전지식과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는 팩션을 쓰는 한편, 과학자 정재승과 함께 장편 『눈 먼 시계공』을 신문에 연재하며 사이언스 픽션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영화/드라마 등의 미디어들과의 협업작업에 뛰어들어 ‘스토리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며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해가 뜨면 파주와 목동 작업실을 오가며 이야기를 만들고, 해가 지면 이야기를 모아 음미하며 살고 있다.

영화 [조선마술사], [조선명탐정], [가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천둥소리]의 원작자이다. 문화잡지 [1/n]을 창간하여 주간을 맡았고, 콘텐트 기획사 ‘원탁’의 대표 작가이다. 평생의 작업으로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와 ‘무블 시리즈’를 시작했다.

장편소설 『조선마술사』, 『목격자들』, 『조선누아르』, 『혁명』, 『뱅크』, 『밀림무정』, 『눈먼 시계공』, 『노서아가비』, 『혜초』,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허균, 최후의 19일』,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압록강』, 『독도 평전』, 단편집 『진해벚꽃』, 문학 비평집 『소설 중독』, 『진정성 너머의 세계』, 『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 산문집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아비 그리울 때 보라』, 『읽어가겠다』, 『천년습작』, 『김탁환의 독서열전』, 『원고지』, 『김탁환의 쉐이크』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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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본문 중에서
--- pp.287~288

출판사 리뷰

▶ 금서 『열하일기』를 둘러싼 연쇄 살인과 암투의 비밀을 파헤친다.
김탁환의 2007년 신작 장편 소설 『열하광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열하광인』은 조선 후기 정치사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문체 반정을 배경으로, 당시 최대 베스트셀러였으나 정조에 의해 금서로 묶인 『열하일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비밀을 파헤친다.
정조가 『열하일기』를 금서로 묶은 지 50여 일이 지난 어느 날, 『열하일기』를 읽기만 해도 패가망신할 수 있는 삼엄한 상황 속에서 비밀리에 모여 『열하일기』를 읽는 모임 ‘열하광’의 일원이 무장 괴한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무장 괴한들의 뒤에 절대 군주를 꿈꾸는 정조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백탑파를 사사건건 견제해 온 노론 세력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백탑 서생에게 불만을 품은 자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열하광’ 광인들을 모두 공포에 떤다.
그 와중에 왕실 종친이자 ‘열하광’의 일원인 의금부 도사 이명방은 정조에게서 『열하일기』를 읽는 자들을 적발해 내라는 명을 받고 커다란 혼란에 빠진다.
동시대 최고의 역사 소설가로 호평받는 김탁환의 백탑파 연작은 우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 중 하나인 18세기 말 정조 치세를 배경으로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백동수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추리 소설의 형식에 녹여 낸 작품이다. 『열하광인』은 『방각본 살인 사건』(2003년), 『열녀문의 비밀』(2005년)에 이은 세 번째 장편이다.

▶ 조선 후기 정치사의 최대 미스터리, 문체 반정
이 소설은 정조(正祖)가 문체 반정을 일으킨 1792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체 반정이란 정조가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패관기서와 소품문을 멀리하고 전통적 고문(古文)을 모범으로 삼도록 명한 일을 가리킨다. 중국의 신문물을 참신한 문체로 묘사하여 젊은 지식인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는 조선의 문풍을 어지럽히는 대표적인 금서로 낙인 찍힌다. 이 일로 모처럼 싹트려던 조선 후기 문예 부흥의 싹은 짓밟혔고, 정조는 점차 개혁 군주의 면모를 버리고 절대 군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 단순한 추리 소설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에 재인식되어야 할 작품
백탑파 연작은 18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안으로는 임진·병자 양대 난을 겪은 후 상업이 발달하고 흥성한 문화가 서민층에까지 미쳐 소설이라는 대중문화가 싹트기 시작하고, 대외적으로는 명말 청초 문집, 서양학, 천주교 등이 북경의 유리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주자학의 아성을 해체해 가던 시기이다. 『열하광인』은 정조의 문체 반정을 통해 고문(古文)으로 상징되는 보수 세력과 중국의 신문물로 대표되는 혁신 세력이 나라의 운명을 놓고 벌이는 한 판 승부를 그려 내 보인다.

▶ 한국형 팩션의 신기원을 이룩한 작품
백탑파 연작은 2003년 첫 장편 『방각본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다빈치 코드』로 세계적인 팩션 열풍이 일기 전부터 한국형 팩션의 새 장을 열어 왔다. 또한 김탁환의 역사 소설은 언제나 그 시대를 섬세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지금 우리 시대의 주제와 긴밀하게 조응해 왔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혁신’이라는 기치를 반성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수구와 혁신에서의 양자택일은 이미 낡은 도덕적 틀이다. 이제는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를 더 깊이 따져 보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개혁 군주를 표방하던 정조가 돌연 절대 군주로 나아가는 길에 접어든 것은 개혁 정권의 한 장이 마무리되는 요즈음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작가는 조심스럽게 귀띔한다.

▶ 줄거리 소개
1792년 10월 19일 백탑파 서생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진다. 백탑파 서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표시하던 정조가 문체가 단정하지 못함을 이유로 백탑파의 우두머리인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을 탄압하기 시작한 것. 특히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는 중국의 신문물 관련 내용이 젊은이들을 현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요주의 금서로 낙인 찍힌다.
백탑파 서생들은 조만간 정조가 자신들을 모조리 숙청할지 모른다는 불안과 자송문(自訟文, 반성문)만 내면 별 일 없을 거라는 희망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한편 이명방은 『열하일기』를 몰래 숨어 읽는 사람들의 모임인 ‘열하광’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활동 중이다. ‘열하광’은 이덕무, 이덕무가 친딸처럼 아끼는 여인 명은주, 역관 조명수, 걸승 덕천, 서쾌 홍인태로 이루어져 있다.
‘열하광’의 마지막 모임이 있던 어느 날 의문의 무사 집단이 난입하여 조명수를 살해한다. 다음 날 정조에게 불려 간 이명방은 『열하』를 읽는 무리를 적발해 내라는 밀명을 받는다. 정조의 밀서를 안의현의 박지원에게 전달하고 부여의 박제가에게 들렀다가 한양으로 돌아온 이명방은 며칠 전 걸승 덕천이 자신의 표창에 찔려 살해당했음을 알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범행 현장인 북한산에서 이명방을 보았다는 목격자까지 나타난다.
졸지에 의금부에 쫓기는 신세가 된 이명방은 감기가 든 이덕무가 걱정되어 청심환을 사 들고 몰래 병문안을 간다. 그러나 다음 날 이덕무는 독살당한 시체로 발견되고 이명방은 꼼짝없이 살인 누명을 쓴다. 이명방은 결백을 밝히고자 동분서주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불리한 증거만 나타난다.

▶ 등장 인물 소개
이명방 - ‘백탑파’ 연작의 주인공. 왕실의 종친이자 실력 있는 의금부 도사. 『열하일기』의 독서 모임인 『열하광』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중, 정조에게서 금서 『열하일기』의 주해서를 낸 무리를 적발해 내라는 밀명을 받고 갈등에 사로잡힌다.
김진 - 이명방의 친구이자 꽃 미치광이. 금강산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후반부에 등장하여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조명수 - 송도의 이름난 역관 집안 출신. ‘열하광’ 중에서 가장 먼저 살해된다.
홍인태 - 책 욕심이 많은 장사꾼. ‘억권루’라는 별채를 차리고 닥치는 대로 책을 수집한다.
덕천 - 수수께끼의 걸승.
명은주 - 이덕무가 친딸처럼 아끼는 여인. ‘열하광’의 일원이자 이명방의 연인.
박지원 - 『열하일기』의 저자. 백탑 서생들의 지도자.
이덕무 - ‘열하광’의 주도적 인물. 정조가 명한 자송문을 쓰느라 고심하다가 체력을 소진해 세상을 뜬다.
이옥 - 응제문을 소품체로 써서 정조로부터 정거(停擧, 일정 기간 과거를 못 보게 하는 일)를 명령받는다. 덕천이 살해되던 날 이명방을 북한산에서 보았다고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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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열하에서 생각해야 하 것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유*인 | 2007-10-30
 언제였더라 서울서 작가살이를 - 극작가를 없으로 삼아 밥벌이를 한다는 - 하는 사하라의 여우가 내게 책을 추천해 준 적이 있는데 - 그 때까지만 해도 사하라의 여우가 나 보다 책을 더 열심히 읽고 살았다-내게는 잘 어울릴 것 같다면서 <방각본 살인사건>을 추천했다. 가는 귀가 먹은 나는 방각본을 잘못들어 반각본이라고 잘못 들어서 책방에서 한참이나 찾아 헤메다가 다시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겨우 찾아 볼 수 있었던 책이 바로 <방각본 살인 사건>이었다. 그렇게 김 작가와 만났다. 사실 김 작가를 만났다는 소리는 맞는 말이 아니다. 사실 나는 역사의 한 부분에서 백탑파의 일원들과 교우했다고 말해야 옳다.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을 지나서 <열하 광인>까지 김 작가는 긴 호흡으로 달려왔다. 물리적 시간으로 6년이 걸린 것 같다. 한 편에 평균 2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김작가는 자기를 여기까지 이르게 한 것이 한 권의 금서라고 했다. 금서의 제목은 <열하일기>다. 열하일기를 쓴 연암 선생을 중심으로 모여든 사람들을 흔히들 백탑파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 백탑파의 언저리를 거닐었던 화광 -꽃 미치광이라고 한다. 나는 화광이란 한자보다 이 말이 더 좋다 - 김진과 의금부 도사 청전 이명방 - 오해가 없으시길 실존 인물이 아니다. 허구의 인물이다. 김군 같은 경우는 박지원의 김군에게라는 편지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것 같다 -이 백탑파 이야기 그 중심에 있다. 한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한 사람은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으로 남았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매설가가 되어 글로 남겼다. 그 저작들이 <방각본 살인 사건>이고 <열녀문 살인 사건>이며 <열하광인>이다. 그렇다면 매설가 이명방은 누구이며 김작가는 누구일까? 혹시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서 매설가 모독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던 그 사람이 아닐까? 매설가는 스스로 매설을 모독하는 역설적인 이름으로 남지 않았던가?

 

  <열하일기>는 소설 속에서 <열하>로 재탄생되었다. 사실 재탄생되었다는 말은 맞지 않다. 그대로 인용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가 가장 흔히 잘 알고 있는 구절이 등장한다. '도강록'이 그것이다. 열하 일기의 처음을 여는 장이 도강록이지 않은가?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일야구도하기'이겠지만 말이다. 아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휘돌아 가는 것 같다. 하지만 물은 어디로 흐르든 낮은 곳으로 흐르고 결국은 넓은 바다에서 만나는 것이 아닌가. 자 다시 흘러가 보자 모든 것은 열하에서 시작되었고 결국 열하에서 마치게 될 것이다.

 

  열하를 탐독하는 자들이 죽어 나간다. 왜 열하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혹은 거칠게 말하자면 문체가 별났기 때문이다. 별나다는 것은 평범하지 않다는 것 , 개성적 문체라는 소리인데 고문의 형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야기다. 고문을 숭상한다는 것은 결국 보수적 언동으로 기득권을 공고하게 지켜나가는 것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개성적 문체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진보적 세력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교종과 선종의 교체기처럼 말이다.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살인 사건이라는 자극적 소재를 통해서 거대한 이야기를 작은 틀 안에 가두어 펼친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열하일기>가 뭐 길래 김작가에게 글을 만들도록 했던 것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열하일기에 대해서 대충 설명해보면 이렇다.조선에서 청으로 사신을 보내서 청황제를 만나고 오는 것이 있는데 이 때 기록을 보통 '연행록'이라고 하는데 연암 박지원은 연행록이 아니라 '열하일기'라고 썼다. 이것부터 파격이다. 왜 열하일기라고 썼을까. 간단한 이유인데 열하까지 갔다왔으니까 연행록이 아니라 열하일기라고 썼다. 보통 사람들이 지키는 문체의 모법을 겉표지부터 껄껄거리면서 웃어념겨버린 것이다. 연암선생은 스스로를 껄껄선생이라고 했다 - 사실 보리 출판사에서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라는 제명으로 책이 출간되었기에 한 번 인용해 본 것이다. 연암 선생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 또한 그 안에 있는 내용이며 문체가 고문의 비유나 적절한 줄임 , 포장된 감정의 절제를 벗어던지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쓰고 우리식의 표현을 쓰기도 했기 때문이다. 즉 인습에 반기를 들어 순정한 조선의 문체를 만들어 냈다고 자부하는 것이 바로 <열하일기>다. 고로 정조에게 신임을 얻었으나 문체반정으로 그 정점에 있는 자를 지목하니 바로 <열하일기>다 과장되게 말하면 정조 시대의 문체 반정은 <열하일기> 때문이다.  과언인가?

 

  <열하광인>에서 청전 이명방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소설의 구조와 스토리보다 더 눈에 밟힌다. 뭐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겠지만 유랑인이 쓰는 글의 맛이 바로 이것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신 조차도 알 수 없는 것이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명방에게 초정 선생이 매설을 써보는 것이 어떤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매설가.... 말씀이신가요 ? 아직저는 머었습니다. 글자도 조잡하고 문장도 거칩니다. 삶에 대한 통찰도 인간에 대한 연민도 부족합니다."

 

" 청전 , 자넬 잘 살피시게 솜씨가 부족하다며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 자네에게 부족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습작할 시간일세 세책방에 한 번 나가 보게나. 갓 스물을 넘긴 매설가들이 지은 제법 그럴싸한 매설들이 나와 있지 않은가 자넨 그들보다 더 많은 매설을 읽었고 더 많은 인생 경험을 쌓았으이 그런데도 자네 손이 무딘 이유는 단 하나 서안 앞에 차분히 앉을 여유가 부족해서라네 흉악법을 쫓느라 한두 달을훌쩍흘려보내는 일이 잦으나 , 어찌 이야기들이 자네 손끝에 고이겠는가 이번이 기회일세 매설가로 끝장을 볼 생각이라면 하루라도 서두르는 편이 낫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걸세., 자네를위해 객사를 비워 둠세 고요하고 깊은 백제의 숨결 어린 강가에서 걸작을 한 편 완성해보게나"

 

--열하광인 218-219

 

  문장을 읽는다는 자이기에 문장이나 매설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한 번 눈이 가게 마련인가 보다. 문장과 글에 대해서 유랑인은 차마 쉬이 넘기지 못하겠다. 글을 , 이런 잡스러운 글을 한 문장 한 편을 만드는 것도 많은 시간과 생각이 들고 진력이 쏟기는데 긴 글 한 편 쓰는데 얼마나 큰 진력을 쏟아야하겠는가 앉은 자리에서 방석 열 개쯤 뚫어지게 글을 쓴다면 - 이 이야기는 한승원 노사(老師)께서 하신 말이다. 따끈따끈한 말이다 이틀이 되었나 부산에서 들은 말이다. - 이명방도 좋은 글쟁이가 되지 않겠는가 이 말이다. 한승원 노사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해보자 취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더랬다. 미치지 않으면 이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더랬다. 방석 열 개 방석 열개면 되겠냐. 그럼 나는 100여개의 방서과 의자를 부수거나 100여개의 키보드 판에서 부호들을 지워내면 나도 글다운 글을 쓸 수 있을래나? 글다운 글을 쓰는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부끄러운 글은 안 쓰기만 바랄 뿐이다.

 

  글을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글을 써 본 자들이라면 자기가 쓰고싶지 않은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말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한 번이라도 반성문을 써 본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어디보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얼마나 쓰기 싫으셨을까

  청장관의 심정도 정유 형님이나 연암 선생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다만 연암 선생의 권유를 전하기 전에도 그는 자신의 역할을 또렸하게 알았을 따름이다. 그러니 죽음이 가까이 다가옴을 예감하면서도 붓을 들고 스스로 뉘우치는 글을 지었던 것이다. 자송문이 어찌 청장관의 본심일까. 평생 어린아이에게도 싫은 소리 한 번 않고 살아오신 학처럼 고운 분이다. 그런 분일수록 제 몸에 때가 묻었다고 인정하는 것도 힘겹다. 하나 청장관은 자송문을 쓰기로 작정했다. 그 길만이 그동안 백탑 서생의 노랙을 헛된 낭비로 돌리지 않는 일이므로! 한데 방금 자송문을 찢었다. 아 이제 그 무거운 책임들을 내려놓으시려는 것인가 족쇄 없이 마지막을 훨훨 보내고 싶으신가?

 

  "잘하셨습니다. 자송문 따윈 잊으십시오"

 

--열하광인 284 -285

 

  느낌이 전해져왔었다. 쓰기 싫은 문장을 써야만 했던 한 인간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문장에서 감정을 읽어버리면 너무 힘들어 진다. 문장이란 자고로 문향이 가득하여야하고, 그 행과 행 사이에 숨겨진 많은 말들이 육즙처럼 녹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야기의 구조 속에서 이야기의 표면을 거닐지 말고 한 번 죽을지언정 두 번 죽냐는 생각 한 번 쯤 하고 깡으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행간에 빠져서 죽어도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자 다 죽어볼 준비가 되어있는가 임사체험이란 것을 꼭 물리적으로 해야할까 날도 추우니까 말이다 그 죽음의 자리가 <열하>가 되어도 좋을 것이다. 이름도 좋다 따뜻한 기운이 흐르니 겨울녘에 읽어도 좋겠다. 칼칼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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