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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에드워드 세이건 저/이상원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31일 | 원제 : contact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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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437g | 148*210*20mm
ISBN13 9788983710918
ISBN10 89837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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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명)

1934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유전학 조교수, 하버드 대학교 천문학 조교수를 지냈다. 그 후 코넬 대학교의 행성 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 과학 교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특별 초빙 연구원, 세계 최대 우주 동호 단체인... 1934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유전학 조교수, 하버드 대학교 천문학 조교수를 지냈다.

그 후 코넬 대학교의 행성 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 과학 교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특별 초빙 연구원, 세계 최대 우주 동호 단체인 행성 협회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자문 위원으로 매리너, 보이저, 바이킹, 갈릴레오 호 등의 무인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고 과학의 대중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저술과 방송을 통해 세계적인 지성으로 주목받았다.

행성 탐사의 난제들을 해결한 공로와 핵전쟁의 영향에 대한 연구와 핵무기 감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NASA 공공 복지 훈장, NASA 아폴로 공로상, 미국 우주 항공 협회의 존 에프 케네디 우주 항공상, 탐험가 협회 75주년 기념상, 소련 우주 항공 연맹의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훈장, 미국 천문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그리고 1994년에는 미국 국립 과학원의 최고상인 공공 복지 훈장 등을 받았다.

그 외에도 과학, 문학, 교육, 환경 보호에 대한 공로로 미국 각지의 대학으로부터 명예 학위를 스물두 차례 받았다.
그의 저서 『코스모스(Cosmos)』(1980년)는 전 세계 출판계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평가받았고, 30여 권의 저서 중 『에덴의 용(The Dragons of Eden)』(1978년)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외계 생물과의 교신을 다룬 소설 『콘택트(Contact)』(1985년)는 1997년에 영화로 상영되어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우주의 지적 생명(Intelligent Life in the Universe)』(공저, 1966년), 『UFO, 과학적 논쟁(UFO’s: A Scientific Debate)』(공저, 1972년), 『코스믹 커넥션(The Cosmic Connection)』(1973년), 『화성과 인간의 마음(Mars and the Mind of Man)』(공저, 1973년), 『브로카의 뇌(Broca’s Brain)』(1974년), 『다른 세계들(Other Worlds)』(공저, 1975년), 『지구의 속삭임(Murmurs of Earth)』(공저, 1978년), 『혜성(Comet)』(공저, 1985년),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길(A Path Where No Man Thought)』(공저, 1990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1994년),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The Demon Haunted World)』(공저, 1995년), 『에필로그(Billions & Billions)』(1997년, 사후 출간),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The Varieties of Scientific Experience)』(2006년, 사후 출간) 등을 썼다.

평생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일구었던 그는 1996년 12월 20일에 골수 이형성 증후군으로 시작된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에서 강의 교수로 일하며 인문학 글쓰기 수업 등을 비롯한 교양강좌들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가 인생이 주는 선물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한다. 특히 인생 중반의 글쓰기는 인생 단계의 ‘옮겨감’을 도와줄 것이라 제언한다. 저서로는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에서 강의 교수로 일하며 인문학 글쓰기 수업 등을 비롯한 교양강좌들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가 인생이 주는 선물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한다. 특히 인생 중반의 글쓰기는 인생 단계의 ‘옮겨감’을 도와줄 것이라 제언한다.

저서로는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매우 사적인 글쓰기수업』, 『번역은 연애와 같아서』,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등이 있다. 1998년에 번역을 시작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콘택트』, 『아버지와 아들』, 『레베카』,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등 9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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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영화 콘택트의 아름다운 영상과 시처럼 흐르는 메시지를 칼 세이건의 원작으로 만난다

과연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가? 지난 10월 23일 미국의 무인 우주 탐사선 <2001 화성 오디세이> 호는 화성 궤도로 진입했다. 오디세이 호는 화성에서 물과 생명체의 존재 여부 등을 탐사하여 화성의 신비를 벗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11월 27일에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허블 우주망원경을 통해 최초로 태양계 밖 행성, 즉 150광년 거리의 페가수스 성운 내에 위치한 의 대기 상태를 규명해냄으로써 인류는 외계 생명체를 찾아 한걸음 더 나아갔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단파 신호 수신을 통해 외계 생명체와 만난다는 스토리의 영화 콘택트(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조디 포스터 주연)는 1997년에 개봉되어 잔잔한 영상과 감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콘택트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동명 SF 장편소설(1985년)을 영화화한 것이고, 칼 세이건은 영화 제작에 열심히 참여하긴 했지만 완성작을 보지 못하고 1996년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 책 콘택트(전2권)는 칼 세이건의 천문학적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이 결합된 원작을 완역한 것이다.

칼 세이건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외계 생명체와 만날 수 있는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인터넷에 연결된 수백만 대의 PC와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묶어 외계 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찾는 <세티앳홈(SETI@Home)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1960년 미국 코넬 대학의 로버트 드레이크 박사가 <오즈마 프로젝트>에서 최초로 전파망원경 탐사 방식을 채용한 이래 외계로부터 오는 단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현재는 세티앳홈으로 전세계가 연결되어 있다.

영화를 본 독자들은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이 책의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세부적으로는 영화와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영화가 원작자의 참여하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은 거의 일치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소녀 엘리(조디 포스터)는 밤마다 모르는 상대와의 교신을 기다리며 단파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천체물리학자가 된 엘리는 사막의 관측소에서 우주로부터 오는 단파 신호를 수신하던 어느 날 직녀성으로부터 정체 모를 메시지를 받게 된다. 수신은 계속되고 급기야 그 메시지의 의미를 해독하여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리고 해독된 메시지의 내용은 은하계를 왕복할 수 있는 이동 수단(기계 장치)의 설계도임이 밝혀진다.

전세계는 그 설계도로 인해 희망과 혼돈이 교차하기도 하지만, 설계도대로 성간 이동 장치가 완성된다. 마침내 엘리는 그 장치를 타고 여러 개의 윔홀을 통과하여 아름답기 그지없는 직녀성에 도착하고, 아버지의 형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발사된 지 단 몇 초 만에 바다에 떨어진 장치 속에서 그녀가 경험한 18시간의 외계 여행은 단지 그녀만의 것이 되고 만다.

이 작품은 다음 두 가지의 색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단순한 공상 수준의 SF가 아니라 어쩌면 실현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과학도를 위한 본격 하드 SF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칼 세이건은 이 책을 통해 주인공 엘리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세계와 우주, 인간, 그리고 과학과 종교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조망하는 폭넓은 시야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SF라고 보기보다는 한 위대한 천문학자의 인생과 지식과 세계관이 담긴 자전적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가 서정적 감동과 영상미에 치중했다면, 이 작품은 그 감동에다 소설적 재미를 가미하여 책장을 넘기는 손맛과 더불어, 과학과 과학자 및 외계 생명체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아 주는 교훈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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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m*******d | 2016-08-03

엘리의 고향에서

 

엘리 애로웨이는 위스콘신 태생의 천문학자입니다. 물론 앨리는 시카고대학에서 천체물리학과 천문학을 전공한 칼 세이건이 탄생시킨 인물이죠. 2017년 여름 시카고에서 미시간텍을 향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콘텍트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네 시간을 달려 위스콘신 그린베이에 있는 뷔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엘리의 고향입니다. 그리고 다시 네 시간을 달려 호튼의 미시간텍에 도착했습니다. 미시간 주 북부 호숫가는 엘리가 열 살 되던 해 휴가를 보냈던 사촌 집이 있는 곳이죠. 미시간텍에서 108명의 아이들이 5일간의 여름 캠프를 마치면 다시 시카고로 돌아와 비행기를 타야했습니다. 위스콘을 경유해서 시카고와 미시간텍을 왕복하는 8시간은 1권과 2권으로 나눠진 콘텍트를 읽기에 뭔가 계시 같은 시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설에는 영화와 달리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인물들 면면이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아무래도 엘리가 희귀한 여자 천문학자인 만큼 그녀의 주변을 에워싸고 갈등을 겪는 대부분 인물들은 남자들, 그러니까 남자 과학자들, 몇몇 남자 사업가, 남자 종교인, 그리고 남자 정치가들입니다.

 

그래서 엘리는 물리학 전문가용 목소리를 개발해냈다. 분명하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큰 목소리 말이다. 그래서 우선은 급하고 짧게 끊어지는 말투로 이목을 집중시킨 뒤 평상시 목소리로 돌아가 말을 이어가는 전략을 택하게 되었다. - 2장 간섭광 p.39

 

엘리는 외계생명체탐사라는 자신의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 거의 방탄유리에 가까운 유리천장을 향해 돌진합니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그들과 논쟁을 벌이며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죠. 칼 세이건이 하필 단 하나의 소설 속 주인공을 여자 천문학자로 삼은 것은 왜일까요? 가장 합리적이고 열려 있을 것 같은 과학자 집단에서도 편견과 차별의 중심에 여자가 놓여 있다고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실증주의 vs 합리주의

 

그렇다면 칼 세이건이 엘리를 통해 바라보는 과학자 집단, 과학자는 어떨까요? 특히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로서 과학자는 뭔가 다를 점이 있을 법 합니다. 엘리가 전파천문학 석사과정의 스승으로 선택한 칼텍의 데이비드 드럼린은 이렇게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머리 좋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정상에 선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 자신을 능가하는 누군가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늘 전전긍긍하는 유형이었다. 엘리가 보기에 그는 화를 잘 냈고 무자비할 정도로 자기 집착이 심했다. 드럼린은 엘리가 너무 낭만적이라고 말하곤 했다. - 2장 간섭광 p.45

 

엘리가 묘사하는 드럼린은 완고한 실증주의자의 면모를 보입니다. 드럼린에게 자연법칙의 특성은 구획과 제한으로 엘리의 낭만적인 상상 같은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아르고스 연구원들은 은하계에 백만 개도 넘는 문명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그 모두가 불간섭 원칙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지구 주변을 한번 쑤셔 보고 싶은 문명이 단 하나도 없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 3장 백색잡음 p.76,7

 

드럼린은 기약 없으며 산출물이라곤 전혀 없는 외계생명체탐색을 반대합니다. 그러나 엘리는 그저 꿈만 꾸는 낭만 소녀는 아닙니다. 그녀는 비록 소설 속이지만 무려 하버드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고 (그것도 수석으로 졸업을 하고.. !) 칼텍에서 전파천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과학자인 것이죠. 반박 논리는 이렇습니다. 외계생명체가 지구보다 기술이 더 크게 앞서 있다고 가정하면 그들이 우리를 쑤시더라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앞선 기술이 지구를 파괴하는 특성을 지닌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랬다면 그 파괴적 특성으로 인해 그 기술과 문명은 자멸했을 지도 모릅니다.

 

엘리와 드럼린의 논쟁은 흡사 과학사에서 반복되어 왔던 실증주의와 합리주의의 대결인 것만 같습니다. 자연법칙은 단순히 자연현상의 경제적인 수학적 기술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실증주의와 실제 자연법칙은 자연에 내제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자연 현상들이 인과된다는 합리주의 말입니다. 합리주의는 실증주의와 달리 존재론적 양상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존재를 가정해야 하는 것이죠. 예컨대 볼츠만이 무수한 열역학적 현상의 원인으로 원자를 가정했던 합리주의자라면, 직접 원자를 보았냐며 힐난했던 마흐는 실증주의자인 셈입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있습니다. 엘리와 드럼린의 논쟁 대상은 아무 것도 관찰되지 않음’, 침묵이라는 것이죠. 그렇더라도 외계 문명의 존재는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가져볼만한 매력적인 가설임이 분명합니다.

 

이제 사이렌들은 노래보다 더 무서운 무기를 가지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침묵이었다……. 사이렌들의 노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은 몇몇 있을지 모르나 그 침묵으로부터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으리라. - 카프카의 우화p.63

 

실증주의와 합리주의의 대결은 과학을 앞으로 전진시킵니다. 합리주의가 새로운 법칙을 찾아낸다면, 실증주의의 요구는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게 만들죠. 엘리와 드럼린 또한 이러한 대립을 통해 외계생명체탐색을 전진시킵니다. 엘리는 물론 드럼린 역시 그 침묵의 유혹으로부터 결코 빠져나올 수 없었던 가상의 기록이 바로 소설 콘택트인 것이죠. 

 

 

과학자의 내면

 

영화에서 비교적 평면적이었던 드럼린이란 인물이 소설에서는 꽤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엘리) 드럼린 선생님, 이건 제 개인의 결정이 아닙니다. 아르고스 연구소는 국가와 사회의 지원이 없었다면 세워지지 못했을 거예요.

(드럼린) 전적으로 지원하는 건 아니네. 더욱이 내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그럴 수 없지. - 3장 백색잡음 p.73

 

엘리의 시선에서 직접적으로 묘사될 때 드럼린은 완고하고 자기 집착이 강하며 허용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마초적 성향마저 다분하죠. 그러나 놀랍게도 아르고스 연구소에서 엘리가 연구소장으로 외계생명체 탐색을 주도할 수 있는 배경에 영향력이 큰 드럼린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능가하는엘리를 향한 애증과 과학자로서의 사명감 사이에 번뇌하는 인간인 것입니다.

 

겸손한 대가도 있습니다.

 

(피터 발레리언)는 점잖고 선입견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그 자신마저도 스스로를 특별히 명석하다고는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파천문학 분야에서 끊임없이 중요한 업적을 남기고 있었다. 누가 비결이라도 물으면 그는 늘 <물고 늘어진> 덕분이었다고 대답하곤 했다. - 2장 간섭광 p.47

 

소설은 성격이 다른 두 명의 학문적 대가를 대비시켜놓고 있죠. 그러나 어떤 특정한 성격이 학문적 성취를 가져온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도리어 덜 허용적이고 완고하며 자기 집착이 심한 드럼린에게 학문적 왕좌를 부여하고 있죠. 어쩌면 이것은 칼 세이건의 주관이 아니라 실제 현실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드럼린은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외계생명체문명의 존재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던 그는 외계에서 오는 메시지 해석을 주도하며 그 메시지에 의해 완성된 기계의 탑승자로 선정되기까지 합니다.

 

엘리가 듣는 것처럼 드럼린에게 자연의 법칙은 금지 정책으로 뒤범벅이 된 것이 아닌 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령 완전한 자연의 법칙이 실제로 그러하더라도 인간이 알고 있거나 앞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극소수가 아닐까요? 얼마 되지 않는 앎으로 자연의 법칙 전체를 판단한다면 자연 과학은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과학은 그저 말의 화려함에 의존해 상대화될 수 있는 지식 체계는 아닐 것입니다. 발견된 자연 법칙은 무수한 증거와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는 만큼 완고한 것만은 분명하죠. 요컨대 드럼린에게 자연 법칙은 철저한 것이며, 그렇게 자신에게 철저한 사람만이 완고하면서도 신중하게 또한 혹은 기꺼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과학과 종교

 

외계생명체 탐색은 침묵에 대한 연구라는 점 말고도 지극히 종교적이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소설은 광신적인 수준의 빌리 조 랭킨과 합리적인 파머 조스라는 목사를 등장시키며 종교와 과학에 관한 칼 세이건 자신의 세계관을 펼쳐 놓고 있습니다.

 

엘리는 빌리 조 랭킨과의 논쟁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엘리가 보기에 빌리와 같은 신도에게 하느님은 세상의 모든 수수께끼, 인간 지식에 대한 모든 도전을 일소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들에게 이해 못할 모든 것은 하느님의 소관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엘리는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납득하지 못합니다.

 

, 그럼 당신들은 어떤가요? 추를 잡아당겼다가 놓은 후 한 걸음 다가서며 당신들의 신에게 진폭을 줄여달라고 기도하는 건 어떨까요? 당신들의 생각이 틀렸고 당신들의 가르침은 전혀 신의 뜻이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정말로 어떻게 신의 존재를 확신하시는 거죠? - 10장 세차운동 p.239

 

빌리는 신앙으로, 영감으로, 계시로, 경외의 마음으로확신한다고 대답하죠. 엘리는 이 지점에서 과학과 종교의 공통점을 짚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경이로움을 원해요. 그건 인간의 본성입니다. 과학과 종교 모두 거기 관련된 현상이구요. 실제 세계에도 놀랍고 경외로운 것은 충분히 많아요. 경이로움을 만다는 데 있어서는 인간보다 자연이 한수 위인 걸요. - 10장 세차운동 p.239

 

인류에게 도래하지 않은 외계생명체를 완고한 과학적 특징으로만 묘사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엘리의 통찰은 과학 전반에 대해 걸쳐 확대되죠. 지금은 당연시 여기는 뉴턴의 보편 중력은 당시에는 비합리적인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접촉도 없이 두 물체 사이에 힘이 작용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증거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존재론적 믿음이 근대 과학의 혁명가이자 최후의 연금술사로서 뉴턴을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인슈타인에게도 종교적 감정은 과학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나는 우주에 대한 종교적 감정이야말로 과학 연구의 가장 강력하고 숭고한 동기라고 믿고 있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개념과 의견(1954) p.197

 

파리 국립 과학기술관에서 엘리는 파머 조스가 보는 앞에서 푸코의 진자로 자신의 믿음을 시험합니다. MIT의 윌터 르윈 교수가 즐겨하는 그 에너지 보존 법칙 실험입니다. 조금이라도 추에 힘이 가해진다면 돌아오는 추에 얼굴이 박살나겠죠. 그러나 거기서 엘리가 확인한 것은 에너지 보존 법칙에 대한 자신의 믿음 이상의 것입니다. 바로 십억 년의 본능에 내제된 두려움의 존재입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과학으로서 두려움은 어쩔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파머 조스는 엘리에게 반문합니다.

 

과학자가 악을 행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과학의 안전장치는 무엇이오? -14장 조화진동자 p.62

 

 

우주 개발과 지구적 시각

 

기약이 없고 소모적인 외계생명체 탐색에 대해 드럼린은 일갈합니다.

 

이건 대중의 인기를 노리기 위한 쇼에 불과해. 정신 빠진 UFO광들에게 영합하는 거라고. - 3장 백색잡음 p.73

 

생명을 좀 더 연장시키기 위해 우주 궤도로 올라간 헤든을 비롯한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습니다.

 

부유한 권력자들의 탐욕을 위해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시급한 필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자원이 사용되는 꼴이었던 것이다. - 16장 오존의 노인들 p.96

 

우주 개발, 우주 여행, 그리고 이 소설이 중점적으로 그린 외계문명 탐색을 위해 소모되는 천문학적인 자원과 자본은 과연 합리적인 선택일까요? 혹시 그 천문학적인 자원과 자본을 지구에 산재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는 게 더 온당한 선택이 아닐까요?

 

실제로 칼 세이건은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사) 프로젝트를 주도한 장본인이기도 하며 인류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선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 계획(남녀의 모습과 태양에서 지구의 위치를 그린 알루미늄 판이 담겼다.), 최초로 화성의 지표면 모습을 전송한 바이킹 계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네이버 케스트).

 

그러나 우주 개발을 통해 칼 세이건이 의도했던 것은 우주 개발 자체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이 전 지구적 시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몇 년이 흐르자 지구 궤도에서는 국가주의자들이 거의 사라졌다. 핵전쟁을 무기로 한 지구 국가들 간의 대립은 그 자체로 궤도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었기 때문이다. - 16장 오존의 노인들 p.96

 

이 소설은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증축하고 군비를 증강하는 냉전 체제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칼 세이건은 우주 개발과 지구적 시각이 인류를 파멸로 내몰 지도 모를 핵무기 생산과 개발을 후퇴시킬 유력한 방안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소설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권력자들이 궤도로 올라가자 핵무기 감축에 영향을 주기 시작합니다. 외계생명체가 보내온 메시지를 지구 곳곳의 연구 집단들이 연합하여 연구하고 또 연합하여 기계를 만들 때 칼 세이건의 희망은 노골적이 됩니다.

 

지구 곳곳에 흩어져 사는 수십억의 자그마한 생명체들이 이제 새로운 기회 혹은 위험을 함께 겪게 된 것이다. 많은 이들은 다른 생명체의 앞선 문명과 마주친 이런 상황에서 국가간의 분쟁이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희망이 감도는 분위기였다. - 11장 세계 메시지 컨소시엄 p.250

 

칼 세이건은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할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국가간 분쟁이란 무의미해진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칼 세이건의 견해는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가 대동단결하기에는 소설에서 그려지는 외계생명체 탐사는 동기로 소박한 게 아닐까요? 좀 더 절박한 상황은 20년 쯤 뒤에 나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비록 국가간 분쟁은 묘사하지 않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지구에게 우주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묻고 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인류가 대동단결할 사안의 도래야말로 두려운 일이 아닐까요? 

 

 

진리는 처음 여기에

 

소설과 영화의 백미는 엘리가 기계를 타고 외계생명체와 실제로 접촉하는 장면일 것입니다. 엘리는 직녀성에서 놀랍게도 죽은 아버지를 만납니다. 아름다운 해변과 백사장, 돌아가실 때 상냥하고 지혜로웠던 그 모습 그대로의 아버지, 그야말로 기독교가 묘사하는 천국과 다를 게 없습니다.

 

엘리는 죽은 아버지를 떠나면서 과학자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 다시 아버지를 만나게 됩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그녀가 떠나왔던 것을 만난 것입니다.

 

물리학을 전공해 교수가 된 자기만큼(존 스터튼)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런 모욕 때문에 오히려 앨리는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과학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1장 초월수 p.25

 

그녀는 그로 인해 의붓아버지인 존 스터튼은 물론이거니와 어머니와도 멀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로부터 달아나서 간절히 와 닿고 싶었던 그곳, 그곳이 실은 떠나온 자리라는 것입니다.

 

엘리는 멀리 떨어진 낯선 존재들과 접촉을 시도하면서 긴 세월을 보냈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아무와도 접촉하지 않다시피 했다. - 23장 프로그램 재설정 p.303

 

그녀는 늦었지만 부모 품에 다시 안깁니다. 파머 조스와도 사랑하게 되죠. 그녀는 자신이 달아나려 했던 과거를 용서하고 그 과거와 화해합니다. 칼 세이건은 이 주제를 위해 어쩌면 한국 드라마 작가들도 놀랄만한 막장급 반전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삶에 대한 이런 알레고리는 그녀의 연구에도 반복됩니다. 즉 진리란 사실 저 멀리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 초월수인 π 깊숙이 무려 우주의 시작과 끝에 관한 진리가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우주의 구조 속에, 물질의 본성 속에 마치 위대한 예술 작품이 그렇듯이 조그마하게 예술가의 서명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인류와 신, 악마, 터널을 관리하는 존재와 건설한 사람들을 넘어 우주를 앞서는 지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 23장 프로그램 재설정 p.304

 

소설 말미에 엘리에게 부여한 회한의 뉘앙스가 전형적인 미국적 가족주의의 변주는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외계생명체와의 조우에 둘러씌운 천국의 뉘앙스 역시 적당한 타협은 아닐까요?

진리란 시간과 공간 너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존재한다는 것은 대체로 맞는 말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영원히 닿지 않으며 완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초월론적입니다. 사랑도 π도 초월론적입니다. 인류는 그저 초월론적으로 달아나는 그것과 조우하기 위해 끊임없이 쫓아갈 수 있을 뿐 완전히 붙잡을 수도 완전히 알아낼 수도 없습니다. 다만 그런 안간힘의 삶을 우리는 위대하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므로 무엇보다 별과 과학에 대한 깊고 원대한 사랑만으로도 엘리의 삶은 충분히 위대합니다. 칼 세이건이 결론에서 어떻게 화해를 시도했든 엘리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주류 남자 과학자 집단과 대적하는 투사로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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