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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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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박정대 | 민음사 | 2001년 09월 30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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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331g | 124*210*20mm
ISBN13 9788937406973
ISBN10 8937406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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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단편들』,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아무르 기타』,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삶이라는 직업』, 『모든 가능성의 거리』, 『체 게바라 만세』, 『그녀에서 영원까지』, 『불란서 고아의 지도』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랑캐 이 강으로 영화 「베르데 공작...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단편들』,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아무르 기타』,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삶이라는 직업』, 『모든 가능성의 거리』, 『체 게바라 만세』, 『그녀에서 영원까지』, 『불란서 고아의 지도』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랑캐 이 강으로 영화 「베르데 공작과 다락방 친구들」, 「세잔의 산 세 잔의 술」, 「코케인 무한의 창가에서」 등의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현재 ‘이절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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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p. 28
--- pp. 86~87
--- pp. 18~19

출판사 리뷰

박정대 시인의 시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단편들}(1997)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 이후 발표된 그의 시편들은 서정시의 계보이기도 하며 해체주의적 메타언어의 실험시 전략을 더욱 공고히 갖추기도 한다. 총4부로 나누어서 선보이는 이번 시집의 시편들은, <'정통 집시'의 영혼에서 흘러나온 충만한 악절처럼>(허혜정·시인/문학평론가) 울린다.

이미지, 모티프, 복선을 깨뜨리는 독특하고 확산적인 문법의 시

박정대 시인은 때로는 언어를 아끼지 않고 주절대는 듯, 때로는 극도로 언어를 아끼는 듯한 시작 태도를 지닌다. 그때의 언어들은 시인이 바라보는/드러내는 세계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데 족하다. 다만, 시인은 이미지와 모티프들의 존재의 문법을 지키지 않는다. 허혜정은 <삶의 지배 문법으로 주어져 있는 연대기적 질서의 단선성을 해체하며, 현재나 과거의 시점에 구애받지 않는 심리적 풍경에 작은 통로를 뚫어놓는다>고 하였다.

촛불, 눈물, 음악, 페루, 나비의 경계, 달, 불꽃, 술, 담배, 달빛 등의 자주 반복되는 이미지들을 다양한 변주를 통해 의미를 새롭게 하는 방식. 이러한 방식을 통해 시인은 도달할 수 없는 영원성과 동시에 순간성의 박제를 그려낸다. 그렇다면 시인이 그려내고자 하는 도달할 수 없는 生이란 무엇인가.

시인은 시간이 무한히 반복/순환한다는 인식, 공간이 무한히 확대/정지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지만, 그 <근원적 삶에 회귀하지 않는다>. 시인은 어쩌면 우리의 영혼과 숨결이 일순간 머물렀던 <사라진 모든 장소>의 이름, 혹은 언젠가 음악을 들으며 서 있던 그 나무, 그 장소, 그 얼굴들을 그린다. 하지만, 그 <환상의 도시>에서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때 나는 정말 '길 위에' 있었고, 당신은 아마 천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때 천사에게 가는 길이 아니었다>([열두 개의 촛불과 하나의 달 이야기]). 시인은 그 장소에 머무르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서 기억과 추억의 반추 작용을 하면서 <고요한 혁명>(이재복·문학평론가)을 시도하는 것이다.

또한, 시인이 바라보는 무시간성·무공간성의 세계는 <경계>의 시학과 맞닿아 있다. 이 경계성은 무엇과 무엇의 <사이>라는 의미로도, 무엇과 무엇의 <겹침>으로도 해석된다. [열두 개의 촛불……]을 쓰는 동안, 시인은 줄곧 어떤 경계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한다. 바람과 바람의 경계, 나무와 땅의 경계, 그리고 열두 개의 촛불과 그대 한숨의 경계, 그러다가 시인은 어떤 나뭇잎 천사의 도움으로 <벽파령>이라는 데 이르렀다.

<나는 열두 개의 촛불이 다 꺼진 다음에야 가까스로 타오르는 하나의 거대한 촛불을 보았다.>

<벽파령> 산정에서 만난 것은 열두 개의 촛불이 다 꺼진 다음에 가까스로 타오르는 <달>이었다는 시인의 후기에서 드러나듯이, 이것은 <불가해한 현실은 꿈과 같은 것>이라는 보르헤스적인 환상적 세계 인식을 보여준다.

시인의 <경계의 시학>은 다른 모습으로도 표출된다. 시인이 반복/중첩해서 사용하는 이미지와 모티프들은 명상적/환상적 알레고리 수법을 주로 사용하였던 보르헤스의 후기 미니 소설의 작법과 유사하다. 푸른 호랑이의 모티프를 통해 드러내려 한 대상에 대한 허무적 인식이나, 새들이 날아가 죽는 곳 <아침가리>라는 패러디 혹은 모티프 차용을 통한 환상적 현실의 반추 역시 시인이 앞선 전위주의자들의 작법에 기대어 시작(詩作)을 한 흔적이다. 시인은 공공연히 리차드 브라우티건, 황지우, 로맹가리, 보르헤스, 로르카, 짐 자무쉬, 폴 발레리 등의 글이나 이미지가 자신의 시에서 원형 그대로 혹은 <훼손>되어 인용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이 점을 통해 시인은 또하나의 경계에 선 셈이다. 앞선 전위주의자들과 자신의 시작에서의 접점, 기존의 이미지와 자신이 그려내고자 한 세계와의 접점, 장르 교차나 장르 변용을 통한 패러디와 메타시 사이의 접점의 경계에 말이다. 늘 <존재의 문법으로 주어져 있는 세계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박정대 시인의 시는 그럼으로써 자신의 시적 문법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촛불의 시간, 내 마음의 우주 속을 떠도는 격렬비열도, 허무의 풍경 위에 놓여 있는 범선 한 척, 우연의 음악, 포르투갈 집시의 노래, 푸른 호랑이, 끝, 미완성의 시간, 음악의 시간, 육체의 시간, 촛불의 시간,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 음악 같은 눈, 비정성시, 해금 산조, 음악의 성분, 체 게바라, 게릴라, 꿈의 세계, 서울의 폭설, 자본주의적 폭설, 고통의 세기, 피의 냄새, 부조리한 세계, 불멸의 음악, 검은 점들의 혹성, 검은 새 한 마리, 수정의 겨울

제4부를 이루는 장시 [음악들]은 서너 행이 한 장을 이루어 모두 91장으로 되어 있다. 긴 시의 각장에서 나오는 이미지와 모티프들은 위와 같이, 저 폐허와 같은 도시에 존재하는/시인이 구축하는 환상 도시를 구성하는 성분이다. 시인은 끝임없이 변주하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통해 영원성과 순간성, 자아와 혼돈, 근원과 무한성의 근저를 탐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정대 시인의 시편들은 이러한 형이상학적 주제를 탐색하기 위한 데 맞추어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 비록 형이상학적 주제라 하더라도 그것을 연시(戀詩)처럼 읽히게 한다는 점에 이 시편들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 시인의 시 세계에는 깊은 서정적 울림이 있다. 시인이 <自序>에서 <나는, 여전히 사막이다, 사막의 음악이다>라고 한 것처럼, 그는 사막에서 삶과 시를 길어올리는 악사(樂士)인 것이다.

시인은, 끝임없이 변조음을 만들어내는 촛불의 음악과도 같은, 영원성의 심저에 도착하였다가도 또 다른 생이 피어오르는 푸른 길의 유혹과도 같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 인간이 다시 되찾고자 하는 세계의 꿈과도 같은, <'정통 집시'의 영혼에서 흘러나온 충만한 악절> 같은, 그런 시를 쓰고 있다.

추천평

아무리 마셔도 목마르고,
아무리 걸어도 끝이 없는
나는, 사막이다
사막의 무사이다
거기다 이제는 눈까지 멀어
음악만이 나를, 자꾸만, 어디론가, 끌고 간다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것이
지금까지의 삶이었다면
이제는 끌려가면서도
맹글어지는 것이
내 삶이고
시 나부랭이고
의무 같은 사랑이라는 것을 아는
나는, 여전히 사막이다
사막의 음악이다
--- 2001년 가을, 박정대
박정대의 시는 <정통 집시>의 영혼에서 흘러나온 충만한 악질처럼, 미묘하고 아름답고 미끄럽다. 어둡게 타오르다 스러지는 청춘의 재처럼, 모든 경험의 끝인 슬픔처럼.
--- 허혜정(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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