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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7년 09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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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86쪽 | 353g | 153*224*20mm |
ISBN13 | 9788995857779 |
ISBN10 | 89958577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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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두 아이의 옆모습이 보였다. 위의 아이는 피부가 하얬고, 아래에 있는 아이는 피부가 까맸다. 그래서 서로 다른 나라에 사는 아이들인 줄 알았다. 제목을 보니 <우정의 조건>이라고 적혀 있어서 다른 나라에 사는 두 아이가 SNS를 통해서 서로 우정을 유지하는 내용일 거라고 예상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직접 본 적 없는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조건’이라는 말이 붙어서 우정을 유지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할 것 같았다. 과연 내 상상이 맞을까?
표지 그림에 피부가 까맸던 남자아이의 이름은 살라였다. 또 피부가 하얬던 여자아이의 이름은 사라였다. 살라는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인이고, 사라는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이다. 사라와 살라는 둘 다 친구가 없는 외톨이들이었다. 사라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가 없었고, 살라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친구가 없었다. 너무 심심했던 살라는 전화번호부에서 아무 번호나 찾아서 전화를 걸었다. 그 전화를 사라가 받으면서 둘의 우정은 시작된다. 둘은 전화를 통해 우정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땅과 종교 때문에 아랍인과 유대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고, 서로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살라와 사라는 서로 공통점이 많았고 대화가 잘 통했기에 그런 사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라는 책을 좋아했는데 그중 ‘안네의 일기’를 가장 좋아했다.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살라는 사라와 대화를 더 길게 이어가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사라가 좋아하는 책을 읽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둘의 우정도 점점 깊어졌다.
나도 살라처럼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살라와 달랐다. 살라는 사라와 더 깊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그 여자애와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위로 자른 것처럼 대화가 뚝뚝 끊어졌다. 그 아이는 아이돌 이야기만 하고, 나는 축구 이야기만 해서 끝내 서로의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내 우정은 꽃을 피우지 못한 채 금세 시들었다. 사라와 맞춰가는 살라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우정이 왜 그렇게 빨리 시들었는지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도 다음번에는 친해지고 싶은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내게 가르침을 주었던 사라와 살라 둘의 관계도 서로 다른 점 때문에 위기가 찾아왔다. 아랍인 살라의 집안은 대대로 대학을 나온 사람이 없었다. 매일 먹고사는 게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인 사라는 공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는 걸 아주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서로의 사정을 몰랐던 사라가 살라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문제가 생긴다. “우리 아빠는 매일 공부하라고만 해서 정말 싫어! 그리고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인생이 끝난대!” 그 말을 들은 살라는 대학에 다닌 적이 없는 자기 부모님을 떠올리며 “너희 아버지 정말 바보 같다!”고 소리쳤다. 이 사정을 모른 사라는 단지 고민을 털어놓았을 뿐인데 자기 아빠에게 바보 같다고 외친 살라에게 화가 났다. 그래서 둘은 처음으로 심하게 다투었다. 하지만 전화를 안 하는 일주일 동안 둘은 서로의 빈자리와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두 친구는 용기를 내어 일주일 만에 서로가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나도 친구랑 싸운 경험이 있다. 내가 먼저 친구에게 장난을 심하게 쳐서 친구가 내 배랑 팔을 마구 때렸다. 그때 너무 아프고 속상해서 나도 함께 때리고 싶었지만 친구가 너무 세서 맞받아칠 수가 없었다. 그 상황이 짜증이 났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먼저 시비를 걸었기에 내가 더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흥분이 가라앉은 친구는 내게 때려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진정한 우정은 자신의 잘못을 먼저 깨달았을 때, 그리고 사과할 줄 아는 용기를 낼 때 시작된다고 말이다.
살라와 사라의 우정을 보고 내 경험이 많이 떠올랐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참 좋았다. 둘의 우정이 깊어질수록 내 마음도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로와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잘못을 먼저 사과할 줄 아는 용기를 갖고,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아는 내가 되면 나에게도 진실된 친구가 생길 것이다. 그냥 친해지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만 생각하고, 우정에도 조건이 필요하다는 건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이제부턴 우정의 조건을 잘 생각하는 유지환이 되어서 마음이 푸짐하다. 책을 덮은 후에 더욱 기억에 남는 책 <우정의 조건>! 앞으로 새 친구를 사귈 때마다 두고두고 떠올릴 것 같은 고마운 책이다.
만약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에 무시무시한 폭탄을 던지고 어떠한 반성도 없이 환호성만 지른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들까? 분명 화가 나는 마음을 넘어서 분노로 치가 떨릴 것이다.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그런 모습을 본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도 함께 분노할 것이고, 야만적이라고 비난을 퍼부을지도 모른다. 심지어는 공격한 그 나라의 국민들마저도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그렇게 웃을 수 있냐며 폭탄을 던진 자국민들에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내가 방금 가정했던 상황은 며칠 전에 내가 우연히 보게 된 예전 뉴스 보도내용이었다. 뉴스 속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땅에 폭탄을 투하한 후 축제라도 벌어진 양 깔깔깔 웃어대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대체 왜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했는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 있는지, 아니면 억울하게 힘이 없어서 당하고 있는 것인지 모든 것들이 궁금해져서 인터넷 검색창에 두 나라 이름을 나란히 올려보았다. 그 결과 두 나라 사이에는 깊은 앙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은 전 세계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으로 몰려들어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시작된 분쟁이다. 쉽게 말하면 종교와 민족이 다른 두 나라가 하나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크고 작은 싸움을 계속하는 걸 말하지만, 내가 이해하기 힘든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얽히고설켜 있었다. 어른들은 늘 아이들에게 싸우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데, 사실 세상에 크고 작은 전쟁들은 모두 어른들이 나서서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그 우물처럼 깊은 갈등의 골에 평화를 채워 넣는 일을 어쩌면 아이들이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정의 조건> 속 살라와 사라처럼 말이다.
이 책은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인 살라와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 사라가 전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다. 두 친구는 민족도, 종교도, 문화도, 가정 형편도, 가치관도, 성별도, 성격도 모두 달랐지만 나이가 같았고, 또 둘 다 외롭다는 점이 똑같았다. 가족들이 늘 바쁘게 일을 해서 외로운 살라는 전화번호부에서 아무 번호나 고른 뒤 전화를 걸었다. 살라는 큰 기대를 품지 않고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전화를 걸었는데, 살라의 그런 행동은 큰 행운을 불러들인다. 바로 사라가 전화를 받은 것이다. 마침 사라 또한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가 없어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두 친구는 매일 같이 통화를 하면서 우정을 깊게 깊게 쌓아나간다. 어느 날 살라와 사라는 서로 자기 나라의 인사말에 대해 소개하다가 서로가 아랍인과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어른들로부터 아랍인과 유대인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얘길 듣고 자라왔지만, 그런 말들이 자신들의 관계를 가로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계속하여 우정을 키워나간다.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그저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정을 지속한 두 친구의 모습이 오색빛깔 찬란한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에게는 두 친구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살라와 사라가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이다. 우리 반에서 신앙심이 남다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자꾸만 같은 반 친구들에게 자기가 믿는 종교를 강요했다. 자기 종교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이 있는 건 알겠지만, 다른 종교를 믿는 친구들을 욕하는 모습을 볼 때면 무교인 나조차도 괜히 욕을 듣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하루는 참지 못하고 그만 좀 하라고 그 친구에게 소리쳐버렸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그 친구는 편을 나누어 나를 무리에서 밀어내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억울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나는 아직도 그날 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리고 그 일은 내게 여전히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크면 나아질 줄 알았지만 6학년이 된 지금도 조건을 따지며 친구를 사귀는 아이들이 있다. 외모, 성격, 성적, 집 평수 등을 따지면서 말이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왜 그런 조건을 따지고 그런 조건에 하나하나 집착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어김없이 종교로 인해 편을 갈랐던 4학년 때 그 친구가 떠오른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항상 기분 나쁘게 엉켜 있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바로 살라와 사라의 이야기를 읽고 내 마음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 역시 진정한 우정은 나와 다른 친구의 모습들도 모두 이해해주는 거였어.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니까!’
조건을 따지면서 친구를 사귀면 절대 우정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만약 그 조건이 사라지면 더 이상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내가 성적으로 친구를 사귄다면, 그 친구가 시험을 못 치게 되면 더 이상 나는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건 내가 생각하는 ‘진짜’가 아니다. 그리고 살라와 사라가 내게 보여준 모습과도 다르다.
여전히 우리는 친구들끼리 자주 다툰다. 우리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싸움이 있다고 한다. 우리의 6.25 전쟁도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내게 충격을 준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 또한 마찬가지다. 이 모든 원인은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났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사람은 모두 다르다. 나와 완전히 같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걸 생각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일은 하나도 없다. 무조건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 ‘그럴 수도 있구나.’라는 마음가짐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지금 싸우고 있는 우리 모두도 살라와 사라처럼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우정이 커지면 마침내 끝을 알 수 없던 전쟁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큰일의 작은 첫걸음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우정이 될 수 있다.
낡은 아파트에 사는 살라라는 아이는 우연히 집주인이 놓고 간 까만 전화기를 사용하게 된다.
이 전화기를 가지고는 친구를 한 무리쯤은 사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살라는 아무에게나 전화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전화를 하다 보니 자신과 성명이 같은 사라라는 여자아이와 거의 매일마다 통화를 하게 되고 그들의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된다. 그러면서 둘은 집안 사정에 대해서 그리고 서로 자기가 읽었을 때에 감명이 깊은 책 을 소개해 주기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우정은 점점 깊어진다. 그러나 집안 얘기를 하면 집안의 비밀도 새어 나가기 마련이다. 살라와 사라는 서로가 다른 신을 믿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만다.
그러나 둘은 어렵게 쌓아온 우정탑을 무너뜨리고 싶지는 않아서 서로 눈감아주기로 한다. 그렇지만 사고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평소처럼 예기를 하고 있었을 때 살라가 대학 예기를 꺼내서 둘은 왠지 모르게 말다툼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에는 사라가 전화기의 수화기를 쾅!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는 경우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엔 살라는 괜히
대학얘기를 꺼내서 우정에 금이 가게 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사라는 전화를 먼저 그리고 너무 매정하게 끊어버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살라는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사라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지만 그의 아버지가 평소에 전화기를 너무 많이 이용했다는 이유로 쓰지 못하게 한다. 답답해진 살라는 어머니에게서 돈을 빌려서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사라에게 전화를 걸려고 한다. 그렇지만 살라가 통화를 하려고 할 때마다 공중전화가 고장이 났거나 , 아니면 다른 사람이 사용 중 이어서 번번이 통화에 실패를 하고 만다. 그래서 살라는 할 수 없이 밤중에 자다가 내려와서 몰래 집 전화를 쓰려고 한다. 그 계획을 첫 번째로 실행했을 때는 그의 아버지에게 발각이 되어서 다행히 혼나지는 않았지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살라는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계획을 실행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살라는 성공을 거두게 되고 사라에게 그동안 왜 전화를 하지 못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사라는 살라보다 더 먼저 전화를 끊어버린 것에 대해서 사과한다.
그래서 그 둘은 다시 우정을 되찾고 나서 평소대로 전화통화를 진행해 나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같은 시간에 도서관을 갔었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서로의 모습이 더욱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먼저 살라가 수요일 날에 같이 산책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사라는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살라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고나서 며칠이 흐른 후에 사라는 살라에게 공원에서 만나서 우정을 위하여 축배를 들기로 한다. 그래서 그 둘은 공원에서 만나게 되고 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책의 줄거리는 끝이 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종교전쟁이 있었든 서로 믿는 신이 다르던 우정은 그런 것에 상관하지 않고 서로 얼마나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유대인 소녀와 아랍인 소년이다. 서로에게 관심이 생기자 더 많이 알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서로의 인종에 대해 찾아본다. 나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본적도 있고 친구랑 싸운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우정은 갈라졌지만 며칠 후면 다시 친구 생각에 마음이 후회로 가득 차서 결국은 화해를 한다. 아빠가 사라에게 ‘우정이 싹트는 건 마술이나 연금술 같은 것이야. 우정이 찬란하게 꽃을 피우기 위해선 각자 스스로를 아낌없이 쏟아 부어야 한단다. 결점 없는 친구를 찾는 사람은 평생 친구를 얻기 힘들단다.’ 라는 말을 해 주셨는데나도 이 말이 마음에 든다. 나에게도 결점이 있는데 내 친구는 내 결점보다는 나의 좋은 점을 보고 나랑 친하게 지내는 것이 분명하다. 내 생각에는 우정의 특별한 조건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친구가 없는 살라라는 남자아이가 호기심과 용기로 전화번호부를 보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다 사라라는 여자아이와 통화를 하게 되고 결국엔 서로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심지어 우리 집에서는 가끔씩 엄마가 냄비받침으로나 사용하시는 전화번호부가 살라에게는 친구를 찾는 소중한 책이었다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 내 생각에 살라는 매우 적극적이고 용감한 성격을 가진 것 같다. 그리고 살라의 첫 전화를 상냥하게 받은 사라도 매우 친절하고 좋은 성격을 가진 것 같다. 하지만 나도 그렇고 우리 반에서도 남자 여자가 친한 친구로 지내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라서 서로 친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통화를 몇 번 하면서 둘은 아랍인과 유대인으로서 서로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그것을 알고 살라와 사라가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을 더욱 싫어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둘은 그런 것에 상관하지 않고 서로를 더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가끔씩 종교 때문에 전쟁을 하며 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 모두가 살라와 사라 같은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6학년이 될 때까지 전화번호부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살라는 처음으로 도서관에 가서 안네의 일기라는 책을 빌려 끝까지 읽는다. 그리고 유대인이었던 안네에게서 감명을 받는다. 또 쥐엄나무를 심는 노인에 대한 유대인의 이야기를 사라로부터 듣고 유대인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중 칠십 년을 기다려야 열매를 볼 수 있는 쥐엄나무를 자손들을 위해 열심히 심는 유대인 할아버지 이야기는 가장 인상적이고 마음에 감동을 주는 부분이었다. 사라도 아랍인의 풍습과 역사에 대한 책을 찾아 읽고 아랍인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자기가 읽은 것을 얘기해 준다. 살라와 사라가 나중에 만나는 것으로 책이 끝나지만 아마도 두 사람은 우정을 계속 쌓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서로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예쁜 마음을 두 사람 다 가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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