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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투쟁

[ 개정판 ]
장정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05월 29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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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34g | 147*211*30mm
ISBN13 9788925556437
ISBN10 89255564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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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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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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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49

출판사 리뷰

독서광 장정일의 ‘무지를 깨는’ 새로운 버전의 인문학 에세이
“정형화된 기억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라!”


장정일에게는 늘 ‘독서광’ ‘최연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 ‘중졸의 대학교수’ 등 그의 지성인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책은 장정일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 무지의 근거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상급 학교 진학을 하지 않았다는 결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한때 내가 시인이었다는 사실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시인은 단지 언어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최상급의 지식인으로 분류되어 턱없는 존경을 받기도 하지만, 시인은 그저 시가 좋아 시를 쓰는 사람일 뿐으로, 열정적인 우표 수집가나 난(蘭)이 좋아 난을 치는 사람과 별반 다를 게 없다. (…)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마흔 넘어 새삼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우선 내 무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극단으로 가기 위해, 확실하게 편들기 위해, 진짜 중용을 찾기 위해! _「서문」 중에서

그는 중용이 본래 칼날 위에 서는 것이라지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은 사유와 고민의 산물이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음을 뜻할 뿐이라고 비판한다. 중용의 미덕이 실제로는 무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장정일의 공부』는 ‘알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공부란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한 한때(청소년기)의 고역’ 정도로 치부되어 왔다. 하지만 장정일에 의하면 공부는 좋은 사람/상식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주의 사회는 강압이 통하지 않는 의견과 의견이 부딪치는 사회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는 ‘나만 옳다’는 독단에 빠져 상대방의 개념과 논리에 귀를 닫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서로의 개념과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며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할 수 없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민주주의는 기만과 독선에 병드는 것이다. 이렇듯 장정일은 우리가 잊고 있던 공부의 진짜 목적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린 공부의 가치를 격상시킨다.

그렇다면 장정일은 무엇을 어떻게 공부했을까. 문학가로 살며 정치나 사회 이슈에 큰 관심이 없던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우리 사회가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국 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궁금증을 풀고자 23가지 화두를 정하고 관련 책들을 섭렵하면서 사유의 확장을 시도한 결과가 바로 『장정일의 공부』에 담겼다.

예컨대 「교양; 지식의 최전선」에서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지적 능력 저하 현상과 대학의 교양 교육 부재 문제를 짚어본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다치바나 다카시), 『두 문화』(C.P. 스노우), 『문학의 사회학』(에스카르피), 『통섭: 지식의 대통합』(에드워드 윌슨) 등을 함께 읽고 대학의 교양 교육 강화, 졸업정원제 실시, 과학 공부 장려, 대학의 독립성 확보 등의 방안을 조심스레 내놓는다.

그가 제시하는 23가지 화두는 모두 우리의 의식과 참신성과 창의력을 짓누르는 정형화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가령 「상한선을 찾아서」에서 장정일은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이덕일), 『우리가 정말 몰랐던 조선 이야기 2』(김인호/박훤), 『서얼단상』(고종석) 등을 아울러 읽으며 인조반정은 잘못된 쿠데타였다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군약신강의 문치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이승만과 박정희 같은 독재자를 갈망하게 된 것은 아닌지 묻는다. 송시열의 북벌론이 허구이듯 우리나라 보수 우익이 국부로 떠받드는 이승만의 북진통일론도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정말 몰랐던 조선 이야기 2』에서 발췌한 ‘한국 주류의 기원’에 대한 다음 문장으로 글을 끝맺는다.

오늘까지도 일제와 영합했던 서인 계열의 척족들이 일부 기업의 대주주가 되어 있다는 현실은 권력과 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신과 혐오의 근원을 짐작케 한다. 「상한선을 찾아서」 중에서

「부서진 손잡이를 움켜쥐고」에서는 나치와 히틀러에 대해 깊이 알기 위해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안인희), 『나치 시대의 일상사』(데틀레프 포이케르트), 『바이마르공화국의 역사』(오인석) 등을 탐독한다. 장정일은 독일 사회민주당이 1차 세계대전의 참여를 놓고 분열된 것이 결국 나치의 암흑시대를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는 『바이마르공화국의 역사』 한 대목을 읽고서 (이념의 변별 없이 당명만 교체하는) 우리 정당의 계통발생 혹은 자기 복제를 떠올린다. 그는 부서진 손잡이를 움켜쥐고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 봤자 새로운 미래와 희망이 열리지 않는다고 탄식한다. 이들 정당이 이념이 아니라 지역적 지지 기반과 지역주의 성향에 좌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의 시민들이 나치에 투표한 까닭을 레드 콤플렉스(=붉은 공포)에서 찾고서는, 자신에게도 레드 콤플렉스가 내면화돼 있으며 그것이 질서와 안정에 대한 중산층의 끈질긴 집착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깜짝 놀란다.

이 밖에 장정일이 공부한 내용을 주제별로 모으면 봉건성과 국가주의, 양심적 병역 거부, 역사 청산, 마키아벨리즘, 근대와 민족주의, 친일과 문학, 미국 극우파, 타성 앞에서의 법의 무력함, 시오니즘 등이 있다. 인물별로는 리쭝우, 마르크 블로크, 이탁오, 고미숙, 시마자키 도손, 무라카미 하루키, 이광수, 모차르트, 조봉암, 바그너, 촘스키, 오디이푸스, 엘리자베스 1세 등이 있다. 독자들은 장정일 식 인문학 독도 과정을 따라가면서 진보/보수/과두정/친일파/민주주의/전체주의 등 우리 사회에서 늘 논란의 중심이 되는 개념들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정확한 용어를 정립함으로써 정형화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공부의 길을 알려주는 『장정일의 공부』 다시 읽기!

『장정일의 공부』는 그 어떤 ‘책에 대한 책’보다 절실하게 독서의 힘을 보여준다. 그는 하나의 화두를 풀기 위해 수십, 수백 권의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간다. 바로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장정일의 공부는 앞으로 나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을 덮고 나면 더 읽고 공부하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장정일식 인문학 독도법은 ‘공부의 기쁨’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공부 가운데 최상의 공부는 무지를 참을 수 없는 자발적인 욕구와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부의 내용들은 그야말로 하나의 시안에 불과하고,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감히 ‘장정일의 공부’라는 제목으로 내놓는 것은, 원래 공부란 ‘내가 조금 하고’ 그 다음에는 ‘당신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 하면 당신이 할 게 뭐 남아 있는가? 그래야 당신이 ‘조금 하다’가 지치면, 내가 이어서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어 줄 젊은 독자들이, 내가 이 책에서 다룬 주제와 내용을 보고 나서 ‘여기서부터는 내가 더 해 봐야지’ 하고 발심(發心)하기를 바랄 뿐이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기존의 인문교양서와는 다르다. 대중이 가지고 있는 무비판적인 사유 체계에 대한 비판적인 도전으로 가득 차 있으며, 진짜 독서란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눈’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2006년 초판이 나왔을 때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당당한 문제의식에 눈뜨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배움과 공부에 대한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진정한 공부의 길을 알려주는 『장정일의 공부』 다시 읽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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