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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 2007년 10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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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무게, 크기 | 1,500g |
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아마도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담다디였겠지만
처음 그녀를 안 것은 밤늦게 돌아오며 길에서 듣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새”를 들었던 때일 것이다.
그 노래가 주는 충격이란...
당장 걷고있던 아스팔트 길에서 날아올라 異界로 안착하는 순간이랄까.
내가 아는 한 최고의 명반인 <공무도하가>의 모든 구절구절, 모든 멜로디들이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스며든 후에
<외롭고 웃긴 가게>는 상당히 힘이 풀려있는 앨범이었고 사실 조금 생소했지만, 아직도 비만 오면 흥얼거리게 되는 ‘비가 오면’, 그리고 ‘어기여 디어라’같은 역시 주옥같은 작품들이 있었다.
이후의 음반들은 사실 그 전 음악들의 변주랄까.. 그런 느낌이 강했었고.
그러다 Romantopia가 나왔다.
와아~ 이렇게 샤방샤방하고 말랑말랑하고 스위트한 이상은이라니!!!
서른이 다 되도록 변변한 남자친구 하나 없이 혼자였던 친구에게 설레고 따듯하고 한편으로는 불타오르는 사랑이 생겨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 마냥 괜히 나도 덩달아 신이 나서 웃음이 나고 흥얼흥얼했었다. 뭐 좀 간지럽기도 하고.
순수니 평화니 숲, 하늘, 천상, 영혼...
이런 노랫말이 칠해진 음악이 노랫말 그대로 순수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기적에 가깝지 않을까.
매우 정제되고 단련된 목소리도 아니고 결코 훌륭한 기교가 있지도 않으며 몇 옥타브를 넘나들지도 않고 가슴 구석을 후벼파거나 팍 찌르는 예민한 감성도 아닌...
노래 잘하는 가수와는 거리가 조금 있는 그녀이지만
이렇게 진심이 담긴 목소리란...
참으로 따스하게 노래를 불러준다 특히 이번에는 어찌나 포근해주시는지~ 햐아~ ♡
사실 이 전의 로만토피아가 지금까지의 앨범보다 조금 더 특이했던 것은 ‘한 사람에 대한 사랑’에 중점이 있었다는 점이다. 보통 자아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삶 그 자체, 더 큰 존재에 대한 영혼에 대한 사랑이랄까 그러한 주제를 연주해왔던 때로 이번에는 다시 회귀한 느낌. 공무도하가 앨범을 떠올리게 되는데 공무도하가가 좀 더 치열하고 무거웠다면 이번 The 3rd Place는 그것보다는 좀 더 편안하고 파스텔톤이라는...
이러한 느낌은 앨범 표지에서도 드러나는데,
늘 자신의 사진을 싣고는 했었지만.
이번 앨범 표지는 곱게 화장을 한 얼굴, 주위에는 꽃이 둘러싸고;
게다가 속을 들춰보면 여신처럼 하얀 드레스를 입고 바닷가에 서있다거나
부드럽게 컬이 진 머릿결을 풀고 예쁘게 다듬은 손톱에 가슴의 나비문신이 드러나는 끈나시의 옷을 입은 모습이라든가...
이상은이 담다디의 아이돌 가수를 버리고 떠났을 때부터 시작된 것이겠지만
지금 13집에 이르러서야 아니 어쩌면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야
자신의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충분히 드러내도 좋을 정도로 자신감이 붙은걸까.
그녀가 여자라는 것은 음악 속에서 늘 드러났고 사실 그녀의 음악은 여성성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의심은 전혀 없었지만
어쩐지 어여쁘게 화장한 모습은 익숙치 않네. 왜일까 -_-;
그래도 뭐랄까. 박수를 쳐주고 싶달까.
예뻐~ 예뻐~ 라고 말해주면서.
이번에도 역시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노래들
이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라도 꼭 에코송, 삶은 여행, 좁은 문은 들어보시기를.
책을 사거나, 음반을 사거나, DVD 와 같은 영상 자료를 사거나 지갑의 돈을 빼들게
만드는 건 기대감이다.
나 같은 경우 수십장 정도에서 대략 대박 CD를 하나 건질까 말까 하는데 그 기쁨란..
그리고 이런 대박을 발견한 경우에는 마음이 두근 거려 누구에게라도 얘기를 해주고 싶어진다. 같이 듣고 싶기도 하는 마음도 들고, 더욱이 빛나고 빛나, 앞으로 이런 음반이 계속나올수 있게 한다는 매니아의 사명감이라고나 할까? ㅋㅋㅋ.
최근 몇년동안 완전한 대박을 친놈을 고르라 치면, 이장혁 데뷔앨범, MOT 비선형
을 꼽을까?
허클베리핀이나, 루시드 폴등은 이미 알고있던 밴드라 또 얼마만큼의 음악을 해 내리라는 기대가 이미 있어서, 대박과는 좀...(물론 기대만큼 좋았다.)
누구나 얘기하는 6집 공무도하가를 거쳐, 외롭고 웃긴 가게 이후에, 이상은이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음반을 지속 들려주곤 있지만 (물론 11집이 나올즈음에 6,7 집을 제대로 들어보긴 했지만..) 최근의 Romantopia 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많은 기대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Helloween이 Keepers 시리즈이후 그 높은 산을 못 넘고 있는것 처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해내지 않았나 싶다.
뮤지션이란 칭호로 우뚝선 6집, 7집과는 다른 의미로 이번 앨범은 편안하지만 아주 세련된 방법으로 곡 하나를 들을때 마다, 박수를 내 치게되는 그런 앨범이다.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삶은 여행" 이 마음에 좀 걸리긴 하지만, 제 3의 공간,
다이아몬드, 좁은문, 나는 나인나로 이어지는 감동의 연속은 여느 앨범들에서
쉬이 느끼지 못할 그 너머의 감동이었다.
감동, 이상은의 감동은 여느 아트락그룹의 사운드의 감동, 불세출의 가창력의 싱어들의 떨림의 감동과는 멀다. 7집에서 정점을 이룬 이질적인 멜로디들이 조화를
이룰때 상생하는 그 무엇. 편안듯 결코 편안하지 않은 음악이나, 이상하지만
그 이상한 것들이 조화를 이룰때, 또 다른 감동을 주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음악이며, 얼마나 공을 들인 앨범인지 들을때마다 놀랄 뿐이다.
공산품 처럼 틀어내 찍어낸 음반의 홍수 속에서, 이렇듯 장인정신이 깃든 앨범을
하나 끄집어 낼때의 희열때문에 또 속을 확률이 더 높을 것이 확실한 음반 가게를 아니면 인터넷 쇼핑몰을 들락거리며, 지갑을 여는 이유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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