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생활관」의 특징과 내용

▶ 남북한을 아우른 통합 현대 생활사를 최초로 재현 : 이제까지 남북한 현대사를 한 권에 담은 책은 없었다. 남한으로 국한된 현대사 서술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여, 식민지 시기와 해방, 분단을 거쳐 50여 년 동안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이어 온 우리 민족의 삶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다채롭게 조명했다.

▶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의 변신은 무죄? :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가 변신했다. 11권까지의 편집 체제나 내용 구성을 과감히 바꾼 것. 한 권에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사, 그것도 격동의 남북한 현대사를 같이 담아내기 위해서 고심 끝에 나온 시도였다. 전시실 형태를 바꾸고 포토몽타쥬 등 다양한 시각 기법을 활용했으며, 글이 술술 읽히는 편집도 돋보인다.

▶ 풍부한 시각 자료 - 100여 점의 그림과 400여 컷의 사진 : 크고 작은 그림과 국가기관 소장 자료, 사진작가가 각종 특수 자료실 등에서 어렵게 수집한 생생한 사진자료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미국 Time지에도 소개될 만큼 저명한 재미 화가 이담의 왁스 페인팅도 선을 보인다.

▶ 규율로 특징지어진 현대 생활 : 언제부터 우리처럼 사는 동시대, 즉 현대 생활이 시작되었을까? 현대 생활의 시작은 엄격한 규율로 일관된 1930년대 학교생활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규율부 선배한테 기합 받고 수업 시간에 자기 번호가 불릴까 봐 벌벌 떠는 식민지 시기 학교생활을 잠시 들여다보면 80여 년 전이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 꼼꼼한 고증으로 복원한 1930년대 혼마치 : 모던걸이 활보하던 혼마치, 그 거리에 있던 온갖 종류의 상점과 간판,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까지 당시 사진과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했다. 당시 사진관의 전화번호까지 찾아냈다.

▶ 사진으로 보는 해방과 분단의 역사 , 남북 관계의 역사: 해방의 감격을 맞이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펼치면 장장 4페이지에 걸쳐 남북한이 분단으로 이르게 되는 과정과 한국전쟁을 거쳐 분단이 고착화되는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전개된다. 특히 북한쪽 상황을 알리는 진귀한 사진자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책의 맨 뒤에서는 분단 일지와 짝을 이루어 남북관계의 역사가 펼쳐진다.

▶ 도깨비 시장과 판잣집 - 사진이야 그림이야? : 1950년대 원조물자가 유통되던 도깨비시장과 얼기설기 엮은 판잣집을, 사진과 그림을 결합한 전혀 새로운 방식(‘포토몽타쥬’)으로 재현해냈다. 사진처럼 정확하고 그림처럼 멋진 새로운 형식이 남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1970년대 서울역 앞 : 무작정 상경한 사람들이 처음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서울역의 풍경은 어땠을까? 시원한 냉차 한 잔으로 목을 축이며 낯선 도시에 대한 두려움을 쫓는 사람들, 그 속에서 훗날의 창수와 영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 공순이, 식순이, 차순이로 불린 누이들, 전태일 같은 오빠들, 칼갈이와 뻥튀기를 하던 부모님들의 초상이 눈앞에 자꾸만 어른거린다.
▶ 가깝지만 제대로 알기 힘든 시절- 1980년대 삶을 찾아서 : 불과 20여 년 전이지만 1980년대 생활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들을 찾기가 의외로 어렵다. 3도어 냉장고를 비롯한 백색가전과 가죽소파, 피아노, 벽에 걸린 그림 액자와 갖가지 장식품, 장식장 등등을 통해 1980년대 중산층 아파트 내부를 정확하게 재현해 냈다. 그밖에 사람들의 기억에는 있지만 제대로 알기는 힘든 이태원 거리, 입시 풍속, 시위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 가요와 영화로 보는 대중문화 : 한국 현대사를 비추는 거울에는 대중문화도 있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가요와 영화의 특성 때문에 가요와 영화를 들여다보면 한국 대중의 정서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다가온다.

▶ 우리가 사는 ‘지금’도 역사다 - 우리 시대 따라잡기 : 현대사를 읽는 묘미는 바로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것.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거울처럼 책 속에서 펼쳐진다. 곧이어 지표를 통해 세계화시대의 우리의 모습을 정확하게 조명한다.

▶ 장대한 스케일의 북한식 집단체조와 집단주의 생활 : 수만 명이 참가하는 집단체조는 북한의 집단주의 문화와 생활을 잘 보여준다.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집단체조를 매개로 하여, 분단 이후 자력갱생의 기치 아래 살아온 북한의 사회죽의적 삶을 간결하게 소개한다.

▶ 우리 식 사회주의의 쇼윈도, 평양 : 개선문, 주체탑, 인민대학습당, 인민문화궁전, 능라도 경기장, 고려호텔… …. 아직은 북한 주민이 사회주의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시절, 철저한 계획도시로 건설된 평양의 기념비적 건물들이 포토몽타쥬 기법으로 펼쳐진다.

▶ 평양 산원에서 공동묘지까지-북한 사람의 일생 :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 사는 북한 주민의 평범한 일생을 따라가 봤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듯 하면서도 전통적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북한 사람의 삶에서 형제의 얼굴을 발견한다. 북한 맞벌이 부부의 하루가 삽화로 곁들여진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변신 중 : 개혁개방시대의 북한이 변화하는 모습을 화면반주음악실에서, 거리의 패션에서, 시장에서, 채팅하는 학생의 모습에서, 국제상품전람회에서 담아 보았다.

▶ 어서 오시라, 북한으로-북한 관광 안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북한을 미리 다녀 보았다.평양, 개성, 남포. 묘향산, 백두산 등지의 역사 유적과 먹을거리, 볼거리를 책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남북한생활관」의 구성

현대생활의서곡
현대생활은 규율로부터
식민지 시기 학교는 현대적 규율과 황국신민화의 규율이 환상적으로 결합하여 학생들을 들볶아대던 곳이었다.한편 학교에서 해방된 학생들은 일탈의 거리를 누비고 다닌다. 규율과 일탈이 동전의 양면처럼 작동하던 1930년대 식민지 학교생활에서 21세기까지 이어진 현대생활이 시작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남한실
롤러코스터를 타듯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의 모습을 흡사 롤러코스터를 탄듯 수직상승과 추락을 거듭했다고 한다면 적절한 비유일까? 지난 50여년간의 한국 사회에서의 삶을 원조, 개발, 갈등, 세계화라는 키워드에다 녹여내어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총 4장에 걸쳐 대외 종속과 군사 독재 등 많은 문제를 겪으면서도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룩해 낸 한국 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이 펼쳐진다. 미군 클럽 주변처럼 우울한 풍경에서 포항제철 노동자들의 힘찬 행진처럼 활기찬 장면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그 나라의 저력을 확인하고 그 나라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북한실
형제의 얼굴을 찾아서
북한 사람들은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60?0년대에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나름대로의 사회주의 체제를 마련한다. 이 과정을 지휘했던 김일성은 죽고 없지만 북한의 ‘영원한 수령’으로 남아 유훈 통치를 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북한 사회는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조심스럽게 맞이하고 있다. 북한실은 현실적 제약 때문에 남한실 만큼의 분량을 확보하지 못했고 남한실보다는 조금 거리감을 갖고 다가온다. 그러나 북한을 살아있는 사람들의 사회로 포착하고 그 생활 문화의 흐름을 보여준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형제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