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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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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736쪽 | 1,325g | 140*210*40mm |
ISBN13 | 9788952117458 |
ISBN10 | 895211745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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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Pa)는 압력단위이다. 1600년대 프랑스의 천재 블레즈 파스칼이 39살의 짧은 인생을 살다 갔지만, 그의 학문적 성취가 현재를 사는 우리 시대에 녹아 있다는 의미다. 파스칼은 천재였던 것이 분명하다. 수학(특히나 확률, 기하학)에서의 업적, 진공의 존재를 믿어 주장하고 그와 관련한 연구와 성취로 파스칼의 법칙을 확립하고 결국 압력단위가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팡세라는 그의 책을 통하여 인문 철학적인 그의 성취가 현대인에게 이어져 오고 있다.
팡세라는 것은 한글로 그대로 번역하면 ‘생각들’ 정도가 될 것이며, 파스칼이 뭔가 인문철학적 사유를 정리하여 저술한 것이 아니라 사후 그의 가족들이 파스칼이 여기저기 남겼던 메모를 정리하여 편찬한 책이라서 그런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단편들을 모아 정리하다 보니 나 같은 미천한 지식의 소유자들은 겉돌 듯 훑어보는 독서일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책은 이전 시몬 베유의 ‘중력과 은총’에 이어 두 번째인데, 그녀의 책도 또한 그녀의 사후에 여러가지 단편적 내용을 모아서 독자에게 소개되다 보니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경험이었는데, 팡세도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추천이 많다고 하더라도 읽기 전에 어떤 느낌인지 어느 정도 가늠하고 선택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팡세라는 책에 정리된 파스칼의 사유는 크게 세가지 부분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원천은 성경이다. 그가 라틴어로 그대로 삽입한 성경 구절이 아주 다수 등장하며-본문은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역자가 각주로 달아놓은 내용을 읽을 수 밖에 없다.-그런 구절을 나름의 독실한 신앙인으로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서술이 책의 거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면 팡세라는 책은 필독서라고 생각되며, 천재였던 그의 성경과 기독교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한 종교체험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몽테뉴의 수상록(에세)에 대한 인용과 해석 또는 비평이 아주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몽테뉴는 파스칼보다 약 100여 전에 살았던 프랑스의 법관이자 철학자인데, 파스칼이 몽테뉴를 팡세에 끌어온 것은 비평적 느낌이 강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인물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이다. 파스칼은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과학이나 수학과 같은 자연경험적 철학과 사고에 탁월했던 그가 비경험적 종교에 심취한 것을 나로선 이해하기 어려운데-자신의 철학을 전개하다 보니 4세기 초기 교회의 종교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를 받아들이는 파스칼의 자세는 팡세의 곳곳에서 존경과 사랑 등과 같은 깊은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파스칼이 기독교를 합리적이며 탁월한 종교로 받아 들이는 이유는 막연하게 내가 느끼기에는 구약성서의 각종 예언자들이 기록한 예언들이 예수란 존재를 통해 실현되었다는 판단을 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신앙이 없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 판단이긴 하나, 천년을 지배했던 기독교적 사상에 익숙해졌을 그로서는 나름 이해될 수 있을 것도 같다.
파스칼의 팡세를 간략히 요약해 설명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할 거 같다. 배움이 부족하고, 사유의 깊이가 부족하며, 책을 이해하는 자세도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파스칼이 짧은 인생을 살아가며 생각했던 것을 이 책 팡세(생각들)로 정리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단 하나 목적은 자신의 천재적 두뇌로 정리하여 철학하건데, 기독교적 신앙으로 인도하는 안내서 혹은 철학서 정도가 될 거 같다. 막연하지만...이 방대하고 복잡하며, 정리하기 쉽지 않은 책에 대한 소감이다.
“만약에 세상의 존재 목적이 인간들에게 하나님에 관해서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라면, 그분의 신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분명한 방법으로 세상 곳곳에서 빛나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존재 목적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세상이 존재한다면, 그래서 인간들에게 그들의 타락과 구속을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라면, 만물은 이 두 가지의 진리들에 관한 증거들을 나타내 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 사물들은 신성을 완전히 배제시키거나 신성의 존재를 뚜렷이 나타내 주는 것이 아니라, 숨어 계시는 신의 존재를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이러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된 종교는 위대와 비참을 동시에 가르쳐 주어야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존경과 경멸, 그리고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가지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이 문장은 평이하지만, 깊이있게 다가온 문장인데, 그렇지 못한 광신적 종교가 항상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에 대한 기본적이며, 합리적인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광신이라는 것을 난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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