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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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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이인우 | 책세상 | 2016년 04월 2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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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편집/디자인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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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60g | 148*210*30mm
ISBN13 9791159310577
ISBN10 1159310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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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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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30여 년째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이다. 1988년 [한겨레] 창간에 참여해 문화부장, 부국장, 기획위원, 자회사 [씨네21] 대표이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 편집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겨레] 금요 섹션지 '서울&'의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7~2015년까지 가천대학교 언론영상광고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조작간첩 함주... 30여 년째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이다. 1988년 [한겨레] 창간에 참여해 문화부장, 부국장, 기획위원, 자회사 [씨네21] 대표이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 편집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겨레] 금요 섹션지 '서울&'의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7~2015년까지 가천대학교 언론영상광고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 - 한겨레 10년의 이야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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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공자에게 길을 묻다 인생을 묻다 세상을 묻다”
소설로 읽는 공자 입문서


“누군가 내게 공자를 직접 관찰한 사람으로서 공자의 됨됨이를 요약해달라면, 나는 ‘죄송하지만 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그런 질문에 대답하기에는 너무 부족하기도 하지만, 공자라는 사람과 사상의 전체 상은 늘 앞에 우뚝 서 있어 따라가려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만큼 넓고 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겨우 한마디 해보라고 한다면…, 그는 다만 ‘허물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늘 거기에 미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격려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위대함이 흐르는 세월 속에 희미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뚜렷해지는 것은 그가 이 지상의 모든 ‘안타까운 사람들’에게 기꺼이 벗이자 동지이자 스승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논어》는 공자의 사상이 가장 잘 드러난 글이다. 사서四書의 하나이자 시대를 초월한 가치의 보고인《논어》는 공자 사후 제자들이 스승의 언행이나 그와의 문답을 기록한 저작으로,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옛 문헌이다. 하지만 그 형식이 제각각 단편적이어서 수많은 등장인물과 춘추전국시대라는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는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또 공자의 인간상이나 그 사상을 가늠할 직접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에 시대적·사회적 요구와 연구자들의 시각에 따라 다채로운 해석과 독법이 존재해왔다.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쓴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는 ‘이생’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등장시켜 《논어》를 독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다. 이러한 시도는 독자들이 공자와 그의 시대에 감정을 이입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저자 이인우는 기자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과 객관적인 태도에 소설 형식을 빌린 역사적 상상력으로 현재성을 더한다. 현대인으로서 어느 날 갑자기 공자의 시대로 떨어지게 된 인물 이생은 동아시아를 지배한 공자 사상을 외경하는 현대인의 시선과 공자를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친밀한 관찰자의 시선을 두루 활용하며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상, 공자와 제자들이 처한 상황과 주고받은 문답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전환해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이를 통해 무엇이 공자의 삶을 한결같이 이끌었는지, 공자에게 인간과 세상은 어떤 의미였는지, 무엇이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가치를 그에게 부여했는지 2500년 전 공자의 행적을 함께 추적하게 한다.

특히 위대한 사상가 공자라는 빛의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에도 주목하면서 이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치고, 인간다운 세상을 이루고자 했지만 늘 실패의 연속이었던 공자의 삶을 내면에서부터 역사적 문맥에 이르기까지 오롯이 담아내면서 독자로 하여금 화석화된 위대한 성인으로서가 아니라 지극한 인간으로서의 공자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게 한다.

책은 이생이 직접 목격한 주유천하 시절과 주요 제자들과의 토론, 공자 사상의 요체를 다룬 1부, 청년 시절부터 만년에 이르기까지 공자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 2부로 구성되었다. 이 밖에 공자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사료인 사마천의 《사기》〈공자세가〉 전문과 공자와 노자가 만나고 사상을 교류한 흔적을 추적한 내용이 각각 부록과 별록으로 실려, 공자라는 인물과 그의 시대, 사상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이생’이라는 화자를 통해 저자가 독자와 나누고 싶었던 공자는 “변화무쌍한 세상의 평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인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소신대로 살아온 사상가이자,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동지이자 스승”이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공자의《논어》 앞에 우리 모두는 소설 속 이생일 수도 있겠다. 공자의 시대만큼이나 난세를 살아가는 고단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기꺼이 벗이자 동지이며 스승이 되어준 공자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는 여기에서 연유한다.

“군자는 길 위에서 꿈을 꾸고 길 위에서 죽는다”
공자, 위대한 사상의 시작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사람을 탓하지도 않는다.
아래로 사람을 배워 위로 천명에 이르고자 했을 뿐이다.
하늘만은 이런 나를 알아주시리라. _《논어》 〈헌문〉 37장

중국 고대 역사가 사마천이 공자를 ‘지극한 성인’이라고 추대한 지 2천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20세기 저명한 중국사가인 미국의 헬리 글래스너 크릴은 “2500년 전 중국에서 태어난 한 사람의 일생처럼 인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예도 없을 것이다”라며 서구 세계에 공자의 진면목을 전했다. 사마천과 크릴이 시공과 문명의 차이를 초월해 공감한 것은 “공자 사상의 위대한 휴머니즘”이다. 그들은 공자가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성의 본질을 이해했으며,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최초의 사상가”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공자는 한미한 가문에서 태어나 스스로 삶을 개척했다. 그의 말처럼 하늘을 원망하지도, 사람을 탓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쉼 없이 배워서 천리에 통달하려고 한 일생이었다. 그는 먼저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덕목들을 인간성에서 이끌어내 함양하고자 했다. 그는 “위정자는 덕으로 백성을 다스려야 하며, 백성은 올바른 도리로 교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배자 또는 지도자는 반드시 도덕과 예의를 갖추어야 하며, 다스림을 받는 백성들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생각은 단순한 개인적 수양론에 머물지 않고 현실 속으로 들어가 계급을 초월하여 도덕 중심의 인간관과 사회관을 형성했다.

하지만 인과 예에 기반을 둔 공자의 덕치주의는 간계와 무력을 앞세운 당시 정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였다. 공자는 자신의 정치가 참주는 물론 임금한테도 배척받고 있음을 느끼자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나라와 임금을 찾아 망명길에 올랐다. 여러 나라를 떠돌며 자신의 이상을 펼치려고 했으나 공자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었다.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장기간 굶주림에 시달리는 곤경에 처할 때도 그는 자신이 세상에 쓰이기를 원했다. 주유열국周遊列國은 14년간 계속됐으나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자는 떠돌이 망명객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공자는 끝까지 문명의 계승자를 자임하며 이상적인 인간과 나라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처럼 공자는 자신이 발딛고 선 혼탁한 시대를 자신의 이상으로 개혁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의 이상은 한 사람의 추구로 실현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었다. 이생의 표현대로, 그는 그가 살던 시대에 비해 지나치게 미래의 사람이었고, 그의 시대는 그의 이상이 실현되기에는 아직도 먼 과거였다.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회의와 좌절의 고비를 맞닥뜨려 돌파해내고 “마음에 흔들림 없는” 불혹을 지나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공자는 일찍이 스스로 세운 뜻을, 고단한 외국생활에서 얻은 성찰과 모색을 통해 삶의 좌표로 거듭 확인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결코 현실을 떠나는 법이 없었던 공자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고 이를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했던 ‘인간’이자, 자기 시대의 모순 속에서 자기 사상의 씨앗을 발현해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한 ‘지극한 성인’이었다. 온갖 고생을 견뎌내며 부지런히 노력하는 각고면려刻苦勉勵와 실제로 몸소 행하는 실천궁행實踐躬行을 통해 마침내 시대를 초월하는 위대한 정신을 인류의 자산으로 남겼다.

수많은 문제와 부조리로 가득한 이 시대에, 삶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공자의 지혜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로, 안연, 자공, 재여…”
공자와 선의의 길을 함께한 사람들


윗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친구에게는 믿음직하며
아랫사람을 품어주는 사람이고자 한다. _《논어》 〈공야장〉 25장

일찍이 공자는 “육포 한 꾸러미를 들고 오는 정도의 예를 갖춘다면 모두 가르치겠다”고 했다. 공자의 계급을 초월한 교육 방침은 신분의 굴레에 묶여 있던 많은 젊은이들을 자극해 학문의 길로 이끌었다. 유가가 제자백가諸子百家 중에서 사상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교육에는 신분의 차별이 없다는 시대를 앞선 공자의 혁신적 교육관이 큰 몫을 했다.

특히 공자가 14년 동안 이상을 찾아 여러 나라를 유랑할 때 스승과 함께 풍찬노숙하며 간난신고를 겪었던 자로子路, 안연顔淵, 자공子貢, 재여宰予 등 열 명의 제자는 공자의 제자 가운데 특히 학덕이 뛰어난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으로 기억된다. 만년의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시서예악의 전적들을 정리하고 노나라 역사서 《춘추春秋》를 찬술하며 위대한 고도古道를 후세에 전했다. 공자는 망명에서 돌아온 후 5년여를 더 살다가 일흔셋의 나이에 수많은 제자들의 애통 속에 고향인 곡부 근처 언덕에 묻혔다. 개혁가로선 실패한 삶이었으나, 교사로서는 행복한 죽음이었다.

이 최후의 20년을 같이한 자로, 안연, 자공, 재여 등의 제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공자의 분신이었다. 그들도 자신의 시대를 인간다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선의善意를 다 바친 사람들이었다. 정치 수완이 뛰어나고 부유하나 군자가 되기에는 모자란 자로, 역사에서는 공자 문하의 이단아로 낙인찍혔지만 알고 보면 선구적 개혁가의 모습을 지닌 재여, 가난한 가운데 즐거워하는 진정한 학인學人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연, 거리의 무뢰한 출신이지만 누구보다 의협심 강한 자로… 그들은 스승과 더불어 풍찬노숙의 시간을 함께하면서 사상의 정수를 가다듬으며 후세의 동아시아인들이 경외하는 이상적 인간의 원형질을 빚어냈다. 그들이 비바람 속에 걷던 광야의 길 위에서 지금 우리가 사색하고 행위하는 사상과 도덕, 정의와 용기, 인간성에 대한 신뢰와 사랑의 씨앗들이 뿌려졌다.

“2500년 전 미지의 과거로 떨어진 이생
이상을 찾아 열국을 주유하던 공자와 조우하다”
공자 《논어》를 읽는 새로운 시도


“나는 졸지에 미지의 과거에 떨어져 낯선 시간, 낯선 공간을 떠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을 찾아 열국을 주유하던 공자와 조우하여 그 일행의 짐꾼이 되는 행운을 얻었다. 동행하는 동안 나는 미래에서 막연히 알던 공자라는 사람과 그 제자들의 이상을 향한 열정과 선의에 대한 믿음을 교감했다. 그때 가슴을 파고들었던 벅찬 감동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도리가 없다. (…) 아! 나, 이생은 비록 짐을 나르고 교실을 청소하는 어눌한 이방인에 불과하나, 먼 미래로부터 불려 온 것은 한 위대한 사람의 생애를 증거하라는 소명이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이에 나는 감히 스스로 보고 들은 바를 기록하려 한다. 부디 이 죽간들이 만고풍상을 견뎌내어 인간 공자의 꿈과 뜻이 온 누리에 퍼지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공자의 언행을 모은 글 《논어》는 기본적으로 공자가 그의 제자들이나 각국의 제후와 가신들, 평범한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이므로, 이 인물들과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춘추전국시대가 난세였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수많은 나라들이 흥하고 망하며 수많은 인물들이 담합하고 배신하는 맥락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는 이생의 시각과 목소리를 동원함으로써 25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극복하고 단숨에 현재성을 획득한다. 독자들은 공자라는 인물에게서 몰락한 귀족의 후예로서 가난하고 보잘것없었던 청년, 가르침을 받고자 몰려드는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명망 높은 교사, 정치적 문제로 망명하듯 떠난 제나라의 거대한 국제도시 임치에서 시서예악에 감탄하는 예교 전문가,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올라 능력을 발휘하는 행정가, 세습귀족들의 특권을 해체하려 한 개혁가, 그리고 결국 현실과 타협하지 못한 이상주의자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논어》의 배경이 되는 주요 장면을 선명하게 묘사한다. 주나라 왕실보다 그 제후국들의 세력이 훨씬 비대해지고 제후보다 가신의 권세가 막강해진 상황이 구체적인 인물들의 활약상을 통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전개되며, 노나라 궁정과 삼환씨 가문의 갈등, 공자의 이상과 그가 도모한 개혁, 각국의 패권다툼 속에서 부침을 겪고 유랑하는 공자의 삶이 그 맥락 속에서 펼쳐진다. 주나라 경왕의 사후 적자인 동왕과 서자인 서왕의 대립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맞물려 노자의 삶의 궤적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러한 역사적 상상력은 무엇보다 독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독자들 역시 음모와 책략이 난무하는 정치 현실을 생생하게 절감하고, 공자의 문답을 직접 지켜본 제자들의 벅찬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받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는 가공의 인물을 화자로 설정하여 공자의 삶과 사상을 전달하되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구성으로 역사와 철학, 문학을 결합한 새로운 지평을 모색한다. 주로 《사기》〈공자세가〉, 《공자가어》, 《춘추좌씨전》의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삼고,《논어》를 테마로 《맹자》《예기》《노자》 등의 철학적 사유를 함께 숙고한다. 철저하게 원문을 토대로 하여 소설적으로 각색하고, 주석을 통해 본문에 인용된 주요 원문의 아우라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연구자에 따라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된 여러 의견을 함께 다뤄주는 식으로 조심스러운 접근을 택했다. 이처럼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저자의 태도는 상상력을 입힌 1인칭 화자의 제한된 시점을 뛰어넘어 《논어》와 관련된 역사적 ? 사상적 맥락을 두루 고찰하게 해준다.

왜 21세기 공자인가

2000여 년 전 중국의 사마천은 〈공자세가〉를 쓰기 위해 공자의 묘당을 찾아가 그가 차지하고 있는 문명사적 위치를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인 채 묘당을 배회하며 한동안 떠날 수 없었다”는 경모의 심회를 역사에 남겼다. 20세기 일본 사람 시라카와 시즈카는 대만의 공자 묘당을 찾아가 “고개를 숙인 채 묘당을 배회하며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자신의 심회를 《공자전》의 결어로 삼고 있다. 그 밖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들이 역사의 뒤안길에서 같은 심정으로 공자의 묘역을 배회했으리라. 나 또한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감히 선인들의 심회를 따르고 싶다. 2500년이라는 장구한 시간 속에 면면히 이어져온 문명과 전통을 새삼 확인하면서. 또한 그 문명과 전통이라는 것이 도대체 21세기에 무슨 의미를 갖느냐는 후생들의 질문 앞에 많은 동아시아인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함께 서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공자가 죽은 후 2500년이 지나는 동안, 동아시아에서 공자 사상은 정치와 종교를 지배하는 가장 큰 권력이 되었다. 그러나 유가는 묵가와 도가 등과 경쟁하면서 때로 부당하게 윤색되었고, 권력층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채택되며 부패하기도 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근대화를 가로막는 주적으로 매도되거나 낡은 가치체계로 폄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이 택한 서술방식은 유가에 관련된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 공자 사상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하게 해준다.

해설을 쓴 이남곡은 세계의 모순이 중층적이고 복합적으로 모여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을 거론하면서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며, 특히 아시아인들이 공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혜로서 공자의 사상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을 현대의 시각으로 보았을 뿐, 그 난세의 인간 공자가 2500년이 지나서야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상과 이상을 품고 어떻게 고군분투했는지를 알지 못했다”는 점이 그동안 공자의 사상이 왜곡된 이유임을 암시한다. 이러한 왜곡에서 벗어나고자 한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의 공자 읽기는 공자 사상의 본질이 현대의 모순을 해결하는 데 아주 귀중한 길잡이가 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진보와 보수를 가로지르는 통시적이고 동시적인 소통이 필요한 이 시대 또한 공자가 보여준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과 살아가기의 덕목이 꼭 필요한 시기이다. 공자가 제시한 인仁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고 이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즉 인간다운 세상을 위한 기본 축이다. 독자는 현재 시점에 맞게 풀어낸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를 통해 온갖 불통과 삶의 불안을 헤쳐 나가는 공자의 올곧음과 삶의 기본을 다시금 발견하는 계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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