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부모교육에 대한 발상의 전환
‘나는 부모인가, 학(虐)부모인가’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
한 해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업문제로 자살하는 대한민국. 전체 청소년 자살의 절반을 넘는 숫자가 공부 때문에 무너져가고 있다. 아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아이가 있는 가족은 더 이상 행복한 가족을 꿈꿀 수 없다. 조련하는 부모와 조련당하는 아이만이 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극단적인 현상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보도된다. 엄마를 무참히 살해한 우등생, 게임중독에 빠진 전교 3등 아이, 투신자살한 특목고 아이 등 우리 주위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채 위태로운 길을 걷고 있는 아이와 부모를 구할 방법은 없을까? 이런 현실을 극복할 출구는 과연 없는 것일까?
이렇듯 한계에 달한 한국 가정과 사회의 문제를 심도 있게 취재한 2014 신년특집 SBS 스페셜 [부모 VS 학부모]가 올해 초 방영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수많은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한국의 교육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주체가 ‘부모’라는 관점에서 자녀의 학습노동 감시자로 전락한 부모의 변화를 가져올 실마리를 제시하였다. 이는 많은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변화 의지에 시초를 일으키면서 ‘2014 학부모가 뽑은 교육브랜드 대상’에서 ‘2014 바른교육상’, 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1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제18회 ‘YWCA 좋은 TV 프로그램상’ 대상 등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초 SBS에서 [부모 vs 학부모]라는 3부작을 방영했다. 대치동 한복판에 6개월간 ‘기적의 카페’라는 걸 만들고 지속적인 부모-자녀 간 소통을 통해 망가진 가족을 회복시키는 얘기였다. 못 보신 분은 인터넷으로 꼭 보시라. 이 프로그램의 기획자가 ‘아름다운 배움’의 박재원 소장인데, 이분이 요새 인터넷에서 ‘기적의 카페’를 운영하며 강조하는 지론이 있다.” [오늘 행복한 아이가 내일 성공한다.] 한계레 칼럼(2014.5.15. 이범 교육평론가)
부모들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을 살리고 건강하게 살아갈 힘을 길러줄 수는 없을까에 초점을 맞추어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했다는 점에서도 독특하지만 단지 현상을 진단하고 화두를 던지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인 사회 구조 및 현상에 대해 진단하고 실제 프로그램 및 솔루션을 만들고 직접 실행을 해 검증된 대안을 던짐으로써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이슈를 전달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부모이고 싶지만 학(虐: 사나운, 가혹한)부모가 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에게 흔들리지 않을 부모로서의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비정한 현실 속에서 죽어가는 아이들과 부모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진다
부모가 모르는 사이 시들어가는 아이들, 그리고 오로지 아이를 위해 삶을 희생하는 부모들을 위한 길을 찾기 위해 우선 오랜 시간에 걸쳐 실제 당사자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부모와 아이 모두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주고받고 있었다.
상위 1%였던 고3 모범생이 전국 일등을 요구하며 상습적으로 심한 폭력을 가해오던 어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열아홉 살 나이에 존속살인이라는 멍에를 쓰고 명문대 대신 교도소로 행한 그에게 부모란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공부란 대체 무엇일까? 제작진은 어렵게 그를 만나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아이들의 마음속 외침을 들었다.
또 지방의 유명 자율형 사립고에서 전교 1등을 하던 한 고교생이 ‘머리가 심장을 갉아 먹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어.’라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과학고에서, 일반계 고교에서, 영재 과학고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들이 끊임없이 투신해 생을 마감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들은 부모와 큰 갈등도 없었으며 우울증이나 자살을 암시하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았기에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의문을 풀기 위해 직접 탐방을 했고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부모력이라는 신화가 존재하고 있고, 절대 다수의 부모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그 신화가 과연 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 경제력과 정보력을 두루 갖춘 강남 엄마의 하루를 동행 취재하였다. 부모가 공을 많이 들일수록, 경제력과 정보력을 온통 자녀에게 집중시킬수록, 아이는 스스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남의 가려진 진실이 속속들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부모의 욕망을 자식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공든 탑은 무너지기 시작하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사교육 일번지, 대치동에서 시도한 부모교육 프로젝트
학부모에서 부모로 거듭나기 위한 부모의 자격
30조에 달하는 거대한 사교육 시장의 최신 경향과 정보가 만들어지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이곳의 카페들은 초중고 학생을 자녀로 둔 많은 어머니들이 모이는 곳이며 다양한 교육관련 정보들이 흘러 다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어머니들이 얻는 정보들은 실제로 도움이 되기보다는 들을수록 불안을 자극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대치동 카페를 부모들의 불안을 없애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보기 위해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 ‘기적의 카페’를 열고 부모자녀 관계회복과 탈 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의 공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가족들의 변화를 시도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한 6개월간의 프로그램은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고, 각 가정 내에서 실행해볼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였다. 바로 ‘기적의 부모력’이다.
첫째, 조감력 : 새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둘째, 조절력: 감정을 공유하고 조절하라
셋째, 상상력 : 부모가 상상한 만큼 아이는 달라진다
넷째, 실행력 : 실천하는 만큼만 부모다
‘기적의 카페’와 ‘기적의 부모력’에 소개된 에피소드와 솔루션은 자녀 성적과 교육 문제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 좋은 본보기이자 정보가 될 것이다. 부모의 경제력이나 정보력이 그 힘을 잃어버린 현실에서 유일하게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은 가족력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PISA(국가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최상위를 지키고 있지만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내적 동기’, ‘학교 만족도’에서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한 경쟁이 아이들의 자존감과 내적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함으로써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제시하였다.
실제로 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과 석차를 없앤 새로운 성적표를 도입하는 시도를 해보았다. 그것을 통해 한 학기 동안 아이들과 학부모의 변화를 관찰하고, 학생 학교 학부모가 함께 교육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하였다. 이 역시 학교와 학부모가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솔루션으로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불러오는 기적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