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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년 05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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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90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9만자, 약 5.6만 단어, A4 약 11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53122192 |
4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언젠가 이런 꿈을 꾼 적 있다. 하나님 앞에 들려 올라갔던 것.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주님 앞에 호출되어 섰다. 어리둥절하고 덜덜 떨리는 내게 흰옷을 입은 예수께서 물으셨다.
"어떻게 살다 왔는지 네 입으로 직접 얘기해 보아라."
뭐라고 해야 하는건지 몰라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했다.
"예 저는 학교도 열심히 다녔고 공부도 곧잘 했으며 결혼해서 아이도 셋 낳았고..."
어쩌고 저쩌고 떠벌리는 사이 나는 갑자기 서 있는 모습 그대로 다시 땅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허우적거리며 다시 불러달라고 하자 나는 도로 주님 앞에 서게 되었다.
인자하게 웃으시며 예수께서 다시 물으셨다.
"그래 그거 말고 이제는 내가 네게 준 달란트를 가지고 이웃과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사용하며 살다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아라."
그리고는 잠에서 깨었다.
나는 내가 잘나 학교 다니고 아이 낳고 돈 벌며 산다고 무의식 중에라도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살다 왔느냐는 질문에 고작 내가 했던 대답이 그거였으니 ...
나는 최소한 그게 살면서 제일 내세울만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나보다.
그런데 그 꿈을 꾼 후 오래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모든 게 다 주님 주신 은혜와 달란트로 인해 내가 누린 것이었구나.
그리고 나는 그것을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닌 이웃과 나누고 사랑하는데에 쓰는 게 하나님 뜻하시는 삶인 모양이구나...
깨달음은 얻었으나 살면서 늘 그것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집안일을 하고, 그러느라 어떤 날은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보지 못하며 살아가는데 그게 이웃과 공존하며 나눔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은 죄다 나 자신을 위한 일들이었지 과연 그것이 이웃과 나누는 삶이며 내 달란트를 바르게 쓰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 자신만의 안위를 위한 일이 그러므로 즐겁지 않았고, 즐거웠다고 해도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모두가 목회자가 되어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며 그 가운데 소금과 빛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직장 생활을 하는 게 아니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할 능력도 안되고 게다가 누군가를 만난들 소금과 빛으로의 삶은 뭐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아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나는 내가 그토록 원치 않는 선데이 크리스찬일 뿐인가?
예배 드리러 가는 그 날만 회개하고 은혜받고 도로 삶의 자리에 돌아와서는 다시 그냥 나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일 뿐이란 말인가?
내가 하는 일에서의 최선을 다하는 것은 어려워도 할 수 있지만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빛과 소금의 삶이며 주님의 제자된 삶이며 이렇게 집에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하고 애 키우며 어느 세월에 기쁜 소식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일한단 말인가?
팀 켈러 목사님의 <일과 영성>을 읽어가는 동안 내가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상당한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우리의 일은 에덴동산에서부터 쫓겨난 인간들이 그와 동시에 받게 된 형벌이 아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일은 하나님의 완벽한 창조역사 안에 포함된 것이며 하나님도 일하셨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또한 굳이 인간이 쟁기질을 하고 씨앗을 뿌리지 않아도 하나님은 쉬 낟알과 과일을 주실 수 있지만 그러고 싶어 하지 않으신다는 루터의 말을 인용하면서 (p.86) 부모도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해 줄 수 있고 더 잘 할 수 있지만 자녀들이 그 일을 성숙하게 스스로 해 낼 수 있도록 돕는 쪽을 택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나님께서 하실 수 없어 일을 맡기신 것도, 우리의 죄로 인해 그 벌로 일하게 된 것도 아님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노동에 대해 그 중요성이나 신성함을 간과하는 것은 옛 그리스 철학자들의 철학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크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일의 중요성, 일의 본질, 크리스찬이 일에 관해 바르게 정립할만한 설명들이 나오면서 크리스천이라면 세상에서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에 대해 혁신적인 통찰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p.83)
목회자이자 작가인 필립 젠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나님이 세상에 오신다면 어떤 모습일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철학자 - 왕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정의롭고 고상한 정치가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히브리 땅에 임하신 하나님은 어떠셨는가? 목수로 오셨다." (p.61)
이렇게 일에 관하여 하나님이 불러서 과업을 맡기셨다는 사실 자체가 힘을 주므로 자아를 실현하고 권력을 얻을 속셈으로 직업을 선택하거나 일을 대해서는 안되고 도리어 일을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도구로 보아야 하며 그 목적에 따라 직장을 선택하고 업무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 가진 능력과 기회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과 이웃의 요구를 늘 의식하면서 최대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을까? 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p.83)
다시 꿈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들었고 깨달았으면서도 명확히 일이라는 것의 본질이나 범주에 대해서도 오해하고 있는 대목이 있었고 (일은 어떤 일도 하찮거나 특별하지 않다고 말로만 했을뿐 내가 하는 일을 귀하다고도 여기지 못했고 그 일을 통해 또한 섬길 수 있는 일로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 일마다 나도 모르게 어떤 구별을 하고 있었던 듯) 따라서 지금의 내가 하는 일은 일도 아닌 듯 여기며 죄책감만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팀 켈러 목사님은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고 일은 목적이 있는 소명으로 그 일을 탁월하게 할 능력을 가지고 잘 해 내는 것이야말로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이며 목회자나 성직자들의 일이 하나님 나라의 일이 아님에 대해 말해준다. 직장에서 일하며 또 따로 전도활동을 하거나 따로 섬김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그 일을 탁월하게 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하는 삶이 귀하다고 말한다. 일에 대해 이원론을 갖는 것을 배격하며.
그러나 어렵다. 우리가 아무리 그렇게 알고 그렇게 순종하여 자신의 일을 탁월하게 해 내더라도 열매가 없고 일이 힘들고 그 가운데 어떤 경우엔 일 자체에 빠져 어떤 다른 우상숭배가 되는 때도 생기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렇게 의미없이 성공의 쳇바쿠를 따라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복음의 관점으로 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들을 덧붙이고 있다.
<일과 영성>은 part 3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다. 일이란 하나님의 황홀한 설계임을 첫번째로 이야기 하고 두번째 장에서는 그러나 그 일이 아무리 해도 열매가 없고 또 탐욕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일이 인생의 전부가 되어 버리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세번째 장을 통해 일과 영성, 복음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일에 대한 이원론을 배격하여 이야기 해 준다. 이건 세상 일이고 저건 하나님의 일이라는 이분법을 배격하라는 이야기를 통해 내가 오해했던 것들을 깨달았다. 결국 구원의 확신을 가슴에 새기고 열정을 품고 일하라고 권고해 주는데 크리스천으로써 읽고 나면 뭔가 해결되고 살아가며 일하는 데에 있어 더 큰 기쁨과 하나님의 뜻을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은혜가 된다.
하지만 늘 이런 깨달음과 은혜도 잊지 않고 내 삶에 잘 적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알긴 알았으되 늘 그렇게 열정을 품고 일하는 것이 수월하고 자연스럽게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일과 삶이 고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위대한 소명임을 깨닫고 일하는 동안 어떻게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면 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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