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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배려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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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배려의 인문학

중년 은행원의 철학, 문학, 글쓰기 창구

강민혁 | 북드라망 | 2014년 07월 2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336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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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12g | 145*210*20mm
ISBN13 9788997969357
ISBN10 8997969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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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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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강민혁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은행에서 팀장으로 일한다. 오랫동안 회사일과 술·담배에 절어 지냈다. 그러다 홀로 찾아간 연구공동체 (옛)수유 + 너머에서 철학을 만난 뒤 삶이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술과 담배에 빠져 있을 그 시간에 이제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동안 친구들과 니체, 푸코, 루쉰 등을 읽었고, 요즘은 남산에 자리 잡은 감이당(http://gamidang.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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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자기배려의 인문학 저자 인터뷰
― 인문학을 만난 날, 바로 끊게 된 술 담배,
그리고 ‘철학의 대중화’보다는 ‘대중의 철학화’에 대한 이야기

1. 은행에서 일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은행업무와 철학은 잘 연결이 안 될 만큼 거리가 먼데요, 어떻게 철학 공부를 하고 책까지 쓰시게 되었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 철학공부를 하게 된 지는 6~7년 정도 됐어요. 한 7년 됐죠? 7년 전에 사실 제가 회사에서 꽤 큰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어요. 한 4년짜리 굉장히 긴 프로젝트였고, 나름대로 저도 열심히 해 보려고 했던 프로젝트였죠. 부서에서 한 4~5명이 또 해당 프로젝트를 하는 데로 파견을 나갔고, 그 프로젝트가 11시, 12시까지 진행이 되니까 은행에서 제공하는 합숙소로 나와 가지고 일을 할 정도로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잘 마무리는 됐지만 그 과정에서 굉장히 힘들었었죠. 또 그때 당시에는 제가 술을 그렇게 많이 했어요. 술, 뭐 보통 직장인들이 많이 한다고 하지만, 저는 진짜 많이 해서, 저희 집사람도 굉장히 싫어했고, 또 담배도 제가 하루에 세 갑씩 피웠어요. 술 담배, 하면 제가 회사에서도 알아줄(?) 정도로 굉장히 골초에다가 술도 많이 마셔서 집사람이 아주 싫어했죠. 그렇다 보니까 가정생활을 내팽개쳤다기보다는 소홀했던 것 같기도 했고. 그러고 보면 집이나 가정이나 회사나 그리고 또 내 건강도 좀 문제였을 때였어요.
그런데도 저는 그런 걸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죠. 그냥 그게 당연한 듯이 하고 살았는데. 한 7년 전 어느 날인데, 토요일날 아침에 일어나질 못했어요. 술도 많이 마시고, 프로젝트를 할 때는 한 11시에 보통 끝나고 아침 7시 반이면 출근하고 회의하고……, 그 생활을 한 3~4년을 계속했으니까. 그리고 틈나면 술 마시고. 그랬던 시절이라 몸이 남아나질 않았죠. 저만 그렇지는 않았을 거예요. 회사 다니시는 분들이 대개 그렇게들 삽니다. 그런데 아침에 못 일어나서 집사람이 병원을 데려갔는데, 대개 의사 선생님들이 그렇잖아요. 이렇게 살면 죽는다, 그런 얘기들을 하죠. 저도 평소 그런 얘기들을 듣고 살았는데, 전에는 안 들렸어요, 그런 얘기가. 그런데 그날 정말 제가 몸이 아파서 그랬는지, 상황이 그렇게 돼서 그랬는지 몰라도 의사 선생님이 진지하게 얘기하신 “선생님, 술 담배를 그렇게 하시면 정말 죽습니다”라는 이야기가, 그게 제 귀에 들어왔어요.
지금 과거를 회고하니까 더 미화되어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 얘기가 아주 진지하게 들렸어요. 보통 그럴 때 대개 직장인들은 종교를 찾는다거나 아니면 운동을 좀해서 건강을 키운다거나 아니면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자기 업무 분야와 관련된 혹은 어학과 관련된 자기계발을 한다거나 뭐 이렇게들 가잖아요. 저도 당연히 똑같은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때 제가 정말 변하려고 그랬는지는 몰라도 ‘수유+너머’라는 데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신문에서도 많이 봤었고, 평소에는 공부하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데여서. 그런데 그때 갑자기 거기 가고 싶어가지고 인터넷 조회를 했죠. 보자마자 제일 눈에 띄는 녀석으로 등록을 했는데, 그게 뭐 알지도 못하는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라는 강좌였어요. 등록을 하고 그때까지도 술을 또 마시고(;;) 그날 화요일인가 수요일 저녁엔가 갔어요. 눈이 펄펄 오는 날인데, 제가 서른아홉 살이(었으)니까 이제 거의 중년에 다 들어선 때였는데, 강의실에 딱 들어갔더니, 아, 너무 아름다운 거야, 정말! 제가 이런 표현을 잘 안 쓰거든요. 젊을 때만 해도 정말 뭐 지성이나 책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약간 냉소적이었고, 소녀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 왔던 사람이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다지 마음이 안 갔던 사람이에요. 단지 책을 읽는다는 건 중요하고 좋은 일이라고 알고 있었지 그걸 내가 푹 빠져가지고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죠. 근데 거기 가서 봤더니 형광등 밑에서 사람들이 한 30명 정도 앉아서 강의를 듣는데 거기서 왔다갔다 하는 언어가 우리 회사에서 쓰던 언어하고 완전히 다른 거야. 그리고 그런 세계가 정말 있구나 하는 실체감이랄까, 어떤 실재감이 딱 느껴지니까 가고 싶다는 느낌, 매혹적인 느낌이 들더라구요.
제가 그날 술 담배를 끊었어요. 그날 술 담배를 끊고 지금 6년 반, 7년 가까이 되는데 술 담배를 안 해요.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죠. 제가 직접 찾아가고, 강의를 듣는 그 순간에 술 담배를 끊었으니까. 나는 다른 걸 다 떠나도 술 담배를 끊은 것만으로도 공부하길 잘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하여튼 그날 저는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죠. 그런데 또 평일 날엔 더 못 가요. 그땐 어쨌든 프로젝트 기간이어서 회사일에 투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토요일날 오전까지도 근무했어요. 그래서 토요일 오후에는 대중지성이라는 강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토요일날 수업을 받고, 일요일날은 아침에 니체 세미나를 하고 점심 땐 불교 세미나를 하고 저녁에는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세미나를 하고……, 이런 식으로 토요일?일요일을 책을 읽고 생각하는 데, 사람들 만나서 책을 읽고 세미나 하는 데 투신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 생활을 한 2년 정도 했어요. 평일엔 엄청 야근을 하고 토요일 일요일은 세미나를 하고 그러면서. 그러고 나니까 자기계발이라는, (어학이나 건강을 챙기는) 그런 데 처음부터 안 가게 됐어요. 철학을 공부하면서 자기계발이란 것 자체가, 결코 자기를 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자기계발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가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저는 철학을 지금 만나서 공부하게 된 게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을 보면 맥락하고 아주 딱 맞지는 않는데, 세네카하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분석을 하면서 로마 공무원에 대해서 분석을 해요. 로마 공무원들은 어쩌면 현대에서 직장인들, 정규직이라든지 진짜 공무원들 하고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훌륭한 공무원이 어떤 사람이냐, 자기 여가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여가의 시간을 확보할 때 문예에 자기가 그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어야만 자기 직분에 맞는 일을 한다. 그래야 자신이 갖고 있는 그 알량한 권력을 자기 직분을 넘어서서 왕의 권력인 양 행사하지 않게 된다, 이런 식의 문구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아주 바쁘고 일이 많다 하더라도 그 시간을 어떻게 확보해서 어떻게 자기 정신의 자기배려나 아니면 자기 정신의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지, 특히 철학이나 글쓰기에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거에 따라서 직장인들도 자기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전 어떤 의미에서 더 진정한 자기계발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되네요.

2. 책 제목이 『자기배려의 인문학』입니다. 언뜻 ‘자기배려’라고 하면 말 그대로 자기를 배려하는 것, 그러니까, 좀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이 ‘자기배려’와 ‘인문학’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자기배려’라는 말이 어떤 의미에서 보면 아주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낯선 단어이기도 한데, 자기라는 뜻하고 배려라는 단어를 모아서, 써보질 않았을 테니까요. 자기배려라는 말은 풀어서 말하면 ‘자기 자신을 돌보기’ 그런 말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뜻 보면 힐링이라든지 자기계발이라든지 이런 말의 다른 버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주변을 보면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얘기를 하죠.
그런데 제가 얘기하고 있는 이 ‘자기배려’는 미셸 푸코라는 철학자가 그리스-로마철학에서 발굴해낸 그런 개념인데, 미셸 푸코가 우리에게 일러주는 자기배려는 아까 같은 통념과는 전혀 다릅니다. 자기 자신을 변형하기, 보통 주체의 변형이라고 얘기하는 그런 형태고,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편안하게 만들고 훌륭하게 만들고 이런 의미라기보다도 오히려 자기 해체, 자기 현재의 통념을 해체하고 자기 통념을 넘어선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자기배려는. 또 어떻게까지 표현하냐면 푸코가, “단 한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자기가 되는 실천”이라고 그래서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독립적으로 그리고 또 기존의 통념에 물들지 않고 어떤 새로운 자기를 만들어 내는 실천, 그런 것들을 자기배려라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그 안은 굉장히 전투적이에요. 일반적으로 힐링의 이미지를 보면 산속에 가서 맑은 공기를 맡으면서, 속세에서 벗어난 생활을 하는 것을 연상하기 마련인데, 자기배려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생활과 일상 속에 뛰어 들어가서 현재 우리가 물들어 있는 통념이나 강요된 규범 같은 것들을 거부하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작게는 (저는 그게 작은 거라고 보지 않지만) 자기 자신의 습관을 고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자기가 살고 있는 생활과 사회의 모습도 바꾸는 것까지도 자기배려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푸코가 이 개념을 발견할 때는 사실 뭐라고 표현을 하냐면 플라톤이나 에피쿠로스나 세네카 키케로뿐만 아니고 지금 현재 고전 19세기에 나타난 칸트나 헤겔, 그 다음 20세기 하이데거, 니체 서양 기독교철학 이외의 다른 어떤 철학의 전통이 다 자기배려의 어떤 개념이 드러나는 것이다, 라고 얘기할 정도로 철학사 전반을 다 뒤집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자기배려를 꼭 철학사적이나 지성사적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내 자신의 습관을, 제가 아까도 술 담배를 끊었다고 했는데 저는 육식도 끊었어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끊었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제가 무엇을 끊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이 자기 현재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바꿔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저는. 예를 들면, 술 담배를 할 때의 그 음식이나 어떤 향기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그 감각이 아주 달라졌어요. 채소 같은 것들이 육고기에 물들어 버린 혀, 그건 일반 채소의 맛을 다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지금 보니까. 그런데 지금 채소를 먹어보면 굉장히 맛있는 채소들이 많거든요. 채소 이름들도 재밌는 채소 이름들이 많고.
그다음에 저의 정치의식이나 혹은 사회의식도 평범하다기보다도 보수적이었어요. 실제로 저희 집안도 보수적인 집안이었고. 사회를 변혁한다거나 아니면 공적인 발언을 한다는 거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었는데 그렇지 않게 됐어요. 감이당의 대중지성 프로그램에서는 3개월에 한 번씩 에세이를 제출하고 발표를 합니다. 많게는 4~50명 적게는 2~30명 앞에서 발표하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친구들이 그 글에 대해서 지적을 해요. 진지하게,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글은 자기 자신이 다 드러나거든요. 그러면 기존의 나의 모습이 다 드러납니다. 그러면 드러난 글, 드러난 나를 친구들이 다 읽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드러난 나를 읽고 있는 친구들이 나의 모든 것을 지적하고 있는 거거든요. 물론 그 글은 이제 나를 떠난 나겠지만, 그 나를 또 내가 보고 있단 말이죠. 그 에세이 장에서 친구들과 지적을 하고 그 지적당하고 있는 나를 바라볼 때 정말 변하게 돼요. 그 과정 자체가. 글을 잘 쓰고 안 쓰고를 떠나서 쓰여진 글을 보면서 나를 바라보는 그런 느낌은 무한한 감동을 주고 또 그 감동을 넘어서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어떤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그 대중지성 프로그램 중에서 에세이 발표장을 제일 하이라이트로… 굉장히 아름다운, 제 인생에서도 굉장히 여러 아름다운 장면이 있지만 그 장면이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게 자기배려라 보고 그런 글쓰기를 하다 보니 어떤 네트워크 속에서 자기의 글을 발표하고 읽고 서로 그 안에서 지적을 하는 거 자체가 공적 발언이라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공적 발언이란 게 특별한 게 아니고, 내가 무슨 언론에다가 정치적 의식을 발표하거나 혹은 사회에 나가서 대단한 사회운동을 한다거나…… 그것도 물론 공적 발언이고 공적 운동이지만, 저는 내가 글을 쓰고 친구들과 그 언어를 가지고 서로 토론을 하고 있는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그 친구들의 삶에 개입을 하고 그 삶의 모습을 바꾸게 하는 게 하나의 공적 개입이고 공적 발언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은 그게 사적인 자기배려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자기배려 행위의 출발이 아닐까 해요.
그리고 푸코의 자기배려가 그리스로마에만 있는 거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루쉰이나 소세키, 연암 같은 동아시아 사상가들이라고 할 수 있는 근대 동아시아 사상가들을 읽으면서 저는 자기배려적 요소, 아까 저항적인 요소하고 다르지 않은 그런 요소를 많이 발견했어요. 아마 동아시아에 서양 문물, 특히 기독교 문명이 들어오면서 그것에 대한 타자로서 동아시아의 어떤 고유성이 드러난 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전에 너무나 근본적이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던 것이 외부에 기독교 문명이 들어오면서 동아시아에 잠재되어 있던 자기배려의 요소가 확 드러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루쉰의 쩡짜(??), 저항정신이라든지 연암의 사이의 길, 소세키의 자기본위와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니체나 카프카나 이런 사람들이 자기배려라는 용어를 안 썼다 하더라도 자기배려가 담고 있는 정신 그리고 실천 이런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사상가들(제가 책의 서문에는 사유의 공동체라고 표현을 해놨는데), 저는 지나고 보니까 다 그런 사람들한테 철학을 공부하고 그런 사람들한테 철학의 기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아까 얘기했던 어떤 자기배려적 요소, 자기배려의 정신과 실천, 이런 것들로 되어져 있는 게 철학이고 그게 저는 인문학 정신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 자신을 바꾸지 않은 공부나 인문학이 인문학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또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사회의 어떤 부당한 모습이라든지 사회의 바뀌어야 될 여러 가지 요소들을 바꾸고자 하지 않는 인문학이라면 인문학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렇다면 저는 자기배려는 사실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곧 자기배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책 제목을 ‘자기배려의 인문학’이라고 했습니다.

3. 독자들에게 『자기배려의 인문학』이 어떻게 읽혔으면 하시나요?
사실 제 글이나 이 책도 어떤 경지에 있는 철학자가 썼거나 그 학문을 전공했거나 전문했던 사람이 쓴 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철학적 논쟁이라든지 철학의 깊이 부분에서 부족하다고도 느낄 수 있고 또 오독이 많다고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그 부분은 제가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이 책이 대중지성이나 대중이 공부해서 대중이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건지, 그것이 잘못됐든 잘됐든, 그게 어떤 건지를 보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저는 감히 이야기할 수 있어요. 내용이 훌륭하고 안 훌륭하고는 제가 평가받으면 되겠지만 책 자체가 나오는 그 과정은 근본적으로 대중이 대중들끼리 같이 공부하고 대중들끼리 가르쳐서 나온 글이거든요. 『주체의 해석학』이라는 책은 500페이지에 가까운, 뭐 강의록이긴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내용이 전체를 완독하긴 쉽지 않은 책이거든요. 푸코의 글 자체가 어려운 글이기도 하고 그나마 주체의 해석학은 어려운 책은 아니라고들 하지만 대중들이 읽기에는 쉽지 않아요. 근데 그거를 우리가 친구들하고 거의 완독을 했어요. 제가 읽어주고 친구들이 듣고. 내가 한 번 읽었었기 때문에 내가 읽어주는 형태로 500페이지를 거의 다 읽었어요. 그분들은 중년 남성 아저씨들인데 평소에는 일반교양서 정도를 읽을 수 있는 분들, 읽었던 분들, 철학 원전이라고는 실제로 번역서로도 읽기가 쉽지 않고 또 접했다 하더라도 완독했던 경험이 별로 없었던 분들이에요. 근데 그런 분들이 그걸 같이 읽으니까 전체를 완독하게 되고 거기에 있는 아주 핵심적인 요소들을, 읊을 순 없어도 핵심적인 내용들은 다 이해하고 있어요. 또 토요일?일요일을 그 책을 다 읽어보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는 분들도 나타나고 심지어는 회사의 점심시간에 평소에는 그냥 멍하니 앉아 있던 시간에 그 책을 뒤적이면서 그걸 읽는 거죠. 저는 『자기배려의 인문학』이란 제 책을 읽을 때 그런 걸 상상해서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그래서 만들어진 책이다, 그리고 그 책에 있는 내용들이 어떻게 이야기되고,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셨으면 합니다).
책을 쉽게 써야 된다, 대부분 철학의 대중화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좀 쉽게 써야 된다는 말을 쉽게 얘기하는데 저는 거기에 반대합니다. 반대라기보다도, 쉽게 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철학의 대중화는 쉽게 쓰는 거라기보다 대중을 먼저 철학화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까 얘기한 서로 배우고 서로 가르치면서 서로 그런 철학 원전을 읽게 만들고, 그리고 사색하게 하고 그 위대했던 철학자들이 얘기했던 요소들을 정말 깊이 있게 진지하게 한번 내 삶과 접목해서 생각하게끔 만들고 그 개념들이 어려움을 뚫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알게 하는 그런 노력, 그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대중의 철학화라고 보고, 아까 얘기한 에세이 발표장처럼 자기가 공부한 걸 글쓰기를 통해서 서로 교류하고 거기서 서로 지적을 하고 그 개념들이 거기서 좀더 단단해지고, 그리고 그 개념들을 점점 자기 주체에서 실체화시키고 실천화시키는 네트워크 속에서 공부가 교류가 되는, 그걸 저는 철학의 대중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글을 쉽게 쓰고 안 쓰고의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고 대중들이 철학적으로 생각을 하고 사유를 할 수 있을 때, 그때 대중의 철학화가 완성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저는 대중의 철학화와 철학의 대중화가 뭔가 같이 맞물려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자기배려의 인문학』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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