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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다시 읽는다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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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다시 읽는다 세트

[ 전2권 ]
윤해동 등저 | 역사비평사 | 2006년 11월 21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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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6년 11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2,39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6965257
ISBN10 8976965256

관련분류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윤해동 외
강인철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 권명아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교수 권보드래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김보현 성공회대학교 사회문화연구원 교수 김성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김영미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전임연구원 김원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김준 성공회대학교 노동사연구소 교수 김현주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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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 이 책의 과제 - 『해방전후사의 인식』대『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낡은 진영 대립을 넘어서기 위하여

2006년 2월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이 나오자마자, 이 책은 예상을 넘는 큰 관심을 끌고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그와 함께 이 책의 논리와 사회적인 영향력에 대해 많은 이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재인식』의 공과와 사회적 ‘관심’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나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하 『인식』)은 1979년의 제1권을 시작으로 1989년의 제6권이 마지막으로 출간되었다. 이는 저 암울하고도 위대한 ‘80년대’라는 시대가 곧 『인식』의 자궁이자 터전이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제 『인식』의 세계해석과 역사인식은 현실에 대한 설명력을 다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재인식』의 영향력은 반사이익과 같은 것이고, 그것이 갖는 힘은 『인식』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진보학계’가 스스로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인식』 제6권이 나온 지로부터 17년, 생각해보면 그 사이의 변화는 마침내 『인식』 류의 민족주의나 민중주의의 관점을 ‘낡은 것(Out of date)’으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우리는 현실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역사학의 ‘서술’과 ‘지체’에 대해 다시 깊이 고민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재인식』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명백히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다. 물론 『재인식』에 수록된 논문들 가운데에는 애초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리고 새로 열리고 있는 한국사 인식의 지평을 보여주는 좋은 글이 여러 편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리고 결과적으로 『재인식』은 한국 학계와 사회를 냉전적인 진영 논리로 채색하고 말았다. 이는 단지 보수와 기득권 세력이 『재인식』을 부당하게 전유하거나 고의로 ‘오독’해서만이 아니다.
『재인식』은 스스로 김대중 정권 이후에 의식화?행동화한 이른바 ‘보수우익’의 정치적 이해에 복무하면서 시대착오적인 좌우 대립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 책이 소위 ‘뉴라이트’의 역사 교과서인 양 읽히고 있다는 것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물론 우리의 실망은 『재인식』이 가진 ‘정치성’과 그 퇴행성에만 있지는 않다. 『재인식』의 그런 퇴행성에는 논리적 빈곤과 역사 해석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재인식』은 『인식』의 문제를 조금도 극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인식』을 다시 정당화하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
우리가 굳이 이 책 『근대를 다시 읽는다 - 한국 근대 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하여』를 역사비평사와 함께 엮기로 한 것은, 역사인식에 대한 정치적 논란과 그에 상응하는 논리적 빈곤이 우리 학계에서 움트고 있는 새롭고도 다양한 흐름마저 모두 묻어버릴 위험을 걱정해서이다. 『재인식』이 야기한 혐오감 때문에 그 책에 수록된 몇몇 좋은 논문이 이미 그런 피해를 보았듯이, 『인식』을 정당하게 극복해야 하는 우리의 과제 전체가 정치적 논란 속에 무화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과제는 개발지상주의와 국가주의로 요약되는 근대주의와, 제국주의의 쌍생아로서의 민족주의, 이 양자를 모두 넘어서 역사를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일이다. 그것은 곧 오늘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새로운 시간의 지평에서 다시 한국과 ‘민족’의 ‘역사’를 다시 바라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 지평을 다시 『인식』의 시간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2. 낡은 대립을 지양하는 이유

『인식』과 『재인식』은 전혀 상반되는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기실 양자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이를 1)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의 문제, 2) 근대와 탈근대의 문제, 3) 역사적 실증주의의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뒤엉켜 있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별하여 정치적으로 윤색된 대립을 지양하는 것은 우리 학계 공동의 과제일 것이며, 이 점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묶기로 한 이유이다.
우선 『인식』과 『재인식』의 대립 중에서 허구적이라 느끼는 것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애국주의)의 문제이다. 『재인식』은 『인식』의 민족지상주의에 맞서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건전한 애국주의’를 함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초에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명확하게 분리될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지만, 『재인식』의 논리적 기저에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그리고 무척 낡은 사고방식, 즉 ‘(근대)국가는 문명의 상징’이고, ‘민족은 전근대적 야만의 상징’이라는 이분법이 깔려 있다.
더욱 곤혹스럽고 황당한 것은 이 논리가 ‘대한민국=문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야만’이라는 사고를 정치적 배후이자 ‘의도’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재인식』의 논리는 민족주의를 지양?극복하기는커녕 새로운 우익적 ‘대한민국 국가주의’를 강화할 뿐이다. 이 애국주의가 ‘건전’하거나 ‘열린’ 성질의 것이라는 가능성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의 형국은 변형된 국가주의가 통일을 절대시하며 북한체제를 무조건 긍정해온 구래의 민족주의와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꼴이다. 그러나 이는 무의미한 거짓 대립이다.
또한 『인식』과 『재인식』 사이의 대립선은 ‘근대’와 ‘탈근대’를 두고 그어져 있다. 『재인식』에는 탈민족주의적이고 탈근대주의적인 지향을 담은 글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어, 언뜻 보면 『재인식』 전체가 탈근대론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킬 정도이다. 이것이 『재인식』을 『인식』과 달리 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겉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재인식』의 논리는 변종 근대주의에 불과하다. 이는 『재인식』이 논리적으로도 전혀 『인식』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여기에도 ‘대립’은 없다.
『인식』이 근거하고 있는 민족주의와 구 마르크스주의가 왜 근대주의의 일부인지는 여기서 구구히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근대 초기의 국가 상실과 식민지 경험, 그리고 내전, 이어진 ‘대한민국’의 정치적 기형성을 경험하면서, 얼마나 절실하게 그런 이념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고 있다. 또한 그 논리가 강력한 탈근대론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그것이 끝내 현실에서는 ‘국가주의’로 전화되거나 ‘개발지상주의’의 주박에서 벗어나지 못했음도 잘 알고 있다.
『재인식』의 『인식』에 대한 반정립은 이런 ‘틈새’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탈근대론으로서의 『재인식』의 기획은 실패했다. 특히 『재인식』의 편자가 운운하는 ‘문명론’은 근대주의를 극복하기는커녕 거기서 한 발도 못 나아간, 또는 그보다 훨씬 저열한 변종에 불과하다. ‘문명’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떠한 역사적 정황에서 어떻게 정초된 개념인지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문명’으로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 왜 완전히 낡은 일인지 잘 알 수 있다. 문명론이 서구중심주의와 국가주의를 벗어났던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인식』과 『재인식』 양자는 매우 중요한 공통점을 하나 갖고 있다. 그것은 실증으로써 ‘역사적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실증주의이다. 실증주의는 역사인식의 근대주의 그 자체이다. 『재인식』 또한 발간의 가장 중요한 취지를 『인식』이 저지른 ‘사실의 오류’를 교정하는 데서 구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재인식』이 새로 발견한 그 사실들이 이 시점에서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시야 전체를 바꾸어야 할 만큼 크고도 중요한 것일까? 『재인식』의 일부 필자들은 마치 새로운 고생대 생물의 화석이라도 찾아낸 듯 이를 과장하고 있다.
역사란 하나의 해석체계이며 사가에 의해 ‘서술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명제는 두루 잘 알려진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계에는 근대적 실증주의와 이에 근거한 ‘역사’가 여전히 신화로 남아 있다. 적어도 이 대목에서는 『인식』과 『재인식』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근대의 사고체계와 학문사상인 실증주의를 넘어서야만 새로운 역사인식의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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