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따뜻한 응시, 아이의 건강한 자아상이 형성되다
그렇다면, ‘응시, 수유, 품어주기’는 아이의 심리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먼저 부모의 응시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갓 태어난 아이에게는 ‘자기’라는 개념이 없다. 다시 말해 자아와 타아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때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응시할 때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표정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인식한다. 즉, 2인칭인 부모의 응시에 의해 아이 자아의 기초가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모든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가 잘 성장하여 행복한 성인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밑거름인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어주는 건 이처럼 사소하고 일상적인 부모의 행위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트레스로 인한 짜증이나 원망, 화가 담긴 눈길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길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일관적인 수유, 아이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만들다
수유는 단순히 아이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수유행위는 단순히 영양분을 공급받는 데서 나아가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신뢰를 쌓는 기초가 된다. 주변을 둘러보라, 우리 주변에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의심이 지나쳐 관계를 원만하게 맺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든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은 연인 사이나 배우자, 부모-자식 간처럼 친밀함을 유지해야 하는 깊은 관계에서조차 신뢰를 갖지 못해 관계를 지옥으로 끌고 가기 십상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는 사람들은 타인도, 세상도 믿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 내면에 신뢰감이 형성되는 시기가 바로 삶의 가장 최초의 시간, 즉 태어나서 12~18개월에 해당하는 수유기라고 주장한다. 일관성 없고, 예측할 수 없는 불규칙한 수유를 한다면 아이는 불안과 불신을 몸에 새기가 된다. 아이가 울 때마다 바로 젖을 주건, 시간을 정해두고 규칙적으로 젖을 주건, 두 가지 방식 모두 괜찮다. 다만, 저자는 이 두 가지 방법을 섞어 수유하는 것은 아이의 심리정서발달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엄마의 품,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에게는 인큐베이터가 필요하다!
책에는 수유 방식 외에도 부모의 성격이나 감정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후 최소 1년간 아이에게 왜 엄마의 품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특히 저자는 다른 포유류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태어난 뒤에도 1년의 시간이 있어야 직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신생아에게는 ‘생존’을 위해, ‘엄마의 품’이라는 인큐베이터가 최소 1년은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엄마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이 훗날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대하는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덧붙인다.
누군가의 자식으로 키워졌고, 이제는 부모가 된 당신에게 바치는 책!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그 치열한 고민에 답하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아이를 둔 부모라면, 혹은 예비부모라면 누구나 이 질문을 앞에 두고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다. 사회구조적 변화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한 자녀, 많아야 두 자녀만 낳아 잘 키우자는 생각이 널리 퍼지면서 많은 부모들이 육아, 특히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이 뛰어놀 골목길이 사라지고 놀이마저 학습의 도구로 만들어버린 학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육아’는 사라지고 부모의 욕망이 투사된 ‘경쟁적인 육아’가 만연해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경쟁적인 육아에 휩쓸려 아이와 부모 자신을 고통과 혼돈 속으로 빠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아이의 감정 상태에 이입하여 생각해보는 육아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판단하고 평가하고 개입하는 것보다 손쉬운 것은 없다. 아이의 상태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고, 부모의 의사대로 아이를 통제하고 금지하는 것은 가장 쉬운 양육법이다. 하지만 부모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성장기를 보낸 아이들은 훗날 자기 삶, 자기감정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원하는 삶, 부모의 감정을 위한 삶을 살며 괴로워할 확률이 높다.
또한 저자는 아이보다 더 먼저, 더 중요하게 부모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육아 이전에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 안의 아이와 만나는 일’, 즉 자신의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비록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일지라도, 몸에 저장되어 20~30년이 지나 자신이 부모가 되어 한 아이를 키우기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 본인이 유달리 육아를 힘들어하거나, 아이와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면 먼저 본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자신과 부모와의 사이는 어떠한지를 살펴보고, 자신이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아이한테는 반복되지 않도록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천 일의 눈맞춤≫에는 아빠의 육아가 아이를 어떻게 매력적인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지, 어떻게 해야 아빠 역시 육아와 함께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등 이제 막 초보 아빠가 된 남성들을 위한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도 담아냈다. ‘ADHD’와 ‘무기력’이 청소년상담센터의 주요 주제가 되어버린 시대, 신체발달과 두뇌발달에만 과잉 집중되어 온 관심을 이제는 아이의 감정과 정서, 심리발달로 돌릴 때다. 부모로부터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받고 인정받으며 자란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만들어내는 주도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 일의 눈맞춤≫은 아이의 건강한 내면의 성장을 위한 발달심리학이자, 누군가의 자식으로 키워졌고, 이제는 부모가 된 당신을 위한 치유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