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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시즌 1 (7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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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로스트 시즌 1 (7disc)

[ 브에나 TV 시리즈 행사 ]
J.J. 아브라함, 잭 벤더, 메튜 폭스, , 에반젤린 릴리, 도미닉 모내건, 테리 오퀸, 김윤진 | 브에나 비스타 | 2005년 12월 14일 | 원서 : Lost - The Complete First Season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작품
4.8점
디자인/구성
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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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시즌 1 (7disc)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매일 2005년 12월 14일
시간, 무게, 크기 1,069분 | 680g
연령제한 15세 이용가

제품소개

DVD/ Blu-ray 구매시 참고 사항 안내드립니다.
※ 4K블루레이, 3D 블루레이 재생 관련 안내
1) 4K UHD 디스크는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필요하므로 4K전용 플레이어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더불어 플레이어 소프트웨어 최신 버전의 업데이트, 대용량 케이블 사용이 필수입니다.
2) 3D 블루레이는 전용 플레이어와 3D 지원 TV를 통해서만 재생 가능합니다.

※ 아웃케이스/구성품/포장 상태
1) 명백한 재생 불량 외에 경미한 아웃케이스 주름, 모서리 눌림, 갈라짐 등은 교환/반품 대상이 아님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2) 스틸북 케이스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기포 혹은 경미한 인쇄 오류는 교환/반품 대상이 아닙니다.
3) 렌티큘러 스틸북의 경우, 보호필름이 붙어 판매되기도 합니다. 보호필름 손상은 교환/반품 대상이 아닙니다.
4) 본품 보호를 위해 노란색의 카톤 박스로 재포장한 경우, 카톤박스는 품질 보증 대상이 아닙니다.

※ 재생 불량
1) 기기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재생 불량 현상에 대해서는 반품/교환이 불가하니 최신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된 DVD/BD 전용 기기에서 재생하실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2) 정전기와 먼지로 인해 재생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디스크를 마른 천으로 닦으시거나, DVD 클리너 등 전용 제품을 이용하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 디스크 이상
간혹 디스크에 미세한 잔 흠집이 남아있거나 인쇄 면이 깨끗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재생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만 반품이나 교환이 가능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교환/반품 안내
1) 명백한 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 요청 시에는 불량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 혹은 동영상과 재생기기 모델명을 첨부하여 고객센터에 문의 바랍니다.
2) 스틸북, 초회한정판의 경우 제작 수량이 한정되어있고 잦은 배송 과정에서 아웃케이스에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재판매가 어려우므로 오구매, 변심으로 인한 반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신중한 구매를 부탁드립니다.

사양

줄거리

DISC 1
-1. PILOT_ PART1
비행기 추락 사고로 어느 낯선 곳에 떨어진 잭은 다친 사람들을 도와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케이트의 도움으로 자신의 상처를 꿰맨다. 잭과 케이트 외에도 쉐넌과 분, 마이클과 월트, 로크, 헐리와 클레어, 진과 선 등 많은 사람들이 생존해 있다. 잭과 케이트, 찰리는 무선 통신기로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비행기 조정석이 떨어진 곳으로 떠난다.
-2. PILOT_PART2
무선 통신기는 작동되지 않고, 소이어와 사이드는 추락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서로 싸운다. 잭이파편을 맞은 사람을 구하는 동안 소이어와 사이드, 분과 쉐넌, 케이트, 찰리 일행은 산으로 올라가고, 가는 도중 북극곰을 만나자 소이어가 갖고 있던 총으로 쏘아 죽인다.
-3. TABULA RASA
산에 갔던 사람들은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알려 공포를 조성하지 말고 비밀에 부치자고 합의한다. 총 때문에 서로 다투던 사람들은 케이트에게 총을 맡기기로 한다. 케이트는 잭에게만 이 사실을 얘기하고, 한편 잭은 우연히 혼수상태 빠진 보안관이 가지고 있던 케이트의 수배 전단을 보게 된다.
-4. WALK ABOUT
식량이 떨어지자 로크는 먹을 것을 찾아 캠프에 왔던 멧돼지들을 잡자고 제안한다. 케이트는 사이드가 만든 안테나를 달기 위해 멧돼지 사냥팀에 합류하고, 로크, 마이클과 함께사냥을 떠난다.

DISC 2
-5. WHITE RABBIT
잭은 물에 빠진 분을 구하지만, 분은 여자를 구하러 가는 자신을 왜 끌고 나왔냐며 오히려 화를 낸다. 헐리와 찰리는 얼마 남지 않은 물을 텐트에 넣어두기로 하고, 잭은 아버지의 환영을 쫒아서 숲으로 들어가버린다.
-6. HOUSE OF THE RISING SUN
물을 받으러 계곡에 간 잭은 해변의 캠프를 동굴로 옮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하지만 케이트는 해변에 남아 불을 피우며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이드의 의견에 따라 해변에 남기로 결정한다.
-7. THE MOTH
사이드와 케이트는 안테나를 달아 구조신호의 발신지를 찾으려 하고, 잭과 찰리는 동굴에있다 동굴이 무너지는 바람에 찰리 혼자 탈출하고 잭은 안에 갇히고 만다. 찰리의 약을 보관하기로 한 로크는 세 번 약을 돌려달라고 말하면 돌려주겠다고 하며 본인의 의지로 약을 끊으라고 말한다.
-8. CONFIDENCE MAN
소이어는 분이 쉐넌이 흡입기를 찾아 텐트를 뒤지자, 분을 흠씬 두들겨팬다. 사이드는 전쟁터에서의 고문 경력을 살려 소이어를 고문하고, 실수로 소이어의 손목 동맥을 건드리고 만다. 흡입기를 내놓는 대신 뭘 원하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소이어는 케이트의 키스를 원한다고 한다.

DISC 3
-9. SOLITARY
사이드는 정글에서 다니엘 루소라는 불어 조난신호를 보냈던 여자에게 붙잡힌다. 다니엘은 사이드에게 알렉스가 어딨냐고 묻는다. 사이드는 학교 동창이었던 나디아를 고문하게 되면서 나디아와 점차 사랑에 빠지고, 나디아를 탈출시키려다 총상을 입은 사연을 다니엘에게 얘기한다.
-10. RAISED BY ANOTHER
한밤중에 클레어가 누군가 아기를 죽이려 바늘로 배를 찔렀다며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아이를 임신한 클레어는 남자친구 토마스에게 버림받고 아이를 입양시킬 계획을 세우지만, 점성술사는 아이를 반드시 클레어 손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클레어가 말을 듣지 않자 LA의 한 부부가 기다리고 있다며 만드시 815기를 타라고 했던 사실을 생각해낸다.
-11. ALL THE BEST COWBOYS HAVE DADDYISSUES
찰리와 클레어가 이든에게 납치된 사실을 알게 된 잭과 로크는 수색팀을 짠다. 로크와 분잭과 케이트는 양쪽으로 흩어져 정글로 들어가고, 나무에 매달려있는 찰리를 발견하고 숨을 쉬지 않는 찰리를 가까스로 살려낸다. 찰리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클레어 뿐이었다고 말한다.
-12. WHATEVER THE CASE MAY BE
케이트와 소이어는 작은 폭포를 발견하고 물 속에 뛰어든다. 케이트는 자기 거라며 물속에서 은색 가방을 끌어올리지만, 소이어가 캐묻자 자기 가방이 아니라고 한다. 케이트는잭에게 도움을 청해 죽은 연방보안관 뒷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고, 소이어에게서 가방을 받아낸다. 사이드는 새넌에게 루소에게서 훔친 지도에 적힌 불어를 번역해 달라고 부탁한다.

DISC 4
-13. HEARTS AND MINDS
분은 로크와 정글에서 발견한 쇳덩어리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멧돼지 사냥도 그만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 로크는 분을 정글에 묶고 가버리고, 분은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쉐넌을 구하기 위해 밧줄을 끊고 쉐넌을 구해 도망친다. 한편 선은 밭을 가꿔서 약초를 재배하고 과실수를 심는다. 부족한 위약품을 충당하고 식량난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
-14. SPECIAL
마이클은 윌트가 로크와 붙어다니자 로크를 나무라고, 로크는 윌트에게 더이상 놀아줄 수 없다고 말한다. 섬에서 아들을 키우기 힘들다고 생각한 마이클은 뗏목을 만들 계획을 짠다. 한편 정글에 있던 분과 로크 앞에 클레어가 나타나고...
-15. HOMECOMING
찰리와 진은 해변으로 가던 길에 이든의 공격을 받는다. 이든은 찰리에게 클레어를 데려오지 않으면 하나씩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해변에서 스티브가 이든에게 죽음을 당하자 잭은 로크와 분, 소이어, 찰리에게 총을 나눠주고, 이든을 생포할 계획을 짠다.
-16. OUTLAWS
소이어는 멧돼지가 자기만 괴롭혔다고 생각하고 정글로 멧돼지를 잡으러 들어간다. 케이트는 소이어가 갖고 있는 권총을 회수하기 위해 소이어를 따라 정글로 들어간다. 소이어와 케이트는 진실게임을 하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

DISC 5
-17. IN TRANSLATION
마이클은 뗏목에 불이 나자 진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진을 공격하고, 선은 마이클을 말리기 위해 진이 그런 게 아니라고 영어로 설명한다. 진은 지금까지 자신을 속여온 선에게 실망하고, 선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한다.
-18.NUMBERS 마이클이 구조신호를 보내려면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하자 잭은 사이드에게 루소의 거처를 묻는다. 헐리는 루소가 반복해 적어놓은 번호가 자신이 맞춘 로또 번호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헐리는 루소를 찾으러 정글로 들어가고, 잭과 사이드, 찰리도 헐리를 찾으러 뒤따라간다.
-19. DEUS EX MACHINA
로크와 분은 해치를 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지만 열리지 않고, 로크는 다리가 말을 듣지 않자 괴로워한다. 로크는 꿈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을 보고 그곳으로 분을 데려가고, 분은 경비행기 무전으로 구조 신호를 보낸다. 예상치 않게 연락이 되자 분은 815기 생존자라고 알리지만, 그쪽에서는 자신들이 815기 생존자라고 말한다.
-20. DO NO HARM
잭은 다리를 심하게 다친 분이 잠깐 의식이 돌아온 분은 비행기가 절벽 위에서 떨어졌다고 말하고, 잭은 로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잭은 문제는 피가 아니라 다리라는 것을 깨닫고 분의 다리를 자르려 하지만 분은 자신을 보내달라고 한다.

DISC 6
-21. THE GREATER GOOD
로크는 분의 장례식 때 나타나 자신의 잘못으로 분이 죽었다며 용서를 구한다. 쉐넌은 사이드에게 로크를 죽여달라고 하지만, 사이드는 로크의 말이 거짓이 아니란 걸 알고 돌아온다. 쉐넌은 잭의 가방 열쇠를 훔쳐 총을 꺼내 로크를 죽이러 가고, 잭과 케이트, 사이드는 쉐넌을 막는다.
-22. BORN TO RUN
케이트는 뗏목의 출발 시기가 다가오자 마이클을 찾아가 함께 떠나겠다고 한다. 마이클이 소이어 대신 바다나 보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케이트를 태우기로 하자, 소이어는 사람들에게 케이트가 죄수였다는 사실을 알린다.
-23. EXODUS PART 1
마이클과 진, 소이어가 떠날 준비에 바쁜 사이, 루소가 해변으로 내려온다. 루소는 곧 다른 사람들이 올것이라며 경고한다. 로크는 루소에게 해치를 보여주며 해치를 열고 그 속에 숨겠다고 말한다. 잭과 사이드 등은 다이너마이트를 구하기 위해 루소와 함께 검은 바위를 찾으러 정글로 들어간다.
-24. EXODUS PART 2
마이클과 월트, 진, 소이어는 순조롭에 향해를 계속한다. 사이드는 사람들을 이끌고 정글로 들어간다. 루소는 찰리에게 찾아가 사이드를 불러달라고 하고, 찰리가 사이드를 찾으러 간 사이 클레어의 아이를 데려가버린다. 사이드와 찰리는 루소를 찾으러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소를 향해 달려간다.

DISC 7
-25. EXODUS PART 3
로크는 뭔가의 큰 힘에 이끌려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잭과 케이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구조된다. 헐리는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이는 순간 해치에 불길한 숫자들이 써있는 것을 보고 막으려 하지만, 다이너마이트는 터지고 만다.

전문가 리뷰

그들이 사라져버린 곳 - 〈로스트〉
글/문은실(번역가) pedrorules@gmail.com

그들이 사라져버린 곳 - 〈로스트〉
(200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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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은실(번역가) pedrorules@gmail.com
2004년은 미국 3대 지상파 방송국 중 하나인 ABC에게는 가히 기념비적인 한 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00년 이후 〈CSI〉를 필두로 해서 다양한 스핀 오프 시리즈로 파상공세를 펼치는 CBS에 밀려 변변한 히트 드라마 하나 내지 못하던 ABC였답니다. 그러나 2004년 ABC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스트〉로 시작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위기의 주부들〉 그리고 〈그레이스 아나토미〉 〈보스턴 리갈〉 등의 히트 드라마가 2004년 한 해에만 첫 시즌을 시작하며 ABC에서 쏟아진 작품들입니다.  

 

CBS가 〈CSI〉의 성공으로 스케일이 굵직하고 실패 가능성이 적은 범죄 수사물이라는 테마 속에서 작은 변주를 거듭하며 안정성 위주로 갔던 반면, ABC는 활로를 모색하면서 다양한 소재를 시도했습니다. 작년에 새로 시작한 네 개의 드라마만 해도, “재난 스릴러” “가정주부를 위한 트렌디 블랙 코미디” “젊은 감각의 메디칼 드라마” “지적인 법정 슬랩스틱” 등으로 다양한 삶의 리얼리티를 상상한다는 드라마 본래의 임무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과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005년 에미상 드라마 작품상에 빛나는 〈로스트〉가 버티고 있습니다. 

 

드라마 첫 시즌을 시작할 때, 그 드라마가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떤 스타일로 앞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에피소드를 파일럿(pilot)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드라마가 양적으로 엄청난 팽창을 거듭함에 따라, 파일럿 제작에서의 경쟁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파일럿에 대한 반응 여부로 드라마의 향후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드라마가 에피소드와 시즌을 거듭하며 살아남을지, 아니면 몇 편 가다가 작파가 되고 말지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파일럿입니다. 〈로스트〉의 파일럿은 첫 1, 2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스트〉파일럿이 최초로 방영되었을 때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이제까지 2시즌 중반 정도까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평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엑스 파일〉 이후 최고의 컬트 드라마가 탄생했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로스트〉 파일럿에 대한 연출자 J. J. 에이브람스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느냐를 보여주는 깜찍한 예로, 〈로스트〉에서 비행기 기장(pilot) 역할로 카메오 출연을 한 배우는 ABC의 인기 드라마이자 에이브람스의 또 다른 히트 방영작인 〈앨리어스〉에서 에릭 와이스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그렉 그룬버그입니다. 그룬버그는 연출자 선생님의 부름에 감사의 마음이라도 전달하듯, 정체불명의 생명체에게 사지가 찢겨서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역할을 말 그대로 몸을 날려서 열연합니다. 물론 그의 죽음으로 생겨난 정체불명의 생명체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살피는 것도 〈로스트〉의 아주 중요한 시청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스트〉는 원래 13부작 미니시리즈로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ABC가 몇 년 동안 이어지는 장편 연속 드라마로 무리수를 두느니, 1977년 당시 생소했던 개념인 미니 시리즈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약 부상시킨 10부작 〈뿌리〉의 성공을 염두에 두고 내린 포석일 수도 있습니다. 30여 년 전 ABC는 미니 시리즈 〈뿌리〉의 드라마틱한 성공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사 시청률 1위를 기록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 “〈뿌리〉의 아련한 추억이 한 번만 더 펼쳐질 수 있다면”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로스트〉는 첫 회가 방영된 이래로 선전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드라마 시청률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었고, 대박 드라마의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듯 ABC 또한 13부작 미니 시리즈를 풀 시즌(full season)으로, 다음 시즌을 보장하는 리턴드 시즌(returned season)으로 연장방영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미국 드라마에서 연장방영 또는 조기종영은 비일비재 이상으로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거의 유일한 잣대는 시청률입니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는 그냥 서너 개 에피소드만 방영한 상태에서 출연료를 돌려주고서라도 과감하게 판을 접습니다.(얼마전 종영한 〈가을 소나기〉처럼 최저 시청률 드라마가 가십거리가 되며 언론에 오르내리는 호사 같은 것은 애초에 없습니다.) 반면에 시청자들의 호응이 좋으면 역시 말 그대로 갈 데까지 갈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늘리기를 시도합니다. 단언하건대 TV에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제작 태도는 사치스러운 이율배반 또는 오로지 자기만족의 소산입니다. 연장방영은 자본주의의 가장 솔직한 치부 중 하나이자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관건은 이 치부마저도 어떻게 하면 극한까지 몰아붙여 상업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시청률이 낮음에도 대단히 훌륭한 질을 선보이는 단편 드라마나 미니 시리즈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길게는 10년 이상도 갈 수 있는 장편 드라마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고는 유지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문제는 시청률이 낮으면 조기종영하고, 시청률이 높으면 연장방영한다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아니라, 연장방영을 한다면 기존의 질을 얼마나 일관되게, 또는 향상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인기만 등에 업고 매너리즘적인 제작 행태를 일삼으면서 질질 끄는 형태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해왔던 대로 계속 재미있게 보여주겠다는데 마다할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시청률만 등에 업고 연장방영이 결정된 드라마가 〈로스트〉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로스트〉는 무인도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48명의 사람들이 그려나가는 생존기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48명이 무인도에 불시착하여 다시 그들만의 소우주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로빈슨 크루소》보다는 《파리대왕》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기도 하고, 실제로 드라마에도 많은 반목과 갈등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로스트〉의 창작자 중 한 명인 에이브람스는 물론 문학작품들의 서사만 차용하지는 않습니다. 에이브람스는 〈앨리어스〉에서 이미 다른 것은 몰라도 “순전한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여줄 재능이 있음을 증명해 냈습니다. 설정은 단순합니다.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서 살게 된 사람들, 기이하게도 바깥세상에서는 그들의 존재를 찾아낼 수 없고, 몇 시간이 지나면, 아니 많이 기다려서 하루 이틀 기다리면 구조되리라고 철석같이 믿던 사람들은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보름이 되고 한 달이 되는 동안, 섬에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합니다. 

 

이 단순한 설정에서, 에이브람스는 서투른 연출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로지 믿을 수 있는 기량만, 쇼 비즈니스에서 되는 요소만 모아 드라마를 꾸며냈습니다. 〈서바이버〉의 생존경쟁, 〈앨리어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스터리, 〈24〉의 단순무식하다 싶은 긴장감, 〈주라기 공원〉 식의 폭발적인 스케일 등을 작은 TV 화면 속에 박진감 있게 녹여낸 것입니다. 〈로스트〉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많습니다. 미스터리는 아직 수습되기보다는 팽창해 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단순한 설정에서 가지를 쳐가며, 그 단순함을 정말로 얼마나 단순하고 명료하게 보여주며 재미를 이끌어낼 것인지가 관건일 텐데, 황당무계하고도 일견 엉성해 보이기도 하는 〈앨리어스〉를,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게 빠져들게 해주었던 에이브람스는 〈로스트〉의 창작과 연출을 맡기에는 아주 적격인 사람입니다. 

 

에이브람스가 기획하고 직접 연출을 담당했던 〈로스트〉 파일럿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TV 드라마 역사상 가장 비싼 제작비용은 젖혀두더라도, 첫 장면, 대나무 숲에서 눈을 떠서 주머니 속의 보드카 샘플병을 슬쩍 확인하고 하늘에 향해 뻗어 있는 대나무를 헤치고 달려가는 잭(1994년 드라마 〈파티 오브 파이브〉에서 장남 역할을 맡으며 책임감 강하고 선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잭 역할의 매튜 팍스는 〈로스트〉에서도 비슷한 페르소나를 재현합니다)의 움직임은 마치 무협활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으며, 불타는 항공기 잔해 틈에서 절규하는 승객들을 추스르며 인간적인 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상황에는 재난극의 재미는 “바로 이거야”를 외칠 수 있는 긴박감이 충분했습니다. 거기에 마치 공룡이라도 되는 양 거대한 야자수를 흔들며 들려오는 기이한 생명체의 포효 소리라는 상황의 반전을 드러내고, 여기에 따뜻한 남쪽 섬에 난데없이 등장한 북극곰의 황당함까지 가세합니다. 

 

무인도 표류기로만 나간다면 좀 칙칙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말끔하게 날려 버리는 과거와 현재, 현대 문명사회와 미개사회의 오버랩과 플래시백 등 너무도 멋진 연출도 시도되었습니다. 유례없이 1,2편으로 나뉘어서 제작되었던 〈로스트〉의 파일럿에는 극찬이 쏟아졌답니다. “이건 TV 드라마가 아니라 한 편의 영화다” 하는 단순한 진언에서부터, “이제 나는 〈로스트〉 폐인이야!” 하는 단호한 각오, “이야, 역시 떼거리 드라마는 그 수만으로도 압도적이야!”라는 다소 애매모호한 열광, 나아가서 “최, 최고다. 아직 안 본 사람에게 해줄 말은 이 한마디뿐, 부럽다, 인생의 낙이 나보다 많이 남았잖아!” 하는 인터넷 만화 성게군의 깜찍한 환호까지. 

 

미니 시리즈에서 풀 시즌으로, 풀 시즌에서 장기 계약으로, 인기 드라마의 당연한 수순을 밟으면서 2005년 현재 미국에서 두 번째 시즌이 방영되고 있는 〈로스트〉. ABC는 〈로스트〉의 화려한 데뷔를 중심으로 한 몇몇 드라마의 폭발로 2004년 한 해를 전년대비 시청률이 약 15퍼센트 이상 상승되는 가시적인 효과와 더불어 8년 만에 적자에서 헤어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빼먹을 수 없는 사실이 있는데요, 〈로스트〉에는 48명의 생존자 중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는 10여 명의 메인 캐릭터에 한국인 배우 김윤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김윤진은 경상도 사투리 한국말을 구사하는(“단추 채아라!”) 섹시 가이(?) 대니얼 대 김과 부부로 등장합니다. 시즌 초반 에피소드에서는 서구사회가 바라보는 다소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적인 캐릭터로 등장해서 한국 여자와 한국 남자에 대한 심한 편견을 자아낸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극 후반으로 가면서는 김윤진이 맡은 선이 영어를 말할 줄 아는 것이 밝혀지고, 드라마의 주요한 한 축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훗날의 변신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그리기 위해서 초반의 캐릭터 설정을 너무 경직되게 설정했다는 감을 지우기가 어렵지만,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섞이며, 또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들여다보고 확인해 가고 있는 두 캐릭터입니다. 두 사람은 두 번째 시즌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그 비중이 아주 커지면서 거의 러닝 타임의 반 이상에 등장할 만큼 어엿한 주연급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두고 어느 시청자는 “내 10여 년 이상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반 이상 리스닝이 완벽하게 된 드라마는 처음이었다!”라는 감동어린 시청소감을 내놓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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