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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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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호모아키비스트, 기록하는 사람들

안정희 | 이야기나무 | 2015년 11월 23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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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1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96g | 152*225*20mm
ISBN13 9791185860107
ISBN10 11858601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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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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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와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지금은 증평기록관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이야기나무/2015), 『종이약국』(공저/북바이북/2020), 『책 읽고 싶어지는 도서관 디스플레이』(경기도 도서관총서13/2015),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알마/2014)를 썼으며 『나는 반대한다』(부키니스트/2021), 『에이프릴 풀스데이』(섬돌출판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와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지금은 증평기록관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이야기나무/2015), 『종이약국』(공저/북바이북/2020), 『책 읽고 싶어지는 도서관 디스플레이』(경기도 도서관총서13/2015),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알마/2014)를 썼으며 『나는 반대한다』(부키니스트/2021), 『에이프릴 풀스데이』(섬돌출판사/2007), 『가이와 언덕지기 라이』(섬돌출판사/2006)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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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스토리텔링의 시대,
기록하는 인간 호모아키비스트를 말하다


“일상의 기록, 콘텐츠를 꿈꾸다” 정책브리핑 (2015.11.2)
"대인예술시장, 아카이브 조성사업 본격 시작" 뉴시스 (2015.11.2)
[단독] 위안부 부인하는 日에 맞서 ‘역사적 증거’로 대응 국민일보 (2015.11.9)

우리 사회는 지금 쓰는 중이다. 대학의 ‘인문학적 글쓰기’, 시니어센터의 ‘자서전 쓰기’, 평생교육센터의 ‘일상의 글쓰기’, 대학입시학원과 취업 준비생의 ‘자기소개서 쓰기’ 등 여러 가지 종류의 글쓰기 모임마다 사람들이 북적인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출간하는 독립출간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소셜 네트워크에 요리, 서평, 육아, 여행 등에 관한 글을 꾸준히 올려 연예인 못지않은 팔로워를 거느린 이들도 많다. 디지털 기기의 개발과 다양한 매체의 발달 덕분에 기록이라는 행위가 대중화되었고 기록물의 형태 또한 다양해져 문서, 사진, 그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음원, 동영상, 댓글 등의 자료가 쏟아진다. 누구나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생각과 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기록을 하는 걸까? 인간이 기록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사람들의 기록 행위에 대한 저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기록하고 기록물을 살피는 행위는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다. 기록하다 보면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기록은 살아가는 목적이자 방법이며 생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불멸을 꿈꾸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다.(본문 12p)

이 책은 기록하려는 인간, 그 기록을 수집하려는 인간, 수집된 기록을 재해석해서 다른 것을 창조하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아버지로부터 어떤 기록을 물려받았는지를 살아 있는 동안 되새김질하는 자식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카이브는 멀게는 앞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기록이며 가깝게는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민간 아카이브,
왜 보통 사람들의 기록에 주목하는가


원래 아카이브(Archive)는 ‘정부의 기록’ 혹은 ‘공문서’의 의미였다가 지금은 ‘기록’이나 ‘기록물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특정 계급이나 기관이 아니어도 누구든, 어디서든 기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우리네 일상을 담은 기록물의 가치를 돌아보고 그 내용과 성격에 따른 관리와 폐기, 공유 방법을 이야기해야 한다. 공문서와는 다른 아카이브가 필요하다. 저자는 민간 아카이브에 주목하여 사람들의 삶으로 들어가 왜 쓰는지 그 까닭을 묻고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각양각색 기록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저마다 고유한 관리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자서전 쓰기는 살아온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방법이자 경험과 세대가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평범한 우리네 삶이 연결되고 이어진다. 역사의 각 장은 우리가 각각 자신의 삶을 사느라 좌충우돌하며 써 놓은 거대한 일기 모음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고군분투한 일기를 읽음으로써 나의 세계에 대해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시니어센터, 노인대학, 도서관 등에서 노인들의 자서전 쓰기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까닭이다. 동시대에 전혀 다른 사회 ? 경제적 배경으로 살았던 이들의 생을 기록해야 사회 전체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그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 기록되는 삶으로 우리는 다시 존재한다. 개인의 기록이 사회의 기록이 되고 사회의 기록은 다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마침내 질적 변화가 일어난다. 변화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며 우리네 삶은 더 강건해질 것이다. (본문 95p)

저자는 호모아키비스트의 사례를 멀리서 찾지 않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와 너, 내 친구, 부모님이다. 자신의 고교일상을 찍어 사진집으로 출간하는 한국 여고생에서부터 갑자기 세상을 떠난 오빠를 일기로 추억하는 여동생, 기억집으로 할아버지의 삶을 간직하려는 손주들, 그리고 직접 집필이 어려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구술로 담은 구술 아카이브 사례 등 다양한 일상 아카이브 사례가 담겨 있다. 또한 소설로, 잡지로, 사진으로, 그림으로 지역을 아카이브 하는 사람들의 사례도 소개한다. 이들 시민 아키비스트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이들의 활동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과 의미를 살펴본다.

과속 경쟁으로 공유 기억이 부족한 시대,
느린 아카이브가 필요하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기록물이 지닌 공공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틀인 언어는 사회적 약속으로, 인간의 생각과 활동은 언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에 오롯이 사적인 글쓰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온전한 내 생각도 다른 사람과 사회, 역사로부터 영향을 받아 생성된 ‘공유된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되기에 우리의 ‘공유 기억’을 만드는 개인 기록물의 공공성에 주목한다. 개인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인류가 되길 바라며 그 방법으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돌아보기, 보통 사람들의 느린 아카이브를 제안한다.

세월호가 침몰한 후 한 달여 동안 한국 사회는 모두 한마음으로 울었다. 팽목항을 찾아 유족들의 손을 잡고 절망을 위로하는 이들도 있었고 식사와 잠자리를 마련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있었고 실종자 수색 과정에 드는 각종 경비를 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 국민이 슬픔을 함께했다. 하지만 서너 달이 지나자 사회는 극심하게 분열되었다. 실종자는 여전히 차가운 바닷속에 있는데 각종 음모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슬픔과 고통 속에 통곡 중인 유족에게 화를 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유족들의 자녀에게 대학입학 특례가 주어질까 노심초사하는 학부모도 등장했다. 한국 사람들이 특별히 공감 능력이 부족한가? 재발 방지를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절실한 시기에 이해관계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엇갈리는 증언과 보도가 난무했다. 어떤 기사를 접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랐다. 가공된 이미지와 핵심에서 벗어난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언론 보도에 시민들은 쉽게 휘둘렸다. 우리 사회는 지금 즉각적 동조와 분노를 넘어서는 근본적이며 단단한 해결방법을 구하고 있다. 사건의 순차적인 접근과 기록에 기반을 둔 의사표현, 슬픔을 사회적 기억으로 전환하려는 더디지만 강건한 노력이 너무나도 절실하다. (본문 37~38p)

저자는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사회 전반에 걸친 공유 기억이 생기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이야기한다. 성수대교 사건이 희생자 위령비만 남고 쓸쓸히 잊힌 이유가 사람들 사이에 공유 기억이 얕기 때문이라 하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이야기를 기록으로 보존하고 사람들이 자꾸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유 기록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

무엇을 기록하고 보존할 것인가?
기록의 선택과 폐기, 분류를 말하다


그렇다면 ‘공유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것은 기록하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말하며 기록의 선택과 폐기, 분류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쓰는 나'와 '관리하는 나'를 구분할 때 비로소 아키비스트가 된다. 수많은 기록물에서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릴 것인가? 기록물로부터 거리감을 확보하며 아카이브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다양한 민간 아카이브의 사례를 들면서 주관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쟁취한 아키비스트가 되길 독려한다.

기록의 분류와 폐기는 스스로 삶의 가치를 되묻는 작업이다. 기록보다 폐기가 어려운 이유다. 어떤 기록을 폐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막연하고 어렵다면 일단 분류를 시작하자. 가족사진의 경우생산 연도별, 주체별, 장소별로 분류한다. 가족들에게 가장 좋았던 사진을 고르게 하고 그 이유를 달아 함께 기록하는 것도 좋다. 중복되거나 의미 없이 생산된 자료들이 분류하는 과정에서 정리된다. (…) 우리는 그 기준으로 수많은 기록에서 선택해야 한다. 선택은 곧 삶의 가치를 말한다. 어떤 기록을 채택하는가는 결국 그 사람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가리킨다. 인간의 기억이 불완전한 만큼 저장 기기도 완벽하지 않다. 바이러스에 자료가 사라지기도 하고 해킹당하기도 한다. 프라이버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블로그 등 각종 소셜 네트워크에 무심코 올린 자료들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기도 한다. 자료 관리에 공적 가치와 공공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본문 153~154p)

디지털 생태계에서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지속 가능한 기록의 방법을 제시하다


노부부 처형에 대한 한 줄의 기록이 소설로 만들어져 깊은 울림을 준 『누구나 홀로 죽는다』에서부터 실제 사건을 소설로 구현하여 많은 사람에게 기록의 힘을 보여준 『앵무새 죽이기』, 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보여주는 팟알 카페, 도시 전체의 생계가 된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의 사례까지. 저자는 문서, 사진, SNS, 전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카이브된 사례를 보여준다. 특히 기록문화가 잘 정착된 영국의 셜록 홈스 박물관, 비틀스 애비로드, 네스 호 전시관에 대해서는 하나의 기록을 어떻게 관광산업으로 성공적으로 발전시켰는지 조목조목 분석하여 기록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려준다. 이를 통해 아직 문화로 정착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다양한 기록과 콘텐츠 발전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퇴락하던 리버풀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리버풀 도심에는 18세기에 건설한 시청사를 비롯하여 산업혁명 당시의 각종 증기 엔진, 기계, 기관차, 교통설비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 (…) 그러나 세상 사람들을 리버풀로 오게 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비틀스다.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가 리버풀 출신이라 그들의 음악과 활약을 추억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이다. 20세기 리버풀에 관광객과 쇼핑객을 불러모으려고 앨버트 부두와 왜핑 부두를 정비했는데, 역시 항구를 활성화시킨 주역은 비틀스였다. 부두에 있는 비틀스 스토리 전시장The Beatles Story은 리버풀의 핵심이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이 구매하는 상품의 종류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애비로드 역시 비틀스 스토리 내에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 리버풀은 기록을 기반으로 도시가 어떻게 재탄생하는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영국은 창조문화산업으로 한 해 180억 달러를 수출하고 23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그 기반에 기록이 있었다. (본문 172~173p)

기록은 삶을 느리게 하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준다. 다양한 풍경 속 다양한 사람들을 살피며 그들을 기록하고 나를 기록하는 행위는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하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은 이들이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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