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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 쓴 일기 - 문학과지성 시인선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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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07월 23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2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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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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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202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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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 현재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2009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에 시 <돼지표 본드> 외 3편으로 등단했고,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평론 <모글리 신드롬-가능성이라 불리는 아이들>로 문단에 데뷔했다. 석사 논문으로는 <조정권 시의 문채 특징 연구>가 있으며, 시집 《몰아 쓴 일기》, 《잘 모르는 사이》, ...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 현재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2009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에 시 <돼지표 본드> 외 3편으로 등단했고,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평론 <모글리 신드롬-가능성이라 불리는 아이들>로 문단에 데뷔했다. 석사 논문으로는 <조정권 시의 문채 특징 연구>가 있으며, 시집 《몰아 쓴 일기》, 《잘 모르는 사이》, 산문집 《소울 반띵》 , 연구서 《구자운 시 전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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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비탄인 듯 광증인 듯,
뜨겁고도 선연한 고통의 곡예


‘앙팡 테리블’ 박성준의 첫 시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새로운 시인들을 발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문학과지성사는 2012년 첫번째 신인 시집으로 박성준의 『몰아 쓴 일기』를 택했다. 2009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박성준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전국의 백일장을 휩쓸 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시인이다. 실험시도 서정시도 아닌 제3의 시를 위해 젊은 시인들에게 거는 문단 안팎의 기대가 크지만, 이번 시집에서 박성준은 어떤 경향을 제시하려 노력하기보다 시와 삶에 대한 치열한 태도를 정직하게 담아냈다. ‘결기’에 가까운 진중한 고민이 스며 있는 시편들은 시집으로 묶이며 더 묵직한 존재감을 갖게 되었다. 박성준의 시가 무게감과 함께 “논리적 곡예”를 연상시키는 문장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시를 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기 때문이다. 변사와 독백, ‘나’와 ‘누이’…… 그 ‘사이’에서, 시가 품은 정서는 더욱 촘촘하고 복잡해진다.

시인은 언제 비로소 시인인가. 스스로가 자신의 언어를 완벽하게 관장할 수 있다고 믿는 자의 경우, 제아무리 아름다운 수사를 설파하며 시인을 참칭한다고 할지라도 진정한 의미의 시인이라 할 수 없다. 반대로 자신이 놀리는 혀를 제어할 수 없는 상태로 방기해버리는 무책임하게 자유로운 이를 가리켜 시인이라 부르는 것도 꺼려진다. 다소 모호한 표현이지만, 시인의 상태는 차라리 그 ‘사이’라 할 수 없을까. [……] 시인은 시인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 찰나의 순간에만, 그 시간의 편각 속에서만 가까스로 시인으로 탄생한다. _강동호(문학평론가)


비문(非文)은 어떻게 비문(碑文)이 되는가― 변사와 독백 사이에서
입말[口語]로 쓰인 시를 눈여겨보자. 말들은 숨고를 틈을 주지 않고 마치 변사가 극중 상황을 묘사하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키며 수다스레 이어진다. 입말은 보통 청자를 가정한 상황일 때 사용되지만 박성준 시 속 청자는 (간혹 ‘너’나 ‘누이’를 부르고 있을 때에도)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다. 시인은 불특정 다수, ‘독자’라는 존재를 위한 변사로서 말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귀신이 왔다 간 자리에 담이 섭니다.
담담해진 마음으로 쓰러진 누이를 내려다보면서
미안해서 같이 쓰러집니다. 쓰러져봅니다.
길고 긴 꽃잠 들러 갑니다.
누이는 겨우 숨이 돌고 있고, 아 대신 내가 귀신 들고 싶어라.
담은 담이 아닙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농담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담」 부분

그런데 박성준의 시는 입말이어도 어쩐지 난해한 느낌을 준다. “거울에 붙은 타원 속으로 경직을 들이미는 용기”(「내 아름다운 지박령들; 무인 사진관」)나 “비록, 그의 말은 비문이었다”(「소름」)처럼 의도적으로 혼란을 꾀하거나 아예 비문을 사용한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청자(독자)를 설정하되, 그들에게 이해를 부탁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고백적 텍스트”라 불친절한 변사의 말은 편안히 시를 읽으려 했던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안긴다. 박성준의 시에서 비문의 사용은 “곧 의미의 비문(碑文)을 새기는 과정”이어서, “의미를 죽이고 의미 이전의 언어적 전생을 소환시키면서, 낯선 형태로 말의 내세를 도모”하고 있다. 박성준이 ‘젊은 시인’으로서 무언가를 제시하고 있다면, 이러한 지점에서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시인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누이’라는 인력과 ‘나’라는 척력 사이에서
박성준은 서시 「아껴 쓴 일기」부터 「회복기의 노래」까지 자신의 시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의도적으로 내비친다.

나는 왜
열 살부터 너라는 이름의 평전을 쓰기 시작했니?

동무야, 화단 밖에는 너보다 일찍 다녀간 통증이 있단다
부르자마자 입술과 헤어지는 말이 있단다
꽃을 감싸고 있단다

저 꽃은 꽃이 아니려고 애쓰는 동안에만 꽃인데
나무야. 온갖, 젊지도 않은 모양으로 구름을 쑤시는 필체가 있단다.

어머니보다 긴 이름의 여자가 있단다.
대책 없이 모르는 날씨
누이야. 숨을 쉬기 시작했니?
─「아껴 쓴 일기」 전문

이제는 괴롭지 않다
나는 여전히 더러운 것을 아름답다 치장할 용기가 없으나
다시 타오르는 대지의 울렁거림과 태양의 비스듬한 고해, 산중의 바위들이 불어대는 입김들을 예감할 수 있으니
조용한 그날의 봄과 나는 오래 싸우고 있는 중이다

세상 어디에도 죽어서 집을 짓는 자유는 없고
어디로 갈 것인가, 물음을 청하는 백골은 없다
─「회복기의 노래」 부분

첫 시와 마지막 시, 그 사이의 시들은 “혀의 뿌리”(「무슨 낯으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일 것이다. 시를 들여다보면 가족사적 내력, 특히 신병을 앓고 있는 누이가 박성준이 시를 쓰기 시작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발견할 수 있다.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박성준은 누이처럼 신들린 듯 말을 던지고 누이를 살아본다. ‘누이’가 상징하는 무수한 비탄과 광증의 시들을 거쳐, “나는 오래오래 나를 구애하고 싶었”(「익명의 구애」)다는 구절에 이르러 마침내 박성준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담담히 “이제는 괴롭지 않”지만 “오래 싸우고 있는 중”이라 말하고 고통스러운 긴장을 껴안으며 시집을 닫는다. “누이에 대한 화자의 복잡한 심경이 시인의 탄생기를 구축하는 데 최초의 인력으로 작용했다면, ‘나’를 향한 가망 없는 구애의 몸짓은 그 인력과의 고통스러운 긴장을 가까스로 유지시키는 척력으로 작용하여 ‘나’를 시인으로서 세상에 내놓게”한 것이다.
시인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고통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 『몰아 쓴 일기』는 그 물음에 대한 박성준의 치열한 대답이다. 시의 진폭을 더 크게 만드는 인력과 척력, 그 아슬아슬한 사이에서, 우리는 “시인의 탄생”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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