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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7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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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9쪽 | 434g | 153*224*20mm |
ISBN13 | 9788947525954 |
ISBN10 | 8947525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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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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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계단에 앉아서 꼼짝도 안한다. 네가 좀 나와봐라." 퇴근 후 늦은 저녁을 먹는데 친정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유인즉 인근에 사는 조카들과 집앞에서 놀다가 우리 아이만 떼어 놓고 지들끼리 컴퓨터 게임한다고 가버렸다는 것이다. 아이가 따라간다고 하니 못오게 하더란다. 아이는 분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지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계단에 앉아 울고 있었다. 할머니가 집에 가자고 하니 대답도 않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곤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할머니한테 이야기 들어보니까 오래 놀았더구만. 계단에서 잘거야? 빨리 들어와~'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 하지만,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감정코치'를 적용해 보기로 하였다. "할머니한테 이야기 들었어. 형아들끼리 가버려서 화가 많이 났겠구나." 라고 말을 시작했다. 처음 한두마디 오갈때 내가 안으려고 하자 심하게 거부하던 아이는 계단에 같이 쭈그리고 앉아 몇마디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함께 퍼즐을 맞추기로 하고는 집으로 들어왔다.
위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실제로 있었던 상황으로 방송을 보았던 직장 동료를 통해 '감정코치'라는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스무명 정도 근무하는 사무실에 여직원은 셋 뿐, 모두 아줌마다. 그것두 5세, 6세, 7세 미취학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얼굴만 맞대면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하루는 직원 중 한명이 호들갑을 떨면서 전날 방송된 TV 프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육아에 관한 방송이었는데 '감정코치'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다. 다른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도와주라' 것이 핵심이었다. 떼를 쓰거나 제지 해야만 하는 행동을 취할 때를 포함해서 어떠한 경우라도 가장 먼저 아이의 입장이 되어 '감정'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라는 것이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뜻은 같아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는지 '시작이 반'을 좌우한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이 책을 만났을때의 반가움이란... ^^ 방송을 직접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내용만 들었고, 그것을 벌써 실전에 써먹기 시작한 나로서는 책을 만났을 때의 기대와 흥분을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역시나 책의 주요 내용은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우선 공감' 하고 인정해주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생각을 '유치함'으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것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차단하는 지름길이 될 뿐만아니라 부모와의 대화 단절을 가져 오게 된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방법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감정이 폭팔하는 것은 단순히 아이의 성격탓만이 아니라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체 억제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준다고 생각해왔던 나 자신도 한가지 깨닫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것이다. 유아기때 처음 무서운 꿈을 꾸고 울면서 깨어났을 때는 꿈의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고 두려움만 남았을 때라 그저 달래주는 정도에 그쳤었다. 그 후, 잠들기전 꿈에 괴물이 나타날까봐 무섭다는 이야기나, 아침에 무서운 꿈 이야기를 할 때, 그런 감정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었다.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가장 좋고 그러기위해서는 아예 화제를 돌리거나 대화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잘못 생각한 것이다. "뭐가 무서워? 엄마, 아빠 있는데... " 라는 말이나 "에이~ 겁쟁이 아냐~" 이런 말은 아이에게 치명적이다. 지나친 비판이나 상처 주는 말, 비웃음을 삼가고 설사 부정적인 감정일지라도 일단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은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했음에도 어른이 되면 왜 잊어버리게 되는 걸까? "엄마도 어릴때 무서운 꿈을 많이 꾸었단다. 그런데..." 라고 대화를 시작해보자.
'감정을 존중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감정을 받아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여기서 '감정코치'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일단은 감정을 받아줌으로써 아이와 공감하고, 그 다음은 아이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대화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해결책을 불쑥 제시하고는 아이한테 따르도록 은근히 강요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니 말이다. 감정코치를 도와주는 몇가지 방법들중 "지지와 칭찬을 활용하라/ 아이의 문제를 무턱대고 해결해 주지 마라 /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희망사항을 들어줌으로써 기를 살려라 / 꿈과 이상을 함께 나눠라 / 아이 앞에서 정직하라 / 함께 동화책을 읽어라" 하는 것만 보아도 부모의 역할이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해준다.
감정 코치가 적절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으니 시간에 쫓길 때(아이도 부모가 시간에 쫓겨 건성으로 대화하고 있음을 안다 --;;), 다른 사람이 있을 때(타인이 있을 때, 혹은 두 형제간의 다툼에서 '감정코치'는 각각 따로 불러서 해야. 섣부른 중재는 도리어 역효과), 너무 피곤하거나 화가 나 있을 때(부모가 스스로 감정 조절이 안될때는 반드시 피해야), 정말 심각한 상황을 짚고 넘어가야 할 때, 아이가 감정을 이용해서 당신을 교묘히 속이려 할 때(요즘 아이들 너무 영악하다. ^^;;)는 신중해야 한다.
돌이켜 보건데 전통적인 '자녀 양육법'은 강압적이고 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핵가족화가 심해지고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저녁에 잠시 함께하는 시간에 그날 있었던 아이의 잘못에 대해 이야기하고 벌을 주면서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지금의 아이들은 예전의 내 모습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똑똑해 졌다. 문제는 이른 조기교육이 인성교육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인데 친구들이나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정서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지 어른으로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이라는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감정코치'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많은 인내와 지혜를 필요로 한다. '기술' 이라는 것은 닦으면 닦을수록 빛이 나는 것. 첫술에 배부르기를 기대해서는 안될 것임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을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획기적인 육아법이라고 좋아라했던, 말로만 전해 들었던 '감정코치',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얄팍한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아~ 부모되기 정말 어렵다. 책을 읽는 내내 (표현 하자면) 땀이 비오듯 줄줄~ 흐르는 것같다. --;; 하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토끼 귀'라도 좋고 '당나귀 귀'가 되어도 좋다. ^^
그러므로 나는 부모로서 항상 자녀의 일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이 자리를 빌려 강조한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겪는 일들을 포용력있게 받아들여라.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의 고민을 미리 판단하지 말고 진지하게 들어주라. 항상 아이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부모가 되라. 지금까지 강조한 사랑들은 어찌 보면 단순한 일 같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을 실천함으로써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인 유대가 평생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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