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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 후마니타스 | 2007년 05월 01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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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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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7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388g | 153*224*20mm
ISBN13 9788990106384
ISBN10 8990106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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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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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김진숙의 현재 직책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전부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조선소의 유일한 처녀 용접사로 일하다가, 노동조합 투쟁 때문에 해고되고 그 후 이십 년을 해고자로 살아오면서 노동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일당이 좀 세서’ 용접을 배웠고, ‘돈 벌어서 대학 가는 게’ 소원이었고, ‘정의 사회 구현’에 도움이 될까봐 ‘노동조합’에 출마한 물정 모르는 촌뜨기였을 뿐이... 김진숙의 현재 직책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전부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조선소의 유일한 처녀 용접사로 일하다가, 노동조합 투쟁 때문에 해고되고 그 후 이십 년을 해고자로 살아오면서 노동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일당이 좀 세서’ 용접을 배웠고, ‘돈 벌어서 대학 가는 게’ 소원이었고, ‘정의 사회 구현’에 도움이 될까봐 ‘노동조합’에 출마한 물정 모르는 촌뜨기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경험에 의하면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서 새벽에 일어나면 매일 울었다고 한다. 공장에서 관리자를 만나면 주눅이 들어 안전모가 삐뚤어진 것은 아닌지 고쳐 쓰고 작업복이 단정한지 확인했으며 일이 힘들어 하루에도 시계를 수백 번씩 보지만 그럴 때마다 시간은 5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도 회상한다. 그러던 시절에, 그녀는 노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후부터는 아침에 회사 가는 것이 즐겁고, 관리자에게 거꾸로 ‘걸리기만 해봐라’ 할 만큼 자신 있고 당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노동조합은 인간의 자존감을 깨닫게 한 길이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렇게 살지는 않을 거라며, 다만 봄이 오면 ‘삼랑진 딸기밭’에 나들이 가고 싶어 하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청춘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지 안타까워한다. 김진숙은 진짜 노동자들의 건강함, 세상을 만들어 가는 그들의 자신만만한 낙관을 보여 주는 이야기들로 책을 출간했다.“당신 글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정작 그는 “세상을 만들어 온 것은 노동자다. 거북선을 만든 것도 노동자다. 노동자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노동자의 현실을 그저 가슴 아프게만 바라본 사회의 시선 ‘외부자의 온정주의적 태도’를 부끄럽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당당함’이 그녀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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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책은 2007년 노동절을 기념하는 후마니타스의 기획물이다. 매년 노동절에는 현장의 관점에서 노동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는, 그런 책을 만들어 ‘후마니타스의 전통’으로 삼기로 했다. 후마니타스로서는 일 년 중 5월에 단 한 권을 내는 특별한 책인 셈이다. 이 전통은 지난 해, 노동 교육을 대표하는 하종강의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을 내면서 시작되었고, 이번이 두 번째 책이다.
두 번째 책에 대한 고민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시작되었지만, 80년대 풍성했던 이야기가 어느 틈엔가 힘을 잃고, 이런 주제의 책을 찾는 독자도 찾기 힘든 것 같았다. 심리적으로 힘들어지는 이야기를 기피하는 사회가 되었고, 내용 없이 스타일만 그럴듯한 이야기가 우리 주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런 걱정을 하다가 ‘김진숙의 글’을 만났다. 그가 누군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그를 글로 먼저 만났다. 정작 당사자는 모르는 체로, 연설과 강연을 들었던 사람들이 풀어내거나 복사해 블로그에 걸어 놓고 서로서로 전해 읽고 있던, 말하자면 ‘입소문 글들’이었다.
놀랐다. 글은 매우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풀 바른 창호지를 탁탁 털어냈을 때의 팽팽한 그 느낌과 소리처럼 긴장감이 느껴지는 그런 글이었다. 상투적인 글과는 거리가 먼 ‘진짜 글’이라고 여겨졌다. 여러 방법으로 그의 글을 더 많이 찾게 되었고 결국 책을 내야겠다는 결정을 했지만, 들리는 이야기로 그는 ‘책 안 내신다는 분’이란다. 그러나 우리는 확신했다. 책을 꼭 내야 할 사람이라고.

<김진숙이라는 이름의 지은이>

김진숙. 현재 직책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전부다. 공들여 쓴 이메일로 출판 의사를 묻는 우리에게 대뜸, “그 따위 걸 책으로 만들어 낼 만큼 가치가 있는 걸까, 그 따위 걸 책으로 만들어 내자고 나무를 베어 내도 되는 걸까”를 먼저 물었다. 나무를 좋아해 다음 생에 윤회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며 분명 그렇게 말했다. 답장을 받은 날, 출판사는 갓 찍어낸 "아파트공화국" 표지의 큼지막한 오자 때문에 자그마치 2천 부나 인쇄된 표지를 버리고 다시 찍어야 하는 참이었다. 나무를 아까워하는 그의 말이 마음을 괴롭혔지만, 더 절실해진 심정으로 편지를 썼다. “이 책 내고 꼭 나무를 심겠습니다. 이 책 읽고 나무를 심을 사람들이 많이 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곡절 끝에 책 출간에 대한 승낙을 얻은 뒤, 출판사 내부에서 책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다. ‘계급의 숨겨진 상처’,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과 같은 신산한 제목들이 여럿 추천되었다. 민주화가 되고 세계 10위를 다투는 경제 강국이 됐다고들 하지만 언제나 소외받는 노동 현실에 대한 아픈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서로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닫혀 있는 의미 구성은 아닌지 하는 찜찜함이 있었다.
지은이를 만나 “당신 글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정작 그는 “세상을 만들어 온 것은 노동자다. 거북선을 만든 것도 노동자다. 노동자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노동자의 현실을 그저 가슴 아프게만 바라본 우리는 이내 ‘외부자의 온정주의적 태도’를 부끄럽게 만드는 그의 ‘자연스러운 당당함’에 기가 눌리고 말았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서 새벽에 일어나면 매일 울었단다. 공장에서 관리자를 만나면 주눅이 들어 안전모가 삐뚤어진 것은 아닌지 고쳐 쓰고 작업복이 단정한지 확인했단다. 일이 힘들어 하루에도 시계를 수백 번씩 보지만 그럴 때마다 시간은 5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던 시절에, 그는 노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단다. 그러고부터는 아침에 회사 가는 것이 그렇게 즐겁고, 관리자에게 거꾸로 ‘걸리기만 해봐라’ 할 만큼 자신 있고 당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에게 노동조합은 인간의 자존감을 깨닫게 한 길이었다고 말한다. 진짜 노동자들의 건강함, 세상을 만들어 가는 그들의 자신만만한 낙관을 보여 주는 이야기들로 책을 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이력으로만 보자면 김진숙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조선소의 유일한 처녀 용접사로 일하다가, 노동조합 투쟁 때문에 해고되고 그 후 이십 년을 해고자로 살았다는, 그리고 아직도 노동운동을 한다는, 딱딱하기 그지없는 인생이었다. 물론 세세히 더 묻는다고 좀 부드러운 경력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막상 그를 만나자 ‘일당이 좀 세서’ 용접을 배웠고, ‘돈 벌어서 대학 가는 게’ 소원이었고, ‘정의 사회 구현’에 도움이 될까봐 ‘노동조합’에 출마한 물정 모르는 촌뜨기였을 뿐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렇게 살지는 않을 거라며, 다만 봄이 오면 ‘삼랑진 딸기밭’에 나들이 가고 싶어 하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청춘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지 안타까워했다. 이력으로 느낄 수 없었던 사람의 진면목을 대하는 순간부터 편집부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은이의 수많은 강연과 연대사를 다시 보고 반복해서 읽으며 골라내기를 여러 번하고, 그때마다 내부에서 이견을 주고받기를 또 여러 번했다. 원고를 구성해 놓고도 우리가 본 ‘김진숙’이 제대로 전달될런지 고민했다. 한미FTA다 뭐다 정말 바쁜 그를 붙들고, 제목 생각해 봐라, 이거 수정하자, 저거 고쳐 달라, 서문 빨리 써 달라 주문도 많이 했다. 출판사 책상에 붙어 앉아 밤을 지새우기를 그야말로 밥 먹듯이 했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 마치 새로 연애를 시작하는 듯 긴장된 나날이었다. 그의 글, 그와의 만남, 무엇보다 그의 매력을 발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지은이는 우리에게 이 책뿐만 아니라 노동의 기쁨과 보람을 주었던 것이다.

<‘소금꽃나무’라는 책의 제목에 대하여>

소금꽃나무는 ‘소금꽃’과 ‘사람 나무’의 합성어다. 소금꽃은 더운 날, 땀 흘리고 일하면 작업복이 젖었다 말랐다 하면서 허옇게 등판에 드러나는 땀자국이다. 쉰내 나고 삭아서 새색시에게 빨아 달라고 선뜻 내밀지도 못하던 작업복이지만, 앞 사람 등에 핀 소금꽃을 보면서 노동자들이 서로의 동지애를 확인하게 되는 현장의 진실이다.
서 있는 사람은 나무와 비슷하고 그 나무들은 소금꽃을 피우며 주렁주렁 자랑스러운 노동의 열매를 생산해 낸다. 이들이 애써 만든 열매는 물론 그들 나무의 소유가 아니다. 그렇지만 절망하지 않고 다음 날이면 또다시 땀 흘려 소금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모두를 먹여 살린다.
수많은 제목을 만들었다가 또 지우는 중에, 이 ‘소금꽃나무’를 추천한 것은 역시 지은이였다. 이 책의 느낌을 참 잘 나타내서, 제목을 듣는 순간 반가웠다.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에 담겨 있는 글들은 모두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실제 모습을 보여 주는 한 편의 역사이다. 동시에 지은이의 살아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권위주의, 민주화, 세계화로 이어지는 공식 역사의 이면에서, 고단한 노동의 현실을 당차게 감당해 낸 여성 노동자 김진숙의 삶과 투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가장 인간적이기에 가장 감동적인 노동자의 이야기를, 우리는 그의 글 하나하나에서 만나게 된다.

“1부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스물 대여섯의 나이에 노동운동 때문에 해고되었다가 20년 만에 복직하게 된 ‘정식이형’과 ‘영재형’을 바라보면서 20년 전의 서로를 회고하는 글로 시작한다. 해고가 그리 길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 긴 세월이 지나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이제 40대 후반들이 되었지만, 아직 내려놓지 못하는 부채감과 잊지 말아야 하는 그 20년을 찬찬히 말하고 있다. 이어서 십대 후반 집을 나서 시작한 노동자 생활, 그 절망과 그로부터 스스로 어떻게 노동자라는 존재의식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글들이 이어진다.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내가 곧 그들이라는 사실이 이제 더 이상 부끄럽지도 치욕스럽지도 않았다. 같이 살아야 된다는 생각. 내가 달라져야 그들이 달라진다는 생각. 그들이 딛고 선 땅이 변화되어야 내가 딛고 선 땅도 변화된다는 생각. 눈물은 곧 다짐이 되었고 가슴 벅찬 환희가 되었다. 인간이 참 고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2부 거북선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지은이가 나눈 대담을 담고 있다. 대우조선, 현대조선, 효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소개하는 형식의 이야기들이다. 개인 삶의 구석구석과 노동조합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사투리의 맛을 살려가며 실감나게 묘사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갈고 닦아지는 노동자의 양심과 진실, 굴하지 않는 노동자 특유의 낙관과 희망을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서 고스란히 드러낸 독특한 매력의 현장 인터뷰이다. 이 대담들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들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저자가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느다란 나무뿌리가 그늘 드리운 고목나무 되도록 피를 섞어 물을 주고 살을 깎아 비료를 주며 알뜰살뜰 가꾸어 갈 사람들. 한 번도 앞서거나 빛나지 않은 채 30여 년을 그렇게 살아왔고 수십 년을 그렇게 살아갈 사람들. 지금도 구석구석에서 무딘 쇠를 벼려 칼을 만들고 묵은 땅을 갈아엎을 쟁깃날을 담금질하고 있을 보석 같은 사람들. 그들에게서 우리의 전망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닐까.”

“3부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수많은 ‘노동열사’를 만들어낸 우리시대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그 무엇으로도 ‘그 죽음들’을 위로하기에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감동의 추모사가 있었다는 것은 그나마 우리 사회를 위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실린 추모사보다 더 노동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위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추모식장에 있지 않았더라도 그 아픔과 슬픔을 충분히 공감하게 하는 글이다.
“노예가 품었던 인간의 꿈. 그 꿈을 포기해서 그 천금 같은 사람들이 되돌아올 수 있다면, 그 단단한 어깨를, 그 순박한 웃음을,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볼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자본이 주인인 나라에서, 자본의 천국인 나라에서, 어쩌자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감히 품었단 말입니까? 어쩌자고 그렇게 착하고, 어쩌자고 그렇게 우직했단 말입니까?”

“4부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미래다.”는 지은이가 거의 모든 일상을 바쳐 연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된 이야기다. 해고당하고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1년 가까이 길거리 농성을 하는 처지임에도, 봄이 오면 삼랑진 딸기밭에 나들이 가고 싶다는 맑은 청춘들과, 예술가의 자부심만으로는 살 수없는 교향악단 노조의 애환, 병원노조의 실상 등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깊은 인간애가 글 곳곳에 담겨있다. 노조를 갖추지도 못한 채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노동법에서도 소외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적개심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그들도 우리처럼’ 보아 주기를, 그것이 정규직의 미래를 만드는 진정한 희망이고 연대임을 말한다.
“이제 아무도 기적을 말하지 않을 때 온몸으로 기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우리가 단지 역사를 추억할 때 스스로 역사가 되어 가는 사람들. 서러움이 뭔지를 알려거든 그들을 보라. 우리가 잃은 게 뭔지를 알려거든 그들의 눈빛을 보라. 연대를 말하려거든 100일째 펄럭이는 천막엘 가보라. 우리들의 미래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몹시 궁금하거들랑 비정규직이라 불리는 그들을 보라.”

“5부 손가락을 모아쥐면 주먹이 된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연대사 등을 통해서 제대로 된 ‘선생님’에 대한 갈망과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그려낸 글들이다. 자식을 통해 선생님을 절절하게 꿈꾸는 큰언니, 학번에 대하여, 박근혜에게 보내는 편지 등의 이야기 속에 전교조에 대한 애정과, 진정으로 지은이가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낮은 곳에 피었다고 꽃이 아니기야 하겠습니까. 발길에 채인다고 꽃이 아닐 수야 있겠습니까. 발길에 채이지만 소나무보다 더 높은 곳을 날아 더 멀리 씨앗을 흩날리는 꽃. 그래서 민들레는 허리를 굽혀야 비로소 바라볼 수 있는 꽃입니다. 민들레에게 올라오라고 할 게 아니라 기꺼이 몸을 낮추는 게 연대입니다. 낮아져야 평평해지고 평평해져야 넓어집니다.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만으로는 봄을 알 수 없습니다. 민들레가 피어야 봄이 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6부 상처”는 노동운동으로 구속되었던 당시 저자의 ‘항소이유서’와 조카, 동생, 부모님 등 가족관계를 통해서 저자 스스로 ‘상처’라고 표현하는 개인적 경험을 다룬 글이다. 운명적인 관계와 환경 속에서 갖게 되는 애증과 그럼에도 산다는 것으로 이해되는 인간 내면의 모습들이, 어쩌면 소설 같은 저자의 인생을 통해서 가슴 아프게 보여진다.
“어머니 기억나시는지요. 오락가락하던 비가 개이고 혈구산에 걸린 무지개를 잡을 거라고 따라가다 길을 잃어 울며 돌아 온 제게, 무지개는 사람 손으로 못 잡는 거라고 말씀 하셨더랬죠. 아버지처럼 땅 두더지는 되기 싫다고, 고깃국에 하얀 쌀밥만 배터지게 먹고 살 거라고 사립문을 박차고 나와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은 지 십 수 년이 지났건만, 무지개 같은 건 사람 손으로 못 잡는다는 그 말씀만큼은 차마 잊혀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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